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21도~27도 간혹 비


봄에 심었던 상추엔 꽃대가 올라와 더 이상 먹을 수 없을것 같다. 풍족하게는 아닐지라도 필요한만큼은 잘 따 먹었다. 여름과 가을에 먹을 상추가 필요했다. 마침 너무 늙어버린 토종담배상추 모종을 얻었다. 



담배상추는 잎모양이 담배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얼핏 로메인과 비슷해보인다. 연하기 보다는 아삭한 쪽이다. 맨잎들이 양분이 부족해 노랗게 변색되는 등 모종으로 옮겨심기엔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흙에 잘 활착만 된다면 자라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성싶다. 이번 장마만 잘 이겨낸다면 한달 후쯤부터는 맛있는 상추를 먹을 수 있지않을까 기대된다. 



몇 주 안되는 고추가 빨갛게 익었다. 1차로 딴 것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찌개에 홍고추를 이용해도 좋을것 같다. 노지에 심은 고추는 장마기간에 탄저병에 취약하다. 다행히 풀과 함께 자란 덕분인지 땅에 있을지 모를 병균이 비와 함께 튀어오를 환경이 아니다보니 탄저병 걱정은 안해도 될성싶다.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송이들도 제법 커졌다. 아마 성장은 이쯤에서 멈추고 이제 익기 시작할 시기로 보여진다. 포도나무의 잎이 달린대로 놔두고 있는데, 선녀벌레는 물론이거니와 나방류 애벌레도 많다. 포도나무도 곁순을 쳐주는지 모르겠지만, 잎이 너무 무성해서 곁순을 잘라주었다. 잘 한 일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보통 일반 농가에서는 이맘때쯤 포도송이에 종이를 씌워준다. 벌레나 새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나는 그냥 두기로 했다. 햇살과 바람을 온몸 그대로 다 받아들이라고 말이다. 과연 새와 벌레는 나에게 얼마나 포도를 남겨줄련지... 같이 먹고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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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로나19로 극장개봉하지 못하고 스트리밍서비스로 직행한 또하나의 영화. 디즈니에서 만든 SF 판타지 모험극. 온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한 요정으로부터 인간계와 요정계를 지키는 천재소년의 이야기. 어른들이 보기엔 유치한, 아이들이 보기엔 사랑하고픈 캐릭터가 없는 밋밋한 전개와 구성.  


2. 오언 콜퍼 작가의 원작 소설과는 다소 달라보인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 아르테미스 파울이 천재소년인데다, 아버지의 결백을 밝히기 위한 지극히 선한 존재로 나온다. 반면 온 우주를 지배하고자 하는 요정은 그야말로 악한 존재. 명백한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영화는 전개된다. 이 악한 요정이 왜 우주를 지배하고자 하는지, 그 의도가 좀더 이해가능한 것이었다면 좋았을텐데...


3. 영화[아르테미스 파울]은 아무래도 눈요기로 승부를 볼 심산이었던 것 같다. 지구 내부에 살고 있는 요정 세상에 대한 CG로 꾸민 풍경과 요정의 날개를 비롯해 각종 운송기와 전투기, 시간조절기계 등등이 요정의 마법이 아닌 첨단과학의 결과물임을 화려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말 그대로 눈요기다. 이중 어떤 것도 아이들을 사로잡을만한 특징이나 재미, 색다른 캐릭터가 없다.


4. 마치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처럼 온 우주의 문을 여는 만능키같은 절대적 힘을 가진 보석이 나온다. 그리고 이 보석을 차지하려는 싸움이 영화의 전체적 줄거리이다. 하지만 절대반지와 같은 묘한 힘을 느낄 수도 없다. 그저 절대적 힘을 가진 보석일 뿐이다. 아무래도 [아르테미스 파울]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귀여운 캐릭터라도 있으면 좋았을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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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20도~28도 때때로 비



지난 5월 14일때 직파했던 잇꽃이 싹을 틔우고 자라서 어느덧 꽃을 피웠다. 한달 정도 늦게 씨앗을 심은 탓에 꽃구경을 못할줄 알았다. 키도 더디게 큰데다 잦은 비로 물에 잠긴 시간도 많아서 거의 포기단계였다. 



그런데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기어이 꽃을 피워낸 것이다. 아직 성장을 다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 꽃이 필 시기가 오니 어김없이 꽃을 피웠다. 주황색의 강렬함이 눈에 확 들어온다. 잇꽃을 한자리에 모아서 심어놓으면 꽃이 필 때 정말 화려할 듯하다. 


때는 찾아온다. 나의 조건과 상관없다. 단단히 준비해놓은 상태라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결과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필지 몰랐던 잇꽃을 보니, 결국엔 때가 올 것을 알고 착실하게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를 보는듯하다. 어찌됐든, 어떤 상태든, 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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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은 시즌4까지 방영됐다. 스페인 제작. 19금. 시즌 1,2에서는 스페인 조폐국을, 시즌 3,4에서는 스페인중앙은행을 강도질하는 '교수집단'이 주인공이다. 경찰과 교수집단간의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하다. 교수집단은 강도질에 명분을 제시하며 여론을 이용한다. 이들은 로빈후드가 될 것인가, 강도범이 될 것인가.


2. [종이의집]시즌1을 보면서, 중간에 그만볼까 생각했다. 세상의 모든 계획이 계획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수많은 변수로 인해 계획은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나 이런 조폐국 털이와 같은 큰 사건에선, 인질의 수가 많기도 하거니와, 범죄가담자의 수도 많고, 게다가 한 두 시간이 아닌 몇일 간 진행되는 계획인지라 이곳저곳에서 예상치못한 사건이 터질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서도 실제 그런 변수들이 작동한다. 


그런데 이 범죄를 구상한 '교수'는 모든 변수까지도 계산에 넣었다. 과연 그게 가능한 일일까. 계산할 수 있는 범주 밖의 일이 변수가 아니던가. 장기판의 말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든걸 다 계산하는, 고수를 뛰어넘은 천재같은 활약상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듯 느껴졌다. 완벽 그 자체가 주는 따분함같은 것이 있었던 것이다. 


3. 그럼에도 [종이의집]시즌1을 다 보고 시즌2까지 보게 된 것은 계산 안의 변수가 아닌 진짜 변수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철저한 계산 자체가 주는 흥미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기대만큼 시즌2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이 튀어나오는 재미가 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4. 마침내 [종이의집]시즌2에서 조폐국을 터는 교수가 내미는 명분이 나온다. 그리고 이 명분은 분명 우리 현실 속 진행중인 코로나 시대에도 곱씹어보아야 한다.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세계 각국은 양적완화정책을 쓰고 있다. 돈을 마구마구 찍어서 시중에 풀고 있는 것이다. 소위 헬리콥터 머니. 헬리콥터를 타고 돈을 뿌려대듯이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다. 물론 미국이야 기축통화로서의 힘이 있어서 풀린 달러가 미국 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원은 우리나라내에 머물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돈이 풀리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지금이야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풀린 돈으로 목숨을 지탱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다가오면 어려운 계층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야말로 언발에 오줌 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한번 만 더 생각해보자. 이렇게 풀린 돈은 결국 누구에게로 흘러갈까. 시중에 풀린 돈이 돌고돌아 계속 경제를 활성화시키면 좋겠지만, 그 돈은 최종적으로 어딘가로 모여 금고에 꽁꽁 갇히게 된다. 과연 누구의 금고일까. 


[종이의집]에서 교수는 이런 양적완화의 최종목적지가 그저 자신들뿐이라고 말한다. 은행을 터는 것이 아니라 조폐국에서 돈을 찍어서 그것을 가져가는 것은 양적완화와 똑같은 행위라는 것이다. 다만 마지막에 호주머니를 가득 채우는 것이 자신들이라는 것만 빼고 말이다. 물론 이들은 여론의 호응을 얻기 위해 그중 일부를 세상에 말 그대로 뿌려버린다. 


코로나19로 풀린 돈은 결국 돌고돌아 마지막에 누구의 호주머니로 갈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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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려한 액션은 없다. 결말의 반전은 예상가능하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2. 10년만에 출소한 주인공 에디. 그의 과거는 폭력으로 얼룩져 있다. 출소 후, 떠나버린 딸과 손주와 함께 하는 평온한 일상을 꿈꾸고, 자신의 술집을 잘 경영하고 싶은 청사진을 그린다. 과거의 폭력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뿐, 결코 악한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자기 대신 가게를 운영했던 동생의 실수로 빚더미를 지고 있다. 빚을 갚기 위해선 가게를 팔아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또한 딸은 언제 떠날지 모를 아버지를 믿지 않는다. 그의 소박한(?)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3. 동생의 빚은 아무래도 동네 양아치(폭력조직)들의 함정같아 보인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애를 쓰지만, 양아치들은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빚을 갚든가, 가게를 내놓든가. 그 과정에 그는 모욕과 린치를 당한다. 이제 해결책은 손에 총을 드는 일일뿐이다.

 

아내와 함께 자신의 곁을 떠났던 딸이 아이를 낳고 살고 있다. 손주를 보고싶고, 딸 또한 잘 살기를 바라고 있지만, 사위라는 작자가 딸에게 손찌검을 했다. 믿을건 오직 주먹뿐. 사위에게 겁을 주고, 딸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에디가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 찾은 해결책은 모두 폭력적이다. 그에겐 그것 말고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력은 폭력의 연쇄고리를 만들뿐이다. 폭력의 연쇄고리에 갇힌 삶 속에는 결코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 


4. 되로 주고 말로받든 그냥 되로 받든 결국 주고 받는다. 어떤 사건은 결국 어떤 행위의 결과다. 폭력은 이 되로주고 말로받는 사례의 정형이다. 영화[빌런]이 뜻하는 악당은 누구일까. 에디를 둘러싼 모든 이들이 빌런이었을까. 아니면 에디 본인이 빌런이었을까. 폭력의 연쇄고리에서는 곳곳에 악당이 있고, 삶은 악당으로부터 위협받는다. 위협받는 삶의 위태로움이 영화 속에서 잘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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