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선선해지고 있다. 아직 한낮의 햇볕은 여전히 강렬하다 못해 따갑게 느껴질 정도이지만, 가을이 찾아오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한여름 내내 묘목에 해가 될까봐 씌워놓은 차광막을 거둘 때가 왔다. 무더운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간 묘목들도 있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텨낸 것들이 대견스럽다.



이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을테니 뜨거운 햇볕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잘 하면 10그루 정도의 묘목이 건강하게 잘 살아남을 듯하다. 올해 죽은 나무가 이 정도이니 겨우 보식을 할 수 있을 정도인 셈이다. 뭐, 이렇게라도 블루베리 수가 줄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려나. ^^


올해 묘목을 구입해 심어놓았던 20그루는 절반 정도 살아남은 듯하다. 환경의 문제인지, 관리의 문제인지.... 더 세심한 관찰과 재배기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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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범죄도시> 2,3,4편은 연속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트리플 천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범죄도시>는 마동석이 제작과 기획을 맡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의 기획력이 이후 계속될지 관심사다. 

그 와중에 영화가 아닌 TV로 복귀해 주연 및 각본, 제작에 뛰어든 드라마가 있다. 바로 <트웰브>다. 동양의 12지신을 모티브로 해서 인간을 지키기 위해 인간 세상에서 인간처럼 살아가는 12지신이 악마와 싸운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청률은 처참하다. 그래도 괜찮겠지 하며 4회까지 지켜보다 5,6회는 설렁설렁 보게 됐다. 이제 고작 2회를 남겨뒀지만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생각은 나지 않는다. 

너무나 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캐릭터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마저도 식상하다. 게다가 가장 기대가 됐던 액션 장면은 돈을 들이지 않겠다는 티를 팍팍 내는 듯하다. 마동석의 주먹은 더 이상 통쾌함을 주지 못하고, 12지신의 액션은 드라마를 찍고 있다기 보다는 액션스쿨에서 합을 맞추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어설프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사마귀:살인자의 외출>은 2017년 프랑스 드라마 <사마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잘 짜여진 원작에 변영주 감독과 고현정 주연은 어느 정도 재미를 보장해 줄 것 같았다. 하지만 2회를 보고 나서 이 드라마를 계속 보아야 할 지 갈등이 생긴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증을 증폭해야 하는데, 이야기의 전개와는 상관없이 배우들의 연기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것 같아 집중이 힘들다. 배우 각자는 열연과 호연을 펼치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들의 연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서로 각자 연기를 따로 하는 것처럼 느껴져 몰입이 어렵다. 그냥 원작이나 찾아볼까 하는 마음이 크다. 드라마의 요소로서 이야기 이외에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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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 / 가디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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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사람. 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 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에겐 꽤 마음에 와 닿는 책일 것이다. 하지만 책에 관심 없고, 책이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쓸모없는 책이다. 


세상엔 수많은 책들이 있다. 그 많은 책을 다 읽은 사람은 없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고전 등등으로 불리는 책들이 있다. 이 책들도 엄청 많다. 이런 책들 또한 다 읽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섣불리 어떤 책을 읽지도 않은 체 '이 책은 이러이러한데, 뭐 이런 점이 마음에 들고, 이 점은 좀 그렇더라'라고 말한다고 해서 들통날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지도.... 저자는 그래서 자신 있게 말 하라고 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 그럼 이 책은 정말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알려주는 (교양인처럼 보이게 만드는 ^^) 실용서일까. 


'책을 읽었다'라는 것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만약 어떤 책을 읽었는데 그 내용을 송두리째 다 잊어버렸다면, 과연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책은 읽지 않았지만 누군가에게서 자세히 그 책에 대한 내용을 들었다면 책을 읽지 않은 것일까.(요즘은 특히 AI를 통해 책을 요약해서 그 내용을 간단히 습득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 책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이며, 책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지를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왜 책을 읽지? 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맞닿게 되고, 책을 대하는 태도가 어떠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 물론 이 독후감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을 분명 읽고 나서 쓴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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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 - 바츨라프 스밀의 세계를 먹여 살리는 법
바츨라프 스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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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서스가 인구의 증가 속도에 비해 식량생산의 증가 속도가 늦어 위기가 찾아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인류는 언제 이런 비상상태가 닥칠지 걱정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비상 상태는 찾아오지 않았다. 인구 증가의 속도보다 식량생산의 속도가 더 빠른 덕분이다. 


하지만 인류가 이렇게 식량생산을 극도로 빨리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소수 곡물에 대한 집중, 화학비료, 공장식 가축 사육 등등에 의해 가능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 크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농경의 발달로 인해 그토록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는 있게 됐지만, 수렵채집 시기에 비해 먹는 것의 다양성이 떨어져 영양분이 불균형하게 됐고, 노동의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좋지 않은 결과도 가져왔다는 것이다. 농경은 인류 최악의 실수 또는 선택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식량을 계속 생산할 수 있을지, 앞으로 더 늘어날 인구를 지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질문 앞에서 인간의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농경의 비율이 1% 남짓에 불과해 사람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점도 이런 질문을 자연스레 회피하게 만든다.


이 책의 저자 바츨라프 스밀은 경제활동 중 농경의 비율이 실제로는 25~30% 가량 차지하며, 현재와 같은 곡물과 가축 생산은 인간의 어리석은 결정이 아니라 경제적 합리성에 의해 이루어진 필연적(?) 선택의 결과임을 각종 통계와 숫자로 보여준다. 그의 주장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것은 그 근거가 각종 연구자료와 통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앞으로의 농경이 유기농이나 생태농업으로 전면적으로 바뀌거나, 인류가 채식주의로 완전히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여러 자료를 통해 제시한다. 또한 배양육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인류의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가까운 미래에 달성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도 밝힌다. 


그렇다면 스밀이 제시하는 인류 전체가 굶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현재 버려지고 있는 음식 쓰레기에 초점을 돌린다. 생산 후 보관, 유통, 가공, 소비의 과정에서 버려지고 있는 음식의 양이 엄청나다는 것과, 이것을 최대한 버려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의 굶주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육류에 대한 소비를 줄여가고, 특히 붉은 고기-소와 양-에 대한 소비를 일부 가금류로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붉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소비하는 막대한 양의 곡물을 비롯해 환경적 부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육류 소비의 변화는 막연한 희망이나 기대가 아니라 최근 선진국 식생활의 변화 속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음을 여러 통계치로 제시한다. 


바츨라프 스밀의 주장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소수의 연구나 논문을 근거로 희망적인 제안을 내놓거나, 가치관의 변화를 수반하는 어려운 주장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통계치와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알려진 자료 속 숫자를 가지고 현실을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다만 그의 주장이 큰 틀의 제시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보다 세부적인 측면에서는 그의 주장과 다른 제안도 다양하게 체택되어 실행되어질 가능성과 희망도 찾아볼 수 있다. 


유기농이나 지속가능농업의 방식이 전체 영농 방식으로 체택되는 것이 인구를 부양할 만한 농산물을 수확할 수 없다는 측면과 모두가 채식으로 전환하여도 육류를 대체할 견과류나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경우 실제로 지구 환경에 부담을 주는 것이 차이가 날 만큼 줄어들지 않는 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이런 유기농이나 지속가능 농업, 채식주의로의 전환이 곳곳에서 일정 부분 행해지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 또한 완전히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진다. 


아무튼 앞으로 우리 인류에게 닥칠 가능성이 높은 진짜 위기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할 현실가능한 대책은 무엇인지를 이책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를 통해 통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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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에 공개된 일본 애니메이션 <고스트캣 앙주>와 <좋아해도 싫어하는>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두 이야기 모두 엄마를 찾아 나서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고스트캣 앙주>는 초등생 소녀와 고양이 요괴 '앙주'가 짝으로 나오고, <좋아해도 싫어하는>은 고등학생 소년과 엄마를 찾아 현실세계로 나온 요괴소녀가 짝으로 나온다. 다만 앙주는 웃음이 폭발하는 경쾌한 분위기이고, 좋아해도.. 는 애잔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2. <..앙주>는 죽은 엄마를 찾아 저승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벌어지는 소동이 유쾌하다. <좋아해도...>는 반대로 죽은 이들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엄마를 찾아 나선 소녀의 모험이 그려진다. 그리고 길을 떠나는 이들은 그 과정 속에서 한 뼘 이상 성장한다. 


3. 그런데 성장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와함께 자신에 대한 긍정의 힘이 커지는 것. 이것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앙주>의 소녀는 고양이 요괴를 비롯해 다양한 요괴들의 도움으로 엄마를 만나고, 난관을 극복하고 외로움을 이겨낸다. <좋아해도...>에서는 타인의 미움을 받기 싫어서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려는 소년과 자신의 마음대로 모든 걸 거침없이 해대는 요괴 소녀 간의 동행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갖는다. 


4. 이 두 애니메이션 속 엄마라는 존재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다. 엄마를 찾아 떠나는 것은 결국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었으며, 두 소녀는 사랑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이 사랑의 대상은 타인을 넘어 자신에게도 향해야 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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