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안건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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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는 어떻게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됐을까?


실현하진 못했지만 유학을 가고 싶었다.

아쉽게도 상황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더 넓은 시야로 많은 것을 보고 습득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두 달 정도 미국에서 머무르며 공부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두 달 정도 미국에 머물렀을 때, 지역 내 학교를 다니고 싶었으나 이미 수강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나서 아쉽게도 마음을 접었었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자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아카데미에 등록하여 한 달 정도 교육받게 되었는데 내게는 말그대로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할 때는 눈 딱 감고 하지만, 막상 마음 속 '소심한 나'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하는 것이 바로 '발표'였다.

(그렇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겉으로 외향적인 척할 뿐이지 나는 참 내향적인 인간이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 보니 미국에서는 토론 위주의 수업이 많았다.

앞서 고백했듯이, 온갖 내적갈등을 겪으며 하는 것이 발표인데 토론을 해야한다니! 게다가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

(좋아하는 과목이 영어일 뿐이지 잘하는 건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어찌저찌해서 수업은 하루하루 진행되었다.

어떻게냐고? 참 신기한 건 그런 분위기가 원래 익숙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빨리 대답하거라.'의 눈치를 전혀 주지 않는다. 그저 선생님도, 친구들도 차분히 기다려준다.

또한 다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인데 그 중 하나가 한국에서 왔다고하니 얼마나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겠는가. (다들 한국을 엄청 생소하게 여기던데 말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들로 약간의 시간이 걸려도 더듬더듬 말을 이어갈 때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온갖 칭찬을 해주니 점점 용기가 붙은 것도 같았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익숙해졌고 문득 말문이 트이려고 할 때 한국으로 귀국해 정말 아쉬웠었다.

그 때, 문득 든 생각이 영어 말문 트이려면 미국에 최소 3달만 지내면 되겠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수업은 정형화되어 있다보니 내신을 위해, 수능을 위해 그저 앉아서 선생님 말만 경청하면서 필기하고 시험공부만 열심히 하여 시험만 잘 보면 끝이다.

뭔가,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시험 위주로 단기간에 바짝 공부하다보니 훗날 잘 기억나지도 않는다.

(이야기가 또 장황해졌는데) 책에서 저자가 교환학생을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부터 그 준비과정, 핀란드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생활했는지 그리고 저자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쭉 읽다보니 당시 외국에서 공부했던 수업 방식 등이 번뜩 생각났다.

그 기억을 끄집어내 준 책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나의 관점에서) '핀란드'라는 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해 준 책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이다.


저자, 안 건, 교육은 행복해지려고 받아야 하는 것인데 학교 때문에 행복해 보이지 않는 대다수의 친구들을 보며 한국의 교육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했다.

대학에서는 재료공학, 뇌과학을 전공하였으나 교육에 관심을 끌 수 없어 서울대학교 교육학 수업도 찾아 듣고 교육에 대한 마음을 잊지 않고 핀란드로 교육학을 배우러 떠나게 된다.

짧지만 긴, 14개월 동안 핀란드에서 많은 것을 배운 그는 공학도이면서 교육학에 관심이 있기에 그만의 특별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깊게 알진 못했지만 내게 있어서 몇 가지의 수식어로 기억되고 있었다.

또 핀란드는 내게 덴마크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책을 읽고나니,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심층 있게 배운 느낌이 절로 든다.

(여행 에세이이긴 한데, 굳이 따져보자면 인문학 느낌도 솔솔 난다.)

교육에 대해, 핀란드에 대해 깊이있게 다룬 책이라 묵직한 면이 없지 않다.



그의 결심, 핀란드 교환학생


#2016년 3월 14일

훈련소에 입대한다.


#2016년 3월 19일

다시금 생각하다 보니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공부를 좋아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교육엔 뭔가 문제가 많아 보였다. 친구들은 참 많이 힘들어했다.


#3월 21일

그래도 다시 생각을 한다. 교육을 고치고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부명히 교육은 행복해지려고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대단히 똑똑한 사람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그것 하나는 알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면 그건 뭐가 이상한 것이다.


#2016년 3월 22일

"핀란드 교환학생"

언젠가 봤던 핀란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기억한 것이다. 그곳의 아이들은 참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나는 핀란드에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먹는다.



핀란드, 그리고 대한민국


한때 뉴스에서도 떠들썩하게 다루었던 것이 바로 '지하철의 무임승차' 문제였다.

한 두명이 모여, 여럿이 되고, 그 여럿이 무임승차를 하니 이는 곧 적자로 이어져 당시 '적자 철도'라는 말까지 나왔었다.

무임승차 하는 사람들은 결국 비양심적인 마음을 품고 사는 것인데 이와 반대로 핀란드의 헬싱키 지하철에는 개찰구가 없다고 한다.

개찰구가 없으면 요금을 안 낸다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현지인들은 앱을 통해 한 달 정액권을 끟어 자발적으로 결제해 사용하거나 매번 지하철을 탈 때 '양심적으로' 티켓을 끊어 사용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일회용 티켓을 구매해 사용한다.)

어떻게 이러한 시스템이 계속 운영될 수 있는 것일까?

바로 믿음, 신뢰이다.

사람들이 무임승차하지 않을 것이란 신뢰가 있기에, 금액을 지불할 것이란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제 저자가 생활하는 동안 현지 친구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티켓을 구매했다고 하니 핀란드에는 '고신뢰'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만 봐도 그렇다. 비양심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이 묻어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다.

특히, 범주를 크게 잡아 얘기하자면 일부 공직자들과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그저 자신의 앞에 놓인 돈과 권력에만 미쳐있을 뿐 민생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집단을 대표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비양심적이니, 우리 사회 또한 양심적인 사회로 흘러갈 수가 없다.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선출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이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그에 대한 기대도 물론 있지만 언제나 기대 이하였고 있는 것마저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하는 것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인데 '네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로 시시비비가리며 열심히 싸움판 벌이는 한심한 모습을 보고있자면 세금 내는 국민들만 억장이 무너질 뿐이다.

핀란드 사회의 높은 신뢰도가 곧 핀란드 국민의 행복한 생활과 직결된 셈이니 이 점은 꼭 배워야 한다.



물론, 저마다의 크고 작은 문제들은 있겠지만 책에서 본 핀란드는 전반적으로 '국민'이 살기에 편안한 나라인 것 같았다.

신뢰는 물론이고 양심과 관용이 존재하는 나라였으며 무엇보다 행복과 자유를 우선시하였다.

나 또한 다큐를 통해 핀란드의 교육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지막 책장을 덮자마자 든 생각은 이거였다. _"아, 공부하러 가고 싶다."

딱딱하고 정형화된 한국의 교육은 핀란드와 달리 교육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한민국은 인재가 굉장히 많은 나라라고 생각된다.

모두가 굉장히 똑똑하다. 허나 그 똑똑함이 상황이나 환경에 의해 묻히는 경향이 많아 그 중에서 날개를 펴고 싶은 이들은 결국 한국이 아닌 곳을 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유별난 것이 다르게 보면 창의적일 수도 있는 것인데 틀에 맞지 않는 것은 무조건 무시하고 묵인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것인지도 되짚어봐야 한다.



무엇이든 시행착오를 겪으며 종착지로 향하듯, 대한민국 또한 밝은 미래, 그 종착지로 향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시행착오가 너무 극단적이지도, 너무 호되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핀란드의 좋은 면을 다 닮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여도 신뢰가 곧 행복임을 보여준 핀란드를 보며 대한민국 또한 이를 거울 삼아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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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 - 함께여서 행복했던 내 아이의 어린 시절
조혜연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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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가끔은, 저 먼 타국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이 순간 발을 내딛고 있는 이곳보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었다.

초등학교에서 처음 배웠던 영어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에 큰 흥미를 느껴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조르고 졸라 잠깐이나마 영어 학습지를 할 수 있었다.

그 때는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깨달았던 것 같다.

더 알고 싶고,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영단어책을 놓지 않았고 TV에서 나오는 CSI 시리즈나 외국영화에 푹 빠져 자연스레 TV는 케이블 채널로 돌리기 일쑤였다.

가끔은, 저 먼 타국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이 순간 발을 내딛고 있는 이곳보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었다.

잠깐이었지만 미국에서 한 달 조금 넘게 지낼 수 있게 되었고 한 달 못 되게 한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더듬더듬거렸지만, 천천히 선생님과 대화하며 공부를 하였고 당시 한 달 딱 되려고하니 말문이 터지려고 했었다.

안타깝게도 개학때문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문득 들었던 생각이 미국에서 최소 두달만 지내면 자연스레 말문은 터지겠구나 싶었다.

그러다 『런던에서 보낸 여름방학』을 읽게 되었다.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상상할 수조차 없어 아쉽지만) 엄마와 딸의 런던 생활기는 언젠가 타국에서 잠시라도 지내보고 싶은 내 마음을 달래주었다.


평소 여행과 관련된 책을 즐겨읽는 편인데 특히 여행에세이를 많이 보는 편이다.

책장에 꽂혀진 여행책들을 보면, 오롯이 여행지만 나온 책들이 1/5이라면 여행에세이가 그 나머지인 셈이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도 얽혀있지만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그 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랬던 내가 일드를 보기 시작했고 심지어 일어까지 천천히 배워가고 있으니 이는 친한 친구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그 친구 덕에 일본의 문화에 대해 관심도가 많이 높아졌다.

그렇게 친구 덕에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평소 온라인 서점에서 오는 신간 메일을 보거나 앱에 들어가 신간들을 쭉 살펴보며 책을 주문하곤 하는데 우연히 【와세다 유치원…】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교 때, 와세다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은지라 꽤나 익숙해 나도 모르게 클릭하게 되었다. (아,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건 여행 에세이구나!)


규모가 큰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들은 1-2년 정도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된다. 일종의 관례인 셈인데 저자의 남편 또한 한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였다.

대부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저자 또한 그렇게 생각했지만 저자 남편의 선택은 바로 일본이었다.

그렇게 남편의 유학을 계기로 저자와 자녀들은 2년 못 되게 일본에서 머물게 된다.

1년 6개월 동안의 생활 속에 잊지 못할 기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자는 단번에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이라고 답하고 싶다고한다.

너무도 힘들었지만, 너무도 기억하고 싶은 추억, 그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의 기록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유치원이 구립과 시립으로 나뉜다.

저자는 구청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원비도 저렴하기에 아이들을 구립 유치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하게 된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이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면 두려움과 무서움이 따라와 자연스레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데 저자의 우려와는 달리 첫 날 아이들은 환한 표정으로 유치원에서 나오게 된다.

그리고 1년 내내 언어 스트레스가 약간 있었을지 몰라도 유치원을 안 간다며 떼를 쓴 적은 없었다고 한다.

마성의 유치원이라고도 불리우는 와세다 유치원은 아담하지만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아이들이 사람 대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연'과도 친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행사들이 일년 내내 가득했고 모든 프로그램들은 놀이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1년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에피소들이 가득한데 그 중 한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둘째 아들이 집에서 놀던 장난감을 유치원에 들고 가게 되었고 선생님이 집에 갈 때 돌려주겠다며 장난감을 압수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둘째가 생전 부리지도 않은 떼를 부리고 너무 울어대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아빠에게 한참 혼이 난 아이는 제 감정을 제대로 추스리지도 못할 정도였다.

다음 날, 저자가 선생님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선생님께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면 집에서도 엄하게 대할 때는 엄하게 대하니 단호하게 대해도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생님의 답변은 매우 뜻밖이었다.

"어머님, 죄송하지만 저는 그렇게는 할 수가 없습니다. 은우가 그런 행동을 보인 데에는 분명 은우만의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저는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아이의 이야기를 너무나 들어보고 싶은데 언어가 통하지 않아 그럴 수가 없어서 그게 아이에게 진심으로 미안할 뿐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뿐입니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절대 무조건 엄하게 대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이 아닌 '왜'에 초점을 맞춘 선생님의 답변에 저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끔씩, 어린이집 교사들이 아이를 학대하였다는 뉴스를 볼 때면, 그 포악한 행동에 분노가 치밀어오르고 상처받은 아이를 생각하면 그렇게 마음이 아프다.

가해자인 어린이집 교사들은 대부분 '말을 안 들어서.', '밥을 안 먹어서.', '잠을 안 자서.' 등의 이유를 내밀곤 한다.

그렇다면 저자의 둘째는 이후 어떤 행동을 보였을까?

가끔씩 떼를 쓰곤 했지만 그 때마다 선생님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신뢰를 쌓아갔다.

점점 일본어 실력이 늘며 자신의 이야기를 선생님께 전달할 수 있게되자 아이는 울거나 떼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의 둘째같은 경우는 모국어도 아닌 일본어를 구사해야 했기에 더 답답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성인과는 다르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제대로 발달되어 있지 않아 울고 떼를 쓸 때는 일단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생아를 생각해보라. 갓 태어난 아기는 말을 할 수 없으니 우는 것으로 자신의 말을 전달하지 않는가.


예전에 누군가 그런 말을 내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책(여행 에세이)은 끊임없이 보네.'

여행 에세이는 일반적인 에세이와는 다르게 더 넓고, 더 색다른 공간에서 느낀 경험을 기록한 것이기에 읽고나면 그 느끼는 바가 매우 깊다.

물론, 그 여행지의 이야기는 덤이긴 하지만 나는 새로운 공간에서 느꼈던 그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책을 통해 느껴보고 싶어 매달 여행 에세이는 꼭 읽는 것이다.

『와세다 유치원에서의 1년』에서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만족스러운 여행이자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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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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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조금 더 인간의 때가 덜 묻은 곳으로 가고 싶다.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을 강화하였다.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이라면 꼭 지켰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무르고 모임, 약속 등은 모두 취소하고 퇴근 후에는 바로 집으로 가길 바란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코로나가 잠식되기를 바란다면 모두가 협조했으면 좋겠다.

이렇게까지 된 것이 결국은 특정 집단들의 이기주의 때문인데, 집회 참석자들부터 특정 교회들의 확진자들꺼자 열흘간 400명 대로 늘어났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예배에 가는 교인들을 뉴스로 접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들이 신천지나 사랑제일교회와 다를 게 뭐란 말인가.

하나님이 남에게 위해가하는 것을 추구했던가? 제발 상식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다시금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니 아프기만 해도 뭔가 덜컥 겁이 날 정도이다.

며칠, 이석증 증세가 나타나 한동안 움직이질 못했는데 이제는 좀 살 것 같은 기분이다.

평소 어지럼증 증세가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세상이 뒤틀리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심한 어지럼증을 겪어본 적이 없었었다.

코로나도 그렇고, 의료진 파업 문제도 겹쳐 자세한 검사는 안 했지만 초진 결과 이석증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현재로선 중이염에 걸린데다 비타민D 부족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어지럼증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니 차라리 후자에 속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 선생님께서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나면 알려준대로 자세를 바꿔보라고 하셨는데 다행히 자세바꾸기도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다.

요즘 현대인들이 비타민D 부족 현상을 많이 겪는다고 한다. 이는 피검사로 쉽게 알 수 있는데 나 또한 비타민D가 굉장히 부족해 주기적으로 비타민D 주사를 맞고 있다.

하루 20분 동안 햇빛 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는데 코로나때문에 더 안 나가다보니 그 또한 무리이다.

평소 비타민D 영양제도 챙겨먹고 있는데도 수치가 항상 낮기 때문에 주사를 맞는다. (아프긴해도 주사가 제일 좋다고 한다.)

면역력과도 관련되어 있으니 모두들 비타민D 영양제는 꼭 챙겨드시길!

또, 이야기가 산으로 흘러갈 뻔 했다;

이렇듯 집에 콕 박혀있다보면 괜스레 외출하고 싶고 여행도 가고 싶을 것이다.

그 마음, 책으로 달래보는 것이 어떨까.


지난 번, 서점 탐방을 하면서 집어들었던 『그 여름, 7일』.

리뷰는 진즉 작성했었는데 요 며칠 아파서 마무리짓지를 못해 이제야 올린다.

대학생활 내내, 오롯이 공부와 알바로만 찌들어 보냈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딱 두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해외여행'이다.

짤막하게 제주도도 몇 번 다녀오고 호텔룸을 빌려 호캉스도 즐겼지만, 해외여행 한 번 제대로 못 즐겼던 것이 참 후회되고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이제는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 일이니 더 아쉽게 느껴진다.


삶의 원동력이 여행이라고 답하는 저자는 20대에 얻지 못한 물음인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나마 찾았다고 한다.

바로 "내년에는 어디로 갈까?" 이다.

책 속 곳곳에 수록된 여행지(사진)들이 눈을 사로잡는데 그 여름에 간 7일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특히, 저자는 화려하고도 찬란한 도시보다는 푸른 초원이 펼쳐진 자연 그대로를 느껴보고 싶어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여행지로 선정한다.

총 3장으로, 1장 【어디로 갈까?】에서는 저자가 평소 어떤 여행지를 선택하는지에 대해, 2장 【떠나기 전에】서는 7일을 보낸 페로제도와 여행에 있어서 알면 좋은 것들에 대해, 3장 【그 여름, 7일】에서는 본격적으로 페로제도에서 보낸 7일간의 기록이 담겨 있다.

그렇게 책을 읽고나니 나의 위시리스트에 '페로제도'가 추가되었다.

누구나 아는 유명 여행지만 생각해본지라 '페로제도'는 저자의 여행기를 통해 처음 들어보았다.

대서양 북부에 위치한 페로제도는 아이슬란드와 셰틀랜드 제도 중간에 있는 덴마크령 제도이다.

처음부터 놀라웠던 점은 치안이 우수하고 범죄율이 제로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있어 저자가 묵은 게스트하우스에는 열쇠가 없다는 점이었다. (파리와는 참 대조적이다.)

천국의 땅 가시달루부터 토르의 항구인 토르스하운, 포사 폭포, 동화 속 작은 마을 죠그, 퍼핀의 고향 미키네스 등등 아기자기하고도 아름다운 여행지 곳곳이 눈을 사로잡는다.


여행은 한숨 돌릴 수 있는 쉼표 같은 것이라, 우리는 여행을 통해 지침과 힘듦으로 결여되었던 행복을 충전하기도 한다.

코로나가 끝나면 여행지는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특히,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에게 『그 여름, 7일』을 건네고 싶다. 아마 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가고 싶은 여행지에 어느새 '페로제도'가 추가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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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의 마지막은 "돌아가기 아쉽다"는 여운이 남을 때

더 애틋한 추억이 된다.

책과는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근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행이 고프면 집에서 '안전하게' 여행과 관련된 에세이를 펼치거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당분간은 여행과 외출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닥친 시기에,

마스크를 낀 우리 또한 숨 쉬는 게 힘들 정도인데 온 몸을 꽁꽁 싸맨 채 일하는 의료진들은 어떻겠는가.

본인은 걸리지 않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에, 혹 걸린다 할지라도 어찌되었든 낫겠지하는 멍청한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신천지 이상으로 이기주의의 온상을 보여주고 있는 특정 교회들로 인해 이전보다 더 빠르게 퍼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병원은 지정병원은 아니지만) 코로나 검사를 하는 이들이 더러 있어 방호복 입은 의료진들을 볼 수 있는데

뚝 뚝 흐르는 땀이 보일 정도인데다 너무 힘들어하는 게 느껴질 정도라 보는 내가 더 힘들 정도였다.

코로나에 걸려 치료를 마친다 할지라도 피부병, 두통 외에 당뇨병과 같은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는 '권력'에 앉은 자들이라면 나라를 '잘' 이끌어 갈 생각밖에 없어야 하는데 내가 잘했니, 네가 잘했니와 같은 터무니없는 억지와 고집으로 헐뜯기 바쁜 모습들만 보면 그 때 문득 드는 생각은 참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집회를 나갔던 노부부가 같이 살고 있는 딸과 사위 그리고 어린 손녀에게까지 코로나를 퍼뜨려 가족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생각의 틀에 박혀 지지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그저 '사회악'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은 무슨 죄인가.

지하철을 타던 중에 한 여성이 걸려오는 전화에 마스크를 내리고 통화를 했는데 자연스레 옆자리의 사람들이 일어나 그 자리를 피했었다.

그런데 그 여성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유난이라는 듯 보란듯이 큰 소리로 통화를 마쳤는데.

나 혼자서 세상을 살 수 없듯, 이기적인 마음은 제발 버렸으면 좋겠다.

그저 하루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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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GRITY NEW YORK VOL.2
정인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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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으로 여행을 떠나라 했던가!

위통때문에 한 주는 꼬박 죽만 겨우 넘겼는데 이번에도 여러모로 휴가는 무슨 휴가인가 싶다.

그저 에어컨 켜놓은 시원한 방에서 (아, 위가 얼른 나으면 외할머니가 보내준 옥수수도 먹으면서) 책장에서 여행책 몇 권 꺼내 이불에 포옥 기대어 읽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다.

추려놓은 여행책 몇 권이 있는데 그 중 한권은 참지 못해 읽어버렸다. 역시나! 책은 여러모로 내게 무한한 감정을 준다.


『INTEGRITY NEW YORK VOL.2』은 특히나 대문짝만한 사진들과 함께 짤막한 글이 담겨져 있어 뉴욕 곳곳을 누비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라스베가스와 로스앤젤레스 여행이 너무 기억에 남아 뉴욕, 워싱턴은 꼭 가보고 싶던 도시들 중 하나였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솔트레이크시티로 경유해 가던 중, 비행기에서 한 신사분을 만났었다.

교사였는지, 사업가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중후한 목소리에 영국식 억양이 묻어났었다.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셨다.)

아무튼, 그분이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짤막하게 해주셨는데 아마 그 때부터 꼭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운이 좋았는지도 모르겠지만 난 미국여행 내내 인종차별 받은 것도 전혀 없었고 흑인, 백인 상관없이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도 친절해서 사람들과의 만남도 진한 추억으로 남았다.

허나 언제 종식될 지 모르는 코로나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은 일단 접은 상태이다.


뉴욕시 심장 맨해튼의 전망대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탑 오브 더 락 그리고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소개로 책은 시작한다.

뉴욕 맨해튼을 대표하는 8곳의 공원도 나오는데, 센트럴 파크, 브라이언트 파크, 매디슨 스퀘어 파크, 유니언 스퀘어 파크, 워싱턴 스퀘어 파크, 하이라인 파크, 9.11 메모리얼, 배터리 파크가 있다.

그 중 9.11 메모리얼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로 인해 무너졌던 월드 트레이트 센터가 있던 장소에 지어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원이다.

9.11 메모리얼에 가면 중앙에 두 개의 분수대가 있는데 여기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테러 당시, 어린 내게도 가히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때는 큰 비행기가 빌딩을 무너뜨린 장면을 보고선 두려움과 무서움뿐이었는데 이후 미국에서 나온 다큐멘터리들을 보고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뉴욕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스테이크를 하는 두 곳과 디저트와 카페 그리고 뉴욕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소개해준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립공원을 포함한 뉴욕의 자연을 엿볼 수 있는 다섯 곳과 그래피티가 가득한 브루클린도 소개해준다.


이렇듯 책 한 권 쭉 보면 뉴욕 여행은 다 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1권을 건너뛰고 2권부터 보게 되었는데, 2권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1권은 곧바로 주문했다. (언젠가 갈 수도 있으니깐?)

연이은 장마에 축축 처지는 나날이지만 8월 한주는 산뜻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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