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이번 주, 추가로 읽은 책들을 담은 책탑이다.

책탑을 담고선 고개를 돌려 책장을 한참 쳐다봤다.

이제야 책장 정리를 3분의 2 정도 마쳤는데 정리하면서 자꾸 헛웃음이 났다.

사실 눈으로 슥 보면 물론 책이 꽤 많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는데 막상 꺼내 정리하다보니 정말 헛웃음이 날 정도로 많았다는 것이다.

재독하지 않아도 책들은 따로 추리고 정리했는데도 참 많다, 하하핫.

당장 이사가지 않을 거니깐 차라리 마당에 있는 창고를 개조해서 책장을 넣을까도 생각했지만, 상황이 바뀌어 2-3년 내에 이사를 가게 되면 괜히 힘빼는 작업이니 일단 어떻게든 쑤셔 넣어야하나 싶기도 하다.

엄마께서 우스갯소리로 이 책들로 북카페 차려도 되겠다라고 하셨는데 정말 차려도 될 정도의 양이니 나중에 아뜰리에를 차리게 되면 한 켠에는 북카페를 만들어야겠다, 이 책 그대로 옮기면 되니깐.

나머지 3분의 1도 정리해야 하는데, 언젠가 정리할 수 있겠지, 하하핫 ꔷ̑◡ꔷ̑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니콜 슈타우딩거

암 환자들의 대부분이 예고없이 병을 통보받는다.

특히 비로소, 드디어 자신의 삶에 마주한 사람들이 병에 걸릴 때면 곧바로 절망의 순간에 빠져든다.

"왜 하필 나야? 내가 뭘 잘못했다고!"라는 말과 함께.

저자는 새로운 삶 앞에서 느닷없이 암을 만나 끝내 유방을 절제하고 자궁을 적출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하였고 이를 통해 자신의 긍정적인 태도가 어떻게 지금의 삶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전하고 있다.



『피에 젖은 땅』 | 티머시 스나이더

역사=벽돌책은 언제나 옳다.

각 나라의 자료들을 통해 군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지성사를 포괄하면서 정치적 대량학살의 ‘진실’에 가장 근접하는 방식으로 한나 아렌트의 말이 담지 못한 실체들, 프리모 레비와 같은 생존자들의 기록 너머에 있는 진실, 히틀러와 스탈린을 떨어뜨려놓고 다뤘을 때 놓치게 되는 허점 등을 보충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글로벌 거지 부부』 | 박건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 이들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가’ 하는 것일 뿐이다.

거침없이 살아도,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며, 스스로 글로벌 거지 부부라 이름 짓고 집도 절도 없이 국외를 떠돌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저우신위에

“돈을 보는 관점이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한다!”

인문학과 과학적 분석기법을 통해 돈과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다.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담겨있다.



『와인 폴리 : 매그넘 에디션』 | Madeline Puckette, Justin Hammack

차와 관련된 책은 많이 읽어봤지만 와인과 관련된 책은 읽은 적이 없어 순전히 호기심에 의해 이 책, 저 책 찾아보다가 발견한 책인데 와인의 양조, 시음 방법, 서빙 및 보관법 등의 와인 기본 지식부터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찾는 방법까지 나와있어 와인 입문서로 딱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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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책장 정리를 시작했는데 끝이 보이질 않는다.

데려오고 보내고를 그렇게 반복했는데도 정말, 책이 많구나를 다시금 느꼈다.

책 중에서 어떤 책들은 한 번 읽고 끝이긴한데 그 중에서는 재독하는 책들도 있다보니 놔두게 되는 책들도 꽤 된다.

참, 책만큼은 미니멀 라이프가 잘 되질 않는다.

지금도 방 한 켠이 전부 책장인데 몇 년 후에 이사가면 서재만큼은 제대로 꾸미고 싶은 생각뿐이다:)

그나저나 책장 정리는 언제쯤 끝이 나려나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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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0 0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만큼은 미니멀 정리가 안되는 1人!
아메바처럼 끊임없이 증식해나가는 ㅎㅎ
마음의 양식도 아메바처럼 증식 하겠죠 ~*

저도 이사 갈때 방 가득 채운 분량 만큼 처분 했는데
이사 이후에 다시 증식中

하나님 책장 정리 하는것도 운동!
쉬엄 ~쉬엄 |n^ω^|η

하나의책장 2021-04-30 08:27   좋아요 2 | URL
저도요ㅠ 어째 책만큼은 미니멀함을 실천할 수 없는 것 같아요ㅎ 더 늘리지 않겠다고 생각해도 야금야금 늘어나니, 후에 이사갈 때 이걸 어떻게 챙겨가는지도 문제예요😂

새파랑 2021-04-20 07: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은 역시 세워놓는 것보다 쌓아놓는게 더 좋은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04-30 08:28   좋아요 2 | URL
그죠? 그게 책탑의 매력인 것 같아요ㅎㅎ
 
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 - 어떤 상황에서든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 법칙
리우난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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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태어나면서부터 말을 잘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중 앞에서든 개인적인 자리에서든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말실수를 저지른다. _하버드대학 교수 스테판 포스차드


"왜 나는 그런 말을 했을까?"

"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살면서 이런 후회 한 번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말하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실생활에서 단련되는 능력이다.

다짐만 한다고 해서 절대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말하기 능력 또한 제대로 알고 터득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저자는 구체적 상황들을 예시로 들며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저자, 리우난은 가오산 교육과학기술원으로부터 고급 강사로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했으며 전국 연설대회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았다.

라디오 방송과 대형행사 사회자로 수차례 무대에 섰고 웅변대회와 말하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수많은 학생에게 말하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을 들은 후 전국말하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학생들이 많다.


이 책은 그간의 말하기 교육과 경험, 노하우가 충실하게 담겨 있다. 말재주가 좋은 사람은 모든 일이 더 순조롭게 풀린다. 반면 말재주가 좋지 않은 사람은 말실수로 더 쉽게 친구를 잃거나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뛰어난 말재주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단련된 능력이다.

일상의 사례에 이론과 실천을 결합하여 누구든 배우고 실천한다면 말하기가 예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끌리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간관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말하기 능력이다.

호소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호감도 또한 높아진다. 우호적인 어감이 친근감을 줘 상대방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쉬운 것 같아도 쉬운 법이 없는, 참 어렵기만 한 것이 인간관계이다.

'친분'있는 관계에 놓여있을 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관계에서 우리는 '거절'도 선뜻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나 거절하고 거절당하는 일이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켜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절'은 난이도가 가장 높은 소통 방식에 속한다.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선 교묘하면서도 영리한 기술인 '완곡한 거절'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대의 이해를 구하면서 실망과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첫째, 상대의 부탁 이유를 거절 사유로 전환한다.

"경험이 많을텐데 도와주세요."라고 상대가 말할 경우, "도와드리고 싶죠. 제가 이 일을 해본 적은 있긴 하지만, 제 경험이 오히려 속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요하시면, 제가 더 적합한 사람을 추천해드릴게요."라는 식의 답변을 한다면 부탁한 상대를 배려하고 있음을 드러낼 수 있다.

둘째,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거절을 표한다.

예로서, 상대방이 초대를 했는데 이미 약속이 있어 거절해야 하는 상황일 경우 이런 식으로 답하면 된다.

"초대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이미 있어서 못 갈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갈게."

처음엔 초대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를 표한 뒤 가지 못하는 이유와 함께 유감을 표하면 된다.

'시간이 없어서 못 갈 것 같아.'의 직설적인 표현보다 훨씬 완화된 표현이니 상대방도 분명 이해해줄 것이다.

셋째, 상대의 감정을 먼저 읽어준다.

부탁을 거절하면 상대방도 상처받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할 경우에는 꼭 '진심'을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넷째, 화제를 돌려 거절을 표한다.

다섯째, 동문서답도 통한다.

여섯째, 여지를 남겼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거절한다.


간혹 실수했지만 체면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혹은 부끄럽고 민망해 변명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결국 관계 악화만 불러일으키기에 더 늦지 않게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사람이기에 누구나 실수를 하고 산다. 인간관계에서도 분명 실수는 발생한다.

사과라는 것은 잘못을 시정하겠다는 본인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넘어가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결국 잘못을 바로잡는 기회는 물론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어젯밤,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다가 정말 토할 뻔 했다.

그야말로 자존감은 없고 자존심은 하늘을 찔러, 기자들이 마스크를 벗으라고 했을 때 당당하게 벗는 그 모습을 전문가들은 분명 "아, 나 지금 완전 멋있는데."라는 환상에 빠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보다가 정말 토할 뻔 했다.

또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한 마디 없었으니 자신이 그 일을 저질렀음에 대한 인정 또한 없는 것이다.

남녀 가리지 않고 스토킹을 했으니 이런 사이코패스는 분명 사회에 다시 나오면 또 일 저지를 인간, 아니, 짐승이다.




말하는 기술을 익히면 대화가 즐겁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순간, 대화로 시작하기에 대화에도 기술이 꼭 필요하다.

잘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대화인데 이에 서투르면 대인관계의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칭찬'은 한 사람의 잠재력과 지혜를 자극한다.

대화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기술 중 하나가 칭찬이다.

칭찬은 제때 할 줄 알아야 하며 이를 남용해서도 안 된다. 무엇이든지 적당히가 좋다. 이를 넘어간 순간 진심을 의심받기 때문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

앞에서 칭찬하는 것과 뒤에서 칭찬하는 것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바로 '인사'이다.

언제 인사할까 고민하지 말고 눈을 마주침과 동시에 인사하면 된다. 덧붙여, 그 인사에 관심을 담는 것이 좋다.

인사는 당신의 인상, 사람들과의 관계, 교류와 협력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인사를 나누지 않으면 당신이 그에게 혹은 그 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오해를 산다. 이런 선입견을 주기 싫다면 당신이 변화해야 한다. 가볍게 "좋은 날입니다."라는 한마디면 충분하다.



책에서는 교제, 대화, 감정, 설득, 강연, 토론, 협상, 면접의 상황에서 필요한 대화의 기술들을 빼곡히 담았다.

화술과 관련된 자기계발서는 본인을 위해서라도 꼭 챙겨 읽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잘한다는 말을 종종 들을 때가 있는데, 이 또한 '노력'이었다.

난 항상 대화를 나눌 때 매순간 진심을 담아 말한다.

학창시절에는 소설, 에세이에서 터득했던 것들이 전부였지만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화술과 관련된 자기계발서를 꾸준히 정독하며 부족한 점을 고치고 보완하였다.

평생을 누군가와 대화하며 살아야 하기에 말하기 기술은 꼭 제대로 터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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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계, 봄을 노래하다 당시 사계
삼호고전연구회 옮김 / 수류화개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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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약한 빗줄기가 내리고 쌀쌀하면서도 볕은 따뜻하다.

특히, 황사가 하늘을 덮은 것 보니 분명 봄이다.

꽃을 만질 때 라넌큘러스를 많이 들여올 때면 이미 봄이 왔음을 느끼는데, 이제 라넌큘러스가 가고 작약의 시기가 온 것을 보니 여름도 성큼 다가오겠구나 싶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그렇게 한 계절이 찾아오면 그 시기에 맞는 시들이 절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번 봄에 새롭게 읽은 시는 바로 '당시'이다.


저자, 강민우, 권민균, 김자림, 서진희, 차영익은 삼호고전연구회로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 졸업생이 주축이 되어 2010년부터 중국 고전을 현대인의 독법에 맞게 번역하고 그 의미를 공부하는 모임이다.




絕句 절구 _두보 杜甫


길어진 해에 강과 산은 아름답고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롭네.

언 땅 녹으니 제비 날아 다니고

따스한 모래밭에 원앙 잠들었네.


遲日江山麗, 春風花草香.

泥融飛燕子,  沙煖睡鴛鴦.



처음부터 모르는 시가 나왔으면 분명 어려움도 없지않아 있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첫 시에서 아는 시가 나와 순간적인 안도감이 찾아왔다.

아마 한시를 접해봤다면 두보의 절구는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중국 최고의 시인이라 불리는 두보는 '시성'이라고 불린다.

사회성을 반영한 그의 시는 뛰어난 문장력을 뽐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시를 잘 지었지만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해 방랑하며 지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의 시에서 사회 현실에 관련된 감정, 인간에 대한 애정과 진심이 묻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遲日江山麗 (지일강산려), 春風花草香 (춘풍화초향).

泥融飛燕子 (니융비연자), 沙煖睡鴛鴦,(사난수원앙).


절구는 당시 두보가 온갖 곤경을 겪고서 완화계 일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지은 5언 절구 두 수 가운데 첫 번째 수이다.

이 때, 심리적 안정감을 찾은 두보이기에 그가 보는 자연사물에 대해 느끼는 희열감도 남다르다.

전체 시는 대구와 경물묘사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했지만 조탁한 흔적이 없어 독특한 풍격을 갖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를 읽을 때는 각각의 경물을 통해 행간에 녹아있는 작자의 감정을 읽어낸다면 읽는 맛이 두배가 될 것이라 저자는 덧붙인다.



春思 그리움 _이백 李白


연 땅 풀은 아직 연푸른데

진 땅 뽕나무는 이미 녹색가지 드리웠네.

그대 돌아올 날 생각하는 날은

첩의 애간장 끊어지는 때.

봄바람은 알지도 못하면서

어찌하여 비단 휘장으로 불어오나?


燕草如碧絲, 秦桑低綠枝

當君懷歸日, 是妾斷腸時.

春風不相識, 何事入羅幃.



이백은 당나라의 위대한 낭만주의 시인으로 시선이라 불리며 두보와 함께 '이두'라고 병칭된다.

앞서 소개했듯이, 두보의 시는 세상에 집착한 유교적 현실주의시가 주를 이루었는데 그에 반해 이백은 술을 통해 세상을 초월하는 신선의 경지를 노래했다고 한다.

또한, 두보는 수정의 수정을 거듭해 정밀한 시를 썼다고 하는데 이백은 그에 비해 자유롭게 시를 썼다고 한다.


燕草如碧絲 (연초여벽사), 秦桑低綠枝 (진상저록지).

當君懷歸日 (당군회귀일), 是妾斷腸時(시첩단장시).

春風不相識 (춘풍부상식), 何事入羅幃 (하사입나위).


이백이 악부 형식으로 지은 고시이다.

그에게는 남편을 그리워하는 부인의 심리를 묘사한 시가 꽤 많은데 이 시도 그 중 하나이다.

봄바람 부는 어느 날, 마음 다독이며 살고 있는 여인의 가슴을 흔들어놓는다.

소식 없는 낭군 소식에 여인은 그리운 마음에 낭군이 계신 연 땅을 상상한다.

하지만 지금 있는 땅은 무성한 뽕나무 잎에 가지가 눌려 낮게 드리울 정도로 봄이 무르익었다.

그만큼 생각도 깊어지는 나날인데 봄바람은 쉼 없이 불어오니 몹쓸 봄바람이라고 할 수밖에.



아마 대부분 관심이 없지 않는 이상 고전시는 학창시절에 접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나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 시인들의 시집만 자주 접할 뿐 따로 중국 한시는 접한 기억이 거의 없다.

당시는 말그대로 중국 당나라의 시를 의미한다. 당나라는 시의 나라로 불렸고 그 당시 시인들은 시를 통해 생각하고 말하고 생활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지 않는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다섯 글자, 일곱 글자를 통해 표현한다는 것이!

당시를 읽다보면 자연과 매순간 함께 한 그들이기에 계절 또한 그들의 감정에 섬세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이구나를 느꼈다.

봄만을 모은 당시를 쭉 읽다보면 참 신기하게 '봄'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특히나 이 책은 읽고 이해하기 쉽게 풀이되어 있어 읽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내면의 봄을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은 꼭 접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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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18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역쉬 꽃구경은 하나님 서재방에서 ! 작약 좋아하는 1人 매년 6월이면 간송 미술관 상반기 전시전 회화전 갔었는데 ㅎㅎ 코로나가 끝이 안보이네요 하나님 건강 잘 챙기세요 하나님은 북플계 플로리스트 이쉼 ^@@^

하나의책장 2021-04-19 00:46   좋아요 2 | URL
코로나는 언제쯤 끝이 날까요? 요새 마스크 안 쓰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간혹 보는데 얼른 끝나길 바랄 뿐이에요ㅠ 정말! 글에서 만난 scott님의 이미지가 작약이랑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제 작약 들여올 때면 scott님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 같아요^^

그레이스 2021-04-18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춘사 좋아하는 시예요
너무 애절해서 가슴이 저며오죠.
당시 삼백수를 꺼내보게 되네요
이밤에 잠못들듯 ^^

하나의책장 2021-04-19 00:49   좋아요 1 | URL
우와, 저도요^^ 그레이스님도 한시 좋아하시나봐요ㅎ 주말이 순식간에 흘러갔네요. 이번 한 주 행복하게 보내세요💐
 
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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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생의 첫 사랑과 방황과 슬픔의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이름, 헤르만 헤세.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데미안’은 지금도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나는 삶의 멘토다.




정여울 작가와 함께 하는 문학여행


『헤세로 가는 길』은 마치 작가와 함께 헤세의 흔적을 찾으러 여행 간 기분을 들게한다.

첫 장부터 여행의 시작이다.

칼프 역에서 내려 도시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이 강이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 한스가 낚시를 하며 행복해하던 그 강이 아닐까 상상해보았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고 상상하게 된다.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강에서 한스가 낚시하는 모습을,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서일까? 몇 시간이면 후루룩 읽을 수 있는 게 에세이인데 이 작품만큼은 천천히 음미하며 읽곤 했다.

마음을 울리는 좋은 문장이 나오면 다시 그 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으며 곱씹었다.

나도 그렇고 애서가들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책이란 또다른 세계에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작품 속에서 유독 그런 문구들이 있다, 생각하게 만들게끔 자세하게 묘사된 문구 혹은 감성적으로 묘사된 문구들이.


「활짝 핀 꽃」이라는 시에서 헤세는 이렇게 노래했다.

복숭아나무 한가득 꽃이 흐드러졌지만 그 모두가 다 열매 맺지는 않는다고. 하루에도 수백 번씩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나지만 피는 대로 그저 두라고.

꽃처럼 제멋대로 피어오르는 생각들을 굳이 분석하여 수익성을 따지지 말고, 생각의 꽃이 피는 대로 그저 내버려두자.

그래서인지 '생각'하게끔 만드는 문구들이 많이 들어간 에세이를 특히나 좋아하는 것 같다.


고개를 푹 숙이고 고민에 빠져 홀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당신을 본다면, 헤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고개를 높이 들어 하늘을 보라고. 눈부신 하늘, 아름드리나무 잎사귀들, 아장아장 걸어가는 강아지들, 떼 지어 노는 아이들, 여인의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을 높치지 말라고. 인생의 아름다움은 그런 자잘한 풍경들에 깃들어 있다고.



문학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 『데미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고, 대학교에 들어와서 『데미안』을 읽었다.

타이밍이 적절해서였을까? 두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정여울 작가에게는 헤르만 헤세가 자신의 첫 경험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첫사랑, 방황, 슬픔의 기억과 함께.

앞서 타이밍이 적절했다고 언급했는데 힘들었던 시기에 헤세의 작품들을 접했었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힘들 때면 나도 모르게 헤세의 작품들을 떠올린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나'를 비로소 이겼을 때, 진정한 '나'가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나의 자아 또한 같이 성숙해지는 것일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내면 성숙은 '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예컨데, 나이를 먹고 백발의 노인이 되었어도 내면이 성숙하지 못한 이들은 분명 많기 때문이다.

나를 성숙시키는 것, 그것의 해답은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나아가, 삶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이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책은 헤세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에 저자의 생각을 비롯하여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들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킨다.

헤세가 여행했던 수많은 장소가 그의 그림소재가 되곤했는데 만년의 헤세는 농부처럼 부지런히 살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그림그리기와 정원가꾸기는 마법의 피난처나 다름없다고 말하고있다. 그에게는 아마 그 두가지가 힐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였나보다.

일에 치이고, 공부에 치이고 혹은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치이는 것이 우리의 삶인데 그런 우리에게는 꼭 숨 쉴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꽃꽂이, 그림, 도예, 악기 연주, 독서 등의 시간을 보낼 때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가지는 게 좋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생산적인 활동만이 '힐링'은 아니다. 그 또한 피곤하다고 느껴지면 당연히 안 하는 것이 맞다.

소파에 기대어 좋아하는 영화를 본다던가 그동안의 밀린 잠을 푹 잔다던가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 시간 등이 행복하다면 당연히 이를 택하는 게 맞다.

굳이 힐링하는 시간을 꼽아보자면, 책을 보고 꽃을 만지는 것은 거의 일상이지만 그 외에는 드문드문 하는 것을 좋아해 어느 날은 그림을 그리고 어느 날은 가야금을 뜯고 어느 날은 스크랩북을 만든다.

그래도 이 중에서 가장 행복하고 잡다한 생각을 가지지 않게 하는 건 역시 '피아노'밖에 없는 것 같다.

뭔가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다.

그리곤 한 두시간동안 건반에 몸을 맡기고 나면 잠시나마 숨 쉬는 기분이 든다.

즉, 어떤 활동을 하건간에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꼭 '선물'로 주는 것이 좋다.


누구의 시선에도 영향받지 않는 '혼자 있음'의 시간, 그 땐 발의 시점으로 보는 세상이 가장 진실함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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