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에 대해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은 결코 백화점 매장에서 보석을 사지 않는다. 바가지 쓸것이 뻔하고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말도 안되는 보석을 살 것을 알기에. 안다 하는 사람들은 이미 집안에서 자주 거래 하는 보석상을 이용하거나 이런저런 인맥을 통해 신뢰할 만한 보석상을 통해 보석을 구매한다. 공인된 감정서를 함께 받는 것은 당연하다.
구입하려는 보석이 그렇게 높은 가격대가 아닌 경우에는 그냥 십만원대 정도의 저렴한 제품을 종로에 밀집한 보석 소매점을 몇 군데 둘러보고 구매한다.
방송의 주된 타겟은 보석을 모르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보석을 팔며 사기 치려는 인간들의 타겟도 역시 동일하다. 보석.. 원석, 합성석, 모조석의 차이가 뭔지 이해하기가 어려운(구분하기 어려운게 아니고, 그건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니까) 사람들을 상대로 '관행'으로 등쳐먹는 이 무수한 인간들. 롯데백화점의 횡포는 업계에서는 악명이 높다. 입점 업체에 모든 걸 덮어 씌우는 것도.
도소매 상에서는 이 일로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지만 백화점 보석 매장이 철퇴를 맞아야 한다고 본다. 오히려 종로 일대의 도소매상은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로 판매를 부추기거나 뻔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종로통을 찾아 여기저기 발품을 파는 사람들 중에는 오히려 보석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중요한 것은 관행이고 가격이고 이런게 아니라 제도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원석이 몇천인지 몇백인지 아니 원석이 뭔지도 잘 모르는 (원석, 모조, 합성석의 구분도 알지 못하는)그런 사람에게 마치 진짜인듯 속여서 파는 행위는 명백히 부당하다는 것이다.
자, 이렇게 된 판국이니 진짜 보석의 가격대를 당당히 밝히고 그렇지 않은 보석들은 가짜인것을 또 당당히 밝히고 합당한 가격대로 팔면 된다. 원가 공개해서 화를 내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소비자가 원가대로 가격을 매겨달라고 하겠는가.
세상 참 재미있다고 이 프로그램 보고 나서 채널을 돌리다가 우리 홈쇼핑을 봤다. 김혜선의 미플 미백 진주팩 2세트를 무이자 7개월에 69,500 원에 팔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자막이 지나간다. 진짜! 진주가루!! 라고 말이다. 이 제품이 40억 판매를 돌파했다며 난리였다.
상식, 이라는 말을 여기에 적용시켜.. 이보세요. 진짜 진주가루가 얼만데 그걸 팩에다가 넣어서 얼굴에 바르며 정말 그렇게 하면 가격이 얼만지 알아요? 팩이 세트에 7만원도 안되는 걸 생각하면 뻔한거 아니에요? 상술이고 관행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건 아니겠지?
이 화장품, 허연 것을 얼굴에 바르는데 그 허연 것의 성분이 뭔지 그 성분의 몇 퍼센트가 진주인지 (혹시 아는지. 0.0000000001% 들어간 건지) 똑바로 밝혔으면 좋겠다. 똑같은 시간 한 방송에서는 보석값의 터무니 없음과 뻔뻔한 업자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한 방송에서는 진짜! 진주가루!가 들었다는 팩이 무이자 7개월 69,500원에 팔린다.
태국에서는 진주가루를 먹으면 더 효과가 좋다며 관광객 대상으로 아예 코스로 넣어 보석이랑 같이 팔곤 하는데 진주가루의 품질은 조개껍질이 얼마나 덜 섞였는가 하는 데 있다고 한다. 중국산은 150g에 9천 원 정도 하고 일본산은 100g에 이만 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기준)
궁금하다. 진주팩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