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건 개였어."  p259, 인생의 베일

"18세기 영국 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시 "미친 개의 죽음에 관한 애가 (Elegy On the Death of a Mad Dog)를 일컫는다. 어떤 마을에 사는 남자가 잡종개를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그 개가 남자를 물자 사람들이 미친 개에 물린 남자가 죽을 거라고 법석을 떨지만, 남자는 상처가 낫고 정작 개가 죽었다는 내용이다." p269


영국 극작가 Tom Stoppard의 The Dog It Was That Died 연극의 시작은 영국 정보국의 Q6를 위해 일하는 Rupert Purvis가 워털루 다리에서 템즈강으로 자살하기 위해서 투신하면서 시작한다. Purvis는 강이 아닌 여객선에 떨어지고 죽는 대신 다리를 다칠 뿐이다. 그리고 갑판에 있던 개가 죽었다. Purvis는 소련으로부터 이중간첩 제안을 받고 이것을 영국에 말한다. 하지만 이미 Pruvis는 영국 정보국에서 소련에 이중스파이로 일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 측으로부터 자신에게 소련이 접근했다는 사실을 말하라고도 지시를 받는다. 얽히고 설킨 일이다. Purvis는 어느 편을 위해서 일하는지 자신조차 모르게 된다. 영국과 소련은 Purvis를 이용해서 상대방에게 거짓 정보를 흘린다. 이 연극에 대한 위키피디아 번역은 초딩에게는 여기까지.

https://en.wikipedia.org/wiki/The_Dog_It_Was_That_Died


아무튼 '죽은 건 개였어'는 월트가 아내 키티의 부정을 용서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죽으며 한 말이다.

'죽은 건 개였어.'

'죽은 건 나였어.'

'당신 (키티)의 부정 때문에 당신은 회복해가는지 모르겠지만, 덧없이 아이러니하게 죽는 건 나요.'

어쩌면 그것은 아내 키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지고지순으로 사랑한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나를 경멸하나요, 월터?"

"아니."

망설이는 그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나 자신을 경멸해" p179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그의 허영심에 난 상처가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상처임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p226


이 대목에서, 고결해 보이던 월터는 더 이상 고결해 보이지 않았다. '서머셋 몸'에게 월터를 이렇게 끝내서는 안됩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안나가 브론스키를 만난 것은 당연한 상황으로 여기게 했던 안나의 남편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중.후반부에 고루하고 퇴물 관료 같은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안나 카레니나' 전권에서 최고의 칭송 받는 인물로 반전했지 않았던가.


'인생의 베일'은 서머셋 몸이 '인물'이 아닌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첫 작품이라고 한다.

















고백하건대, '달과 6펜스'를 읽으며 고뇌하는 예술가를 그린 서머셋 몸에 반했던 것이, '인생의 베일'에서 반감되었다. 1920년대 중국을 기행 한 이야기 잘하는 사람이 속성으로 요소들을 잘 붙이고 동양의 사상 ('도')과 페미니즘 등을 잘 양념친 이야기 같다. 시대가 듣고 싶어 하는.















위대한 개츠비가 그랬던 것처럼.















로얄드 달의 '맛'처럼 담백하지도 않았고, 재기발랄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친절해버리기까지 했다. 주제가 훤히 보이는 책을 본 것 같다.

이렇게 혹평을 할 생각은 없었다. '죽은 건 개였어'에 꽂혀 (초딩은 이런 식으로 잘 꽂히고 잘 물고 늘어진다 . 주객전도도 잘하고. 여전히)  그 연극의 개와 같은 의미가 아니겠지, 다른 뜻이 있겠지라고 마지막 장까지 읽었는데, 그 이상을 찾지 못한 초딩의 허영심으로 인해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초딩이야 말로 이 얼마나 허영심이 가득한가.


제목이 헛갈려서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었다면 좋았을 텐데.

(인간의 굴레에서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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