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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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버지니아 울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면 망설이지 마라.

문학과 인문학의 세계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버지니아의 13편의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저자, 버지니아 울프의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날씨가 춥다. 추워도 너무 춥다.

차라리 더운 여름을 버티는 게 낫지 개복치 체력인 나에겐 겨울은 너무나도 힘들다.

단독주택은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도 우풍까지 완벽하게 막을 수 없어 마냥 좋다고 할 순 없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컨디션이 좋질 않아 약으로 버텼다.


병원에서 검사받느라 반나절을 꼬박 보낸 덕분에 업로드하지 못한 책을 이제야 올려본다.

필사도 함께 하고 있는데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다ෆ



Women have sat indoors all these millions of years, so that by this time the very walls are permeated by their creative force, which has, indeed, so overcharged the capacity of bricks and morrar that it must needs harness itself to pens and brushes and business and politics.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방 안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 벽에 여성들의 창조력이 모두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 안의 벽돌과 시멘트가 여성들의 창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를 정도이므로, 이제 여성들은 펜과 붓을 사업과 정치에 써야 할 것입니다.​


현대로 넘어와서야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지금도 여성 차별은 존재한다.

하물며 과거에는 어땠을까?

역사서를 펼친 그녀는 여성이 문학 창작에서 그간 소외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아무리 능력이 대단한들 사회적 환경이 여성에게 있어서 철저하게 불리하기 때문에 같은 선에서 출발했다 해도 결국은 남성만큼 우대받지는 못했을 것이란 결론에 다다른다.

19세기 초는 여성이 슨 작품들이 서가의 한 칸을 채웠을 정도로 많이 발전한 시기였다.

특징이라면 이들은 대부분 소설을 썼는데 제인 오스틴의 회상록 일부를 보면 이에 대한 이유를 확인해볼 수 있다.

중산층이었기에 가족으로부터 빈번하게 방해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특히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경험 부족이 곧 작품의 한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One can only show how one came to hold whatever opinion one does hold. One can only give one's audience the chance of drawing their own conclusions as they observe the limitations, the prejudices, the idiosyncrasies of the speaker. Fiction here is likely to contain more truth than fact.


사람들은 자신이 지니게 된 의견의 결과물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청중들은 연설자의 한계, 편견, 특이점을 관찰하여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특히 소설에 있어서는 사실보다는 진리가 더 많이 담겨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Women have served all these centuries as looking glasses possessing the magic and delicious power of reflecting the figure of man at twice its natural size.


여성들은 수 세기 동안 남성의 모습을 두 배로 확대하는 마법과 매혹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돋보기 역할로 남성의 모습을 비춰주었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글쓰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쪽으로도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물질적 풍요로움도 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자기만의 방」을 읽어보면, 버지니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두 가지 조건으로 돈과 자기만의 방을 제시하고 있다.

참고로 돈은 경제적 자유를, 자기만의 방은 시공간적 자유를 의미한다.

맞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꿈을 펼치려면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만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 테니깐.



Perhaps it was the middle of January in the present year that I first looked up and saw the mark on the wall. In order to fix a date it is necessary to remember what one saw.


아마도 올해 1월 중순쯤, 나는 처음으로 눈을 들어 올려 벽에있는 자국을 보게 되었어요. 날짜를 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The mark was a small round mark, black upon the white wall, about six or seven inches above the mantelpiece.


이 흔적은 작은 원 모양의 흑색 표식이었고, 벽난로 위로 6~7인치 정도 높이에 있었어요.


How readily our thoughts swarm upon a new object, lifting it a little way, as ants carry a blade of straw so feverishly, and then leave it.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쉽게 새로운 대상으로 옮겨가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마치 개미가 한 조각의 짚을 열심히 들어 올려 옮겨두는 듯하다 금방 놓아버리듯 생각합니다.


That is the sort of people they wereㅡvery interesting people, and I think of them so often, in such queer places, because one will never see them again, never know what happened next.


그들은 정말로 흥미로운 사람들이었고, 나는 그들을 자주 생각하곤 해요. 정말 이상한 곳에서까지 그들을 떠올리는데, 다시는 그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고 그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곧 영감이 될 수 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하다 보면 결국 이 또한 인생이란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So long as you write what you wish to write, that is all that matters.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한, 그것이 전부입니다.


드물긴 해도 간혹 독서나 공부를 하지 않거나 필사를 하지 않는 때도 있다.

그러나 7살 때부터 지금까지 365일 빼먹지 않고 해왔던 것은 바로 일기 쓰는 것이다.

꼬박 써 온 일기이다 보니 그 양이 엄청나다.

그 날에 있었던 일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깊은 인상을 준 무언가에 대해 쓰기도 해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 간 글들이 가득하다.


나름 내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살아왔지만 확언할 순 없는 것 같다.

대학교 때, 한창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 빠져 있었다.

그리곤 울프의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투영시켜 바라보기도 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진정한 자립은 결국 나 자신을 완벽하게 알고 파악하는 것이 첫 걸음이다.

울프도 이를 알았기에 글을 통해 진정한 자립의 의미를 전하고자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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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2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여성비하 발언을 날리는 일부 사이비 정치인들은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부류인 듯, ㅠㅠ
 



Thought is the original source of all wealth, all success, all material gain, all great discoveries and inventions, and all achie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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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보셨나요?

유럽 리그에 진출한 조규성 선수의 덴마크 일상이 나왔었어요.

사실 전 축구에 대해 아는 게 없는 편에 속하는데 팩하면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반가운 책이 나오더라고요.





책 표지 보자마자 바로 알아차렸죠!

조규성 선수가 읽고 있는 책은 바로 퓨처 셀프입니다.


퓨처 셀프 | 벤저민 하디



















마침 이번 주에 읽고선 리뷰 쓰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정말 반가웠어요!

무엇보다 나혼산을 통해 바라 본 조규성 선수는 멘탈이 정말 강하고 튼튼하더라고요.

본인을 가장 잘 파악하고 컨디션 조절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필사해놓은 게 있는데,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구절을 공유해 봅니다.


미래의 나는 고정불변의 모습이 아니다.

삶이 나아갈 방향은 무궁무진하다.

현재의 나는 미래의 나를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2년 후, 5년 후, 10년 후 당신이 죽지만 않는다면 누군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은 아마도 인간이 스스로에게 묻는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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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 - 한일 근대사 속살 이야기
박경민 지음 / 밥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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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터무니없는 일본 주장과 조직적 은폐·축소를 객관적 자료에 의해 낱낱이 밝히다!


저자, 박경민은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금융기관 지점장과 사외이사, 중견그룹 기획조정실장과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컨설팅회사 모젤스(주) 대표이다.

바쁜 현역 생활 중에도 역사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는 건강문제로 수년간 쉬게 되는데 이 때를 계기 삼아 본격적인 역사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학교 역사시간에 앵무새처럼 배운 대로 이미 익숙해져 버린 한일 근대사를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다.




책은 사건 순으로 내용이 진행되는데 근현대사에서 빠질 수 없던 해인 1894년을 살짝 짚어보려고 한다.

1894년하면 자연스레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청일전쟁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동학농민운동 기간 중 벌어졌던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사건이다.


1894.01.10 - 전봉준의 고부 봉기

1894.05.11 - 동학 농민군 황토재 전투 승리

1894.05.31 - 동학 농민군 전주성 점령

1894.06.01 - 고통의 청군 파병 원세개에게 구두 요청

1894.06.02 - 일본 정부의 의회 해산 및 조선 파병 결정

1894.06.03 - 고종의 청군 파병 공문 발송

1894.06.08 - 청군 아산만 도착 시작

1894.06.03 - 전주화약으로 농민군 해산 & 일본군 인천항 도착 시작

1894.07.23 -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1894.07.27 - 일본공사관과 대원군 주도로 군국기무처 설치

1894.07.27 - 갑오개혁 개시

1894.08.01 - 청일전쟁 선전포고


1894년에 벌어졌던 사건들의 흐름과 주요 내용들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세세하게 파헤쳐 보니 일본이 경복궁 점령을 발판 삼아 청일전쟁과 갑오개혁을 일으켰음을 알 수 있었다.


…… 경복궁 점령 사건이 오랜 기간 이렇게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사유를 곰곰 돌이켜 보면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일본군과 일본 정부가 발표하고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이 사건의 성격에 관한 입장, 즉 총격적을 거쳐 조선군을 쫓아내고 경복궁을 점령한 것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한 것과 이를 학계에서 그대로 받아들여 온 것이 더 큰 근본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동학농민운동 기간에 일본군은 대규모 파병을 행했고 파병 후 장기 주둔하기 위해 어떻게든 명분을 찾으려 했을 것이다.

책에서도 나와있듯이 그간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고집하는 우발적 사건이라는 주장은 역시 억지나 다름없어 보인다.

일부 일본인에 의해 양심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지금까지도 누구나 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를 보면.

120년이 지난 지금, 일본 정부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을까?

국정 교과서에 실린 명백한 조작 내용과 오류는 개선되었지만, 검인정 교과서에는 여전히 일본 위주의 자의적 해석이 존재한다.

특히 청일전쟁은 당시 서구열강들로부터 같은 레벨의 열강으로 인정받았다고 기술되고 있다.

국제법을 준수하는 근대국가로서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다보니, 지금까지도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배우는 일본인들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때까지 일본이 국제법을 잘 준수한 모범적인 근대국가라 알고 있는 것이다.


청일 간의 직접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무쓰 무네미쓰는 오토리 공사에게 조선에서의 실질적 이권확보를 지시한다.

오토리는 조선에 내정개혁은 권고하면서도 이에 대해 거부할 경우를 대비해 두 가지 안을 본국에 올리며 훈령을 요청하게 되는데, 두 가지 안 모두 성의 출입문과 왕궁의 문을 일본군이 점령해야 한다는 군사적 조치도 포함하고 있었다.


'군대로 경성의 각대문을 경비하고 왕궁의 문을 지킨다.'

'군사력으로 문 안팎의 공간을 제압하여 지배력을 확보한다.'


왕궁을 제압하지 않고 어떻게 왕궁 문을 지킨다는 것인가?

즉, 한성과 경복궁을 무력 즉, 군사력으로 점령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내용이 길어져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협상의 과정에 대해서는 생략하겠지만)

계속되는 회담 속에서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그들의 마지막 결정은 결국 경복궁 점령이었다.

경복궁 점령은 엄연히 군과 정부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일본의 계획적인 군사행동이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이를 끝까지 부인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공식입장은 이렇다.

먼저 발포한 조선 병사와의 우발적인 충돌에서 시작되었고,

일본군은 어쩔 수 없이 응전하다가 왕궁에 들어가 국왕을 보호까지 하게 되었으며,

소규모 충돌 사건에 지나지 않았다.


경복궁을 점령하고 조선의 내정개혁을 위해 바로 청일전쟁을 일으켜 명분을 쌓은 게 훤히 보이는데 그들 눈에만 안 보인다는 것이 참으로 희한하다.

이렇듯 책에서는 정확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주장했던 주장들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보여준다.


지리적 거리로는 가깝지만 역사적 거리로는 너무나 먼 일본.

근래 국방부가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기술한 데에 큰 논란이 있었는데, 공영방송인 KBS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독도가 들어간 그래픽 지도를 사용한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었다.

이러한 논란이 불거질수록 드는 생각은 단 하나다.

역사에 대해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정확하게 알고 파악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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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나일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6
요시타케 신스케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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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오늘부터 너는 가짜 내가 되는 거야!

네, 주인님!

가짜라는 게 들키지 않도록 나랑 똑같이 행동해야 해.


저자, 요시타케 신스케는 197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쓰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연구과 종합조형코스를 수료했다.

사소한 일상 모습을 독특한 각도로 포착해낸 스케치집과 어린이책 삽화 및 표지 그림 등 다방면에 걸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첫 그림책 『이게 정말 사과일까?』로 제6회 MOE 그림책방 대상과 제61회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을 받았다.

『이유가 있어요』로 제8회 MOE 그림책방 대상, 『벗지 말걸 그랬어』로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상, 『이게 정말 천국일까?』로 제51회 신풍상을 받는 등 여러 작품으로 수많은 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래! '가짜 나'를 하나 만들어야겠어! 그래서 그 녀석에서 몽땅 시켜야지!"

나는 얼른 모아 둔 용돈을 탈탈 털어서 도우미 로봇 한 대를 샀다.

집으로 가는 길에 로봇에게 ‘가짜 나 작전’을 설명했다.

"오늘부터 너는 가짜 내가 되는 거야!"

"네, 주인님!"

"가짜라는 게 들키지 않도록 나랑 똑같이 행동해야 해."

"그렇게 할게요. 그럼, 주인님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 주세요."



숙제도 귀찮고 심부름도 귀찮은 지후가 로봇을 하나 사게 된다.

바로 자신을 대신할 로봇이다.



"이제 나에 대해 잘 알겠지? 가짜 나, 잘 부탁해!"

음……,

"그런데 어떻게 해야 지후님답게 보일지 아직 잘 모르겠네요."

"뭐라고? '나다운 거' 나는 그냥 난데……."

"조금만, 조금만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래요?"

로봇은 꽤 끈질겼다. 어쩔 수 없이 좀 더 생각해 봤지만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귀찮았다.



로봇은 지후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가짜 역할을 하기 위해 지후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려주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지후는 이름부터 시작해 가족관계, 취미 등 생각나는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



"…… 오늘부터 저는 완벽한 지후 로봇이 될게요"

"정말?"




저자는 로봇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연결시켜 '자기소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첫 수업은 그야말로 의미있는 순간이다!

초등학교 때 새학기가 시작되면 수업 전에 담임 선생님들은 자기소개를 시킨다.

그래서인지 나 또한 처음을 맞이하기 전에 긴장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이켜보게 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초면인 친구들에게 알리는 그 순간이 설레임보다는 긴장과 떨림으로 가득차는 순간일지 몰라도 나와 남은 다른 존재이며 그것이 곧 우리임을 인정하는 첫 순간이기 때문에 자기소개는 매우 중요하다.

유치원 때까지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했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그 순간은 곧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늘어나야 한다는 알림의 순간이기도 하다.


엄마가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남동생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선생님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나일까?


주인공 지후는 로봇을 통해 깊게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던 '나'는 물론 특히 '나'와 엮인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아이들과 함께 혹은 저학년에게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동화책이다.

참고로 아이 혼자 읽기보다는 어른과 함께 읽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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