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자 시리즈 세트 - 전3권 - 수확자 / 선더헤드 / 종소리 수확자 시리즈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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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글을 읽으면서 글 속에 묘사된 장면들을

내 나름대로 상상할 수 있어서입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SF 영화에서 선보였던 배경들,

등장인물들의 패션과 그들의 능력 등

영상미가 가미된 상태로 만나는 게 최고긴 하지만

책 속에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충분하거든요.

수확자 시리즈는 지금보다 조금 먼 미래겠지만

로브 자락을 휘날리며 사람들을 수확하는 수확자와

선더헤드의 통제하에 있다는 설정을 제외하곤

지금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는 분명 재미에 있을 겁니다.

분량이 많다 보면 뒤로 갈수록 지루해지거나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데

수확자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네요.

영화화된다고 하는 소식에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영상에서는 어떤 매력으로 책을 먼저 만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지

기대하고 있어도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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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종소리 - 수확자 시리즈 3 수확자 시리즈 3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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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전 세계에 '수확자' 열풍을 일으킨 최고의 SF 화제작 '수확자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종소리>. 한 권 한 권 읽어갈수록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요? 진짜 오랜만에 만나는 '재미있는' 소설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질 정도로 뒷이야기가 궁금해 한 번 손에 잡으면 쉽게 내려놓기 힘든 소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갈수록 두꺼워지는 시리즈이지만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 앞에는 책 두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클라우드였던 사망 시대가 지나고 선더헤드의 관리하에 죽음도 비껴간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여러 번의 회춘을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인구 수 조절을 위해 인간의 삶을 끝낼 수 있는 '수확자'들만이 선더헤드의 영향권 밖에 있었고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을 지켜보는 선더헤드조차 그들의 영역은 침범하지 않습니다. 그게 문제라면 문제였을까요? 고더드의 머리와 타이거의 몸으로 다시 재기에 나서려던 고더드는 미드메리카 고위 수확자의 자리에 오르며 전 세계 수확령의 최고 위치에 서며 지배 수확자라 칭합니다. 수확 할당량을 폐지한 고더드에게 대적하는 타 지역의 고위 수확자에겐 그에 상응하는 응징을 하기도 하네요. 인듀라를 침몰시키고 모든 것은 수확자 루시퍼의 짓이라 뒤집어 씌운 고더드, 수확령에 간섭하지 못하는 선더헤드는 결국 폭주해버리고 그레이슨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불미자 상태로 바꿔버립니다.

어느 수확자에 의해 인양되어 회복 중인 시트라와 로언, 유일하게 선더헤드와 소통하며 음파교의 신적 존재가 된 '종소리', 초기 수확자들이 남긴 안전장치를 찾아 나선 패러데이, 선더헤드의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로리애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과연 희망적일까요? 영원할 것 같던 유토피아가 무너지며 혼란을 겪는 사람들, 수확령 안에서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진짜 오랜만에 흥미진진하고 너무 재밌어서 놓고 싶지 않았던 SF 소설을 만나 '수확자 시리즈'를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인간보다도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선더헤드와 신박한 소재인 수확자들의 이야기, 꼭 만나보시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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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0
부스 타킹턴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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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 '결정적 한순간'이라는 테마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책은 국내 초역 작품으로 내놓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다수의 인기 희곡을 쓰기도 했다는 부스 타킹턴의 <위대한 앰버슨가>입니다. 다수의 작품이 뮤지컬로 각색되거나 영화화되었고 인디애나주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어 정치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네요. 다방면으로 뛰어난 인재인 것 같습니다. 부스 타킹턴의 대표작이자 사랑과 명예를 한 손에 모두 움켜쥐려 했던 앰버슨 가문의 몰락을 다룬 <위대한 앰버슨가>는 19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동명의 영화로 제작해 다시 한번 크게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 궁금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생겼던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재산을 몽땅 날리던 1873년 앰버슨 소령은 떼돈을 벌었고 앰버슨 가문의 부귀영화는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1장에 자세하게 언급되는 앰버슨가의 화려한 배경은 주변의 소박하게 생활하는 가정과 확실히 비교가 되네요. 그림으로 그려지듯 자세한 설명은 앞으로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할지 감이 오기도 합니다. 이 가문에 하나밖에 없는 손자 '조지'는 오만방자한 성격으로 그가 망하길 바라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인심을 얻지 못한 인물입니다. 그런 조지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 있었으니, 바로 어머니의 옛 연인이었던 유진의 딸 루시입니다. 그녀를 사랑하긴 하지만 어머니 이저벨과 유진의 재혼을 막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가문의 재산이 줄줄 새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노동은 천박한 것이라 여기고 자신은 직업을 따위 갖지 않을 거라던 조지 곁에 누가 있으려 할까요? 결국 루시마저 그에게서 떠나가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나가지 못했던 앰버슨가는 몰락하고 맙니다. 하지만 먹고살려면 별수 있나요. 그렇게 경멸해 마지않던 직업을 가지게 되고 고모를 부양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조지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오만함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았을까요?

소설을 읽는 내내 최근에도 많이 접하던 재벌들의 갑질, 개념 없는 권력가 집안의 자식들의 망나니 같은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했는데요. 할아버지가 시대의 변화에 민감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자벨이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켰더라면, 앰버슨 소령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힘들게 재산을 일궈 나갔더라면, 조지가 있는 집 자식으로 망나니처럼 자라지 않았더라면.. 앰버슨가는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대대손손 이어지지 못하고 3대에서 막을 내린 앰버슨가, 변화하는 시대에 급부상한 자동차 등 19세기 이후의 미국의 모습을 담고 있어 흥미로웠던 작품 <위대한 앰버슨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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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9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이현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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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길』

'고향인 외딴섬'에서의 삶을 감수성 짙게 묘사하고,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들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평가를 받는,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라치아 델레다의 <악의 길>.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 태어난 그녀는 사르데냐섬 고유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초역으로 만나는 그라치아 델레다의 <악의 길>에는 한 남자의 야망, 복수를 그리며 들어서지 말아야 할 악의 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어떤 계기가 그에게 악한 마음을 품게 했던 걸까요?

잘생긴 외모,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말투를 지녔지만 성실하고 건장한 남자 피에트로 베누는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니콜라 노이나 집에서 일자리를 얻을 생각으로 니콜라의 집으로 향하던 중 선술집에 들르게 되고 그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됩니다. 그중 정숙함의 거울이라는 그 집안의 딸 마리아 노이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비웃음을 흘리지요. 평판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일자리 구하는 일이 어렵게 돌아가겠다 생각했는데 니콜라는 그에게 일자리를 제공합니다.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마리아보다는 그녀의 사촌 사비나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키웠던 피에트로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감시하고 마냥 도도해 보이는 마리아보다는 청순한 외모를 가진 사비나에게 마음이 더 향했겠지요. 그런데 사비나 역시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피에트로는 기분이 좋아집니다. 친척이긴 하지만 부유한 가정은 아닌 사비나의 피에트로를 향한 마음을 들은 마리아는 사비나를 질투하는데요. 사비나를 향한 마음을 키워가던 피에트로는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결정적인 한마디를 듣게 됩니다. "마리아는 사비나를 질투해요."라며 피에트로 때문이라는 농담처럼 건넨 이 말이 그가 악의 길로 향한 계기가 된 결정적인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말로 인해 피에트로의 마음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요. 도도하고 관능적이고 자기를 무시하기까지 하는 마리아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제 마리아와 결혼하는 것이 목표가 된 피에트로, 하지만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피에트로의 열정적인 구애에 넘어가 그를 사랑한 마리아지만 하인이 아닌 프란체스코와의 결혼을 선택합니다. 마리아와 결혼할 날만 꿈꾸던 피에트로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결국 악의 길로 들어서는 피에트로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네요.

사랑은 우리를 웃게도 하지만 울게도 하고, 분노하고 독한 마음까지 품게 합니다. 조금 더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은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부와 동시에 여인도 사로잡으려던 피에트로와 격정적인 사랑은 했지만 부를 택하고 그의 마음에 악한 마음만 가득 안긴 마리아.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한 사람을 악으로 이끌 수 있음을, 순간의 선택이 어떤 결말에 이르게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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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달빛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8
세르브 언털 지음, 김보국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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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와 달빛』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결정적 한순간'이라는 테마로 만난 흄세 시즌 4. 이번에 읽어본 책은 <여행자와 달빛>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작가 세르브 언털의 작품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으로 처음 접하네요. 첫 장편소설 '펜드래건의 전설'을 출판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세르브 언털의 두 번째 장편이 바로 <여행자와 달빛>입니다. '반드시 읽어야 할 헝가리 소설'을 꼽는 설문에서 빠지지 않는 작품이 바로 <여행자와 달빛>이라고 해요. 거기다 국내 초역으로 만나는 작품이라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헝가리 벌프 노동 수용소로 끌려간 그는 이듬해 세상을 떠나 안타깝게도 두 작품 밖에 남기지 못했다고 하네요. 세르브 언털의 작품을 처음 만나는 독자로서는 아쉽기만 합니다.

가끔 과거를 회상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과거에 내린 결정에 선택받지 못했던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등등 과거의 나의 행동과 언행에 있어 후회할 때가 있는데요.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남자 주인공 미하이가 <여행자와 달빛>에 등장합니다. 거기다 죽음을 갈망하는 모습으로 말이죠. 몇 해 전 거주지 인근에서 스스로 고통을 가해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느낌을 즐기다 끝내 사망에 이른 남성의 사연을 뉴스에서 접한 적이 있는데요. 저에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분명 그런 가학적인 행동에서 쾌락을 느끼는 이도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중산계층에서 과할 정도로 시민교육을 받고 자란 미하이와 부유한 사업가 남편과 이혼한 후 미하이와 재혼한 아내 에르지는 베네치아로 신혼여행을 떠고 그런 미하이와 에르지 앞에 미하이의 옛 친구 야노시가 찾아옵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은 친구의 등장은 미하이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잊고 있었다 생각했던 과거로 그를 데리고 간 친구의 등장은 미하이와 에르지의 신혼여행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게 됩니다. 어린 시절 앓았던 병으로 환각에 시달리던 미하이 앞에 울피우시 남매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전부였던 친구 울피우시 터마시와 그의 동생 에버, 그리고 성직자가 된 에르빈과 보냈던 시절을 아내에게 들려주죠. 우애가 깊었다는 이야기로 설명되지 않을 무언가가 있는 남매, 연극 놀이에 심취했던 이들은 살인과 자살 등 죽음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연극 놀이는 죽음을 동경하게 만들었고 끝내 터마시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 후 에바의 행방마저 묘연해지며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과거를 묻어두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신혼여행지에서 어두운 과거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네요. 그렇게 이들은 다른 도시로 이동하던 중 에르지와 다른 기차에 오르는 터마시는 옛 친구를 찾아 나섭니다. 오랜 방랑의 세월 동안 찾지 않았던 곳, 신혼여행이 아니었다면 이탈리아 여행을 미루고 또 미루었을 미하이는 왜 신혼여행지로 이탈리아를 선택한 것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운명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았다 믿었고,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사랑하고 있었던 이 알쏭달쏭한 마음은 과연 누구를 향했던 것일까요? 터마시와 같은 죽음의 길을 가고 싶었던 미하이, 신혼여행 중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선택지를 향해 달려간 미하이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성직자가 된 친구 에르빈과의 만남, 다시 시달린 어린 시절 느꼈던 소용돌이 증세, 그리고 죽음에 직면하고 나서야 삶에 대한 의지를 느낀 미하이는 그래도 살아 있어야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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