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중국 사이에 끼여 있는 부탄. 경제지수는 세계 199위. 하지만 행복지수는 아시아 1위.
왕이 다스리는 왕국. 왕 앞에서 행진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군대가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는 것과 발을 제대로 맞추지 않는다는 것. 규율 속에 흐트러진 모습이 공유하고 있는 이 행진의 모습이 부탄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질적 풍요가 행복과 비례하다고 굳건히 믿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부탄의 삶은 충격입니다. 무엇인가 더 가져야만 행복해질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하지만 행복은 그것과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차마 무관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배고픈 사람들이 마음만 비우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을테니까요.
누군가는 국가의 소득이 만달러에서 만오천달러 사이까지는 행복지수가 증가하다가 그 이상이 되면 오히려 감소한다고 하더군요. 무슨 지수라고 하던데 잊어버렸습니다. 아마도 만달러 정도가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인가 봅니다.
그런데 이 과학적(?) 통계가 부탄에 적용되지는 않잖아요. 물론 부탄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는 아니니까 가능한 일이겠지만...
논과 밭에서 사슴들이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라거나, 두루미를 신성시하는 장면에서 평온함을 엿봅니다. 특히 두루미는 칠천미터가 넘는 히말라야를 넘어온다고 하더군요. 부단한 날개짓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히말라야를 넘어가는 바람을 타고서 말입니다.
바람도 안개도 물도 사슴도 두루미도 모두 소중한 곳. 타인을 짓누르지 않고도 나를 나이게 하는 곳. 그래서 행복하지 않을까요, 부탄은.
나는 정녕 행복한지 묻습니다. 그리고 행복하려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행복조차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