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아!
네게 가장 바라는 것은 시간을 그냥 보내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늘 네 곁에 존재하는 시간을 소중히 하기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시간을 준비하기보다 지나간 시간을 탄식한다.
'시간은 화살과 같아서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후회를 하는 바로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젊은 시절은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
옛날 사람들도 시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시간은 단순히 해가 뜨고 지는 사이가 아니다. 곳곳에다 해시계를 설치해 놓고 하루에도 몇 번씩 보면서 시간을 얼마나 유용하게 썼는지 확인하곤 했다. 그것은 바로 이 순간 화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을 잡으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시간에 대한 교훈은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몸으로 터득하고 남들에게 네가 터득한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만 시간의 가치를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네가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 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앞으로 네 인생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너는 알고 있는 듯하다.
나는 네게 잔소리를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다만 남아 있는 네 기나긴 인생 가운데 어느 한 시기, 앞으로 2년 동안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기초 지식을 익혀놓기 바란다. 사회에 나가 네가 뜻하는 대로 인생을 펼치려면.
지식이란 도서관에 오래된 책들처럼 곰팡내를 풍기지만 버려지는 것들은 없다. 누군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책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아무도 안 본 책이란 없다. 지식이란 일생동안 네가 구하고자 하는 것의 자신이 될 것이다. 빛나는 청춘의 한가운데에 있는 네가 지금 당장 구해야 할 양식이기도 하다.
내 나이쯤이 되면 지식이란 삶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피난처가 되지만 말이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