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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거울이 될 때 - 옛집을 찾았다. 자기 자신을 직접 이야기한다. 삶을 기록한다. 앞으로 걸어간다.
안미선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집이 거울이 될 때』
어렸을 때 내가 생각했던 집이란 공간은 평생 살아가는 보금자리 정도였다. 평생 벌어 내 한 몸 누일 곳 마련하는 것이 평생의 업인 양.. 그렇게 아등바등 살다가 마련되는 공간, 어쩌면 그마저도 이루지 못할 꿈처럼 생각했더랬다.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퇴근 후 잠시 쉬는 곳을 넘어섰다. 누군가에겐 근무 공간이 되고, 누군가에겐 학교가 되고, 누군가에겐 취미 활동을 하는 공간이 되었다. 나에게도 이제 집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곳이지만 배우고 싶었던 취미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되었고, 독서 공간이 되었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슬픔을 간직하게 된 공간이 되어있었다. 균열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금이 간 곳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견고해질 수도.. 와해될 수도 있는 공간이기도 한 집.
이렇게 집이라는 곳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집이 거울이 될 때>를 읽으며 현재 우리 집의 의미도 생각해 볼 수 있었지만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어 더 의미가 남달랐다.
유년시절을 부산에서 살다가 여덟 살 겨울방학 때 서울로 올라왔다. 부산에서 살았던 집을 20대가 되어 부산 갈 일 있어 다시 찾아가 봤는데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어 신기했던 기억, 어렸을 땐 그렇게 넓어 보였던 집터가 엄청 작게 느껴졌던 기억, 그 집에서 겪었던 어렸을 때 추억들이 마구 떠오르는 신기한 경험을 했더랬다.
이제는 많이 보기 힘든, 생각지도 않게 마주치면 반갑기까지 한 제비, 글 써보고 싶었던 마음에 들어갔던 소설 창작반과 담당 선생님, 고등학교 입학식 때 스네어 소리에 반해 들어갔단 관악 밴드부 등 추억에 잠기게 하는 요소요소가 포진되어 있는 책이다.
집이라는 곳이 그랬다. 꿈을 꾸게 하고..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곳,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꿈을 키워주는 곳.. 이제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나이가 되어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 가득한 공간으로 기억하게 해 주고 싶다.
출판사 제공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