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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두 주인공인 안나와 브론스키보다 키티와 레빈 그중에서도 레빈에게서 가장 순.수.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된다. 마치 이 두터운 책의 의도된 주인공처럼. 무의식까지 뿌리내린 감정을 덮기 위해 당장 둘러싼 현실에 몰입하지만, 단 한 순간에 무의식의 감정이 시험공부 중 외도한 취미 활동 - 평소 잘하지 않는- 을 일갈하듯이 키티를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한 레빈에게서 어린아이 같다는 연민도 느끼게 한다.
안나, 브론스키, 알렉세이 (안나 남편), 오블론스키 (안나의 오빠), 돌리 (오블론스키의 아내이고 키티의 언니) 등 수 많은 인물들은 한쪽 극의 첨단에 점철되어진 인물들이다. 또는 그 극으로 잘못 치우친 그래서 비극과 갈등을 가진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에게서 아직은 어느 한쪽 꼭지에도 덜 물들은 키티와 레빈에게 우리는 주인공다움을 애써 느낄지도 모른다. 특히 이미 백지장에 그림과 낙서가 많이 그려진 사람들은.
문학동네가 세계문학전집의 그 첫 번째 책으로 삼은 안나 카레니나 1,2,3. 1800년대 후반의 급변하고 있는 러시아 사회에서 - 1800이란 숫자는 2015년이든 2020년이든 어떤 것으로도 바뀔 수 있는 - 그려지는 인물들에서, 나를 또 누군가를 대입시켜보기도 하고 아직은 백지장 같은 레빈과 키티를 동경도 해가며 나는 2권을 읽고 있다. 톨스토이라는 대문호가 자신을 실험해가며 쓴 이 역작 속에서 나는 아무것도 찾고 싶지 않지만 레빈처럼 그것을 덮을 수도 없다.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아주겠다. p7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p11
우리에겐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권리가 없어...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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