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0
부스 타킹턴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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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앰버슨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4 '결정적 한순간'이라는 테마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책은 국내 초역 작품으로 내놓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다수의 인기 희곡을 쓰기도 했다는 부스 타킹턴의 <위대한 앰버슨가>입니다. 다수의 작품이 뮤지컬로 각색되거나 영화화되었고 인디애나주 의회 의원으로 당선되어 정치인으로 활약하기도 했다네요. 다방면으로 뛰어난 인재인 것 같습니다. 부스 타킹턴의 대표작이자 사랑과 명예를 한 손에 모두 움켜쥐려 했던 앰버슨 가문의 몰락을 다룬 <위대한 앰버슨가>는 1919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동명의 영화로 제작해 다시 한번 크게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 궁금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생겼던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재산을 몽땅 날리던 1873년 앰버슨 소령은 떼돈을 벌었고 앰버슨 가문의 부귀영화는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1장에 자세하게 언급되는 앰버슨가의 화려한 배경은 주변의 소박하게 생활하는 가정과 확실히 비교가 되네요. 그림으로 그려지듯 자세한 설명은 앞으로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할지 감이 오기도 합니다. 이 가문에 하나밖에 없는 손자 '조지'는 오만방자한 성격으로 그가 망하길 바라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인심을 얻지 못한 인물입니다. 그런 조지에게도 호기심의 대상이 있었으니, 바로 어머니의 옛 연인이었던 유진의 딸 루시입니다. 그녀를 사랑하긴 하지만 어머니 이저벨과 유진의 재혼을 막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가문의 재산이 줄줄 새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노동은 천박한 것이라 여기고 자신은 직업을 따위 갖지 않을 거라던 조지 곁에 누가 있으려 할까요? 결국 루시마저 그에게서 떠나가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나가지 못했던 앰버슨가는 몰락하고 맙니다. 하지만 먹고살려면 별수 있나요. 그렇게 경멸해 마지않던 직업을 가지게 되고 고모를 부양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조지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오만함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았을까요?

소설을 읽는 내내 최근에도 많이 접하던 재벌들의 갑질, 개념 없는 권력가 집안의 자식들의 망나니 같은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했는데요. 할아버지가 시대의 변화에 민감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자벨이 자식 교육을 제대로 시켰더라면, 앰버슨 소령이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힘들게 재산을 일궈 나갔더라면, 조지가 있는 집 자식으로 망나니처럼 자라지 않았더라면.. 앰버슨가는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대대손손 이어지지 못하고 3대에서 막을 내린 앰버슨가, 변화하는 시대에 급부상한 자동차 등 19세기 이후의 미국의 모습을 담고 있어 흥미로웠던 작품 <위대한 앰버슨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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