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 17도~30도 맑음



땅두릅 모종을 얻었다. 땅두릅은 새순을 따서 먹기도 하고, 뿌리를 약재로 쓰기도 한다. 또 키가 1미터 이상 자라 울타리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집의 경계면 안쪽으로 땅두릅을 심었다. 경계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혹시나 울타리용으로 잘 자라준다면 고라니나 멧돼지가 다니는 것을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땅두릅은 씨앗을 발아시키는 것이 만만치않다고 한다. 씨앗을 그냥 상토에 심어 키워봤더니 발아율이 0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껍질을 까고 종이에 수분을 충분히 줘서 감싼 후 겨우내 땅에 묻었다 봄에 파종을 하니, 발아율이 100%에 가깝게 됐다고 한다. 작물과 풀의 성격을 잘 알아야 가꿀 수 있음을 또 한번 느낀다. 


땅두릅을 심다보니 이쪽 땅은 황토에 모래성분이 섞여 있다. 아이고야~ 감초를 이곳에 심었으면 좋았을텐데... 옮겨심었던 감초 중 살아있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작물을 심어야 할 땅의 성질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작물의 성질에 맞추어 심을 자리를 정할 수 있다. 각자의 자리에 잘 맞추어 있어야 작물도 살아남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제자리'를 찾고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땅두릅과 함께 참마 모종도 몇 개 얻었다. 참마는 넝쿨성인데 '제자리'가 어디일지 고민이 된다. 사실, 심을 곳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골든베리를 심을려고 비어둔 자리가 눈에 띈다. 골든베리 직파는 실패했고, 트레이에 파종한 것은 서너개 정도 싹을 틔운 상태다. 이곳에다 심어도 좋을 성 싶다. 



참마를 심고, 주위에 활대를 꽂았다. 오이처럼 망을 쳐주는 것이 좋지만, 그리고 이게 일반적이지만, 작업이 번거로워 그냥 활대로 넝쿨을 유인할 생각이다. 어차피 주로 뿌리를 먹는 것이기에 넝쿨을 오이처럼 흙에 닿지 않도록 해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아서다. 하지만 줄기 사이에 나는 주아라는 것도 식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씨처럼 흙에 묻으면 싹이 난다고 하니, 활대는 임시방편으로 사용해야 할 모양이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제자리'에 '제때' 있는다는 것의 의미를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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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일 2-도~31도 벌써 30도가 넘어가다니. 해 쨍쨍


아침에 텃밭을 둘러보다 오이가 처져 있는 걸 보았다. 망 쪽으로 유인한다고 살짝 들어올렸는데 그만 줄기가 툭 하고 부러졌다. 



아직 뿌리도 왕성하게 뻗지못한 어린 오이인데... 먼저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물주고 벌레잡아주고 했는데 오이 하나 못 따먹고 죽다니... 소위 본전생각이 난 것이다. 



게다가 컵 정도 크기만큼 자란 오이가 두 개나 달려있었는데, 괜히 망에 올린다고 만져서... 그냥 놔두었다면 적어도 2개는 따먹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러고보니 순전히 나의 손익만을 따져 발생한 감정들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아까움과 후회말이다. 


아마 오이 줄기를 벌레가 갉아먹었거나 아니면 물을 주다 호스에 걸리면서 꺾여서 약해진 부분이 부러졌을지 모른다. 잘 보살핀다고 했지만 지나친 것들이 있었을지 모른다. 끝내 자신의 생명을 다 꽃피우지 못하고 성장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죽게된 오이를 보니 이제서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내가 의도한대로 키우겠다고 자꾸 손을 대는게 도리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적당한, 정말 말 그대로 적당한 관심과 손길이 필요하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적당함을 알아가는 것. 그것의 시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부터일지 모른다. 오이의 줄기가 약해져있음을 알았더라면 망에 올리겠다고 오이를 팍 들어올리진 않았을테니 말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적당함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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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17도~28도 새벽에 비 조금



지난달 풀베기를 한 이후 다시 풀이 무릎께까지 올라와 2차 풀베기에 나섰다. 풀도 땅을 가리는지 잘 나는 곳은 무성하다. 대부분 사면 아랫쪽이 풀이 자 자란다. 아무래도 물이 아래로 내려가다보니 마르지 않아서 풀이 자라기 좋은 조건일 듯 싶다. 



1차 풀베기 때도 그랬지만 이번 풀베기 동안 맥문동을 심어 둔 곳을 새롭게 찾았다. 풀 속에서도 용케 잘 버텨주고 있었다. 맥문동 자리에 표시를 해두었다. 올해는 관리를 좀 해서 꽃구경을 했으면 좋겠다. 꽃 자체는 화사하지 않지만 색깔은 보라색이라 틘다. 

맥문동은 뿌리를 약재로 쓴다. 소염과 기관지염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합과 식물이다. 백합의 뿌리는 해충을 방제하는 효과가 있다. 백합과 식물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체리나무 주위에 심어놓았던 것이다. 정작 백합은 고라니밥이 되어버렸지만 ㅜㅜ



블루베리밭 주변 풀도 정리를 했다. 1차 때는 반나절에 끝났지만, 이번엔 풀도 무성하고 더 많은 곳에서 자라 서너배는 더 걸린듯 싶다. 요 몇일 붓질에 낫질까지, 오른팔과 어깨가 쑤끈거린다. 하지만 선제적 차원에서 풀관리를 해주면 나중에 훨씬 밭을 정리하는게 편하다. 지난해에 관리못한 경험이 올해엔 교훈이 되어주고 있다. 역시 실수나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배운게 있다면 실패나 실수는 배움의 과정일 뿐이다. 배움이 없다면 실패는 실패로 남는다. 



또다른 사례. 올해 처음 시도해본 복분자와 포도 삽목은 처참하게 실패로 끝났다. 아, 아직 복분자 하나는 순을 내놓으면서 실낱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튼 이게 실패로 남지 않으려면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필코 죽은 한 그루의 포도자리에 삽목해서 살려낸 포도를 심어보련다. 그러기 위해선 실패의 원인과 성공을 위한 방법을 배워야 할터. 식물을 키우는 일은 배울 것 투성이다. 하지만 실패의 쓴맛보다 배우는 단맛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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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 흐림 12도~25도



푸릇푸릇하던 오디가 점점 빨개지더니 검붉은 모습을 띠고 있다. 바야흐로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다. 새들도 모여들어 잔치를 벌이겠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 것도 없던 곳에서 뽕나무가 자라는 것은, 새들이 오디를 먹고 똥을 싸면서 씨앗이 번진 덕분이다. 인삼도 새들이 열매를 먹고 산에서 똥을 싸, 그곳에서 자라게 되면 산삼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익어간다는 것은 유혹한다는 것이다.   



블루베리도 성질 급한 아이들은 벌써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올해 유독 꿩들도 주위에 많고 까마귀와 백로가 하늘 위를 유유히 날아다니는 것이 수상하다. 블루베리를 새들과 얼마나 나누어먹게 될지. 


열매는 익으면 변한다. 동물과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열매의 달콤함을 주는 대신 씨앗을 퍼뜨려 달라고. 사람도 익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 아마도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는 사람의 성숙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숙한 이를 통해 우리는 달콤한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그 위안은 나에게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전달될 것이다. 나도 익어가는 중이면 좋겠다. 행복을 퍼뜨릴 잘 익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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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은 딱히 눈길 가는 드라마가 없다. 집중해서 보는 것이 어렵다. 졸음을 이겨가며 꼭 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 물론 이곳저곳에서 재방송을 틀어대니 굳이 본방 사수에 목매달 필요도 없어졌지만.


그러던차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제목부터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라니. 정말 그렇지 않은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된 것 같으면서도 실상 알고 있는 것은 허무할 정도로 적다는 것에 놀라기도 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기적적인 단어. 하지만 누가 보지 않으면 갖다버리고 싶은 애물단지이기도 한 가족. 


트럭운전사인 아버지와 주부인 어머니, 그리고 각자 개성 가득한 3남매. 돌연 어머니가 '졸혼'을 선언하고, 아버지는 야간 산행에서 부상을 입는다. 2편 예고로 보아 기억상실로 젊은 시절만을 기억하는 듯하다. 큰 딸은 아이가 없어 고민이자, 카페 알바생에게 마음을 준다. 둘째딸은 5년 전 9년간 사귄 남친과 헤어지고 남친의 남친을 배신자라 칭하며 절교를 선언했다 용서를 빈다. 셋째아들은 천하태평. 


이 가족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드라마 <눈이 부시게>와 같은 감동을 선물해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눈이 부시게>가 치매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라'는 애틋함을 전해주듯 <가족입니다>가 과연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어떤 울림을 전해줄지 첫회가 주는 기대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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