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미에선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시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 하지만 취향 같은 것은 변하기 쉽다. 취향이 변하면 사람도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가을을 앞둔 지금, 나에게 익숙한 것들 중에서 예전엔 상당히 낯설었을 그 무엇들을 생각해본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들. 취향.. 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갈 법한 것들.
1. 다양한 화장품
- 화장을 한지 몇년 안되기도 했고, 이전에는 화장이라고 해봐야 여기저기서 얻어온 샘플이나 엄마가 쓰다가 괜찮다고 한 무엇..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되는대로 스킨이나 로션을 썼다. 심한 건성이라 여름을 제외하고는대부분 광대뼈 주변과 이마에 크림 정도만 찍어발랐다. 파우더나 대충 쿡쿡 몇번 찍어발랐고 수정 화장을 전혀 안했다. 지금? ㅋㅋ 화장품 가게 차려도 된다. 피부 관리에 대한 강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2. 가방과 구두
- 딱히 일부러 멋을 안낸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그냥 남들도 다 그러고 사는 줄 알았다. 구두는 검은색과 갈색 딱 두 켤레였다. 굽도 통굽에 별로 높지 않은 것. 굽이 얇으면 아무래도 걷는게 힘드니까. 겨울에 부츠를 신어본것도 22살때가 처음이었고 그 이후로는 신지 않았다. 작년까지. 가방도 그냥 검정색 커다란 가방하나 혹은 어디서 만원 정도에 건진 색깔과 디자인이 전혀 기억에 안남을만한 무난한 가방 하나. 이렇게 두개 정도였던 것 같고 그냥 한개만 있었던 것도 같다. 지금? 가방은 25개 정도 된다. ㅎㅎㅎ 구두는 안 세어봐서 모르겠음.
3. 커피나 차
- 커피는 2003년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그 전에 마시지 않았던 이유는 카페인을 조금만 섭취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거렸기 때문. 비슷한 이유로 차도 별로 마시지 않았다. 지금은 드롱기 커피메이커를 구입했다고나 할까? ㅎㅎ 홍차도 가득하다~
4. 담배
- 꽤 오랫동안 피웠으나 2003년부터 끊었다. 지금도 전혀 안피운다. 피우고 싶지도 않다. 신기하긴 하다.
5. 술
- 한때 별명이 주당이었을 만큼 꽤 많이 마셨다. 그러나 지금은? 맥주 오백 반 마시고 넘어진다. -_-;
6. 치마
- 오로지 여름에만 입었다. 그것도 가끔. 너무 더워서 대안이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한 겨울에도 무릎 위의 치마를 입는다. 부츠 신고. --; 봄철에 신으면 예쁜 다양한 스타킹을 가지고 있다.
7. 음악
- 언제나 음악이 생활의 일부였다. 자기전에도 심지어 자는 동안에도. 지금은 예전의 10% 도 듣지 않는다.
그래서, 취향의 변화로 인해 나의 어떤 부분이 변했을까. 아니, 혹은 변하지 않았을까.
혹시 내가 변했다면..변절의 의미가 아니라 나아졌다는 의미라면 좋겠다.
아직은 모르겠으므로 판단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