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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 호모사피엔스에서 트랜스휴먼까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찾는 열 가지 키워드 묻고 답하다 5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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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난 달, 국제학술지에서 100일간 냉동 보관했던 쥐의 신장을 다른 쥐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 실험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과거 이러한 소재들을 통해 만들었던 영화를 보면 당시에는 먼 미래의 이야기같았겠지만 지금은 곧 다가올 이야기로 느껴진다.

특히 생명공학의 기술 발달은 그 끝이 어딜지 몰라 한편으로 불안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저자는 생명공학 기술이 불러올 충격에 대비하여 과학의 발전사를 더 넓게 인문적 시선에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안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 전주홍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교수로 분자생리학 연구실을 운영한다.

호기심과 교차적 아이디어가 혁신적 과학연구의 밑거름이며, 패러다임을 전환하거나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예술적 소양이 풍부한 과학자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저자’로서 논문을 쓰고 ‘독자’로서 논문을 검토하고 ‘실험자’로서 가설을 세우며 실험하고 ‘예술가’로서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토론자’로서 자료와 해석을 두고 열띤 토론을 펼치는 과학자를 희망한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평가전문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제도혁신기획단 위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위원,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기획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보건복지부 연구윤리심의위원회 위원,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부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마음 HEART


스페인 한 동굴에 남겨진 후기 구석기 시대의 벽화를 보면 고대인들이 심장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벽에 그려진 매머드의 모습을 살펴보면 겉모습뿐만 아니라 몸 안에 있는 심장까지 그린 것을 볼 수 있는데 희한한 것이 몸속 장기 중 오직 심장만 그렸다는 것이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심장에 관한 생각을 살펴볼 수 있다.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슈타르가 길가메시에게 구애하지만 그는 거절했고 이에 화가 난 이슈타르는 하늘의 황소를 보내 응징하게 된다.

길가메시와 친구 엔키두는 날뛰는 황소를 죽여 배를 갈라 심장을 꺼내 태양의 신 샤미쉬에게 제물로 바친다.

하늘의 황소가 죽었다는 사실에 신들은 엔키두를 죽이는데, 이때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가슴에 손을 얹어 심장이 뛰는지 확인부터 한다.

엔키두의 죽음에 충격 받은 길가메시는 영생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여기서 나오는 심장은 신과 연결되는 통로이자 길가메시와 엔키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물이라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구분 짓고 영혼과 마음을 담고 있는 장기였다.


이집트는 바다와 사막에 둘러싸여 있어 외세를 막기에 유리한 지리 조건을 갖춘 덕분에 통일국가를 유지하면서 내세의 삶과 영혼의 영원함에 관한 고유한 사상 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예컨대 부유층이 사망하면 <사자의 서>라는 파피루스 책을 미라와 함께 석관에 넣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영생의 신인 오시리스 앞에서 죽은 자의 영혼이 심판을 받는다고 믿었으며 그 심판이란 심장의 무게를 재는 것이었다.

이러한 내용들은 무덤의 벽화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자칼의 머리를 가진 죽음의 신 아누비스가 죽은 자를 안내하고 따오기 머리를 가진 지혜와 정의의 신 토트가 서기를 본다.

저울 위에는 토트의 아내이자 정의의 여신인 마트를 상징하는 깃털이 올려져 있는데 이 저울이 심장의 무게와 평형을 이루면 죽은 자의 영혼은 내세인 두아트로 갈 수 있다.

반대로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우면 죽은 자는 사자, 하마, 악어가 합쳐진 모습을 한 괴물 암무트에게 잡아먹힌다.

이렇듯 살아생전의 마음과 행실이 고스란히 담긴 심장은 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했기에 사후에도 심장이 그들에게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카밀로 골지는 우연히 발견한 염색법으로 뇌 조직을 염색하여 신경세포가 그물망 모양으로 연결된 체계를 이룬다는 신경그물설을 제안했다.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은 골지가 개발한 염색법을 개선해 신경그물설의 오류를 밝혀, 신경세포가 서로 분리되어 있으며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신경세포설을 주장했다.

서로 다른 이론이지만 이들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된다.

실제 증명하기 어려운 부분이기에, 염색법을 개발한 공로와 모든 신경 연구의 근간이 된 센경세포 이론을 밝힌 공로를 모두 인정해 준 것이었다.

이후 신경전달물질과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발견됨으로써 신경세포의 활성이 스냅스라는 신경세포 사이의 접합부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으로 나타난 것을 알게 된다.

"신경세포는 시냅스를 통해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주고받는데, 이것이 우리의 마음과 감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즉, 이러한 생물학적 발견은 마음도 생화학적 작용의 일부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통증 PAIN


통증이란, 자극이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픈 느낌을 의미한다.

통증은 몸의 이상을 알려주기도 하고 회피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는 등 경고 장치, 보호 장치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2006년, 한 소년의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나트륨 이온 채널의 기능이 사라져 통증에 무감각해지고 만다.

그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

통증이 무감각해진 소년은 지붕에서 뛰어내릴 때 입은 부상으로 14살 생일을 맞이하기도 전에 사망하게 된다.

이렇듯 통증에 대한 경험과 연상은 위험을 회피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날 의료 서비스를 찾는 주된 이유가 바로 통증으로 인한 것이다.

이때 통증을 완화하거나 차단하기 위해 진통제와 마취제를 주로 사용한다.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로 구분되는데, 마약성 진통제는 중추신경계에 자극하며 통증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다만, 효과는 크지만 오남용의 위험이 있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중추 억제 작용이 약하고 흔히 염증을 억제하여 진통 효과를 낸다.

마취제는 진통제와 달리 감각의 소실을 유도하여 통증을 못 느끼도록 하는 약으로 수술이나 시술 전에 통증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전신마취의 경우 한시적으로 의식과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만든다.

그렇다면 과거 진통제와 마취제가 없는 삶은 어땠을까?

19세기 전까지만 해도 출혈과 감염도 심각한 문제였지만 수술은 엄청난 통증을 동반해 말그대로 잔혹 그 자체였다.

16세기 파라켈수스의 <외과 수술>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외과의사가 톱으로 무릎 아래 부위를 절단하는 모습이 나온다.

조수는 환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꽉 붙잡고 있고 환자는 엄청난 통증에 몸부림치며 뒤로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취제조차 없으니 당시 사람들에게 수술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보스턴에 가면 에테르의 마취 효과를 발견한 업적을 기리는 에테르 기념비를 볼 수 있다.

"에테르 흡입이 통증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처음으로 입증되다."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1846년, 에테르 돔이라는 이름이 붙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술 극장에서 모턴이 에테르 마취에 성공을 거두게 되어 지금까지 10월 16일을 '에테르의 날' 혹은 '세계 마취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모턴은 화학자 찰스 잭슨의 조언에 힘입어 아산화질소 대신 에테르의 마취 효과를 연구하는 데 매진하였고 1846년 9월 30일 에베네저 프로스트를 에테르로 마취한 후 무통 발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어 에테르의 날에 열린 공개시연에서 존 워렌은 모턴이 마취한 20세 환자 애벗의 목에 난 혈관종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는데 수술이 끝난 뒤 의식을 찾은 애벗은 어떤 통증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1846년 11월, 헨리 비글로는 이 공개 시연 결과를 《보스턴 의학 및 외과 학술지》에 발표하는데, 그 덕분에 모턴의 발견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에테르 마취를 발견한 공적은 모턴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해 보이나 얽히고설켜 있다.

16세기 파라켈수스는 에테르를 닭에게 주입해 마취 효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다만 수술에 활용할 생각을 하진 못했지만 모턴은 에테르를 마취제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고 임상적 가치를 증명해냈다.

여기서 에테르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자 명성과 금전적 보상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에테르 마취 연구를 조언한 찰스 잭슨은 특히 욕심을 드러낸 인물 중 한 명인데, 1846년 모턴과 잭슨이 공동명의로 특허를 발급받았지만 잭슨의 금전적 욕심이 과해지면서 둘의 관계는 틀어지게 된다.

조지아주 출신의 의사 크로포드 롱은 펜실베니아 의과대학을 다니던 중 에테르를 흡입하고 유흥을 즐기게 되는데, 그때 고통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주목해 마취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에테르를 이용해 한 환자의 목에 있는 낭종을 고통 없이 없애게 된다.

시기 상 2년 앞선 것인데,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우선권과 공적을 인정받을 순 없었다.

그렇다면 최초 발견이라는 우선권과 공적은 누가 가지게 되었을까?

현대 의학의 아버지인 윌리엄 오슬러는 "과학에서 공적은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이 아니라 세계를 최초로 납득시킨 사람에게 돌아간다."라는 프랜시스 다윈의 말을 인용해 모턴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모턴은 금전적 이익에 골몰해 상당 기간 에테르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 과한 모턴의 행동에 대해 미국의사협회는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게 된다.

잭슨 또한 유럽 의학계에 호소해 프랑스 과학원으로부터 마취제 발견의 공로를 인정받긴 했으나 정치적 술수가 깊이 개입된 결과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롱은 술책도 쓰지 않고 상업적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다. 또한 현대 산부인과의 아버지인 제임스 마리온 심스가 롱의 성과를 자세히 조사한 논문을 발표에 큰 찬사를 보냈고 결국 역사적 평가를 거쳐 사후 빛나는 명성을 얻게 된다.

또한 조지아주를 대표하는 인물로 뽑혀 국회의사당 스태추어리 홀에 그의 조각상이 전시되었으며 1990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롱이 처음 에테르 마취에 성공한 3월 30일을 국가 의사의 날로 지정하게 된다.




역사적 흐름 속에서 생물학은 여러 학문과 만나 독특하고 복잡한 과학으로 발전하였다.

무엇보다 그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제는 질병을 생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없을 정도이다.


"역사적, 철학적 배경에 관한 지식은 과학자 대부분이 겪고 있는 당대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과학과 역사를 놓고 보면 뭔가 상이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는데, 과학과 역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특히 책을 통해 과학자에게 역사적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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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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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뼈는 인류의 유산인 동시에 전설이며, 세계 최고의 건축자재다."


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층 속에 묻힌 뼈는 수백만 년 전의 지구에 대해서 말해주고 동굴 속에서 발견된 뼈는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 말해준다.

뼈를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건축 자재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숨겨진 뼈 드러난 뼈』를 통해 인간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인 '뼈'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들려주고 있다.


저자, 로이 밀스는 미국 라이스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밴더빌트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인간 조직, 특히 뼈에 대해 연구했다.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정형외과 수술을 집도한 바 있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수부외과(Hand Surgery) 펠로우십을 마쳤으며, 현재 UCLA 정형외과 임상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수부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뼈의 역사적?문화적 측면에 관심을 가져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49개국을 여행하며 연구했다.

환자를 진료하거나 연구를 하지 않을 때는 가드닝, 자전거, 조깅을 하면서 자신의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Ⅰ 숨겨진 뼈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의사 겸 철학자인 갈레노스는 뼈가 정자로 만들어졌다고 썼는데, 그 이유는 색깔이 하얘서였다. 그로부터 1000년 후, 페르시아의 천문학자 겸 의사 겸 다작 작가인 아비센나는 뼈가 차갑고 건조하므로 흙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또다시 1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관념이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비센나는 중요한 원칙을 하나 언급했는데, 그 원칙에 따르면 뼈를 이해하는 최선의 방법은 '인체의 나머지 부분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이었다. 그 원칙은 지금까지도 훌륭한 조언으로 남아 있다.


뼈를 제대로 알아보고 싶다면 인체에서 분리한 뒤 화학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5개의 탄소 원자가 2개의 산소, 1개의 질소, 9개의 수소 원자와 결합하여 프롤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생성되는데, 이는 인체에서 합성되기도 하고 단백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후 특정 세포들이 아미노산 혼합물을 이어 붙여 인체 내에서 가장 흔한 단백질인 콜라겐 분자를 만든다. 뒤이어 수많은 프롤린 분자에 많은 수소-산소 부속물들이 부착되면 분자 사슬이 일정 간격으로 구부러져 나선형으로 변신한다.

콜라겐 분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세포 속에서 조립되는데 그중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도 포함된다. 콜라겐 분자가 생성되면 조골세포는 이 분자를 세포막 밖으로 밀어내 조골세포 사이의 미세한 공간에 배치하며 여러 가닥의 섬유를 생성한다. 콜라겐 섬유들은 기계적 중첩과 화학적 결합을 총동원해 단단히 잠겨 있다.

힘줄과 인대의 주요 성분인 콜라겐은 인장강도가 매우 큰데 대개 우리는 뼈가 뻣뻣하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뼈의 주성분인 콜라겐은 신축성이 있고 질기다.

그렇다고 뼈가 구부러지거나 납작하게 눌리지는 않는다. 이는 콜라겐 그물 위에 칼슘 결정이 수북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체질량에서 뼈는 약 15퍼센트를 차지하는데 그중 약 3분의 1이 콜라겐이고 3분의 2가 칼슘-인 결합체의 결정이다.


유아의 정강뼈 길이는 약 8센티미터였다가 성인이 되면 약 6배쯤 길어진다.

평생 고유한 형태를 유지하는 뼈지만 태아기 초부터 청소년기 말까지 모든 차원으로 확대된다.

개인의 뼈가 성장하는 정도는 고유한 유전적 구성의 영향을 받곤 하는데 대개 키 큰 어린이들은 키다리 부모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식생활 개선, 의료 발달 등으로 부모의 유전적 영향을 받지 않고도 크는 경우도 많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지 닫혀 있는지도 확인하여 아이가 조금 더 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경우도 흔치않게 볼 수 있다.

뼈의 말단에서 연골모 바로 아랫부분을 지칭하는 성장판은 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성장기 동안 새로운 뼈세포를 만들어 연골모를 앞으로 밀고 나간다.

이는 청소년기 말이 되면 궁극적으로 소진되어 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소년보다 소녀들의 성장판이 더 일찍 사라진다.

앞서 성장판이 열려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했듯이 성장판이 사라지는 시기는 엑스선 촬영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정형외과 의사와 영상의학과 의사는 어떤 성장판이 살아 있는지를 관찰해 사람의 나이와 골격이 성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

신속히 성장하는 기간 동안 새로 자란 부분은 골절에 취약해 심한 부상은 성장판을 손상시켜 손상된 부위와 부상 입은 사람의 나이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역사적으로 초기 해부학자와 의사들은 뼈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기원후 150년경인 갈레노스의 시대부터 1500년 후인 르네상스기에 이르기까지 이성이 관찰을 뛰어넘는다는 관념이 지배해 무관심했던 것이다.

예정 수술이 사혈만큼이나 치료 효과도 없었고 해부학을 이해할 필요도 없었지만 무엇보다 교회에서 인체 해부를 금했으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다.

중세 해부학자들은 갈레노스와의 이견 차이가 생기면 결과는 싹 무시한 채 갈레노스 편에 서거나 갈레노스의 시대 이후 해부학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갈레노스는 당시 곰의 넙다리뼈를 보고 인간의 넙다리뼈 또한 곡선을 이룬다고 썼는데, 해부학자들이 갈레노스를 너무 존경한 나머지 인간의 넙다리뼈는 직선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았어도 곡선을 이룬다고 결론내리며 합리화했었다.

다행히 인쇄술의 발명으로 암흑시대의 종지부를 찍을 순 있었다.

1493년 최초의 인체 해부도가 등장했으며, 이후 수백 년 동안 유럽에서 학문이 융성했는데 그 과정에서 관찰 과학이 확립되고 최초의 의과대학이 설립되었다.

자주 해부하지 못했어도 범죄자의 시신을 사용한 인체 해부가 통상적으로 이루어졌다.

"갈비뼈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흉곽과, 갈비뼈를 들어낸 후 흉곽 안에서 바라본 흉추를 그린다. 위에서, 아래에서, 앞에서, 뒤에서, 앞을 향해 바라본 2개의 어깨뼈를 그린다."

다빈치가 메모장에 이렇게 기록했듯이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이 사상 최초로 원근법과 명암법의 개념을 이해하였다.

세부 사항을 강조한 분위기는 인체해부학이 정확히 묘사된 해부학 책의 출판으로까지 이어져 해부학 지식이 널리 보급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700년, 뼈는 모든 인체해부학의 시각적 상징으로 자리잡게 된다.

외과 의사였던 윌리엄 체슬던은 학생들에게 해부학을 가르치다 강의 노트를 엮어 「인체해부학」을 출판했는데 부분적으로 라틴어가 아닌 영어로 쓰여져 있어 100년 동안 외과해부학의 믿을 만한 참고서로 자리매김했었다.

이후 사진술의 등장으로 수천 가지 의학적 상태를 정확히 기록하게 되었으며 컬러사진술과 전문화된 렌즈들 그리고 엑스선의 등장으로 살아 있는 뼈를 촬영하는 데에 이르렀다.




Ⅱ 드러난 뼈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자연사박물관과 인류학박물관에는 지금으로부터 320만 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루시의 뼈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골격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후 잇따른 연구를 통해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루시는 우리 시대 최고의 과학적 발견 중 하나를 선사했으니, '인류의 첫 번째 조상이 직립보행을 했으며, 커다란 뇌를 갖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라는 것이었다.


드물게 온전한 표본의 속하는 루시의 골격은 성별, 뇌의 크기, 보행 자세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갈비뼈는 12쌍이 아니라 5쌍인데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각각 1개밖에 없고 골반도 반쪽만 있어 무심한 관찰자에게는 감흥이 없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뼈들은 어떻게 여기에 있게 되었고, 나머지 뼈는 어디에 있을까?"

화석과정학자는 루시의 뼈를 본다면 이러한 의문을 품을 것이다.

(고생물학의 하위 분야인 화석과정학은 화석이 생겨나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시간과 자연의 변화로 인해 뼈가 말해주는 이야기는 혼란스러움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화석과정학자는 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 임무이다.

공기와 햇빛에 노출된 뼈는 속도가 훨씬 느릴 뿐 피부나 내장과 마찬가지로 분해되기 마련이다.

수분이 증발한 후, 뼛속 지방은 1-2년 이내에 분해된다. 이후 표면에 균열이 생기면서 조각조각 떨어져나가 결국은 푸석푸석한 조각으로 쪼개진다.

만약 뼈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기온, 습도, 광도, 동물의 크기에 따라 6-15년 동안 진행되는데, 동굴에서 발견된 골격에서 볼 수 있듯이 직사광선에서 보호된 뼈는 수백 년 동안 보존될 수 있다.

또한 한 곳에 온전히 자리 잡기는 어려운 법이다.

하이에나가 뼈를 통째로 삼켜 상당히 먼 곳으로 이동한 후 뒤처리를 할 수도 있고 까마귀도 뼈를 둥지에 보관했다가 몇 년 후에 뼛조각을 뿌리기도 하니 뼈들은 여기저기 흩어지거나 이상한 장소에 모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고생물학자와 인류학자는 이러한 뼈들을 어떻게 발견할까?

첫 번째 방법은 뼈가 많은 곳으로 가서 땅을 파헤치는 것이다.

예컨대 탄자니아의 올두바이 협곡, LA의 라브레아 타르연못, 도처의 공동묘지와 원주민 흙무덤이다.

두 번째 방법은 강둑과 북아메리카 한복판인 침식과 노출이 만연한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뜻밖의 행운이다. 건설업자가 작업 도중에 유물을 발견하게 되면 열정적인 과학자들이 달려와 샅샅이 뒤지는 것이다.

이렇듯 루시는 골격이 불완전하지만 계획과 행운이 어우러진 소중한 발견물이다.

아마 루시의 나머지 뼈는 노출되어 침식되었거나 떠내려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뼈에 불과하지만, 뼈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수많은 정보를 안겨주었다.

임자가 세상을 떠난 후 펼쳐진 뼈의 두 번째 삶은 46억 년에 걸친 지구의 역사 중 최근 5억 년간의 정보를 제공해줬다.

또한 뼈는 최근 10만 년에 걸친 인류 발달 및 문화사가 기록되어 있다.

뼛속에 들어 있는 정보에 비하면 우리가 지금껏 뼈에 배운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많은 것을 발견하고 연구했다 하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극소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오래된 뼈의 소유를 둘러싼 호사가와 전문가 사이의 대립은 계속될 것이다.

알려진 종에 더욱 완벽한 골격이 발굴되는 것과 새로운 종의 발견을 기대하며 일각에서는 비옥한 화석 출토지를 보호하자고 제안하곤 한다.

그렇다면 멸종한 동물의 뼈에서 추출된 DNA를 통해 고생물을 복제하거나 재도입하는 날이 다가올까?

정답은 '동물이 얼마나 오래전에 멸종했는가'에 달려 있다.

DNA는 화석화를 견딜 수 없다는 도그마가 지배하고 있지만 연구자들은 더 오래된 공룡의 화석에서도 DNA 단편을 추출하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은 기다란 DNA 조각이 추출될 수 있다는 설에 매우 회의적이다.


드러난 뼈의 다른 능력, 즉 인류의 문화를 기록하는 뼈의 미래는 어떨까?

호사가들을 제외하면 뼈가 바늘, 머리빗 등의 재료로서 집권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많은 박물관은 인류 문화의 아이콘을 영구적으로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미래의 연구자들은 현대에 만들어진 뼈 단추나 화살촉을 발견해 연구할 기회는 없겠지만 문화적 표지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는 빈도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뼈의 아름다움과 효율성과 무한함은 아무리 해를 거듭해도 퇴색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면에서 경외와 찬탄의 대상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간단한 퀴즈를 내보려고 한다.

스스로 자라고 가벼우며 내구성이 좋은 것은?

바로 뼈이다.


우리는 체내에 숨겨진 뼈를 신뢰하며 든든하게 여긴다.

이렇듯 뼈는 세계 최고의 구조적 버팀대이며 생명에 필수 불가결한 원소인 칼슘을 저장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뼈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뼈의 내구성과 편재성은 드러난 상태를 숨겨진 상태만큼이나 흥미롭게 만든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살아 있는 상태에서 보기 힘든 만큼 불가사의한 측면 또한 있다.

무엇보다 외부로 드러난 뼈는 인체의 든든한 버팀목 뿐만 아니라 지구의 역사와 인류 문화의 탁월한 기록자가 되어준다.


뼈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뼈에 관한 교양서는 처음인만큼 읽는 내내 신비로움과 흥미로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국어, 영어, 역사를 제일 좋아하는 문과생이었던 나는 지구과학만 애정했을 뿐 다른 부분은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독서를 통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공부 이전에 책으로 이렇게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과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거구나!

나, 과학 좋아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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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 지구환경의 미래를 묻는 우리를 위한 화학 수업 내 멋대로 읽고 십대 7
원정현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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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구를 되살리는 데 화학이 왜 필요할까?

생각해보자.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해보자. 플라스틱은 단지 썩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일까?

생각해보자. 이산화탄소는 기체인데 왜 토양과 바다까지 오염된다고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구와 인간에게 모두 이로운 방향은 없는 것일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위해, 책을 펼쳐보려고 한다.


저자, 원정현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사/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20세기 한반도 지질학 지식의 형성과 재구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도 지질학과 고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과학사를 강의해 왔다.




Ⅰ 물질 순환, 자연에 이미 답이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할 때 현상을 이해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환경에 관한 자신만의 사고 틀을 가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태양계의 구성요소인 지구는 지권-수권-기권-생물권-외권, 이렇게 지구 자체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며 지구 시스템의 각 구성요소는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예컨대 기권은 생물권의 광합성과 호흡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산소를 주고 수권은 기권에 수증기를 공급하고 지권의 암성은 풍화되어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필요한 유기물과 무기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항상 탄소에 대해 주목한다.

왜일까? 탄소는 지구 시스템 유지에 결정적인 원소이기 때문이다.

탄소로 시작해 탄소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탄소는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전체 무게로 보면 지표면 전체 원소의 0.08%에 불과하지만 지구 모든 곳에 존재하면서 다른 원소와 결합하여 만드는 화합물의 수가 나머지 다른 모든 원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의 수보다 훨씬 더 많다.

단단하게 뭉쳐져서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하고 석유, 석탄과 같은 에너지원이 되기도 하고 종이의 구성 성분이 되기도 하며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도 탄소로 구성되어 있고 플라스틱, 합성계면활성제도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즉, 탄소가 다양한 화합물의 형태로 지구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탄소는 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지구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각 권 사이를 이동하며 다닌다.

탄소가 한 구성요소에서 다른 구성요소로 이동하였다가 다른 원래 구성요소로 돌아오는 과정을 탄소의 순환이라고 한다.

탄소의 순환 과정을 빠르게 일어나는 순환 과정과 느리게 일어나는 순환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생물들의 광합성과 호흡을 통해 일어난다.

지구 시스템은 탄소와 같은 물질의 순환으로 균형을 이룬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탄소가 순환하지 못한다면 지구 시스템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니면 지구 구성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상태에서, 만약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순환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물질 순환은 지구에서 생물체가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마치 우리 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혈액이 제대로 순환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산화탄소가 물질 순환고리에서 이탈해버린다면 지구 대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즉,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물질 순환고리의 회복인 것이다.




Ⅱ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16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연에 관한 지식이 빠른 속도로 확장되었고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다 보니 함께 할 대상이라기보단 이용할 대상으로 여겨져왔다.

특히 1, 2차 산업혁명 때 주 원료가 화석이었기에 필연적으로 환경오염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19세기 말부터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환경주의자들은 인간들이 무분별하게 자연환경을 파괴하다 보면 결국 이상기후 상태로 전환될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런데 제 2차 세계대전이 과학 기술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어 인공적으로 합성시킨 화학물질들이 빠른 속도로 옛 물질들을 대체하게 되며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게 된다.

이후 60년대에 들어서며, 그제야 과학자들이 화학물질이 지구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온갖 화학물질을 만들었을 때 정작 환경오염에 대해 깨닫지 못했겠지만 심각하게 오염된 자연환경을 보며 과학자는 물론 기업가들 또한 그 심각성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각국 정부 또한 환경오염의 책임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그렇다면 화학물질로 발생한 환경오염 문제는 누가 해결해야 하는 것일까?


철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주택, 자동차 등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고 시멘트는 안전한 주거를 제공해주었으니 인공 화학물질들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단 지구 곳곳에 쓰레기가 많은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플라스틱 제품을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플라스틱 제품을 썼던 이유는 다양하다. 가볍고, 깨지지도 않고, 값싸고, 물도 묻지 않고, 썩지도 않고…….

무엇보다 거북의 껍질과 코끼리 상아를 이용했던 공예품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었으니 거북이와 코끼리의 멸종을 막았다는 의견도 있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플라스틱이 환경을 오염한다고 해서 철이나 시멘트 공장을 대폭 줄이고 합성세제를 없애자는 일상 생활의 유용함마저 폐기할 순 없을 것이다.

화학물질은 생산하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남은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생산 활동과 이를 소비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지구 시스템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되 환경오염을 최대한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목표를 지구 시스템의 물질 순환 회복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면서도 지구에 피해 주지 않은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을까?'로 질문이 자연스레 바뀔 것이다.

화학물질의 생산/소비/폐기하는 과정을 지구 시스템과 생태계 순환의 원칙에 맞게 재조정하면 되니깐.

기술을 개발하는 첫 단계부터 친환경 목표에 부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돈과 시간, 인력 등이 더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놓고보면 매우 유리한 방법이다.




지구가 많이 아픈가보다!

지구가 이상해졌다!


지구 시스템이 더 병들어 가면 고스란히 피해를 받는 것이 바로 우리들이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자연 재해가 바로 그 증거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와는 달리, 모두가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지구환경을 위해 한 두가지 이상의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환경에 도움이 되고자 사소한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실천중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환경 오염의 주범 그리고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실천 방안만 알아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펼치게 된 책이 바로 『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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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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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1월 1일 0시 기준으로 지구가 탄생했다면 식물은 11월 24일 이끼식물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가 식물이라 부르는 생물의 가장 원시적인 단계는 이끼식물이다.

최초의 식물부터 지금의 식물까지 알고 싶다면, 45억 7000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지질시대를 훑어봐야 한다.

그렇다면 그 많은 식물들 중 가장 크고 작은 식물은 무엇이고 가장 빠르고 느리게 자라는 식물은 무엇이고 극한의 땅에서도 자라는 식물은 과연 무엇일까?

식물의 세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저자, 김진옥은 이화여자대학교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식물분류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학예원구원, 성신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학예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식물분야 전문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허준박물관, 약령시 한의학박물관, 한독의약박물관, 한국숲해설가협회 등에서 식물수업을 진행하였다.

저자, 소지현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생명과학과 학사와 에코과학부 식물계통분류학 통합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자연사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인천 국립 생물자원관, 허준박물관에서 과학 교육 담당 강사로 활동하며 자연과학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Ⅰ 크거나 작거나


2016년 7월, 전 세계가 이목이 한 식물에 집중되었다.

시체꽃이라고도 부르는 타이탄 아룸이 80년 만에 꽃을 피운다는 것이었다.

수만 명이 이 꽃을 보기 위해 뉴욕식물원으로 몰렸고 꽃이 피고 지는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었다.

도대체 어떤 꽃이기에 모두가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타이탄 아룸은 수마트라섬에만 있던 식물로, 현재는 전 세계 식물원에서 옮겨 심어 전시하고 있는데 대개 7-9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무엇보다 피어 있는 기간이 단 이틀 뿐이라 타이탄 아룸의 꽃을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타이탄 아룸의 개화 소식이 들리면 모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단지 7-9년에 한 번, 그것도 이틀만 꽃을 피운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에 받는 것일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타이탄 아룸은 길이 3m, 너비 1.5m까지 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꽃이란 꽃 한 송이가 아닌 꽃대에 달린 꽃 전체를 일컫고 있으니 정확하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차례'라 할 수 있겠다.

바깥쪽은 녹색의 잎, 안쪽은 마치 거대한 나팔 모양의 꽃잎이 피어나듯 검붉은 색을 띄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타이탄 아룸의 꽃을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꽃차레 전체가 하나의 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타이탄 아룸의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을 불염포라고 하는데, 이는 잎이 변형된 것으로 꽃차례 전체를 감싸안아 꽃차례를 보호하며 꽃가루를 옮기는 동물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카라와 안스리움의 꽃도 각각 흰색과 빨간색의 꽃잎처럼 보이는 불염포로 싸여 있는 꽃차례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게 '진짜' 꽃은 어디에 있을까?

'진짜' 꽃은 불염포 안쪽으로 가운데 높이 솟아 있는 거대한 연두색 기둥 아래쪽에 달려있다.

불염포가 감싸고 있어 자세히 볼 순 없지만 연두색 기둥 아래에 밑씨를 가진 작은 암꽃이 빼곡, 그 위로는 꽃가루를 가진 수꽃이 빼곡하게 달려 있다.

덧붙여 불염포가 감싸고 있어서 자세히 볼 수 없기도 하지만 방독면 없이는 관찰이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는 꽃이 풍기는 지독한 냄새 때문이다.

앞서 시체꽃이라고도 불린다고 언급했었는데, 그 냄새가 마치 썩어가는 고기와도 같아 얼마나 독한지 가까이 보려고 했던 사람들 중에 기절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이틀이란 짦은 개화 시간 동안 성공적인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해 꽃차례에 거대한 크기, 강렬한 색깔, 지독한 냄새, 높은 온도 등 촘촘한 설계로 완벽한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는 타이탄 아룸!

그래서 매력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꽃이 아닌 나무로 넘어가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는 무엇일까?

열네 살쯤 가족들과 양평으로 여행을 떠났었는데 그때 용문사에도 들러 은행나무 앞에서 막냇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다.

쭉 뻗어있는 은행나무를 다 담아주려던 엄마의 열정이 빛을 발해 결과물이 매우 만족스러워 큰 액자로 뽑아 장식장 한편에 두었는데, 그때 찍었던 은행나무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은행나무이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용문사 은행나무의 키는 42m로 나이는 1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100년, 그렇다면 삼국시대에 싹을 틔워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쳤으니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은행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피는 암수딴그루 식물로, 먹는 은행은 암나무에서 열리는 씨앗이다.

덧붙여, 황금빛의 절경을 보고싶다면 꼭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용문사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키가 큰 나무를 봤으니 작은 나무도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나무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

제주도에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추운 곳이 있으니 바로 한라산 꼭대기이다.

땅에서부터 100m씩 올라갈수록 기온이 0.6℃씩 떨어지는데, 백록담의 기온은 한라산 아래보다 약 11℃ 더 낮다고 한다.

바로 백록담 바위틈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나무인 암매가 붙어 살고 있다.

암매는 돌에 피는 매화라는 뜻으로, 난쟁이버들과 막상막하를 이루며 세계에서 가장 키가 작은 나무에 속한다.

아무리 자라도 10m가 넘지 않아 서로 옹기종기 붙어있는 모습이 마치 난쟁이버들과도 같다.

마치 전체적인 모습이 방석과도 같은데 암매는 백록담 바위에서 빈틈없이 빽빽하게 줄기를 얽혀 매서운 바람과 낮은 기온을 이겨낸다.

암매의 잎은 난쟁이버들의 잎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가죽처럼 반들반들하고 도톰해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살며 수명이 다해 죽더라도 줄기에 남아 태양열을 흡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암매는 어쩌다 백록담 바위에 붙어 살게 된 것일까?

사실 암매는 북쪽의 극지방에 서식하고 있었는데 빙하기 때 점점 강해지는 추위를 견딜 수 없어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그렇게 정착한 곳이 제주도였다.

그런데 빙하기가 끝나고 날이 따뜻해지자 암매는 더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어 다시 올라가려 하는데, 한반도와 제주도가 바다를 두고 분리되니 갈 곳을 찾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땅을 피해 고도가 높은 곳으로 오르고 오르다보니 도착한 곳이 백록담이었던 것이다.

생명과학의 세계란 참으로 신기하다.

안타까운 것은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전체적인 기온이 올라가면서 암매는 백록담 꼭대기에서 올라갈 수도, 버틸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려 우리나라 멸정위기 1급 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Ⅱ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식물이 독을 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식물에게 천적이라 하면 그 대상은 동물이 될 수도, 균이 될 수도 있다.

독이 강한 식물은 그렇지 못한 식물보다 잘 살아남을 뿐더러 자손을 많이 퍼뜨려 더더욱 강한 독을 강한 식물로 진화하게 된다.

식물의 독은 전체적으로 퍼져있기도 하고 잎, 열매, 씨앗 등에 집중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씨앗에 독을 품는 식물들이 많다.

씨앗이 자손을 남기는 직접적인 매개체이기에, 동물들이 먹지 못하게 하려고 씨앗에 독을 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물의 씨앗이 가장 강한 독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피마자의 씨앗이다.

피마자는 아주까리라고도 부르며 열대지방 전체에 널리 퍼져 있어 많은 사람이 심어 기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독한 식물로 기록되어 있는 피마자의 씨앗에는 소량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이 들어있다.

피마자의 씨앗에 들어있는 독의 실체는 리신으로, 리신은 생물무기금지협약 규제 목록에 올라와 있을 정도이다.

제1, 2차 세계대전 당시 리신을 무기화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암살되었었다.

리신은 책을 통해 접하기도 했지만 CSI와 같은 범죄물 미드에서 일찍이 접해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이렇듯 리신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 않은 것은 바로 많은 사건의 중심에 올라왔었기 때문이다.

1978년 영국 런던의 한 버스정류장, 불가리아 정부를 반대하던 조지 마르코프가 불가리아의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살해당한다.

우산 끝에 다리를 찔렸다는데, 사실 우산은 우산을 가장한 무기였으며 끝에 리신을 넣은 작은 알갱이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1.7mm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지만 사람을 죽이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그렇게 리신이 들어있는 우산에 허벅지 뒤쪽을 찔린 마르코프는 처음에 벌레 물린 통증을 느끼다 그날 밤 열이 나기 시작했고 시름시름 앓다 4일 만에 사망하게 된다.

2013년, 당시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에게 리신이 들어있는 편지가 배달되어 테러 경계령이 내려졌었는데 용의자는 상원의원과 판사에게도 같은 편지를 보내 생물학적 무기 사용 시도 혐의로 25년 형을 받게 되었다.

가루로 만든 리신이라도 기침, 발열, 설사, 출혈 등이 나타나다가 결국은 사망에 이르고 만다.

리신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단 몸 속으로 들어오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세포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번식력이 좋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왜 피마자를 심어 기르는 것일까?

기원전 4000년경 이집트 무덤에서도 나온 것을 보면 유용하게 사용했던 식물임에는 틀림없다.

추정하건데, 피마자 씨앗에서 얻는 기름인 피마자유를 램프의 연료나 화장품, 의약품으로 쓴 게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다른 식물의 씨앗보다 월등히 많은 기름을 추출할 수 있다.

지금도 피마자유는 다양한 분야에서 쓰여지고 있다.

금속이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윤활제, 상처 치유 연고, 램프 연료 등 여러 화학 분야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치명적인 독성에 반해, 사람들은 왜 기피하지 않는 것일까?

씨앗에만 독성이 있고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할 때 단백질인 리신이 기름에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80℃ 이상만 열을 가해도 파괴되기 때문에 독성은 쉽게 사라진다.




Ⅲ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전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곳, 아타카마 사막.

비가 땅에 닿기도 전에 증발해버리니 진정한 사막이라 할 수 있겠다.

오죽하면 화성 탐사 장비 테스트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을까.

아타카마 사막은 바다였던 곳이 융기하여 생성된 지형으로, 소금 덩어리가 돌아다닐 정도로 염분이 많다.

해발 2000m가 넘는 고도이다 보니 낮은 여름처럼 더워도 밤은 겨울처럼 추워 계절에 상관없이 밤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곤 한다.

이렇게만 보면 극한의 공간이나 다름없으니 그 어떤 식물도 못 견딜 것 같다고 예상하겠지만, 살아가고 있는 식물이 있다.

너비 6m에 달하는 거대한 반구형의 모습을 한 식물, 그 주인공은 바로 야레타다.

야레타는 바위 근처에 붙어살며 극도의 건조함과 온도 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초대형 브로콜리처럼 생겼다고 한다.

야레타를 본 대부분은 신기하게 생긴 녹색 바위라고 생각하지 식물이라고 생각하지 못 한다고 한다.

야레타는 물이 많은 곳에 살면서 포자로 번식하는 이끼가 아니라 극도의 건조함 속에서도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속씨식물이다.

1년에 겨우 1.4mm에서 4mm까지 자란다고 하니 녹색 바위처럼 생겼다고 본 야레타는 수백 년 동안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야레타의 생존 전략은 바위와 돌에 있다.

물이 없는 환경이 유리하기에 큰 돌이나 바위 근처에 붙어사는 야레타는 돌 위에 고여지는 물을 빠르게 흡수한다고 한다.

아타카마 사막에 비가 오지 않는 것은 맞다. 다만 안갯속 수분이 높은 해발에 있는 돌 위에 닿으면 식어서 물방울로 변하게 되어 소량의 물이 고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낮에 강렬한 햇빛으로 데워진 돌이 밤의 추위 속에서 야레타를 따뜻하게 보호해준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날이 갈수록 건조하고 척박해지니 과학자들은 오늘도 아타카마 사막의 식물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극한의 조건에서도 수백 년을 살아오고 있는 야레타는 정말이지 대단한 존재이다.

야레타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을 만들어낸다면 훗날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치원 때, 식물원에 다녀온 기억이 선명하다.

그 때,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식물이 바로 파리지옥이었다.

식물이 파리를 먹는다고?

설마! 했었지만, 살포시 앉은 파리를 꿀꺽 삼키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었는지 모른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작은 식물은 무엇이고 가장 빠르고 느리게 자라는 식물은 무엇이고 극한의 땅에서도 자라는 식물인지, 총 30개의 식물을 통해 뜻깊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생명체는 결국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식물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생명과학의 세계가 이렇게나 신비로웠던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도 이유였겠지만 미생물에 이어 식물까지 책을 통해 접해보니 순간 그런 생각도 했었다.

'이과를 선택해서 과학을 배웠으면 참 좋았을텐데…'

생각해보니 서울대공원 내에 있는 식물원 들렸던 게 20살 때이니 식물원 안 가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다.

생각난 김에,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어제의 미생물에 이어 오늘의 식물이라니!

마치 짜여진 것 마냥 순서를 완벽하게 잡은 것 같아 뿌듯할 정도였다.

생명과학이 이렇게나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

"나, 정말로 과학 좋아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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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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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 하늘의 별만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 역시 또 다른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지구를 오늘날과 같은 행성으로 만든 것도 미생물이에요. 행성으로서의 지구는 우리 천문학자의 담당 영역이지요. 소행성, 혜성, 달, 다른 행성도 그렇고요. 우리는 멀리 어느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는지 아직 알지 못해요. 하지만 외계 생명체를 부지런히 찾고 있지요. 이런 수색에도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헬무트 융비르트 "미생물이 온갖 것에 연관되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놀랄 일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신체 안에 있는 세균 수만 해도 100조 개에 이르거든요. 자그마치 우리 은하에 있는 별 개수의 500배에 해당하는 수지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세균의 총 개수는 관측 가능한 온 우주의 별보다 더 많고요. 미생물은 작지만, 온 세상에 존재해요! 그러므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면, 이 작은 생물체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천문학자인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와 생물학자 헬무트 융비르트의 대화를 듣고 나니 가슴 한 켠에서 궁금증과 동시에 설레임이 폭발했다.

내가 과학을 이렇게나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나 신비롭고도 무궁무진한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는데 책을 안 펼쳐볼 수 있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와 우주의 세계, 지금 미생물 사전을 통해 바로 확인해보자.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소행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행성 중 하나가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기도 했다. 2008년에 그가 개설한 천문학 블로그 ‘Astrodicticum Simplex’는 현재 최다 방문객을 자랑하는 독일어권 인기 과학 블로그다.

저자, 헬무트 융비르트는 오스트리아의 칼 프란젠스 그라츠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고, 아포토시스(세포자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같은 대학 과학 커뮤니케이션 및 인재 육성 센터에 근무했고, 2016년 10월 오스트리아 최초로 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 정교수로 임명되었다. 튀빙겐과 빈 대학에서 연구했고, ‘그라츠 참여실험실Mitmachlabore Graz’을 공동 설립했으며, ‘미각실험실Geschmacklabor’의 학술 분과장이자 사회·지식·커뮤니케이션 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연의 모태에서 무궁무진하게 만들어지는 경이로운 형상, 미생물


Schizomycete 분열균류는 의미가 전이되어 세포 분열로 증식하는 미생물을 뜻하게 되었다.

사실 이 말은 구체적인 생물을 칭하는 말로 이는 fungus 진균과는 무관했다.

지구상의 생물을 분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는 분열균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Brock의 미생물학》에 따르면, 미생물은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미생물은 아주 미세한 단세포생물이다. 미세하게 작지만 세포는 없는 바이러스도 미생물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미생물은 육안으로 볼 수 없으며, 단세포이며 무엇보다 미생물은 생물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생물 분류를 명확하게 하고자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물을 '완벽'의 정도로 분류하여 인간을 자연의 사닥다리 최상단에 위치시키는 주관적 오류를 범하였는데, 물론 지금은 생물을 과학적으로 분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8세기, 자연과학자 칼 폰 린네는 식물과 동물이라는 두 '계'로 나누고 그 밑으로 강, 목, 과, 속, 종 같은 하위 그룹을 위치시켰다.

호모 사피엔스 종인 인간은 동물계 중에서 포유류 강에 속했고 포유류 강 안에서도 호미니드과에 속하였고 그 과에서 또 호모 속으로 세분화했다.

이렇게 생명체를 단순하게 동식물로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미생물에 속하는 생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새로운 분류체계의 필요성을 대두시키게 된다.

그리하여 동물, 식물을 추가적으로 더해 대부분 단세포생물로 이루어진 원생생물이 또 하나의 계로 추가된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서서, 균류를 식물계로부터 분리하고 원생생물을 진핵생물과 원핵생물로 나누었다.

그러다 1970년대 새로운 연구 결과를 통해 다시금 극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미생물학자 칼 워즈가 박테리아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필연적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보여도 유전적 분석으로는 전혀 달랐기에, 원핵생물을 세균과 고세균으로 분류하고 생물 분류 단계에서 계보다 높은 최상위 단계인 역을 두었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진핵생물과 세균 그리고-새로운-고세륜, 이렇게 세 가지 역으로 분류하였다.

지금도 새로운 제안들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생물 분류 문제는 아직도 최종적으로 결론나지는 않았다.


올해는 특히 인명피해가 심각할 정도로 장마가 심했는데, 지금도 전세계에서는 홍수, 가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격한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인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전세계가 작은 노력부터 천천히 실천하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미생물 이야기에 앞서, 무한도전 오호츠크해 특집편에 나왔던 퀴즈 하나를 내볼까 한다.

문제! 소가 트림을 하면서 내뿜는 가스, 이산화탄소보다 25배 강한 온실효과를 내는 가스는?

정답은 메탄이다.

파아란 하늘 아래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들, 이러한 목가적인 풍경이 사실은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가?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소나 초원에게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 책임은 소와 풀을 서식 공간으로 삼는 미생물에 있다.

고세균인 메타노브레비박터 루미난티움은 메탄을 생성하는 단세포 미생물로, 현재 메탄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진 유일한 생물이다.

대기 중의 나머지 메탄은 지질활동으로부터 배출되는데, 고세균들은 산소가 없는 환경을 선호하므로 소의 위나 장이 더할 나위없이 적합한 서식 공간이다.

소의 내장에서 메탄이 만들어 내면 자연스레 메탄은 소의 위장 안에 남아있게 되니 소의 트림이나 방귀로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메탄가스는 무색무취로, 기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중 메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20퍼센트 정도이며 그중 동물사육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니, 전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35퍼센트 이상이 축산업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의 내장에서 고세균을 억제하는 방법이 실질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하니, 동물성 식품의 대량생산을 줄여 소의 수를 줄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일까?

2013년 연구자들은 고세균이 특히 사탕무에 주로 들어있는 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메탄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발견해냈다.

(사탕무는 동물사료에 종종 사용되는 식품이다.)

사료 제조과정에서 유채씨유를 소량 섞으면 유채씨유가 소의 위장에서 수소가 방출되는 과정을 방해하여 고세균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은 소들이 식량으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런 방법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과연 소에게 이로운 것인지는 확신할 순 없다.

지구온난화가 유발하는 것은 결코 소의 잘못이 아니다.

소의 배설물이 기후문제를 유발하긴 하지만 자연 속에서 메탄은 배출될 뿐 아니라 자연스레 흡수되어 없어지기도 하니깐 말이다.

그렇다고 목장을 숲으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숲으로 무성해지면 나무는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할 테고 건조화는 더 가속될 것이다.

즉, 지구에는 숲도 필요하고 초지도 필요하며 적절한 곳에 적절한 미생물도 있어야 한다.

지구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닌 지구는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니, 소나 고세균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 없이 우리가 기후 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생물의 세계는 수수께끼와도 같다.

그중 고세균이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데, 오랜 세월 동안 고세균은 박테리아, 즉, 세균으로 여겨졌다.

그러다 불과 몇 십 년 전에 고세균이 독립적인 생명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로서, 고래와 상어는 생김새와 행태가 비슷하더라도 고래는 포유류이고 상어는 어류다.

이처럼 박테리아와 고세균도 마찬가지지만, 이 차이가 매우 크다.

처음 고세균은 극한의 환경에서 발견되었다.

펄펄 끓는 뜨거운 온천, 칠흑같이 깜깜한 심해, 말라버린 염호 뿐만 아니라 우리 몸 속에도 존재한다.

미생물의 종류를 막론하고 코로나나 독감같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그리고 균류와 조류는 끊임없이 우리를 병들게 하는데 참 희한한 것은 고세균만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데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메타노브레비박터 오랄리스는 구강 속에서 살며 치주염을 앓는 사람들에게 자주 발견된다.

고세균의 신진 대사가 입안의 무해한 세균의 균형을 깨뜨려서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더 증식하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추정일 뿐이다.


고세균도 병을 유발하는데, 그 메커니즘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병을 일으키는 고세균은 정말로 없는지도 모른다.

자연과 생물들 간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감안하면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생물계에서 우리에게 늘 친절한 영역 하나가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까.




언젠가 우리가 다른 행성에 거주하게 된다면 그 때에도 함께 할, 미생물


흥미롭게 봤었던 영화 「인터스텔라」를 생각하면, 우주는 참 불친절한 공간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얼마나 작고 클지 가늠이 되지 않을 뿐더러 실질적으로 방사선을 얕잡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별은 빛과 열 뿐만 아니라 태양 대기의 외부층으로부터 고에너지 입자 흐름을 계속 방출하지만 지구에는 자기장과 대기가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우주에는 이러한 보호막이 없기에 우주에 머문다는 것은 생명체로서 굉장히 위험한 일일 수밖에 없다.

화성을 생각해보자. 화성을 비행하려면 몇 달은 족히 걸릴테고 화성에 도착해서도 자기장과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우주방사선에 노출되어야 한다.

(열 번은 족히 봤을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 자기장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영화 「코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여러 방법론들이 제안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는 지하에 거주지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두꺼운 암성측이 충분히 방사선을 막아준다는 것이었다. 가능할 순 있으나 그렇다해도 썩 유쾌한 방법은 아니다.

또 다른 제안은 이렇다. 곰팡이를 방사선 차폐 재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지구에서는 곰팡이가 달갑지 않은 존재일 수 있으나 우주와 화성에는 곰팡이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누출된 방사선으로 인해 수백 종의 균류가 발생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클라도스포리움이었다.

클라도스포리움은 방사선 친화성을 보이는 균류로, 멜라닌 색소를 사용해 방사선에 들어 있는 에너지를 활용한다.

하지만 원자로에서 누출된 방사선과 우주방사선은 차원이 다르기에 이 제안 또한 썩 유쾌하지는 않다.

가까운 우주정거장을 잠시나마 안전하게 방문하는 정도로 만족할 순 있겠지만 우주로 여행을 떠나고 정착하는 것은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찌되었든, 언젠가 우리가 다른 행성에 거주하게 된다면 분명 미생물과 함께 할 것임은 틀림없다.


2000년, 박테리아로 장전한 총이 등장하였다.

생물학전 무기일까?

아니다. 애리조나대학 연구자들이 지구상의 생명이 다른 행성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고서 만든 것이었다.

노벨상 수상자이자 스웨덴 과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포자들이 바람에 실려 지구 대기의 최상층까지 이르렀고 그곳으로부터 우주 공간까지 날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주는 생명에 적대적인 조건이 지배적인 곳이어도 이러한 환경에서 무리없이 적응해 살아가는 생물들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지만, 생물 가운데 특히 강인한 생물은 바로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이다.

1950년대 통조림에 방사능을 조사해 최대한 무균 상태로 만들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던 중에 발견되었는데, 모든 것을 다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량을 식품에 노출시켰는데도 얼마 안 있어 깡통 속의 고기가 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수준보다 1000배 이상 높은 방사능을 쏘여도 살아남는다고 한다.

이 정도의 강인함이라면 우주여행을 하는 데 있어 최적의 무장을 하고 있는 셈 아니겠는가.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방사선 뿐만 아니라 우주의 다른 조건에도 끄덕없는 존재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따르면, 1년 내내 우주에 노출시켰는데도 끄덕없이 살아남았다고 한다.

과학계에서는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를 코난 박테리아라고 별명 지어주기까지 하였다.

그렇다면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의 저항력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최대 500군데의 손상된 부위를 동시에 복구할 수 있을 정도로 DNA를 복구하는데 매우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 가능한 로켓들과 달리 코난 박테리아에게는 적절한 추진 수단이 없으니 학자들은 이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다른 천체에서 확연한 미생물을 찾지 못하면 지구상의 생명이 우주에서 우리에게로 온 것인지 규명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을 먼 우주에서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긴 세월 동안 지구도 많은 암석 파편을 우주로 날려보냈으니깐.




미생물 사전을 이렇게나 쉽게 접할 수 있다니!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들을 통해 바라본 우리와 우주의 세계는 실로 신비로웠다.

균이라고 하면 fungus가 전부였는데, 100개의 미생물에 대해 알아본 것은 생애 처음이다.


35억여 년 전, 지구상의 생명이 탄생했다.

10억 년 정도가 지나면 태양의 지표면 온도가 섭씨 100도를 웃돌 것이고 50억 년이 더 지나면 태양은 부풀어 오를 것이다.

결국 지구는 생명이 살기 힘든 땅이 될 지도 모른다.

우주의 무한한 시간에 비하면 우리 행성의 생명은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어쩌면 미생물은 끝까지 살아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 하늘의 별만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 역시 또 다른 우주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지구를 오늘날과 같은 행성으로 만든 것도 미생물이에요. 행성으로서의 지구는 우리 천문학자의 담당 영역이지요. 소행성, 혜성, 달, 다른 행성도 그렇고요. 우리는 멀리 어느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는지 아직 알지 못해요. 하지만 외계 생명체를 부지런히 찾고 있지요. 이런 수색에도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헬무트 융비르트 "미생물이 온갖 것에 연관되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놀랄 일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신체 안에 있는 세균 수만 해도 100조 개에 이르거든요. 자그마치 우리 은하에 있는 별 개수의 500배에 해당하는 수지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세균의 총 개수는 관측 가능한 온 우주의 별보다 더 많고요. 미생물은 작지만, 온 세상에 존재해요! 그러므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면, 이 작은 생물체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천문학자인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와 생물학자 헬무트 융비르트의 대화를 듣고 나니 가슴 한 켠에서 궁금증과 동시에 설레임이 폭발했었다.

내가 과학을 이렇게나 좋아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책을 다 읽고선 마지막 장을 딱 덮고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과학 좋아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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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09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상 추카 합니다
어제 개기월식 보셨나요!^^
11월 건강하게 ^^

하나의책장 2022-12-16 20: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개기월식, 완벽하게 보진 못했었어요ㅠ
그래서 다른 분들 사진보면서 제대로 감상했었죠ㅎㅎ

서니데이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2-12-16 20:2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1-09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상 축하드려요^^ 과학을 좋아하셨다는 고백이 저까지 기분좋게 하네요*^^* 궁금증이 인다는 건 설레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죠!ㅎㅎㅎ

하나의책장 2022-12-16 20:27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님 댓글에 절로 미소가 지어져요ㅎㅎ
정말요! 궁금증이 생긴다는 것은 설레일 준비가 되었다는 거죠♥

이하라 2022-11-09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2-12-16 20:27   좋아요 0 | URL
하라님! 항상 감사해요♥

thkang1001 2022-11-09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의책장 2022-12-16 20:27   좋아요 0 | URL
항상 감사합니다^^
춥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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