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전집 8 - 포탄 파편 황금가지 아르센 뤼팽 전집 8
모리스 르블랑 지음, 연숙진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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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잊지 말아요. 죄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를 거예요. 하지만 그 증오의 기억으로 인해 당신의 삶이 좌우되지는 말아야죠. 이제 우리는 둘이고 서로 사랑하잖아요. 앞만 바라보기로 해요-.쪽

<아버지를 살해한 그 여자를 알아보다니……. 그리고 사랑하는 내 아내가 바로 그 여자의 딸이라니……!>
폴은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 그는 더 이상 자신의 행복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절망하여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가 변함없이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 과연 그가 헤르민 당드빌의 딸을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이른 새벽이 되어서야 그는 다시 성으로 들어가 엘리자베스의 침실 앞을 지나갔다. 그런데 그의 심장은 더 이상 두근거리지 않았다. 살인자에 대한 분노로 인해 이미 그의 내부에서는 사랑과 욕망, 애정 또는 단순한 인간적 연민이 살아 숨쉴 만한 공간조차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쪽

폴은 단 한마디 대꾸도 없었다. 그는 엘리자베스의 일기 속에 적혀 있던 콘라트 왕자의 가증스런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게 바로 전쟁이지……. 그게 바로 전쟁의 특권이자 법칙이라고.> 바로 그 전쟁의 법칙이 엄청난 무게로 폴을 짓눌렀다. 그러나 동시에 그 법칙이 담고 있는 보다 고귀하고 열광적인 것이 그를 엄습했다. 그것은 바로 국가의 안녕을 위해 모든 것을 내놓는 개인의 희생이었다.
전쟁이 특권이라고? 아니다. 전쟁은 의무다. 그것도 그 누구도 결코 논박할 수 없는, 너무도 절대적이라 영혼일지라도 남몰래 불평의 탄식조차 내뱉을 수 없는 매우 강제적인 의무 말이다. 엘리자베스가 죽음이나 치욕에 처해 있을지라도 전쟁의 의무는 폴 들로즈 중사를 봐주지도 않을 것이며 그에게 따르라고 명령한 길에서 단 1초도 우회하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그는 인간이기 이전에 군인이다. 그가 프랑스를 위해, 고통받고 너무도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의무란 없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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