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넷플릭스에 공개된 일본 애니메이션 <고스트캣 앙주>와 <좋아해도 싫어하는>은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두 이야기 모두 엄마를 찾아 나서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고스트캣 앙주>는 초등생 소녀와 고양이 요괴 '앙주'가 짝으로 나오고, <좋아해도 싫어하는>은 고등학생 소년과 엄마를 찾아 현실세계로 나온 요괴소녀가 짝으로 나온다. 다만 앙주는 웃음이 폭발하는 경쾌한 분위기이고, 좋아해도.. 는 애잔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2. <..앙주>는 죽은 엄마를 찾아 저승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벌어지는 소동이 유쾌하다. <좋아해도...>는 반대로 죽은 이들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엄마를 찾아 나선 소녀의 모험이 그려진다. 그리고 길을 떠나는 이들은 그 과정 속에서 한 뼘 이상 성장한다. 


3. 그런데 성장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와함께 자신에 대한 긍정의 힘이 커지는 것. 이것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앙주>의 소녀는 고양이 요괴를 비롯해 다양한 요괴들의 도움으로 엄마를 만나고, 난관을 극복하고 외로움을 이겨낸다. <좋아해도...>에서는 타인의 미움을 받기 싫어서 모든 부탁을 다 들어주려는 소년과 자신의 마음대로 모든 걸 거침없이 해대는 요괴 소녀 간의 동행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갖는다. 


4. 이 두 애니메이션 속 엄마라는 존재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다. 엄마를 찾아 떠나는 것은 결국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었으며, 두 소녀는 사랑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이 사랑의 대상은 타인을 넘어 자신에게도 향해야 함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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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중순. 여전히 햇볕은 따갑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고 있다. 언제쯤 뜨거운 기운이 꺾일련지.... 블루베리를 삽목한 묘목들의 성장은 더디다. 꼭 사람이 더위를 먹듯, 묘목들도 지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새 잎을 내는 것들이 있지만 키가 쑥 쑥 자라는 모양새는 없다.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양분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광막을 아직 거두지는 않았다. 8월까지는 차광막을 그대로 둔 채, 슬슬 묘목에 물을 줄 때 양분을 조금 섞어 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뿌리가 어느 정도 내려서 흙에 자리를 잡았다면 양분도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부터 혹은 차광막을 걷고 나서는 양분도 함께 주는 작업을 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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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 빌리버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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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나오거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나오지만, 가난(돈의 결핍)한 이들이 한 번 빚을 지기 시작하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간혹 우리는 이런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이 빚을 해결하지 못하고 빚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개인의 차원에서 비난을 하곤 한다. 게으르거나, 계획성이 없거나, 경제관념이 없거나,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등등. 


돈의 결핍만 이런 것은 아니다. 항상 바쁘다 바빠 하며 지내는 사람들, 즉 시간의 결핍을 느끼는 사람들도 좀처럼 마감의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곤 한다. 한 번 마감을 어기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다른 마감에도 영향을 미쳐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마감을 놓치는 이들에게도 우리는 시간 개념이 없다거나 시간 관리를 못한다거나 등등 개인을 비난하기 일쑤다. 


물론 이런 결핍을 맞이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적 역량 부족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돼 먹은 존재라면 어떡해야 할까. 즉 결핍에 빠지면 그 빠져있는 당장의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것에는 일절 신경을 쓰지 못함으로써 연쇄적으로 결핍의 굴레에 빠지는 현상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개개인만을 탓해서 개선되어질 수 있을까. 


이 책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는 결핍에 빠지면 다른 것을 일절 생각하지 못하는 터널링(터널에서는 다른 외부의 것을 전혀 볼 수 없는 현상)과 정신적 소모로 인해 다른 것을 생각할 여력을 갖지 못한다는 정신적 대역폭의 문제를 제기한다. 즉 인간의 본성적 측면에서 결핍은 우리를 또다른 결핍으로 내모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저자들은 결핍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터널링과 대역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방법으로는 어떤 해결책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야 한다는 것, 선택의 폭이 넓지 않고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등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순간 떠오른 것이 <넛지>였다. 넛지 또한 행동경제학에서 나온 용어로 인간의 인지적 편향으로 인한 비합리성을 사소한 개입(넛지)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면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거미를 그려 넣으면 오줌을 흘리는 것이 줄어든다는 실험에서 소변기에 그려진 거미가 넛지가 된다. 즉 터널링과 정신적 대역폭의 문제에서도 넛지를 활용해 정신적 소모와 터널링에 갇힌 사고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결핍으로부터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느슨한 시간을 확보하고, 미래에 대한 상세한 계획이 필요하다. 이 시간과 계획을 확보하기 위한 넛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한다면 결핍의 늪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은 커지지 않을까.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는 시간이든 돈이든 사랑이든(?) 무엇인가 결핍되어졌다고 느끼며, 이것이 잘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여겨지는 이들에게 왜 결핍이 우리를 자꾸만 결핍으로 더 몰아가는지를 알려주고, 그 해결의 실마리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게끔 도와주는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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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목한 블루베리 중 가장 크게 자라고 있던 것의 잎이 빨갛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흙의 산도가 높아져 양분 흡수, 특히 인 성분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른 화분과 똑같은 피트모스에 같은 날 물을 준 것을 생각하면 양분 부족일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잎이 가장 크게 자라면서 양분을 더 필요로 할 수 있기에,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듯하다. 



반면 잎이 적었던 묘목 중 일부에서는 새 잎줄기를 내면서 쑥쑥 자라는 것들도 있다. 이제 새잎을 내놓다 보니 색도 연두색으로 귀엽게 느껴진다. 같은 나무의 줄기를 잘라서 삽목을 한데다,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하게 물관리를 해 주지만, 이렇게 각자 성장의 속도도 양상도 다르다. 화분이 놓여진 위치의 차이가 1미터도 안되지만, 이 차이만으로도 성장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잎이 붉게 변하는 것도 어찌보면 차광막이 그늘을 주지 않는 부분이라 스트레스를 받은 영향도 있을 수 있다. 


삽목한 묘목들은 어찌보면 유전자가 동일한 것들임에도 이렇게 자라는 모습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사람이야 오죽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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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극한호우가 예보됐다. 주말에 집 주위 배수로를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집 위쪽에 위치한 밭의 배수로를 조금 더 깊고 넓게 해 주었다. 이 밭의 엉망진창 배수로 때문에 집과 펌프실이 꽤 피해를 입었다. 아니, 배수로 자체를 만들지 않아서 집으로 덮쳐 왔던 물줄기를 그나마 직접 배수로를 만들어 물줄기를 바꾸어 왔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더이상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삽질을 해 댔다.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밭 주인은 따로 있는데 고생하는 사람은 결국 피해를 입은 자라는 것이 화를 돋운다. 



집 밑의 농수로도 마찬가지다. 오늘 농수로를 살펴보니 중간에 흙더미가 쏟아져 3~4미터 길이가 거의 막힐 지경이다. 농수로 담당기관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농어촌공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이런 조그마한 곳까지 모두 신경을 쓰지는 못할 거라고는 생각된다. 그래도 호우의 양상이 바뀌고 있으니 매년 전수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곳도 삽질을 해서 물길을 내 주었다. 흙이 물을 머금고 있어서 한 삽 한 삽 한 번이 죽을 맛이다. 포클레인 서너번이면 끝날 일일텐데 백 번 가까이 삽질을 하고 나니 기운이 쏙 빠진다. 흙을 모두 퍼내면 좋겠지만, 일단 힘에 부쳐 물길을 내 주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구간. 한 번 사면이 무너져서 축대를 쌓았던 곳인데 올해도 극한 호우가 쏟아진 날 우르르 흙이 쓸려 내려갔다. 축대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축대 위쪽의 흙이 거의 쓸려 내려갔다. 사면 중간으로 어떤 이유로인지 알 수 없는 물길이 생기면서 발생한 일이다. 이 물길을 잡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겠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사면 쪽의 무너진 부분을 흙으로 보완한 후 흙이 더 쓸려내려가지 않도록 비닐을 씌웠다. 그리고 블루베리밭 가장자리의 배수로의 높낮이를 조정했다. 중간 중간 솟아오른 부분을 삽으로 깎아서 물이 잘 흐르도록 했다. 배수로 점검을 하다보니 중간에 10센티 정도 되는 구멍이 밭에서 배수로쪽으로 나 있는 것이 발견됐다. 혹시 이런 구멍이 물길을 낸 것일까. 일단 그 구멍을 끊어내고 사면 쪽 구멍을 막았다. 비가 내릴 때 이 구멍으로 물이 빠져나가는지를 확인하면 알 수 있을 듯하다. 



비가 내리고 난 후 이 구멍을 살펴보니 물이 흐르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 일부러 그 구멍을 막은 듯 보인다. 두더지가 됐든 이 구멍을 사용하는 동물이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흙으로 막아둔 듯 보인다. 정말 오묘하다. 비가 쏟아부을 때 생기는 물길은 아무래도 땅 속 깊이 2미터 가량은 된듯하다. 이 물길로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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