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날씨 뜨겁다 뜨거워

 

 

별 도장이 찍힌 방울토마토. 그래 넌 나에게 별이다. 희망을 품게 만드는...

 

 

오늘도 방울토마토 수확 작업을 했다. 일주일에 두번 꼴이던 수확이 한 번 정도로 줄어들었다. 5개 하우스 중 두개 동 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3개 동은 병충해로 건질 것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 게다가 끝물이기도 하다.

지금까진 수확한 토마토를 E마트나 대전에 있는 흙살림 직영 매장 '농부로부터'에 납품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농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기회가 생겼다. 회장님의 인심으로 납품가보다도 싸고 일반 마트의 절반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이었지만 뿌듯했다. 한번 맛보기로 먹어본 방울토마토가 맛있다며 너도나도 사가겠다고 줄을 서는 모습에 흥이 절로 났다. 덤을 퍼주고도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여름 내내 피땀흘려 키운 토마토를 헐값에 내놓는다는 아쉬움도 한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회장님에게 다소 질타가 섞인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투정이었다. 소비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며 직접 키운 토마토를 판매하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하다.

요즘은 포장을 하면서 생산자의 사진을 올려 소비자와의 간접적 만남을 추구한다. 사진만으로도 어느 정도 신뢰감을 쌓아갈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다. 그러나 직접적 대면보다는 아무래도 덜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직거래가 꼭 좋은 건만은 아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생산의 기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다. 누군가에게 어떻게 팔리는지를 모르고 생산하는 것과는 천연지차다. 로컬푸드의 정신도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로컬 푸드도 매장을 필요로 하는데,  이에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농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굴을 맞대는 교류를 통해 탄탄한 믿음을 쌓아가고 인간적 풍취마저도 풍겨나도록 말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럼으로써 노동의 소외도 말끔히 없어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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