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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서 봄 스위스
수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7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을 펴는 순간, '여행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여행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관광 목적외에 힐링, 행복, 즐거움, 더 나아가 삶의 원동력과 세상의 견문을 넓혀준다.
스위스는 말그대로 '푸르름' 그 자체였다.
책 한 장, 한 장 펼칠수록 스위스의 푸르름에 푹 빠져, 어느새 마음 한 켠에는 '스위스 여행'이 각인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수정은 말한다. "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떠나고 돌아오는 것이 날숨과 들숨처럼 손에 잡히던 어떤 날에 유럽으로 향했다. 조용하고 강력하게 응원하는 나의 사람들을 뒤로하고 날아간다. 서서히 친해지는 친구처럼 더 머물기 권하는 그곳에 서 본다."라고.
이전 저서로는 『유럽에 서 봄』이 있다.
언덕길을 오르는 발걸음 하나에도 의미를 꾹꾹 눌러 가며 걸었던 골목이 보고 싶었다.
만년설을 이고 서 있는 차가운 냉정과 사람들의 반짝이는 열정 가운데로 걸어가고 싶었다.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처럼 스위스에 다시 가기로 했다.
Ⅰ Hiking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MATTERHORN GLACIER PARADISE
케이블카를 이용해 해발 3,000미터 이상의 전망대로 오르면 무슨 기분이 들까?
희석되어 버린 단어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넓게 펼쳐진 설산을 위에서 내려다 보면 자연 앞에서 우리는 눈에 보일락 말락 하는 생명체에 불과하다.
어떤 마음이 들 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것 같다.
춥지만 전망대 카페에서 따뜻한 초콜렛 한 잔 마시면 온 몸이 달콤하고 따뜻한 기운에 녹아들 것만 같다.
설산에서 내려오면 그림같이 펼쳐진 마을이 존재하는데 청량한 풍경에 감싸진 마을은 그저 고요한데 그 숲길을 들어선 순간 알프스의 여유가 온 몸을 감싼다고 한다.
뮈렌 MURREN
처음 이곳을 지날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안개가 마을을 덮고 앞을 가렸지만 싱싱한 공기 속을 걸어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늦은 오전에 도착하여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배경을 가진 뮈렌의 마을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잘 기억하고 싶다.
작은 창을 장식해 놓은 꽃과 공예품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길가의 식수대, 레스토랑의 인형들.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한다.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지를 가면 많이 걷는 편이다.
여행지의 곳곳을 눈을 통해 담고 여행지의 향을 코를 통해 기억하고 여행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는 온몸을 통해 기억한다.
딱 이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 곳이 있으니, 예전에 미국에서 갔던 Park City가 그랬다.
마침 크리스마스가 끝났던지라 크리스마스 특유의 분위기는 물론 눈으로 뒤덮인 산과 거리는 굉장히 조화로워 완벽했었다.
하이얀 패딩을 입고 걸었던 그 곳은 매우 따뜻했다.
그리곤 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로 향해 따뜻한 초콜렛 한 잔을 마시며 달콤한 초콜렛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었었다.
어떤 맛을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던 나는 그 순간 참 행복했었다.
차에서 먹을 미니미니한 초콜렛은 물론 아삭아삭한 사과에 초콜릿을 풍덩 빠뜨린 APPLE 또한 여러 종류로 담았었다.
뮈렌의 곳곳을 읽어본 순간 딱 떠오른 곳이 Park City였는데 스위스의 뮈렌만큼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Ⅱ Travel
체르마트 ZERMATT
오르막을 오르고 빙하수가 흐르는 도도한 물길을 따라간다. 날은 저물어 어두웠고 짐을 끌고 걸어가는 거리에 비는 멈추지 않지만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에 더없이 뜨거운 감격에 젖어 들고 있다.
사람마저 맑아지는 공기는 혼란스럽고 탁한 마음마저 정화시켜주는 느낌일 것이다. 바로 체르마트가 그런 곳이지 않을까.
저자에게 숙소란 다른 행성에 온 집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카사바네사 CASA VANESSA 는 체르마트라는 행성에 있는 저자의 집이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마을의 입구서부터 시작된 맑고 군더더기 없는 물소리가 무척이나 반갑고 행복해 숙소까지 향하는 길이 얼마나 즐거운 순간이었을지 짐작케한다.
작지 않은 거실과 침실,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마을의 지붕들.
아침이면 구름을 이고 선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바람을 보내고 밤이면 마을의 불빛들이 속삭이니 숙소에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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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크게 Hiking과 Travel로 나누어 스위스 곳곳을 소개해 주는데 여행 타입에 따라 고르면 될 것 같다.
나같은 경우라면, Hiking에서 두세 군데를 정한 뒤, Travel 위주로 볼 것 같다.
저자의 전작 또한 이미 재미있게 읽었었던지라 이번에 출간된 책을 빠르게 펼쳐보고 싶었다.
이전에 쓰던 서평을 살펴보니, 어머나! 벌써 2년 전이다.
(하아, 새삼 빠르게 흘러간 시간을 또 느끼게 된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 『유럽에 서 봄』 ▶ https://blog.naver.com/shn2213/221569530087
그 때도 스위스의 체르마트, 뮈렌, 루체른, 취리히에 발자취를 남겼었는데 두 번이나 방문할 정도라면 스위스는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음이 틀림없다.
책을 읽기도 전에, 스위스는 이미 【꽃보다 할배】를 통해 먼저 봤던지라 이미 찜해놓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제주도 한 달 살이가 취소되면서 어디론가 떠나고픈 마음이 더 간절해져 요새는 책장에 꽂혀져 있는 여행에세이를 많이 보고 있다.
서평을 다 올리지 못해도 여행과 관련된 책만 책장에서 3켠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것은 여행러버 lover 인가, 여행책러버 lover 인가! (특히, 유럽과 관련된 책들이 많다.)
'아, 스위스는 힐링하는 곳이 틀림없다!'라는 사실에 종지부를 찍은 것 같다.
이런 곳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맑고 푸르른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 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힐링 겸 요양차 떠나려고 했던 여행지를 제주도로 택한 이유도 맑고 푸르름에 결정한 것이었다.
빼곡히 집만 있는 동네다보니 말그대로 아파트, 빌라 그리고 시멘트 나아가 삭막함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외할머니집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전과는 달리 편의점도 하나 들어섰을 정도로 휴가철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할지라도, 지금까지 시골 특유의 정겨운 집들은 그대로 있으며 앞으로 걸어가면 강물이 흐르고 뒤로 걸어가면 산이 떡하니 지키고 있다.
뮈렌을 보며 이전에 했던 미국 여행의 추억도 되새겨보고, 참 좋았다.
여행 스타일도 성격과 맞물리는 건지, 이제껏 나의 여행들을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 자체를 추억으로 만들었고 고요하고 잔잔했으며 참 예뻤고 행복했다.
삐그덕거리는 것 하나없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웃음 한 번 잃지 않았던 추억이자 힐링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백신을 맞고 이미 여행을 시작한 이들도 꽤 있어서 조금 고민이긴 하다.
그렇다고 백신만 믿기에도 조금 무리가 있는게,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집단감염이 일어났던데 뉴스를 보니 2차까지 맞았는데도 돌파 감염으로 인해 코로나에 걸린 경우였다.
어디를 돌아다니려고 하면 백신은 맞아야겠지만 (아직 교수님도 맞지말라 하셨고) 백신 맞을 컨디션은 되지 못해 못 맞고 있는데 또 아빠의 지인분의 형이 백신맞고 돌아가셔서 신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급할 것 없으니, 허한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늦은 밤에 차 한 잔 마시며 여행에세이 보는 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친한 지인에게 생일 선물과 함께 이 책을 따로 구입해 선물했는데, 책을 다 읽고서는 나처럼 스위스 여행♪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유럽에 서 봄 스위스』 덕분에 추억도 꺼내보고 무엇보다 마음 한 켠에 푸르름을 채울 수 있어 지금 보기에 딱이니 무조건 추천하고픈 마음이다.
사실 이 책은 서평쓴 지는꽤 되었었다.
스위스의 푸름이 담긴 표지를 보니 우리나라의 푸름 또한 담고 싶어서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며 이 책과 함께 하려 했지만 결국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사진 욕심은 버리게 되었다.
문득 임시저장글 정리하다 기껏 작성한 서평이 묻힐 뻔 한 것을 구해냈다 +.+
(현재, 임시저장글에 묵혀있는 서평이 23개나 된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