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출장길에 동행한 포토그래퍼는 딸 아이만 둘.. 큰딸은 고2, 막내딸은 중1이었다. 출장 중에도 딸들과 문자 및 휴대폰 통화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중학생인 딸이 컨디션이 안좋아 시험을 망쳤는지 엄마인 자기 한테 꽤 신경질을 부린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때 내가 무심히 한 말이 바로 제목.. 저 말이다. 자식들은 지가 뭘 좀 잘하면 그건 자기가 잘나서, 자기가 노력해서 그런거고 뭐가 좀 안되거나 하면 부모가 뒷받침 안해줘서 어쩌구 저쩌구 한다고.
그러자 깜짝 놀란 눈으로 날 보면서, 아니 어떻게 그걸 아냐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게다가 아이도 키워보지 않고서.. 라고. -_-;; 자식을 꼭 키워봐야 아는건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저 말 속의 주인공이었고 어쩌면 지금도 상당 부분 그렇기 때문이다.
난 뭔가 내가 잘하는 부분은 내 재능이고 내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게 틀렸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능도 누가 키워줘야 자라지 아무도 돌봐주지 않으면 썩어버린다. 노력도 마찬가지다. 무얼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혼자서 다 했다? 그럴수가 없는 법. 그래도 나이 몇 살 더 먹고 나니 내가 얼마나 자만심에 빠져서 받은 것 모르고 지 혼자 잘난척 하며 지냈는지 조금은 보인다.
어느정도는 부모한테 투정도 부려가면서 자라는게 좋기도 하지만 그래도 근본적으로 뭔가 안될 때 남탓(부모가 아니라 그게 누구든)하기 시작하면 인생, 꼬이기만 한다.
어딜가나 처음 누구 만나면 인상 좋다는 말을 꽤 듣는다. 좀 나이 지긋한 분들은 그 뒤에 한마디 덧붙인다. 부모님한테 감사해야 되겠어요. 전에는 그런말 들을때 그냥 속으로 피식 웃고 별로 깊이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요즘엔 아니다. 아,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
물론 우리 부모님에게 서운한 것을 꼽자면 리스트 뽑다 날샐 것이겠지만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자식인 나도 마찬가지로 리스트가 주구장창 나올거다. 이래저래 바쁜 주말이고 주중에도 마감 걸려서 옴짝달싹 못하게 되어서 어버이날 선물은 아쉽게도 배달을 시켰다. 아마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카네이션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빼먹거나 잊은 적 없었던 어버이날.
기대가 된다는 엄마의 말에 좀 부담도 되지만 ^^; 그냥 이것으로.. 흐흐..
여기에 카네이션 바구니도 함께 배달된다고 한다. 아마 길에서 많이 파는 정도의 작은 사이즈 인듯.
출장 갈때마다 선물도 잊지 않고 사드린 데다가 곧 6월에는 어머니 생신도있고 하니 그 때 선물은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