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기독교 고전 번역연구회 옮김 / 태인문화사(기독태인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덮고 나서 한참을...(지금도) 내 가슴의 뛰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참 오랜만에 책을 읽고 느끼는 감정이다.

고등학교 시절 "폭풍의 언덕"을 읽었을 때의 그 격정적인 감정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고전소설의 무게감이 전해졌다고 할까?
좋은 소설은 오랫동안 여러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예전부터 제목은 익히 들어왔었지만, 굳이 찾아 읽으려 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한 기회를 통해 내게로 오게 된 책.

기독교인 나.
3년만에 만난 교회언니를 통해 건네 받은 책.

오래된 책 겉표지와 많은 분량으로 선뜻 손이 안갔지만,
어쩜 이 책이 내 거였다면 아직도 방치 될지도 모르겠지만.
돌려주어야한다는 의무감에 읽게 된 책.
과연 오늘내에 읽을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함께 펼쳐들었다.

솔직히 처음 몇페이지에서는 책을 놓고 싶은 강렬한 유혹을 받았는데,
그렇게 되면 이 책을 영영 읽지 못할것 같은 생각에 계속 읽었다.

책을 다 덮었을때는 "천국의 열쇠"는 나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주었다.

아마도, 치셤 신부가 느꼈던 종교적 갈등은 우리부부에게도 많이 공유 되는 심정이다.

그리고 이국적에서의 생활과 종교관...

사실 나는 기독교이지만, 신랑은 복사까지 한 카톨릭 신자였다.

나와 결혼하면서 자연스레 나와 함께 교회에 다녔다.
(시아버지께서는 기독교신자이시고 시어머니께서는 무신론자이시다.) 

한국을 떠나 미국이라는 낯선 땅을 밟게 된 4년전.
처음 이곳에 도착할때 우리부부 역시 이곳 교회에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그분들이 보여준
배타적인 종교관에 사실 이곳의 6개월간 교회생활을 청산하고 지금은교회를 멀리하게 되었다.

나 때문에 개신교를 선택했던 신랑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만 남긴채 말이다.
사실 나보다 신랑이 더 상처를 많이 받았으니깐.

종교의 상처가 가실 무렵 우연히도 한국에서 같은 교회를 다니던 분이
이곳에 오게 되어 또 다른 인연이 되고 언니가 이 책을 빌려주었다.

어떤면에서는 그 점이 우연이 아닌 필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암튼,
종교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프랜치스 치셤 신부와 안셀모 밀리 신부의 상반된 삶을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주는것 같다.

과연 두분의 삶 중 어떤 삶이 정말 의로운 삶일까?

물론, 주교가 되었다고 다 안셀모 밀리 신부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것은 아니다.

러스티 맥과 같은 주교는 프랜치스 치셤의 본질을 앓아보고
그가 옳바른 길로 가도록 도와주기도 하니 말이다.

러스티 맥 주교처럼 그의 신앙을 바로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깨달음을 얻은 베로니카 수녀.

항상 무신론을 일관하며 종교에 비판을 했지만,
종교인보다 더 훌륭하게 죽어간 윌리 탈록 의사.

34년간 치셤신부의 중국 포교를 도와줌으로써 자신의 은혜를 갚으려했던 
결국엔 진정한 치셤신부의 마음을 느끼고 종교에 귀화하는 챠 유지.

같은 신을 섬기지만 그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배척해야하는
그러나 진정한 종교는 그런 모습이 아니란것을 보여준 피스크 부부.

치셤신부가 중국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진정한 이유를 알게 해준 안드레이.

등장인물마다 치셤신부와 엮이면서 그사람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주고 치셤심부에게도 변화를 주었다.

물론, 이 소설이 실화가 아닌 만들어진 이야기라
실화로 혼돈해서는 안되지만 무척 아름다운 소설인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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