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액션영화를 보면 눈물이 난다
남정욱 지음 / 컬처클럽 / 2001년 2월
품절


정말로 불쌍했던 건 돈 키호테가 아니라 그의 부하인 산초 판사였다. 돈 키호테가 풍차를 상대로 고함을 지르고 기다란 창을 휘두를 때마다 산초 판사는 조금씩 더 깊은 절망에 빠져들어갔다. 마침내 돈 키호테가 정신을 차렸을 무렵 산초 판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산초 판사는 말했다. 주인님, 바라옵건대 정신을 돌이키지 마옵소서. 만약 그러하다면 저는 주인님의 이상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작은 보람마저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돈 키호테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산초 판사를 위해서라도 내가 이 미망에서 깨어나서는 안 되겠구나. 그는 남은 인생도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미친 상태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삶의 전부 혹은 일부를 기꺼이 희생할 줄 알았다. 고귀한 자들의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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