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온라인 서점에 독자리뷰에 대한 시상이 없다면, 그래도 이렇게 뜨겁게 논란이 될까?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부분들의 시발점을 보면 이 부분에 대한 지적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보인다. 마일리지를 받으려고 그러는거 아니냐, 아니다.. 하는 논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일리지를 받기 위해 서평을 썼으면 또 어떻고, 마일리지에 신경 안쓰고 서평을 쓴거면 또 어떤가. 방법이 정당했다면 어느 쪽이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애시당초 논의에서 벗어나 감정적으로 번져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래의 글에는 특정 사람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 서재 닉네임 거론도 물론.
일단, 서평을 아무리 잘 쓰고 많이 써도 그에 대한 혜택이 하나도 없다면 과연 등록되는 서평은 얼마나 될까? 과연 저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쓴 것이 맞나 싶게 엄청나게 많은 양의 리뷰를 쓰던 사람들은 그만큼의 서평을 올리게 될까? 온라인 서점에서 서평에 대해 시상하고 마일리지를 주는 이유는 컨텐츠 확보를 하기 위함이다. 그것은 곧 판매와 함께 이익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독자들이 서평을 쓰고 올리는데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는 그에 따르는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중복리뷰 논란 이전에 이미 표절 리뷰 문제로 잠시 페이퍼가 뜨거웠던 적이 있었던 것을 보면 확실히 리뷰등록에 대해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는것 같다.
세 군데 온라인 서점에 독자서평을 올린다. 세 군데에서 모두 우수 서평으로 당선되어 마일리지를 받는다. 세 서점은 서평 모집 당시 중복 응모한 서평은 당첨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한 바가 없다면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자 그럼 ' 나는 역시 서평을 너무 잘쓰는구나 기분 좋게 3관왕 먹었다고 웃으면 될까?' 아니면 미안해 해야 하나?
여기에 대한 생각을 두가지로 나눠본다면..
뭐 어때. 서점 측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다 흔쾌히 마일리지 준다잖아. 받으면 그만이지. -> 내가 내 글 가지고 돈(마일리지)버는데 무슨 상관? vs 그렇게 독식하면 다야?
아냐, 내가 이렇게 여러군데에서 받으면(한번이 아닌 여러차례라는 가정) 다른 사람들에게 그만큼 기회가 돌아가지 않으니까 중복해서 응모하지 말자. -> 그래, 양심적이다. 골고루 기회가 돌아가야지. vs 어이구, 그렇게 남 생각하면서 양보하고 살아야 하냐? 잘 쓰니까 받는거고 그럼 정당한거 아냐?
우수 서평에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서점 측에서 중복 시상에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 그 이후의 답은 각자 알아서 개인이 내릴 일이겠다.
다음은 두 곳의 리뷰에 대한 안내글이다.
yes 24
유사한 리뷰의 중복 등록,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리뷰, 상품 내용과는 무관한 인신공격성 내용의 리뷰, 욕설, 은어 등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리뷰, 상품에 대한 내용이 아닌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 유발만을 목적으로 한 리뷰 등은 담당자에 의해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알라딘
본인의 리뷰라면 타 사이트 (Yes24, 개인 서재, 블로그 등)에 올린 리뷰도 아무런 제약 없이 올리실 수 있습니다. 알라딘은 타인의 리뷰를 표절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리뷰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즉, 다른 사이트에 등록된 글을 그대로 옮겨놓으셔도 상관 없습니다.
내가 만약 서점 운영자라면 우수 서평으로 인해 매출이 증대되어 이익이 늘어나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서평이 다른 사람의 서평을 베껴왔다거나 그 내용이 신뢰할 만한 것이 못되어 후에 논란을 일으켜 문제가 된다면 모를까 다른 서점의 매출까지 올려주는 서평이라 해서 여기에 우수 서평으로 뽑아 마일리지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을 듯 하다.
중복리뷰에 대한 우려로 '신뢰가 떨어지게 되고 몇몇 사람들이 서평을 독과점하게 된다.' 는 부분이 제기되었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서평의 질이 떨어진다는 가정하에 생기는 우려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책도 읽지 않고 쓴 서평, 다 읽고 나서는 대체 내가 이걸 왜 끝까지 읽은 건지 한숨이 나오는 서평이 아닌 서평 말이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되짚어보고 쓴 서평이며 동시에 그 서평으로 인해 간편하게 다량의 정보를 입수하게 되고, 감동을 받거나 경탄하게 된다면 어떨까. (심지어 어떤 서평은 프린트 해서 스크랩 해두고 싶기도 하다.) 그런 서평이라면 정책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리브로를 제외한 알라딘과 예스24,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 모든 인터넷 서평에 다 올라간다 한들 그것이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될까? 아울러 그런 정도의 서평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서평이 각 서점에서 준하고 있는 기준에 적합한 서평이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서평의 대부분이 모두 책에 대하여 좋은 평을 남겼음을 일일이 읽어보고 샀는데 막상 내가 읽어보니 오역 투성이에 가독성이 떨어지는데다 무엇보다 작품성에 별 두개 밖에 못줄 정도다. 그런 경우에 서평자한테 따질 수도 없고, 책임을 지라고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다.
위의 경우가 유독 한 서점에서 자주 발생하게 된다면 아마도 이용자는 그 서점에 올라오는 서평들에 대해 결코 신뢰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아예 그 서점에서는 책을 사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프라인 서점에 나가서 꼼꼼하게 책을 다 둘러보고 확인 한 뒤에 온라인 서점에서 사는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온라인 서점에서 기본 서지 정보를 확인하고 서평을 보는 것일텐데 이렇게 되면 온라인 서점 입장에서는 신뢰성 없는 서평으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경우가 된다.
아마도 중복 리뷰에 제기된 우려는 위의 상황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한다. 본인이 쓴 서평을 한군데 올리거나 여러군데 동일한 내용을 올리거나 사이트에서 제재하지 않는 한 그건 선택의 몫이다. 서평 자체의 신뢰도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서평의 범람'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서평은 넘쳐난다. 어쩌면 중복리뷰에 대한 날선 비판은 이런 범람을 만들어 내는데 중복서평도 한 몫 한다는 해석에서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표 포털 사이트를 비롯, 인터넷 서점과 여러 블로그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서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와중에 신뢰할만한 서평만이 사이트에 올라올 수 있게 만들어 가는 것은 결국 사용자와 온라인 서점측에서 동시에 힘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책을 싸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온라인 서점이 제 기능을 다해야 사용자도 좋고 온라인 서점도 좋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