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 - 우리는 더 이상 성장해서는 안 된다
마야 괴펠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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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경제가 잠시 멈추면서 우리가 마주친 것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경제는 여전히 예전대로 성장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잠시 맑았던 공기는 다시 미세먼지로 가득하고, 지구는 계속 달구어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어찌됐든 시간이 지나면 바이러스라는 속성상 결국 해결되어질 것이다. 다만 얼마나 빨리 해결되는가의 문제이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줄이기 위해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가 달구어지고 있는 위기는 어떤가. 폭염, 폭한, 폭우, 폭설 등 점차 기후변화의 혹독함을 자주 접하면서 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삶에서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지구의 온도를 낮추자는 목소리는 들리지만, 그것을 위한 행동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이책 [미래를 위한 새로운 생각]의 저자 마야 괴펠은 우리가 지구를 위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더 늦기 전에 즉각 행동에 옮길 것을 주장한다. 

그가 책에서 내세운 여러가지 이유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두 가지 역설이다.


하나는 가치의 역설.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과, 생존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는 다이아몬드는 그 가치에 있어서는 물이 훨씬 중요하지만, 그 가격은 다이아몬드가 수만 배 높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격, 즉 돈이 가치를 결정하는 듯 여겨지지만, 물과 다이아몬드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에게 지구는 물 같은 존재일지 모른다. 그 가치는 엄청나지만 가격은 홀대받는 것. 하지만 공기와 자연이 공짜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접할 순 없다. 진정한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또하나는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이스털린 역설이란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정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의식주를 해결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소득과 행복 간에는 비례관계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을 더 얻기위한 노력보다는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자본주의는 끝없는 성장을 추구하고, 이 성장이 행복을 보장할 것이라고 유혹한다. 물질에 대한 욕망을 끝없이 자극함으로써 자본주의는 그 힘을 키워가는 셈이다. 이런 성장의 논리는 지금의 화석연료가 가져온 폐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그린에너지를 택한다. 언뜻보면 지구를, 환경을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막대한 에너지 소비 자체가 가져오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의 방법만을 바꾸고자 할 뿐 성장에 대한 집착은 여전하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아니 인류를 살리기 위해선 욕망을 덜어내고 성장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스털린 역설이 말해주는 듯하다.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위기는 공유지의 비극을 닮았다. 지구라는 공유지를 개인(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함으로써 지구는 황폐화되고 있다. 지구의 황폐화는 한 개인이나 국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인류, 국가는 물론 후대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우리의 삶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영화 [돈룩업]에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사실 앞에서, 각자의 진영 논리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종말을 맞듯, 우리는 지구온난화라는 혜성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음에도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우리는 돈과 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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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강추! 하지만 슬랩스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비추! 마냥 웃고 싶다면 다른 영화를 보시길.... ★★★☆


2. 천문학과 대학원생과 담당 교수가 새롭게 발견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이 무시무시한 종말론적 사실을 세상에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먼저 찾아간 곳은 백악관. 하지만 혜성과의 충돌이라는 예견된 사실은 진영 논리에 의해 진실과 거짓의 논쟁으로 바뀐다. 정치가 아닌 언론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하지만, 방송은 무거운 주제마저도 가벼운 농담처럼 다룬다. 사실이 주는 무게감은 사라지고, 출연자들의 이미지만이 소비된다. 이들의 외모와 행동은 밈이 되어 SNS로 퍼져간다. 


3. 정치와 언론이 사실을 다루는 방식을 블랙코미디로 표현했지만, 진짜 현실에서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왜일까? 현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수없이 목격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과학적 발견이 소재로 쓰였지만, 현실에서는 단일한 사건을 둘러싸고 사실이 진실과 거짓의 싸움으로 변질되고, 핵심을 벗어난 가벼운 즐길거리로 둔갑한다. 사실이 사실인지를 점검하는 팩트체크마저도 진영 간의 논리에 의해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사실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을 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사실은 그 모습도 영향력도 달라진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4. 뭐, 이런 정도의 비판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말 그대로 너무나 자주 접해온 일이었기에, 블랙코미디를 통한 웃음이 유발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어처구니가 없다라기엔 우리 현실이 이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대목은 어찌됐든 혜성과의 충돌이라는 사실이 인식되면서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애초의 핵무기를 발사시켜 혜성을 폭파시키려던 계획은 거대 IT기업 배시의 CEO가 혜성에 수 조 가치의 희토류가 포함되어 있어, 혜성을 파괴하는 대신 드론을 이용해 채굴한다는 계획으로 변경된다. 하지만 드론을 보내기 위한 우주선은 모두 폭파되어 버리고,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5. 실제 우리에게도 지구온난화라는 종말론적 사실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진영에 따라 달라진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입장차는 커보인다. 아니, 지구온난화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가로막기 위한 음모라는 주장까지 떠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인간의 탓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라는 주장도 있다. 

입장차도 입장차이지만 이를 해결하는 자세도 큰 차이가 있다. 화석연료를 비롯해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해결책 대신 결국 인간의 과학기술, 첨단기술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주위를 떠돌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인류가 눈앞에 닥친 위기 앞에서 변화를 도모하지 않는단 말인가. 아무도 변하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자명한데도 말이다. 

[돈룩업]의 지구를 향한 혜성은 현실의 지구온난화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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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목요일 20일은 대한입니다.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로 대한이 지나면 봄을 알리는 입춘이 찾아오죠. 대한(大寒)은 한자 그대로만 보면 소한(小寒)보다 훨씬 추울 듯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날씨에선 소한 무렵이 가장 춥습니다.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지난주 추위는 가히 소한 추위라 할 수 있을 듯 매우 추웠습니다.

 

그런데 이런 추위의 절정에도 녹색빛을 잃지 않는 풀들이 있습니다. 이런 풀들은 늦가을에 싹을 틔워 겨울을 견뎌내고 봄에 재빨리 자라는 방식을 취합니다. 봄에 싹이 나서 자라는 것들보다 일찍 자람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하는 힘겨움을 무릅써야 합니다. 그래서 겨울을 나는 풀들은 잎을 ‘로제트’라는 형태로 취합니다. 짧은 줄기에 여러 잎이 밀접해 땅에 바싹 엎드려 둥근 형상을 띠는 것이죠. 그 모습이 마치 장미꽃의 형태를 닮았다 하여 로제트라고 불리웁니다. 


로제트 상태 모습. 다육식물의 경우에도 로제트 상태로 자라는 종류가 많다.     사진 픽사베이



이런 로제트 상태의 식물은 줄기나 잎에 영양분을 가득 저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맘때 먹을 수 있는 풀들은 맛은 물론 영양도 좋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냉이, 시금치, 민들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보통 봄나물로 알려진 냉이의 경우에도 지금 이 시기 겨울 바람을 맞고 자라 맛이 좋습니다. 게다가 냉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물로, 겨울을 이겨내는 힘을 줍니다. 서양에서는 요리로 쓰기 보다는 약재로 활용할 정도로 약성도 뛰어난 허브로 여깁니다. 겨울을 이겨낸 냉이는 물론이거니와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란 시금치 등을 먹고, 올 한 해도 건강하게 힘을 내 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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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삽목했던 블루베리의 90% 이상은 뿌리를 내렸다. 뿌리내린 블루베리 묘목들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사람도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추위에 약하듯, 나무들도 어린 묘목들이 겨울을 나는 것이 더 힘들테니 말이다.

그래서 묘목들을 비닐로 덮어주기로 했다. 활대를 치고 비닐을 덮어주면 그나마 추위를 조금이라도 막아주지 않을까?



문제는 낮에 관리를 할 수가 없어서 해가 쨍한 날씨에도 계속 비닐을 덮어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물을 주는 시기다. 마르지 않을만큼 적절하게 물을 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겨울을 나는 것은 처음이라 그 시기를 저울질하기가 어렵다. 최소 1주일 아니면 2주에 1번 정도 주면 되지 않을까 가늠해본다.



11월 말부터 씌어놓았던 비닐을 오랜만에 걷고서 상태를 살펴봤다. 다행히 얼어죽은 것들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화분 속에서 초록빛을 자랑하는 풀들이다. 아마도 비닐을 씌우기 전에 그 씨앗이 날아 들어와 있었을 테고, 비닐 안에서 싹을 틔워 자라났을 거다. 


혹여 어린 나무가 죽지 않을까 걱정되어 씌어놓은 비닐 속에서 풀들이 신났다. 이 풀들이 블루베리 묘목의 성장을 방해한다면 제거해야 겠지만, 혹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놔두어도 될 성싶은데.... 이 또한 지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올 1월 한 달은 지켜보기로 하자. 


생명의 나고 자람, 어울림과 부대낌. 모두 알맞은 시기가 있을 것이다. 생명을 기르는 것은 그 시기를 알아, 그 상태에 맞추어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임을 배운다. 그럼 딸내미는 지금 어떤 시기일지? 곰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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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저물어간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은 힘든 시기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 손을 잡고 안아줄 수 없다는 것이 이토록 마음 아픈 일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식구(食口)라는 말처럼 함께 모여 음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다시 알게 되었다. 노리나 허츠는 팬데믹 이후 가장 위험한 위기는 ‘외로움’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비백 머시는 “외로움은 하루 15개비 담배만큼 해롭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고, 격리되는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움’이란 연결에 대한 욕망일 것이다.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도 다시 한 번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이런 연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자연,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는 이런 모든 연결을 끊어 놓을 것이다. 우리가 외롭지 않기 위해서는 지구를 그만 괴롭혀야 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친환경 농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부터 벌레까지 생태계를 이루는 뭇생명들을 존중하는 농사다. 이런 마음으로 일상을 가꾸어 가고 싶다. 코로나19 이후 닥쳐올 외로움이라는 위기도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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