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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평점 :

『젊음의 나라』
'아몬드' 손원평 작가의 신작 <젊음의 나라>를 통해 작가님의 글을 오랜만에 읽게 되네요. 출산율이 많이 줄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면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지금,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젊음의 나라>를 읽으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일들이라는 생각에 좀 답답하기도 했답니다.
이제 곧 서른을 눈앞에 둔 유나라는 시카모어 섬의 엘피다 극단 일원이 되는 것이 꿈이에요. 언젠가 시카모어 섬에 입도하는 날을 그리며 시카모리아에 접속해 간접 체험하는 것이 나라가 할 수 있는 일이었죠. 고령화로 인해 고급화된 노령 복지가 보장되는 곳 시카모어, 그리고 유닛 A부터 F까지 자신의 재력으로 누릴 수 있는 등급이 나누어진 민간 복지시설인 유카시엘. 운 좋게 나라는 유카시엘에서 상담사로 근무하게 되면서 유닛 A에서 시작해 F까지 자리를 옮기며 다양한 집단의 노인들을 상대하게 됩니다.
저출산으로 많은 부분 AI가 대체된 곳에서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월급에서 복지항목으로 떼이는 세금이 상당해 노인을 혐오하는 집단이 생기고, 날이 갈수록 등급별 노인을 대하면서 생겨나는 의문에 유닛 철폐를 주장하는 집회에 참석도 하는 나라지만 더 많은 노인들을 만나면서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들도 지금의 자신들처럼 원대한 꿈을 가슴에 품 젊었던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지, 죽음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모두가 품고 살던 꿈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재력으로 등급이 나뉘고 선택사(안락사)가 인정되는 시대. 그 선택사마저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그곳에서 여전히 상실감에 빠져 지낼 노인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아 한숨이 절로 쉬어졌어요. 연로하신 엄마가 계시고 저도 이제 곧 엄마 나이가 될 것이 뻔한데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게 바람직한 삶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한번은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젊음의 나라>였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격차는 사람을 한없이 작고 남루하게 만든다."
"삶이란 뭘까. 죽음이란. 꿈이란... 수많은 상념과 질문이 비눗방울처럼 보글거리다가 일시에 사라진다.
그러고 나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언젠가 나는 내 삶을 어떻게 돌이키게 될까.
궁금하면서도 두려운 물음이다. "
"사람들은 죽음이 두렵다고 하지만 나는 언젠가부터 삶 자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점점 무서워졌어.
외롭고 좁은 길을 나 홀로 끝없이 걷는 건, 생각보다 끔찍한 일이거든."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