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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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자본주의를 동력으로 해서 움직이는 세계경제를 타이타닉으로 비유하곤 한다. 즉 지금과 같은 세계화 추세로 나아가다가는 침몰하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편에선 오직 세계화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있다. 일단, 이 책은 타이타닉에 승선한 채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약간의 방향수정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면 될 듯 싶다. 그리고 토머스 프리드먼의 책 <세계는 평평하다>는 타이타닉이 올바로 나아가고 있으니 오히려 그 선상 위에서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시한다고 여겨진다. 반면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등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책은 당장 타이타닉호를 멈추고 배를 갈아타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보면 될것 같다. 아무튼 이 책 <빈곤의 종말>은 타이타닉이 침몰하지 않으면서 행복의 나라라는 목표를 향해 어떻게 항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바라보면 재미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빈곤의 종말>은 남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는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절대적 빈곤이라는 것은 상대적 빈곤과는 달리 생존 자체마저 위협받는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절대적 빈곤 상태의 나라들에서 벗어나 개발 상태로 진입한 나라들을 분석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빈곤에서 탈출했는지를 참고로 한다. 러시아, 중국, 인도의 경우가 그러하다.(만약 이 책이 2005년 출간됐을 때 읽었더라면 해외펀드에 투자해 한몫 잡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흔히 절대적 빈곤에 처한 국가들은 그 국민들이 게으르기 때문으로 치부해 버리면서 동냥이나 바라는 사람들로 여긴다. 하지만 실제 그들의 삶을 바라보면 가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들 쉽게 오해하는 많은 자식들에 대한 문제도 그 방법만이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로또의 기회이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질병에 노출돼 유아 사망률이 엄청 큰 상태에서 한두명의 자식만이 있다면 그들의 노후를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자식들이라는 생각이 아이를 자꾸 낳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절대적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선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누군가 살짝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빵 한조각을 주거나 환자들에게 주사 한방 놓아주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그들이 스스로 땅을 경작해서 살아갈 수 있을동안, 그리고 유아 사망률을 줄여 경제적 활동이 가능할 동안 까지만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빈국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여건만 갖추어지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건이란 식량과 교육, 의료 분야에서의 기본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식량이란 녹색혁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녹색혁명을 통해 자본이 축적되면 비로소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을 이루게 된다. 녹색혁명은 땅을 기름지도록 만들어주는 비료와 함께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는 개량된 종자가 보급되어져야 한다. 의료분야는 선진국 중심의 치유연구와 별도로 지원을 통해 빈국들이 가지고 있는 풍토병과 에이즈, 말라리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져야 한다. (이런 식량, 교육, 의료에 대한 기본 조건에 대한 생각은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이라는 책을 통해 깨우칠 수 있다)

이런 여건들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 이런 자본은 부국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기부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빈국들이 경제체제 속으로 들어오면 자신들의 무역상대국이 늘어나고, 또한 가난에서 벗어나면 테러의 온상이었던 환경이 사라지면서 평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G8 등 소위 선진국이라 부르는 국가들이 유엔등을 통해 약속했던 GDP의 0.7% 원조를 지켜야만 한다. 현재 미국의 경우 겨우 0.2%를 넘길 뿐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계획을 위해 엉거주춤 발빼려고 하는 미국을 비롯해 부국들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도 원조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것은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진정 행복의 길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물론 善撻퓸沮야 한다. 경제성장률에 사로잡혀, 물질적 풍요에 빠져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지않았으면 한다. 그 길은 타이타닉의 방향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멈춰설 필요가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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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7-03-13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글러스 스미스의 타이타닉과는 다르게 배를 타고 잘! 가야 한다는 얘기군요.
오랫동안 보관함에 두고, 좋다는 리뷰만 다 훔쳐보느라고 정작 책은 안샀어요.
모처럼 시간의 여유가 생기신 듯하여 반갑습니다^^
봄에요.

하루살이 2007-03-1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유가 불안하게 여겨지더군요. ㅠㅠ
저 잘살고 있는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