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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함혜리 지음 / 파람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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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

저자 함혜리

파람북

2025-02-14

여행 > 프랑스여행 > 프랑스여행 가이드북

여행 > 테마여행 > 미술관/박물관/예술기행





- 예술을 통해 만나보는 프랑스

- 도시와 작품이 어우러진 감각적인 여행의 기록





예술은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시대를 담아내는 창입니다.

번잡스러운 현실은 잠시 잊고 일탈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면 여행 분야의 책들을 찾아보곤 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발견한 책 한 권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단순한 여행서가 아닌 프랑스 곳곳에 스며든 예술의 흔적을 따라가게 해주는 책, 바로 『프랑스, 예술로 여행하기』입니다.





예술을 위한, 예술에 의한, 예술의 도시



"진귀한 보석을 품은 광산과도 같은 미술관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미술관과 박물관 등 문화자산이 빼곡한 파리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도시다. 가볼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가장 핵심부터 공략하는 것이 방법이다."





예술을 생각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입니다.

가본 적은 없지만, 종종 프랑스에 가는 친구가 만날 때마다 잔뜩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주곤 하는데 얼마나 눈이 호강하는지 모릅니다.

대충 찍었다는데도, 프랑스 곳곳을 담은 사진들이 예술 그 자체이니깐요.

넓디 넓은 광장, 분수, 줄지어져 있는 아름다운 건물들 그리고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까지!

특히 루브르는 사람에 치이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서너번 가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니 언제 한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파리의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6분의 1 정도입니다.

동서로 흐르는 센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파리는 센강의 중심에 있는 생루이섬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죠.

행정구역은 생루이섬이 있는 지역에서 시작해 달팽이 모양으로 구획되어 1구-20구까지 나뉩니다.

파리 중심부인 1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은 원래 왕궁입니다.

13세기에 지어진 루브르궁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궁을 짓고 이전한 이후 왕실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썼습니다.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왕실 소유 문화재들이 국가에 귀속되면서 나폴레옹이 공화국 국민의 교양을 위해 루브르궁을 박물관으로 바꾸어 일반에 개방하게 되었지요.

유럽 최초 근대적 박물관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살아있는 미술 교과서를 마주하고 싶다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는 물론 오랑주리 미술관과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 꼭 방문해보세요.





시작부터 말이 많았던 올림픽이었지만, 셀린 디온의 사랑의 찬가는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르르 녹이기엔 충분했습니다.

셀린 디온이 노래를 불렀던 곳, 바로 파리의 대표적인 상징물인 에펠탑입니다.

개선문과 함께 대표적인 상징물로 주목받는 에펠탑은 사진으로 많이 마주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낮과 밤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지요.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파리!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생제르맹 카페들은 산책자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곳에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리노베이션 공사를 위해 12년간 문을 닫았다가 2022년 여름 재개관하였는데 대형 도서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1장은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도시인 파리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요 명소는 물론 명소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까지 풀어내고 있고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발길이 닿았던 곳과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럭셔리 브랜드의 마케팅까지 살펴볼 수 있어 예술과 교양을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항상 어디론가,

어느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자 같아.



빈센트 반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일부입니다.

고흐는 동생 테오가 있는 파리에 와서 파리 예술가들의 열정적인 작업에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도시의 삶은 마냥 팍팍하기만 했습니다.

결국 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떠나기 위해 남프랑스 아를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의 나이 서른다섯살,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지 6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아직 북풍이 매섭게 불고 눈까지 쌓여 찬란한 빛을 마주할 순 없었지만 무언가가 그를 사로잡습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나타난 빛나는 노란색, 바로 해바라기꽃이었습니다.

성벽 바로 안쪽 호텔에 방 하나를 빌려 옥상을 아틀리에 삼아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고흐의 황금을 머금은 해바라기는 프로방스와 미래를 상징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는 아를에서만 총 7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완성시킵니다.


'아! 이곳 한여름의 태양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 화실을 여섯 점의 해바라기 그림으로 꾸밀 생각이네. 원래의 색을 죽인 크롬옐로 장식품들은 다양한 배경에서 불타는 듯 튀어나와 보일 거야.'

_친구 에밀베르나르에게 쓴 편지



2장에서는 남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와 화가들을 연결시켜 예술 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화가를 따라가는 여행을 쭉 하다보니, 작가를 따라가는 여행을 했던 정여울 작가의 에세이도 줄지어 생각났었습니다.

그만큼 흐름이 좋아 책과 함께 떠나는 예술 여행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책장에 꽂아넣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여행에세이를 꺼내 들곤 하는데 오래오래 곁에 두고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예술이 일상이 되는 프랑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자연스레 <미드나잇 인 파리>도 생각나 간밤에 영화까지 보았습니다.

널리 알려진 명소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조명된 공간까지 다루고 있을뿐더러 한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어 그곳에 깃든 문화와 감성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문화적 풍경을 보고있자니,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예술을 바라보는 프랑스의 태도였습니다.

어떤 계층의 전유물도 아닌, 누구나 보고 누릴 수 있는 삶의 일부라는 점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림 실력은 젬병이지만 캔버스를 꺼내 들어 간간히 백드롭 페인팅을 하곤 하는데 곧 봄이 다가오니 노란색 계열 위주로 칠해봐야겠습니다.

저처럼 당장 떠나기 어렵다면 꼭 읽어보세요!

건축, 회화, 조각, 공연 예술까지 다채로운 영역을 아우르고 있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히 예술 속으로 떠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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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며 고풍스러우면서도 탈역사적인 척하는 어느 매력적인 도시 여행기
이인우 지음 / 파람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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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저자 이인우

파람북

2024-07-12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일본문화

여행 > 일본여행 > 문화/역사기행





근래 답답한 일들이 있다보니 마음 한 켠에 시원함을 불어넣고 싶어 여행과 관련된 책을 꽤 읽고 있는 중인데 차례차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여행할 나라는 일본입니다.


2019년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전세계가 봉쇄되었었습니다.

당시 국내를 여행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던 시기였기에 여행업계는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19는 개발된 백신으로 인해 점차 수그러들었고 봉쇄되었던 나라들이 점차 해제되면서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해외여행객 수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는데, 2023년은 특히 여행시장 회복의 해였습니다.

그 중 인기있던 나라는 바로 일본이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을 기준으로 2023년에만 1,350만여명이 일본 노선을 이용하였는데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시즈오카, 마쓰야마 등 소도시 노선에도 연간 6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합니다.

오사카 노선의 여객수는 381만명에 달했는데 이는 인천공항을 오고 간 노선 중 가장 많은 여객을 운송한 단일 노선으로 꼽힙니다.

두 번째는 도쿄(나리타) 노선, 세 번째는 후쿠오카 노선으로 단일 노선 여객수 톱3가 전부 일본 노선일 만큼 가장 인기있는 나라는 일본이었습니다.





오늘은 일본에서 특히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고 고풍스럽지만 탈역사적인 척하는 곳인 교토로 여행해보려고 합니다.

교토는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인 곳인만큼 하나의 인문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기자이자 교토 리쓰메이칸대학 객원연구원이기도한 저자는 천년고도의 곳곳을 답사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며 산책하기를 좋아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라고도 극찬하고 있지요.

책에서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교토의 명소들도 가득하지만 현지인들조차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숨겨진 명소 또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가 켜켜이 쌓여진 곳이다 보니 책을 통해 저자와 함께 하는 인문 기행이 마냥 새롭고 설레임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일본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가쓰라리큐, 슈가쿠인리큐, 시센도, 겐닌지 등 교토의 볼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교토의 예술문화가 담긴 8곳을 통해 교토의 풍경을 한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3부에서는 교토 산책길에서 빠지면 섭섭할 아름다운 교토 정원 12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4부에서는 교토의 시작점인 두 가모신사를 시작으로 교토의 신라신사들 즉, 신라인들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5부에서는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토의 인상적인 장소 즉, 한일 연대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벚꽃이 예쁘게 피던 시기에 일본을 다녀온 친구가 여행을 마치고 선물을 안겨주었습니다.

선물 중 하나가 벚꽃을 연상케하는 한정판 입욕제였습니다.

특히 사진으로 마주한 일본의 벚꽃 풍경은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사진으로만 봐도 예쁘고 황홀한데 실제로 보면 그 감동은 어마어마하겠지요.


교토의 벚꽃은 3월 말부터 4월 초순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교토 동쪽 히가시야마 산기슭 아래 데쓰가쿠노미치라고 불리는 산책로가 있는데 북쪽 끝에는 긴가쿠지가 있고 남쪽에는 에이칸도와 난젠지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호넨인 등 고찰이 점점이 흩어져 있는데, 이 명승지군을 하나로 꿰는 실이 철학의 길입니다.

일본의 길 100선에 뽑힐 정도로 국제적인 명소인 이 곳은 혼자 걷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고 합니다.



철학의 길이라는 이름은 일본 근대철학계의 거두 니시다 기타로(1870~1945)가 명상하며 이 길을 걸은 데서 유래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철학자의 길'이 있다면, 일본 교토엔 '철학의 길'이 있다는 식인데,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신의 한 수 같은 작명이다. 사실 물이 흐르고 꽃이 피는 길이 어디 이 길뿐이랴.

……

철학의 길 중간쯤에 니시다가 만년(69살)에 썼다는 하이쿠(일본 단시) 한 수가 새겨진 둥근 돌을 만난다.


"그들은 그들이고, 나는 나다. 나는 나의 길을 갈뿐이다."


니시다는 불교의 선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일본 철학을 수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후학들은 비문에 "선생의 가르침이 철학의 길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애창되기를" 바라지만, 시구만을 보면, 왠지 모르게 고집 센 노철학자의 '절대고독'이 먼저 느껴진다.





일본어에서 정원은 고대에 식물채집지를 뜻하는 '니와'와 울타리 쳐진 경작지를 뜻하는 '소노'가 합쳐진 말로 니와와 소노가 집안으로 들어와 제사 장소가 되고 점차 유락과 예술적 관상의 장소로 변해간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 일본 정원들을 보면 특유의 분위기가 있죠.

이는 대륙에서 들어온 불교와 도교사상이 융합되어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선종사원에서는 돌과 모래를 주로 하는 가레산스이가 만들어졌고 권력층이 된 사무라이계급 사이에서는 호화로운 서원정원이 만들어졌죠.

부유한 중간계급으로 성장한 마치슈계층에서는 다도를 결합시켜 다정과 노지를 만들게 됩니다.

정치권력을 무사에게 빼앗긴 왕실은 귀족적 미의식을 투영시킨 궁정별장을 짓게 됩니다.

이러한 정원의 형태는 곧 서민들에게도 전해져 근대 이후에는 계층 상관없이 일본적인 생활건축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게 됩니다.

교토는 천년고도라는 말답게 보석 같은 정원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 중 저자가 가본 12곳의 정원을 첨부해봅니다.


1. 도후쿠지 방장 핫소노니와

2. 히가시혼간지 쇼세이엔

3. 다이토쿠지 료겐인

4. 묘신지 타이조인

5. 난젠지 곤치인

6. 루리코인

7. 교토고쇼

8. 닌나지 교쇼정원

9. 만슈인

10. 쇼렌인

11. 짓소인

12. 다이고지 산보인





해마다 교토에서는 '교토 코리아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펼쳐지는 행사 중 하나가 조선시대 일본방문 사절단인 조선통신사 재현 행진입니다.

2022년 9월 18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중단되었던 시기였지만 교토 국제교류회관을 출발한 조선통신사 재현 행렬은 오카자키공원 일대를 행진하게 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한 것일까요?

나라 간의 관계는 나쁠지라도 사람 사이의 끈은 놓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을 보인 것이라고 합니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조선통신사는 일본에 12차례를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조선 입장에서는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 송환과 문화전수를 통한 일본의 침략욕구 억제가 목적이었고, 일본 입장에서는 대규모 조선사절단을 통해 막부의 권위를 높일 수 있어 200여 년간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끌려간 피로인들을 만나 그들의 애환을 들으며 귀국 교섭에 진력했었다고 합니다.

14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중반까지 한일관계는 우호적이었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적대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1719년 조선사절단이 환송연을 거부하며 분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한 무덤때문이었습니다.

도요토미가 세운 절 앞에서 환송연을 열려고 했을 뿐 아니라 절 부근에 일본군이 베어간 조선인의 귀와 코를 묻은 이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이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3년 교토시가 정비한 이총의 안내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이 전쟁은 한반도 민중의 끈질긴 저항에 패퇴함으로써 막을 내렸으나 전란이 남긴 이 귀무덤(코무덤)은 전란 하에 입은 조선 민중의 수난을 역사의 교훈으로서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는 자성의 문구가 담긴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도요토미 시데요시를 신으로 모신 도요쿠니 신사가 여전히 이총을 '전공'처럼 거느린 모습은 '용서하되 잊지 말자'는 말의 의미를 깊이 경계시키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역사적 사건 등의 이유로 유독 멀게 느껴지는 나라, 일본!

특히 5부에서 나오는 한일 연대 기록은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곳이 등장합니다.

교토 유명 명소들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역사 탐방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기에 인문, 예술사에 가까운 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내면 세계에 초점을 맞춰 그간 읽어왔던 여행 에세이와는 달리 넓은 견문으로 일본과 일본인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물론 그의 인문학적 해설과 역사 지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처음인 여행객은 물론 일본의 숨겨진 명소를 찾는 여행객들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과 하이킹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또한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알고 싶은 이방인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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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민 지음, 원동권 사진 / 트래블라이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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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만 되면 어디론가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거리는데 달려야 하는 시기에 당장 갈 순 없으니 여행책이라도 잔뜩 구매해 위안받고 있다.
폭신폭신한 쿠션에 기대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내려 여행책 보고 있으니 이것 또한 소소한 행복이구만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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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낭만과 사색으로의 산책
고일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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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베네치아에선 골목길 어디에선가 행여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해도 막막한 두려움에 몸 떨 걱정일랑은 할 필요 없다. 베네치아의 골목길에서 길을 잃는 것은, 귓불을 간질이는 물의 속삭임에 잠시 가슴을 내어주는 일상의 한 순간일 뿐이다.


사유가 묻어나는 글이 어느새 흠뻑 빠지게 만든다.

지금 당장 베네치아에 가지 못하더라도, 언젠간 베네치아에 가봐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아쉬운 마음에 동해라도 갔다와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을 일렁이게 만든다.

베네치아의 한 조각, 한 조각을 건네주는 그런 책이다.


저자, 고일석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에서 수학하였으며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및 샌디에이고대학에서 MBA와 연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수료하였다.

20여 년간 동국대학교 멀티미디어학부, 동아대학교 경영정보학과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각종 단체의 이사 및 의장직을 역임하였고 100여 편의 연구 논문과 20여 권의 전문 도서 및 수십 종의 국가 및 기업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현재는 뉴욕의 연구기관에서 예술과 문화, 사회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베네치아 가면과 카니발의 연구」와 「베네치아 카니발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연구」 등과 같은 각종 논문과 저서를 집필 및 발간하고 있다.

지식과 문화 연구소의 의장과 예술과 과학 교류협회의 부의장직을 맡아 각종 강연회와 학술 행사를 주관하고 참가하면서 학술적이고 인문학적인 전문지식을 세계 각국의 학자, 전문가들과 연구 교류하고 있는 기술 및 인문학자이자 사회문화 분야의 학자이다.





그 곳, 베네치아


곤돌라, 가늘게 흐르는 물길, 좁은 골목길, 오래된 성전, 마을 광장,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펼쳐놓은 가게, 수많은 여행자들과 그 가슴마다의 사연, 베네치아는 이 모든 것을 빼곡하게 잘 늘어놓은 아름답고 거대한 야외 갤러리이기에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그 물빛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하얀 종이 위, 아드리아바다가 코발트블루 잉크로 순식간에 그려진다.

사진없이 오롯이 글을 읽는 것뿐인데 머릿 속에서는 이미 베네치아의 풍경이 그려지며 나도 모르게 여행을 하고 있었다.



수필 같은 여행길



밤새 뿌려진 짙은 안개가

세상 군상들을

잿빛 실루엣에 가둔 새벽,

잠자리 뒤척인 지난 꿈의

방황에서 깨어난다


따뜻하게 내린 찻물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이

첫 경험 부끄러운

오렌지빛 새벽이

가만가만 창을 넘어선다


켜켜이 쌓였던 꿈의 잔상을

말간 첫 빛으로 씻어내고

붓쟁이의 그림과

글쟁이의 글과

노래쟁이의 노래를 따라

수필 같은 여행길에 오를 시간이다


베네치아, 이곳은 포강을 흘러온 이탈리아의 물줄기가 아드리아바다와 만난 연안의 모래톱과 갯벌에 나무말뚝을 박고 또 박고 그 위에 잘 다듬은 돌을 쌓고 또 쌓아서, 사람과 사람이 마을과 마을을 일구어 바람이 흐르는 물길마다 배를 띄우고, 다리와 다리로 서로를 이어서 살아가고 있는 물과 나무와 돌과 바람의 마법에 걸린 바다 위에 지어 올린 성(城)이다.


곤돌라의 검은 반짝임에 몸을 맡긴 달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며 달빛 찰랑이는 밤 물살에 오른 검은 곤돌라에서는 또 어떤 낭만이 진하게 배어날까. 어쩌면 팽팽하게 물오른 여행자의 낭만이 곤돌라가 흘러가는 수로 위로 떠다니다가 어느 순간 톡톡 터져서 뽀얀 밤안개로 슬며시 번져나지나 않을까.


베네치아하면, 역시나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곤돌라'이다.

작은 배 곤돌라는 이탈리아로 '흔들리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뱃머리와 끝부분이 하늘을 향해 휘어져 올라가 있는데 그 모양새가 고대 서쪽 문명 어디에선가 볼 법한 모양이다.

에게해와 지중해를 낀 고대 서양의 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약 10미터 길이를 자랑하며 성인 대여섯명은 탈 수 있다고 하는데, 곤돌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뱃사공이다.

(이탈리아어로, 곤돌리엘레(Gondolielle)라고 한다.)

CF 혹은 영화를 통해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근사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뱃사공의 모습을.

젊고 잘생긴 이탈리안 뱃사공이 뱃전에 서서 긴 노를 휙휙 저어 좁은 수로를 나아가는 모습을.



몇 번 눈을 깜빡이는 사이 돌 틈 저기에서 동화 속 주인공 누군가가 통 통 튀어나왔다가 훌쩍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베네치아에선 골목길을 돌아서 들어선 잔바람에 스르륵 두 눈이 감길 때 골목 어귀의 카페에 앉아 속 하얀 에스프레소잔을 딸그락거리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된다.


베네치아에서 여행자는 속이 빈 대본을 받아든 배우가 된다.


바닷길을 지나가는 나지막한 다리, 빼곡하게 들어선 집과 집 사이를 흐르는 미로 같은 골목길, 금방이라도 기도소리가 공명할 것만 같은 오래된 성전은 중세의 어느 한때를 배경 삼은 고전영화의 잘 꾸며진 세트장 같다.


글만 읽었을 뿐인데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베네치아!

꼭 한 번은 가봐야 후회가 없을 것 같은 여행지임이 틀림없다.

여행서를 읽을 때, 사진만 잔뜩 있는 책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여행서 외에 어떤 분야의 책이건 사진보다는 글의 비중이 더 많은 책을 선호한다.)

그래서일까. 여행과 관련된 책은 거의 '여행에세이' 위주로 보게 된다.

특히나 책에서는 글 말미에 시가 계속 등장하는데, 시에서도 베네치아의 모습이 연상될만큼 베네치아가 잘 녹여져 있다.



사색하게 되는, 베네치아


"그래 봐야 인간의 피조물일 뿐인데, 분명 부족한 것들일랑은 어딘가 그늘진 구석에 숨겨두었을 거야."

너무 아름다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괜한 의심이 막아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며칠을 지내다 보면 베네치아에 대한 이런 식의 의심은 어리석음에서 비롯된 한낱 시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치 눈에 콩깍지가 덮인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베네치아에서는 어느 작은 것 하나에서도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


"인간이 빚어낸 아름다움도 이리 완벽할 수 있구나."


그렇다. 여행은 휴식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사색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그 당시에는 몰랐어도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색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지나가는 들꽃 또한 그대로 지나치지 못했었는데, 여행갈 때면 특히 더 그랬다.



숨겨진 색, 부라노


"올 때 그랬던 것처럼 그냥 떠나가는 것일 뿐이야. 오는 것과 가는 것은 흐르는 물살의 방향만이 바뀌는 것일 뿐, 다른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것이야."


"살아가다 보면 분명 어느 한 때, 흐려진 눈이 삶의 길을 잃어버릴 날이 오겠지. 그날엔 이 물길을 더듬어 너를 다시 찾아야겠어."


이곳에선 아무리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녀도, 시신경과 피부돌기에 걸려드는 것이라곤 오직 '색과 색'뿐이어서 여행자가 일으키는 낯선 소음조차도 색의 짧고 긴 파장이 삼켜버리고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창틀, 문짝, 지붕, 담벼락, 그 모든 것이 팔레트에 짜놓은 물감들의 수다마냥 색과 색에 매료된다고 하니 눈이 호강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저자가 그랬다. 눈에만 의존하려는 인지 속성을 벗어나야만 부라노의 색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연일 치솟는 확진자 수는 정말이지 눈을 의심케 한다.

그래서인지 지인들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더더욱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몸이 좋질 않아 백신도 못 맞은 상태인지라 더더욱 병원 외에는 외출도 하지 않는 편이다.

1월 둘째 주에 갑작스런 몸의 이상으로 명절도 간소하게, 조용히 보냈었다.

지난 해에는 가족들끼리 드라이브라도 갔었는데 올해는 도저히 갈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다.

뭐, 이렇다보니 상반기에는 선택지없이 무조건 집콕만 해야 한다.

이럴 땐, 역시 콧바람 쐴 수 있는 간접적인 방법이 있으니 바로 '여행책'이다.

여행서를 읽다보면 유럽만큼은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뿐인데, 베네치아 또한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속삭였다.


단순히 여행서라고 하기에는 곳곳을 다니며 느꼈던 저자의 견해와 더불어 그의 사색까지 엿볼 수 있으니 오롯하게 읽을 준비가 된 사람이 책을 펼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고우해커스】라는 사이트가 있다.

고등학교 때 미국에 다녀오게 되면서 알게 된 사이트인데 지구촌특파원이라는 코너 덕분에 애용한 사이트 중 하나이다.

그 때, 미국에서 유학을 한 특파원의 글을 보게 되었는데 다른 특파원과 달리 사진은 한 두장만 첨부하곤 전부 글뿐이었다.

그리고 그 글 속에는 그 특파원의 생각, 나아가 사색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가끔씩 생각날 정도로 그녀의 글을 꽤 좋아했었다.

책을 읽자마자 그 특파원이 연상되는 건, 사색이 담긴 글이라는 공통점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근래 진이 빠져서인지 특히나 바람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가디건 속으로 훌훌 들어오는 바람과 함께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걷는 내내 함께 해주었었다.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손으로 그려내었던 새파란 물감을 한 통 들이부었던 것 같은 푸르른 바다는 어느새 내게 미소를 지어주었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코끝을 간지럽히던 진한 원두향의 끌림에 들어갔었던 카페에서 마셨던 부드러운 라떼는 잊지 못할 맛이었다.

지금 당장 해외로 갈 순 없으니 내게 이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강릉이라도 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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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서 봄 스위스
수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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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을 펴는 순간, '여행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난다.


여행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관광 목적외에 힐링, 행복, 즐거움, 더 나아가 삶의 원동력과 세상의 견문을 넓혀준다.

스위스는 말그대로 '푸르름' 그 자체였다.

책 한 장, 한 장 펼칠수록 스위스의 푸르름에 푹 빠져, 어느새 마음 한 켠에는 '스위스 여행'이 각인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수정은 말한다. "한 번쯤 이런 일이 있어도 좋다. 불현듯 떠나고 조용히 돌아오는 나를 보는 일. 떠나고 돌아오는 것이 날숨과 들숨처럼 손에 잡히던 어떤 날에 유럽으로 향했다. 조용하고 강력하게 응원하는 나의 사람들을 뒤로하고 날아간다. 서서히 친해지는 친구처럼 더 머물기 권하는 그곳에 서 본다."라고.

이전 저서로는 『유럽에 서 봄』이 있다.




언덕길을 오르는 발걸음 하나에도 의미를 꾹꾹 눌러 가며 걸었던 골목이 보고 싶었다.

만년설을 이고 서 있는 차가운 냉정과 사람들의 반짝이는 열정 가운데로 걸어가고 싶었다.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처럼 스위스에 다시 가기로 했다.




Ⅰ Hiking


마테호른 글레이셔 파라다이스 MATTERHORN GLACIER PARADISE


케이블카를 이용해 해발 3,000미터 이상의 전망대로 오르면 무슨 기분이 들까?

희석되어 버린 단어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넓게 펼쳐진 설산을 위에서 내려다 보면 자연 앞에서 우리는 눈에 보일락 말락 하는 생명체에 불과하다.

어떤 마음이 들 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것 같다.

춥지만 전망대 카페에서 따뜻한 초콜렛 한 잔 마시면 온 몸이 달콤하고 따뜻한 기운에 녹아들 것만 같다.

설산에서 내려오면 그림같이 펼쳐진 마을이 존재하는데 청량한 풍경에 감싸진 마을은 그저 고요한데 그 숲길을 들어선 순간 알프스의 여유가 온 몸을 감싼다고 한다.



뮈렌 MURREN


처음 이곳을 지날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안개가 마을을 덮고 앞을 가렸지만 싱싱한 공기 속을 걸어가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늦은 오전에 도착하여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배경을 가진 뮈렌의 마을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잘 기억하고 싶다.


작은 창을 장식해 놓은 꽃과 공예품들,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길가의 식수대, 레스토랑의 인형들.

다른 말이 필요없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한다.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지를 가면 많이 걷는 편이다.

여행지의 곳곳을 눈을 통해 담고 여행지의 향을 코를 통해 기억하고 여행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는 온몸을 통해 기억한다.


딱 이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 곳이 있으니, 예전에 미국에서 갔던 Park City가 그랬다.

마침 크리스마스가 끝났던지라 크리스마스 특유의 분위기는 물론 눈으로 뒤덮인 산과 거리는 굉장히 조화로워 완벽했었다.

하이얀 패딩을 입고 걸었던 그 곳은 매우 따뜻했다.

그리곤 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로 향해 따뜻한 초콜렛 한 잔을 마시며 달콤한 초콜렛을 고르는 데 여념이 없었었다.

어떤 맛을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던 나는 그 순간 참 행복했었다.

차에서 먹을 미니미니한 초콜렛은 물론 아삭아삭한 사과에 초콜릿을 풍덩 빠뜨린 APPLE 또한 여러 종류로 담았었다.

뮈렌의 곳곳을 읽어본 순간 딱 떠오른 곳이 Park City였는데 스위스의 뮈렌만큼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Ⅱ Travel


체르마트 ZERMATT


오르막을 오르고 빙하수가 흐르는 도도한 물길을 따라간다. 날은 저물어 어두웠고 짐을 끌고 걸어가는 거리에 비는 멈추지 않지만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에 더없이 뜨거운 감격에 젖어 들고 있다.


사람마저 맑아지는 공기는 혼란스럽고 탁한 마음마저 정화시켜주는 느낌일 것이다. 바로 체르마트가 그런 곳이지 않을까.

저자에게 숙소란 다른 행성에 온 집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카사바네사 CASA VANESSA 는 체르마트라는 행성에 있는 저자의 집이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마을의 입구서부터 시작된 맑고 군더더기 없는 물소리가 무척이나 반갑고 행복해 숙소까지 향하는 길이 얼마나 즐거운 순간이었을지 짐작케한다.

작지 않은 거실과 침실,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마을의 지붕들.

아침이면 구름을 이고 선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바람을 보내고 밤이면 마을의 불빛들이 속삭이니 숙소에만 있어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책에서는 크게 Hiking과 Travel로 나누어 스위스 곳곳을 소개해 주는데 여행 타입에 따라 고르면 될 것 같다.

나같은 경우라면, Hiking에서 두세 군데를 정한 뒤, Travel 위주로 볼 것 같다.

저자의 전작 또한 이미 재미있게 읽었었던지라 이번에 출간된 책을 빠르게 펼쳐보고 싶었다.

이전에 쓰던 서평을 살펴보니, 어머나! 벌써 2년 전이다.

(하아, 새삼 빠르게 흘러간 시간을 또 느끼게 된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 『유럽에 서 봄』 ▶ https://blog.naver.com/shn2213/221569530087


그 때도 스위스의 체르마트, 뮈렌, 루체른, 취리히에 발자취를 남겼었는데 두 번이나 방문할 정도라면 스위스는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음이 틀림없다.

책을 읽기도 전에, 스위스는 이미 【꽃보다 할배】를 통해 먼저 봤던지라 이미 찜해놓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제주도 한 달 살이가 취소되면서 어디론가 떠나고픈 마음이 더 간절해져 요새는 책장에 꽂혀져 있는 여행에세이를 많이 보고 있다.

서평을 다 올리지 못해도 여행과 관련된 책만 책장에서 3켠을 차지하고 있으니, 이것은 여행러버 lover 인가, 여행책러버 lover 인가! (특히, 유럽과 관련된 책들이 많다.)


'아, 스위스는 힐링하는 곳이 틀림없다!'라는 사실에 종지부를 찍은 것 같다.

이런 곳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맑고 푸르른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 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힐링 겸 요양차 떠나려고 했던 여행지를 제주도로 택한 이유도 맑고 푸르름에 결정한 것이었다.

빼곡히 집만 있는 동네다보니 말그대로 아파트, 빌라 그리고 시멘트 나아가 삭막함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는다.

외할머니집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전과는 달리 편의점도 하나 들어섰을 정도로 휴가철에는 사람들이 모인다 할지라도, 지금까지 시골 특유의 정겨운 집들은 그대로 있으며 앞으로 걸어가면 강물이 흐르고 뒤로 걸어가면 산이 떡하니 지키고 있다.

뮈렌을 보며 이전에 했던 미국 여행의 추억도 되새겨보고, 참 좋았다.

여행 스타일도 성격과 맞물리는 건지, 이제껏 나의 여행들을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 자체를 추억으로 만들었고 고요하고 잔잔했으며 참 예뻤고 행복했다.

삐그덕거리는 것 하나없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웃음 한 번 잃지 않았던 추억이자 힐링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백신을 맞고 이미 여행을 시작한 이들도 꽤 있어서 조금 고민이긴 하다.

그렇다고 백신만 믿기에도 조금 무리가 있는게, 고속터미널 꽃시장에 집단감염이 일어났던데 뉴스를 보니 2차까지 맞았는데도 돌파 감염으로 인해 코로나에 걸린 경우였다.

어디를 돌아다니려고 하면 백신은 맞아야겠지만 (아직 교수님도 맞지말라 하셨고) 백신 맞을 컨디션은 되지 못해 못 맞고 있는데 또 아빠의 지인분의 형이 백신맞고 돌아가셔서 신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급할 것 없으니, 허한 마음을 채워주기 위해 늦은 밤에 차 한 잔 마시며 여행에세이 보는 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친한 지인에게 생일 선물과 함께 이 책을 따로 구입해 선물했는데, 책을 다 읽고서는 나처럼 스위스 여행♪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유럽에 서 봄 스위스』 덕분에 추억도 꺼내보고 무엇보다 마음 한 켠에 푸르름을 채울 수 있어 지금 보기에 딱이니 무조건 추천하고픈 마음이다.


사실 이 책은 서평쓴 지는꽤 되었었다.

스위스의 푸름이 담긴 표지를 보니 우리나라의 푸름 또한 담고 싶어서 제주도 한 달 살이를 하며 이 책과 함께 하려 했지만 결국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사진 욕심은 버리게 되었다.

문득 임시저장글 정리하다 기껏 작성한 서평이 묻힐 뻔 한 것을 구해냈다 +.+

(현재, 임시저장글에 묵혀있는 서평이 23개나 된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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