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4월 12일~15일


가시오가피 잎이 제법 자랐다. 매년 가시오가피가 여름에 병에 걸리면서 열매를 수확하지 못하고 있지만, 봄에 잎을 따서 나물은 무쳐 먹고 있다. 



올해는 병에 걸리지 말라고 빽빽하게 자란 가지를 정리해 주었다. 가운데 줄기를 친 부분들을 솎아 준 것이다. 솎은 가지에서 자란 잎을 따서 따로 모아두고, 줄기는 삽목을 위해 잘랐다.



가시오가피 삽목은 한 번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는 정성스레 가꿔볼 심산이지만, 결과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도 계속 도전은 해보아야 할 터.



상토에 삽수를 꽂고 비를 듬뿍 맞혔다. 시간이 날 때 그늘막을 쳐 둘 계획이다.



잎은 살짝 데쳐서 간장과 참기름, 마늘, 참깨를 넣고 조물조물 섞어 주었다. 연한 잎의 식감과 가시오가피의 향이 그윽하다. 봄이 되면 즐길 수 있는 호사다. 



밭을 이리저리 정리하다보니 아스파라거스가 솟아나 있는 것이 보였다. 지난해 심었던 모종이 올해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5주를 심었는데, 1주 마다 아스파라거스가 제법 자라나올듯 하여 기대가 된다. 실수로 한 개를 부러뜨려서 아직 충분히 자라지는 않았지만 시식을 해 보았다.



보들보들한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특별한 맛이 나거나 자극적이지 않지만 은은함과 보들거림이 좋다. 달랑 한 개라서 맛을 충분히 만끽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가 기대가 된다. 



하지만 15일 아침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아스파라거스가 살짝 얼었다. 꽁꽁 얼어붙진 않아 다행이지만 동해를 입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몇 일 더 살펴보면 알 수 있을터다. 추위를 이겨내고 더 튼튼하게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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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4월 12일~15일 비 갬 비 갬 눈 잠깐 비


4월인데도 최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중순에 눈까지 내려 농사를 짓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이상 기후가 계속된다면, 노지에서 농사를 짓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이제 농사는 시설을 지어 에너지를 고도로 투입해 기후를 제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아무튼 날씨 탓에 조금씩 뒤로 미뤄진 정식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어서 비가 흠뻑 온다는 예보를 믿고 행동에 나섰다. 브로콜리와 양배추를 각각 5개씩, 상추를 10여 개 이상 심었다. 



원래 골을 파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흙을 뒤집지 않는 즉 무경운 농법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미 풀들이 잔뜩 인데다, 요즈음 비가 쏟아지면 무섭게 내리부어서, 살짝 골을 파기로 했다. 오전 중 밭을 고르고 정식을 한 후 물을 따로 주지 않았다. 오후부터 비가 쏟아진다는 예보를 믿고 놔 두었다.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물을 주어야 했나 싶은 마음이 꿈틀꿈틀 일어날 때쯤 비가 한 두 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한 두 방울 내리던 비가 밤새 꾸준히 내렸다. 다음날 흙이 어느 정도 촉촉히 젖어 있고 모종은 잘 활착된 듯 보인다. 비가 이렇게 사납지 않고 부드럽게 반나절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하지만 날씨가 어디 바라던 대로 이뤄진더가. 



15일 아침에는 온도계가 영하 1도를 가리킨다. 강아지 물통의 물이 얼지는 않았지만 살얼음이 언 곳도 보인다. 브로콜리 잎에 맺어진 물방울은 꼭 얼어붙을 기세다. 다행히 얼지는 않은 듯한데 동해를 입었을련지도 모르겠다. 내일 오전까지는 1~2도 수준이라니 잘 견뎌주기를 바랄 뿐이다. 앞으로 또 어떤 날씨가 닥칠지, 또 어떤 벌레들이 덤벼들지 모르겠지만, 부디 잘 이겨내서 튼튼하게 자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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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시리즈 <거의 평범한 가족>. 스웬덴. 6부작. 청불. 2023년. 범죄. 스릴러. 2023년 11월 공개. 마티아스 에드바르드손 2018년 동명 원작 소설. 35개국 55만부 판매됨. 뉴욕타임스 선정 올여름 최고의 스릴러. 2021 프랑스 추리소설 문학상 수상작. 부모는 자식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까. ★★★☆  7점/10점

  

2. 아버지는 목사인 아담. 어머니는 변호사인 울리카. 외동딸 스텔라는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핸드볼부 합숙 훈련 기간 중 코치로부터 성폭력을 당한다. '얼어붙은 공포'로 인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울리카는 딸의 불행을 알게 되지만, 법적으로 승산이 없어 그냥 넘어가기로 결정한다. 오히려 입방아에 올라 딸의 일상이 무너질 것을 염려해서다.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테지만, 딸의 마음을 안아주지는 못했다. 아담 또한 딸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에 죄책감을 느낀다. 시간이 흘러 18세가 된 스텔라는 과거를 잊은 것 마냥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날 32세 사업가 크리스토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크리스토퍼는 다소 마초적 경향을 지닌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러다 크리스토퍼가 살해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과연 크리스토퍼를 죽인 사람은 스텔라였을까. 아담과 울리카는 스텔라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그리고 과거의 죄책감을 씻어내기 위해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을까. 


3. "네 잘못이 아니야!" 

성폭력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음험함이 깃들어 있다. '그럴 만 하니까', 또는 '네가 잘 했으면'이라는 딱지를 갖다 붙인다. 성폭력이 일어난 원인을 제공했다는 날 선 음모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에게도 이런 음험함과 2차 폭력을 인지하는 시선이 생겼다.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날이 서 있지 않고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피해자가 후유증으로 온전한 삶이 파괴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특히 피해자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부터의 응원이 절실하다. 

<거의 평범한 가족>에서는 아담과 울리카가 딸의 피해에 대해 울분과 분노를 토해내지만, 정녕 딸을 안아주는 데는 소홀했다.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죄책감을 갖고 살아간다. 그것이 아담과 울리카의 삶을 갉아먹고 있는 것조차 모른 채 말이다. 이런 부모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실은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것 조차 불행인지도 모른다. 이들은 이번엔 스텔라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고 감싼다. 마치 지난 일을 보상하려는 듯 그 감쌈의 정도가 지나치다 할 정도다. 하지만 아이에게 부모는 신과 같은 존재다. 아담과 울리카는 한 때 무력한 신이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과연 부모는 신으로 돌아와 가족을 지켜낼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법과 제도의 벽 앞에서 돌아설 것인가.


4. 부모와 자식 간의 소통은 쉽지 않다. 신이라 여겼던 부모가 한낱(?) 인간임을 알게 된 순간 자식은 부모와의 소통을 저어한다. 비밀이 생겨나고 자신만의 방에 갇힌다. 부모는 자식에게 항상 열려있는 창처럼 행동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삶과 생각이라는 집에 살고 있는 존재다. 자식을 향해 열려 있는 창이 어떨 때는 잠겨 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커튼이 쳐 있기도 하다. 소통은 투명하지 못하고, 주춤한다. 과연 부모와 자식은 어디까지 소통 가능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아니면 완전한 소통이 아님을 전제로 두루뭉술하게 오고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을까. 우리의 평범한 가족들이 실은 거의 평범한 가족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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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4월 7일~13일 : 블루베리를 삽목한 지 6주차에 접어들었다. 

눈이 잘 발달한 가지 끝의 삽수는 잎을 내고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살짝 삽수를 뽑아보니 실뿌리 2~3가닥이 1센티 가량 자라고 있다. 잎이 무성한 만큼 뿌리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반면 두꺼운 삽수는 여전히 잎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삽목한 가지의 새 잎은 상반된 역할을 한다. 광합성 작용을 통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뿌리를 내리는데 도움을 준다. 반면 증산작용으로 인해 삽수가 마를 수 있는 확률도 커진다. 이렇게 되면 뿌리가 자라서 활착하는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잎이 너무 무성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촉촉하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좋을 성 싶다. 그렇다고 너무 습도를 높게 유지하면 뿌리가 자칫 썩을 수도 있다. 뿌리가 썩지 않을 정도의 충분한 습도 유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겠다. 



혹시 위치의 차이로 삽목의 성장 속도가 달라진 것은 아닐까 싶어 박스 2개의 위치를 바꿔 보았다. 큰 차이가 없기는 하지만, 작은 차이로 인해서도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해로 인해 블루베리 10여 그루가 죽었다. 이를 튼튼한 어린 묘목으로 바꾸어 주기 위해서라도 삽목한 개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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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대한민국. 6부작. 청불. 드라마, 스릴러. 박해수, 신민아, 이희준, 김성균, 이광수, 공승연 주연. 원작 카카오 웹툰. 25년 4월 4일 오후 4시 공개. 공개시간으로 눈길 끌기? ^^; 이일형 감독(리멤버, 검사외전). 우연이 겹치면 필연. 필연의 인간관계는 인연 또는 악연. 연으로 이어진 실을 스스로 온전히 끊을 수 있을까. ★★☆ 5점/10점


2. 사채빚을 갚지 못해 위협에 시달리던 사채남은 아버지의 생명보험증권을 보게 된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조선족 장길룡을 꼬드겨 흉악한 범죄를 사주한다. 이 범죄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한편 한의사인 안경남은 이유정의 유혹에 넘어가 외도를 하다 교통사고를 낸다. 음주운전이 걸리면 인생을 망친다는 생각에 흔적을 지우려 하지만 목격남이 있음을 알게 된다. 돈으로 무마하려 하지만 목격남의 요구는 점점 더 커진다. 

의사인 이주연은 인근 폐건물에서 일어난 화재로 병원에 실려온 이가 악몽 속의 인물임을 알게 된다. 잊었다고 생각한 오래된 상처가 되살아나며, 이 악몽을 끝내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각자의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6명의 인물은 과거로부터 서로 얽혀 있는 사이였다. 이들은 지독히도 불운한 이 악연을 끝내고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3. 작은 동네나 시골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서로 간에 모르는 일이 없다. 이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는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이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장소를 떠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혹여 운명이라 일컬을 수 있는 우연이 이들을 다시 한 곳에 모이게 만들기도 한다. 분명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 우연이 겹치고 겹치면, 누군가는 필연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거짓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악연>은 이 우연의 겹침으로 인해 개연성을 상실한다.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이것을 필연으로, 운명으로 해석하며 극의 재미를 높여주는 수단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개연성을 상실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웹툰도 그래서 중간에 보는 것을 그만두기도 했는데...... 개연성의 상실을 제목인 <악연>이라는 이름으로 덮어버리는 느낌이다. 


4. 더군다나 안경남이 맏닥뜨린 사건은 계산대로 움직여질 수 없는 우연의 집합체다. 계획된 범죄라고 한다면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1%도 채 안될 성 싶은 사건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전제로 전체 이야기가 움직여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른 그물코가 성기지 않게 잘 짜여져 있다 하더라도 벼리가 문제라면 그물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그냥 한 번 넘어가주자'라는 마음으로 본다면, 이후 그물코의 촘촘함으로 꽤 볼만 하다 할 수 있겠다.   


5. <악연>은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그보다 더하다. <악연>의 시작이 한 고등학교이듯, 현실의 악연들은 일부 법조 카르텔에서 싹이 자라나는 듯하다. <악연>의 원동력이 폭력이라면, 현실 속 비극의 원동력은 권력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악'의 '연'을 우리는 어떻게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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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4-1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화려한 라인업인데 평점 5점이라니...아쉽네요.
감독이 누군지 몰랐는데 <리멤버>의 감독이라니,,,,, 개연성을 상실했다는 의미를 어림짐작 하겠네요.

하루살이 2025-04-11 14:57   좋아요 0 | URL
평점은 제 개인적인 평가이고요 ^^;;;;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꽤 인기를 받고 있어요. 대한민국 시리즈 부문 1위, 글로벌 부문 5위까지 들어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