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모래와 별들 청목 스테디북스 97
생 텍쥐페리 지음, 김채영 옮김 / 청목(청목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바람과 모래와 별들"이라는 제목과 책 표지의 디자인인 사막에서의 경비행기 모습이 눈길을 끌어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저의 마음을 끈것은 아마도 "어린왕자"의 저자인 생 텍쥐베리의 작품이라는 점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비행사였던 생 텍쥐베리의 자전적 소설인 이 책은 비행기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소생한 후에 적은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속에는 비행의 어려움외에도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곳곳에서 엿볼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기계장비들로 안전하게 비행을 하지만, 그 당시 비행은 기계보다는 비행사의 직감과 사물에 대한 관찰력만을 의지했습니다. 그래서 기계판뿐만 아니라 자연의 변화에도 세심한 관찰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인 '바람과 모래와 별들'은 비행사들에게 비행을 잘 할수 있는 길라잡이이자, 악천후의 조건이 되겠네요.

 그 당시 비행사들은 위험에 크게 노출되었고 많은 비행사들이 악천후 속에서 때로는 고장난 기계 때문에 사라져 갔습니다.  지금도 많은 기계장비가 발전되고 안전화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목숨을 읽는 비행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비행사들의 고충과 위험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날고자 하는 욕망에 비행사들은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 같습니다. 생 텍쥐베리도 그들중 한사람이구요.

 그래서인지, 생 텍쥐베리의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막에 불시착하여 그 곳 광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의 작품인 '어린왕자'가 떠올랐습니다. 오아시스, 사막의 여우등이 등장하거든요. 제가 사막을 동경하게 했던 그 소설처럼 이 책도 제 마음에 불을 지피더군요. 생텍쥐베리가 불시착했던 그 사막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과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기 된다면 생 텍쥐베리가 느꼈던 감정을 함께 느낄수 있을런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비행 외에 인간에 대한 관심도 컸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정사들간의 애환이 느껴졌습니다. 기상뿐만아니라 기계의 오작동등으로 목숨을 건 불시착을 해도 그곳에서 기다리는건 또 다른 위험들이 있었지요.

 안데스 산맥에 추락해 극적으로 살아온 기요메의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죽음과 사투를 벌이며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은 그 한계없는 도전정신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그후 생 텍쥐베리 역시 사막에서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게 됩니다. 배고픔보다 갈증에 더 힘들었던 그에게 사막은 인간의 나약함과 무능함을 가르쳐 줍니다.  생 텍쥐베리는 저에게 하늘과 사막에서  자연과 맞써 사워본 사람으로써, 인간이 얼마나 하찮고 자연의 위대함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위대한 자연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돌아온 그의 용기가 더 대단한것 같네요.

 그가 사막에서 만난 바르크라 불리는 노예를 돈으로 해방시킬수 밖에 없었던 사정과 그 노인이 자유를 찾게 되었을때 누렸던 기쁨등이 그의 글을 통해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르인들 속에 속해 있는 노예에게 자유란 죽음박에 없었던 상황은 담담하면서도 슬프더군요.)

 마지막으로 비행외에 그가 내전중인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가면서 전쟁의 참상에 대해서 적었는데, 자연과 사투를 벌였던 그로써 인간들간에 사상이나 종교등의 이유로 서로 죽고 죽이는 일이 얼마나 혐오스럽고 슬픈일인지에 대해서 느꼈습니다.

 책 마지막에 그의 일대기에 대해 적혀 있어 더 좋았어요.  '어린왕자'와 '야간비행' 만 그의 작품에 대해서 알았는데, 꽤 많은 책을 출판했더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의 책을 몇편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읽는동안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가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그곳에서도 경비행기를 타고 사막의 지도를 그리는 그들의 모습 그리고 불시착해서 사고가 나는 모습이 책과 일치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결국 그는 자신의 비행기와 함께 마지막 비행을 하던날 행방불명 됩니다. 비행사에게 행방불명이란 죽음을 의미하지만, 저는 그가 고통스러운 현실을 떠나 어린왕자의 별을 찾아 떠났다고 믿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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