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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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에 대한 리뷰는 다양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특정 시대상을 반영한 작품에, 번역까지 호불호가 갈리게 되었다면, 눈에 담지 못할 악평이 가득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위대한 개츠비'의 수식어는 제목처럼 위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몇 개의 출판사 책들을 완독하지 못하고 들추기만 했다. 그 흔한 줄거리조차 기억에 없이.

문동의 '위대한 개츠비'는 소설가 김영하씨가 번역했다. 어느 서점에서 고등학생들이 이 책을 들고 "ㅈㅗㄹ ㄹ ㅏ 재미없는 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그것에 항변이라도 하듯이 번역을 결심했다고 한다. 번역의 마무리는 소설의 배경인 뉴욕에서 할 만큼 정성을 들였지만, 이 책의 평도 녹록지 않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p11


고전 번역서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거센 악평을 의식이라도 한 듯한 이 문장이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하다. :) 



개인적으로는 김영하씨의 번역과 해설이 무척 마음에 든다. 특히, 해설은 각 인물의 분석과 소설의 배경, 소설의 의미들을 조목조목 다루고 있어 책을 이해하기 수월했다. '아~' 소리와 함께.

쉬이 읽히지 않는 책을 손에 들 땐, '바라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허세라는 게, 처음부터는 아니겠지만 결국 뭔가를 은폐하게 마련이다." p76


하지만, 욕심을 내면 실망도 클 것이다. 여러 번 시도했던 이 책을 다시 들었을 때는,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답을 구해보자라고 다짐했다.

"왜 '위대한 개츠비'를 미국인들이 그렇게 좋아할까?"

"왜 개츠비는 '위대'할까?"


사진의 해설처럼, 신흥 강대국인 '뉴머니' 미국을 투영한 '개츠비'를 '그 미국인들'이 사랑했던 것이다. 졸부인 양 비춰지는 모습을 지우고 싶고, 단시간에 쌓은 부와 힘이 사라질 것이 두렵고,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그 미국인들이 자신들과 비슷하지만 확고하고 의연한 - 무모해 보이고 덧없다 하더라도 - 개츠비를 사랑했던 것이다. 안도하며.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끝난 직후, 살아남은 자들이 '안도의 열광'에 사로잡혀 미친 듯이 흥청대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p231, 해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개츠비를 뉴머니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폴로용 말 떼를 거느리고 동부에 나타난 톰 뷰캐넌은 올드머니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p233, 해설

"우리의 주인공 위대한 개츠비가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여자가 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여자라는 아이러니는,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니다." p236, 해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어도 '위대한'의 수식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애석하게도 영어 제목도 "The Great Gateby"였다. 의역으로 작명한 제목이 아니다. 그 답 또한 김영하씨의 해설에서 구했다.


"그는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그러면서도 의연하게 그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신의 상상 속에 머문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위대하다. 따라서 그 위대함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불가치한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p237, 해설


자수성가한 개츠비가 모든 인생을 걸고 죽음을 맞이할 만큼 사랑한 데이지에게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마찬가지로 그 데이지도 개츠비보다는 개츠비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사랑한 것 같다. 그 자리에 당신이 있어서 인지 당신이 그 자리에 있어서 사랑했는지의 문제이다. 해설을 빌리면 그들은 그들 사진을 사랑한 것이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p238


무가치한 것을 무모하게 사랑하며 그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달렸고, 그 실패에 의연한 개츠비를 바보 같아서 '위대한'이라고 역설적으로 수식한 것 같다. 비꼬는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역설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 순고한 최대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님을 알지만, 그것을 목표로 열심히 돈을 벌어 어쨌든 부자가 되었고, 그것으로 인한 병폐를 의연히 맞이하고 싶은 미국인들의 마음이 그 수식어를 더 의미 있게 만든 것일 수도 있게다 생각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는 불확실한 인생 안에서, 무엇과 어떻게를 일단 정하고 열심히 살고 의연해지자라는 실리주의가 깃든 '위대한' 같다.


이번에는 완독을 했고, 왜 이 책을 미국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지, 그리고 개츠비의 수식어가 왜 위대한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어 소소한 성공을 이룬 독서가 되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는 이 점을 기억해두는 게 좋을 거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유리한 입장에 서 있지는 않다는 것을." p11

"허세라는 게, 처음부터는 아니겠지만 결국 뭔가를 은폐하게 마련이다." p76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참사가 끝난 직후, 살아남은 자들이 `안도의 열광`에 사로잡혀 미친 듯이 흥청대던 시기를 다루고 있다." p231, 해설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개츠비를 뉴머니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폴로용 말 떼를 거느리고 동부에 나타난 톰 뷰캐넌은 올드머니에 가까운 인물이라 할 수 있다." p233, 해설
"우리의 주인공 위대한 개츠비가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여자가 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여자라는 아이러니는,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니다." p236, 해설
"그는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그러면서도 의연하게 그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신의 상상 속에 머문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위대하다. 따라서 그 위대함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불가치한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p237, 해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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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03-25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졸라를 졸라라고 쓰지 못하세요! ㅎㅎㅎ

초딩 2016-03-25 13:5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 댓글을 한참 보고 아 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