모니터 배경화면에 이거 깔아놓고 4월 언제 야구를 보러갈까 생각하는,

이 한가한(?)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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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개막합니다. 4월 1일 만우절에! 으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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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3-0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났습니다. 야구 중계 보느라 책 읽는 시간이 줄어드니까요. ^^;;

비연 2016-03-10 15:30   좋아요 0 | URL
저두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그걸 잘 모르겠다.

 

근 한달동안 시달렸다. 프로젝트 PM을 수행하면서 이렇게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일정이 짧은데 일이 몰렸고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나 나의 집중력이 저하되었다.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 하고 휴일에 나와 일하는 게 몇 주씩 계속되다 보니 조금씩 날카로와져갔다.

 

그래서 프로젝트 결과물을 내놓았는데... 물론 엉성한 면이 있을 거라 생각은 하고 있었다. 기일이 촉박하면 원래 그런 법이다. 잘난 사람도 실수를 한다. 오타를 친다.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믿음의 선은 지켜야 한다. 나는 믿고 고객과 맞대응을 하는데, 알고 보면 우리 실수다... 라는 게 거듭되니 서로 불신이 쌓이고 있다. 겉은 웃으나 내상이 크다... 화가 늘었고 눈초리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러고 있다. 그렇게 된다.

 

덕분에 건강도 상하고 마음도 상하고 몸도 상하고 관계도 상했다. 아주 괴로와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원래 입밖으로 내서는 안되는 말들이 나온다. 아 큰일이다. 아 미치겠다. 아 이러면 안되지... 사람들이 점점 뜨악해진다. 이해한다. 죽자고 밤새가며 한달 일했는데 안된다고 자꾸 괴롭히는 거라 생각할 거다. 탓을 하는 거라 생각할 거다. 그러나 내 입장에선 어떻게든 고객에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자꾸 '빵꾸'가 나면 할말이 없어진다. 내가 주지 않아야 할 것도 줘야 한다. 왜냐하면 헛점을 자꾸 보이니까.

 

위기인데. 이걸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버티자니 너무 힘들다. 얼굴은 푸석해지고 머리는 산발이 되고 눈에는 힘이 없다. 어느날 거울 속에 바싹 삭은 한 여자가 날 쳐다보고 있음을 눈치챘을 때는... 만사 다 귀찮아서 달아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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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필리버스터라는 것이 진행되고 있었다. 난 너무 바쁘게 다니느라 테러방지법이라는 것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조차 간과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애꿎은 책상만 두드려 맞고(ㅜ) 국회에서는 텅빈 의원석을 대상으로 몇 시간 씩 연설을 하는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다.

 

 

필리버스터 (Filibuster), 의사방해연설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거나 표결을 지연시키기 위해 장시간 발언으로 시간을 끄는 의회 운영 절차의 한 형태이다. 입법관행상 미국 연방상원에서 소수파(때로는 1인의 상원의원)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사용하는 의회 전술이다. 다수파가 양보를 하거나 법률안을 철회할 정도로 오랫동안 연설함으로써 의회를 방해한다. 의사규칙으로 발언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연방하원과는 달리 상원은 법률안의 토론에 시간 제약을 두고 있지 않다. 발언은 의안과 전혀 무관할 수도 있다.

 

이런 게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했고, 이미 예전에 김대중대통령이 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무식한 비연...) 그리고 묘하게 이걸 보면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위기 정도가 위기 축에나 끼겠냐마는... 이들을 보면서 왠지 희망이 생긴다고나 할까.

 

첫째. 국회의원이 저렇게 많은 이야기를 긴 시간동안 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저 하품하고 싸우고 삿대질하고 이상한 얘기나 하는 의원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아하.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그에 비해, 앞에서 김밥이나 시키자는 둥, 공천 되려고 발악을 한다는 둥 하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의원들은 정말 졸렬하고 저질이라는 생각밖에는 안든다.

 

둘째. 이게 이기는 싸움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거다. 회기를 넘기면, 다음 회기에 바로 올리면 된다. 말하자면 하겠다고 하면 그냥 기다렸다 그 때 하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하고 있다. 의미없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이런 것이기 때문에. 이 법은 절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래서 수시간동안 버텨낸다. 지는 싸움이라고 해도, 한다.

 

세째. 강기정의원이나 은수미의원이나 서기호의원이나 김광진의원이나 등등등.. 모두 주옥같은 말들을 남기고 있다. 보면서 들으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감동이고... 당을 초월하여 정말 헬조선 운운하는 이 시대에 나라의 미래를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하는 발언도 멋지고 대단하다. 그저 자기 당만을 생각하고 그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앞뒤 안 맞는 말과 행동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역시. 이런 생각을 한다.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방청권 얻어서 가봐야 하는 것 아닐까. 이렇게 회사에 앉아 골머리썩여가며 힘들게 일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지는 싸움이라도 하듯이, 나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0.000000000001%의 기여밖에 못하는 일을 할 지언정 자리를 지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정치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과 대의에 충실함으로써 하나하나 조금씩조금씩 변화의 기운을 쌓아가는 데 일조는 할 수 있다. 아마 그들이 하는 일도 그런 일이 아닐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 후퇴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앞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투덜거리고만 있으면 안되는 거다. 괜히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방금은... 강기정의원이 말미에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유투브로 보았다... 눈물이 난다. 그 가사 한줄한줄이 가슴에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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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2-26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후퇴하는 줄 알았는데 앞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너무 좋아요 ㅜㅜ

비연 2016-02-28 10:12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 매일이 감동입니다, 락방님 ㅠㅠ

알케 2016-02-26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엉크러질 땐 답이 없어요. 배째라! 하고 뻔뻔해지세요.
옆에서 빨던 것들이 귀신같이 배를 갈아타죠 ㅎ
갑이나 고객사는 영악하게 눈치를 채고.

금방 지나가요. 그 시기를 뻔뻔하게 버티셔야...

직장생활 23년차 아재의 조언입니다.

비연 2016-02-28 10:14   좋아요 0 | URL
알케님... `뻔뻔하게` `버티라` 는 말씀. 새깁니다. 정말 제일 필요한 말들인 것 같아요 ...

2016-02-27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8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8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8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한드를 보지 않는다. 아무리 좋다고 해도 보지 않는다. 왜냐. 듣고 보기 시작하면 실망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리멤버'가 재밌다고 하도 그래서, TV를 안 보니 대화가 안된다고들 하도 그래서 보다가 두 편 보고 바로 접었다. 엉성한 각본과 말도 안되는 구성, 그리고 역시나 등장하는 주인공 남녀의 로맨스. 배우들 연기가 좋았기에 그나마 시청률 유지했지, 정말 아니올씨다 였다.

 

그런데, 이번에 꽤 괜찮은 한드를 발견했다. tvN의 '시그널'.

(근데 tvN의 드라마들은 공중파보다 훨씬 낫다고들 하고. 공중파는 맨날 막장만 내고.. 쯔쯔)

 

드라마 '사인'의 작가인 김은희 작가가 썼다고 해서. 눈 질끈 감고 보기 시작했는데.. 오호라. 나쁘지 않다. 아니, 좋다. 좋다. 재미있다. 배우들 연기 좋다. 이제훈 빼고..(ㅜ) 이제훈의 발음은.. 연극풍? 그의 콧날도 무지하게 부담스럽고 말이다. 그래도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지금 4화까지 보았고 10화까지 진행되었다 하는데, 열심히 봐서 .... 이번 주엔 본방사수를 해볼까... 라는 마음이 들고 있다. 이거 다운로드 받느라고 어제 고생했다는 얘기도 덧붙이고.

 

개인적으로 김혜수가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근데 여기서 보니, 역시 버티는 게 이기는 건가. 싶네. 연기라는 걸 한 30년 계속 하다 보면 어느 정도 궤도는 올라갈 수 있나 보다. 잘 하고, 20대에서 40대까지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조진웅. 이 사람 연기는 말할 필요가 없다. 잘 한다. 스포일 같긴 하지만... 4화 마지막의 극장씬은.. 보는 사람이 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네네... 그래서 지금 5화 보러 갑니다... 근데 맥주 한캔 고픈데 없어서 잠시 나가서 사가지고 올까 싶네요. 이런 드라마는 맥주가 필요한 드라마라서 말입니다.

 

 

*

 

2시간 후...

그래서 말입니다. 사와서.. 먹었지 뭡니까..ㅎㅎ

오늘은 특별히... 산 미구엘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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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2-2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번에 몰아봐야지 생각하고 있어요. 막 출근했는데 맥주 땡기네요 ㅎㅎㅎ

비연 2016-02-23 15:41   좋아요 0 | URL
아 이거 한번에 몰아보게 되긴 하는데... 눈이 엄청 아파요.
1시간 10분씩... 10편이니... 지금 6편까지 보고 일단 스탑....
맥주는.. 늘 땡기죠 ㅎㅎㅎㅎ
 

 

<앵무새 죽이기>의 저자 하퍼 리 (Harper Lee)가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 단 한권으로 퓰리처상을 탔고, 오늘날까지도 이 책 <앵무새 죽이기>는 인종차별에 대한 대명사적인 책으로 매김하고 있다. 그녀는 철저히 은둔자적인 삶을 살았고, 최근에 <파수꾼>이라는 책을 하나 더 냈을 뿐이다.

 

그녀가 한 말이 있다.

 

Writing is something you'll never learn in any university or at any school. It's something that is within you, and if it isn't there, nothing can put it there.

 

멋진 말이다. 글쓰기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라 네 속에 담겨 있는 것들이 있다면 가능한 것이다 라는 말. 이 글을 보니 5년 전에 돌아가신 박완서의 말이 생각난다.

 

나더러 습작을 안 했느냐, 왜 습작기가 없었느냐 한다면, 난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살아왔던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실 애 다섯을 낳아서 키우다보면 아무 생각도 못하죠. 애들 어렸을 땐 누구 하나 손톱 깎아달라고 하면 나머지 애들이 다 덤벼요. 애 다섯이면 손톱 발톱 모두 합쳐 백 갭니다. 또 지금은 다들 급식하잖아요. 당시에는 모두 도시락 싸서 다녔어요

박완서나 하퍼 리나 이제 이 세상에는 없는 사람들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참 인생 사는 게 덧없고 아이러니하다 라는 씁쓸함이 있지만... 이들은 속에 꽉 차오른 마음들을 글로 잘 옮겨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도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많기도 많으니 여기다가 다 올리고 뭣하고... 무엇보다 <장미의 이름> 이걸 처음 맞닥뜨렸을 때의 충격, 놀라움, 감탄 이런 느낌들은 잊을 수가 없다. 1980년작인 이 작품은 그 해박한 지식, 정교한 구성,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울리던 의미들이 마음에 한꺼번에 몰아닥쳐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감.동.이었음을 기억한다. 이 사람의 머리에는 뭐가 들었던 말이냐. 이런 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래로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사람이다. 같은 이탈리아 사람임도 아이러니하네.

 

그렇게 이 분도 떠났다. 하퍼 리, 박완서, 움베르토 에코... 그들의 머리와 심장에 담겨졌던 그 숱안 지식과 감성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들의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파편처럼 남겨졌을 것이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진부하다. 그냥 그 책 이상의 더 큰 것들을 가지고 있었을 그들이 평생을 쌓은 것들은 죽음과 함께 공중으로 분해된 것일까. 아쉽고... 아쉽다.

 

Rest in Peace...

 

내가 경애해 마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세상을 등지고 피안의 세계로 가고 있다. 그들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늘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었는데. 신영복 선생도 최근에 돌아가시고... 마음이 스산해지는 겨울의 끝자락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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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2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한 안식에 든 시대의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비연님도 마음 스산해 하지 마시고 먼저 가신 작가들의 영원한 안식에 경의를 표하세요. ㅋㅋ

비연 2016-02-21 00:53   좋아요 0 | URL
네... 배익화시인님... Rest in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