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첫경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두번째나 세번째를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첫경험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마디씩 건넨다. 첫경험의 첫은 첫째가는의 첫이 아니라 처음의 첫을 의미한다. 처음의 첫이 둘째와 세째 등과 다른 것은 두근거림 때문이다. 첫은 기대를 불러오고 두려움도 가져온다. 기대와 두려움이라는 상반된 것이 묘하게 합쳐져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첫경험이 제일 좋은 또는 제일 멋진 경험인 것만은 아니다. 첫경험은 별로였지만 두번째 세번째로 갈수록 더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또는 두번째 세번째가 첫경험의 짜릿함보다 더한 짜릿함을 선사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기대와 다른, 또는 두려움에 미치지 못하는 그런 첫경험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첫경험을 말하는 것일까.
첫만남, 첫사랑, 첫골, 첫홈런, 첫키스, 첫여행......
살아가면서 가슴 두근거리는 일은 많지않다. 스트레스로 가슴이 뛰는 건 두근거림과 다르다. 걱정과 근심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슬픔은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은 인생에 가슴이 답답해져 오기도 한다. 그러기에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은 그야말로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다. 아니, 기쁨과 환희에 대한 기대, 또는 기다림이 가슴 두근거림으로 나타난다. 첫경험은 그래서 기다림이다. 기다림이 주는 기대와 두려움이 주는 기쁨이다.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가슴 두근거림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순간순간을 느끼고자 할 때는 기다려야 한다. 첫경험을 향해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기에 인생의 길목에서 첫경험의 순간들을 계속 마주쳐야 한다. 첫경험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인생을 가슴두근거리게 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