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위의 학교 샘터어린이문고 5
안순혜 지음, 송진헌 그림 / 샘터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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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만 대도 자국이 남을 것 같은 고운 침대……. 그 순간 도도는 자기네 안방이 생각났습니다. 창호지를 바르고 계신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이 다 났습니다. 도도네 집에서 안방은 부모님 방이라기보다는 주로 아이들의 놀이 장소였으니까요.
엄마는 늘 창호지 문을 고집하셨습니다. 가을이면 창호지에 속이 비칠 듯한 코스모스를 말려 곱게 붙입니다. 창호지가 마르기 전에 꽃잎을 향해 물을 푸우푸우 내뿜으면 안개 같은 무지개가 피어납니다. 도도는 음음 거리며 그 냄새를 맡곤 했습니다.

=>도도가 사랑스럽게 클수 있었던것은 엄마의 사랑탓인것 같아요.-.쪽

아름다운 보물

이지연(작가)
우리는 한꺼번에 십 년이라든지, 오십 년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한데 요즘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은 걷기조차 힘든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적성에 맞지도 않는 것을 가르치려 합니다. 그 아이가 남보다 더 많이 알기를 원하고 특별나기를 바랍니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얻어야 똑똑한 자녀가 되는 줄 착각하고 사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그 어린 가슴에 무엇을 그리도 많이 채워 주려는 것인지…….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요? 어른도 일을 너무 많이 하면 피로가 오고 병이 생깁니다. 인생은 장거리 마라톤과 같습니다. 아무리 앞질러 뛰어가도 결승점에서 넘어지면 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요?
삶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자연과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을 바라봅시다. 거기서 아이들은 행복을 느낍니다. 힘이 넘칩니다. 그 행복감을 부모님은 삽시간에 무너뜨릴 때가 많습니다. 그 때마다 아이의 행복감은 어둠으로 변합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날이 어린이들을 구속할지. 좀더 여유를 갖고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보세요. 아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예요.
지금 이 순간도 자연은 부릅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쪽

"엄마, 이 꽃이 뭐야?"
"으응, 그건 패랭이꽃이야."
"엄마 닮았다!"
아이는 웃으며 달려갑니다.
"몽실몽실한 저 구름은 꼭 우리 아기 볼 같지?"
"예지야, 이 사마귀는 암놈일까, 수놈일까?"
"수놈!"
"와! 우리 예지 자연 박사님이네!"
엄마는 아이를 품에 꼭 안아 줍니다.
자연은 늘 이렇게 우리 가까이 있습니다. 자연을 주제로 자연스레 아이들과 대화도 나눌 수 있습니다.
자연 관찰을 통해 신비의 세계를 이야기해 보세요. 자연은 말없는 스승입니다. 하얀 레이스를 달고 몰려오는 파도를 보셨나요? 온통 푸름으로 장식한 저 숲 속도 상상해 보세요.
깔깔거리며 웃어대는 천진한 모습의 어린이들이 영상처럼 다가옵니다. 어린이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보물입니다. 그렇다면 소중한 보물을 존중해 주어야겠지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하잖아요?
이제라도 귀기울여 보세요. 작은 소리조차도 소중히 들릴 것입니다.-.쪽

이모의 큰 눈에서 또다시 겨울 강물이 흘렀습니다. 이모와 함께 걷던 그 강둑, 찻집, 목도리…….
"이모는 이 땅에서 잠시 쉬었을 뿐이야."
이모의 얼굴은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이모와 오랫동안 같이 살고 싶었는데……."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도는 이모의 앙상한 손을 잡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그런 도도를 병실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엄마의 눈도 빨갛게 충혈돼 있었습니다.
"예쁘게 핀 꽃을 보면 갖고 싶지? 아마도 하늘 나라에서 귀한 꽃이 필요했나 봐. 그래서 이모를 먼저 따 가는 거야……."
엄마는 도도의 눈물을 닦아 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단풍이 온 산을 빨갛게 물들이던 날, 이모는 땅보다 가깝다는 하늘로 떠나갔습니다. 엄마는 그 곳에서 이모가 신랑을 만날 거라고 했습니다. 그 곳은 사자들이 어린 양과 함께 뒹굴고, 독사 굴에 손을 넣고 장난을 쳐도 물리지 않는, 참사랑과 기쁨의 나라라고 했습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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