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규칙 없음 - 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
리드 헤이스팅스.에린 메이어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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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진다. 넷플릭스의 규칙 없음은, "인재 밀도를 높이고", "극도로 솔직해지고", "규칙을 없애라"라고 한다. 아주 매우 파격적으로. 최고의 인재만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상사가 직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 각 개인은 수백만 달러의 계약을 할 수 있다. CEO 리드를 포함한 그 누구의 아이디어에도 솔직하게 피드백 (지지든 이의든) 줄 수 있고, 구조조정을 고민하고 있으면 그 자체를 공개한다. 회사의 모든 재무 지표마저도.

넷플릭스의 파격에는 항상 '전제'가 깔려있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있기 때문에'라는 전제 말이다. 그런데 나를 비롯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있을까. 최고의 인재이거나 최고의 인재들과 일하는 사람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인데 말이다.

최근에 어떻게 보면 사소한 영수증 처리가 이슈가 되었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 아주 적은 금액이었지만, 규칙을 어겼다. 이번만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야근하는 팀원들 저녁은 아주 푸짐하게 자비로 자주 산다. 해석하기가 참 힘들다. 팀원을 위해 큰돈은 자비로 아낌없이 쓰는데, 정작 커피 영수증 처리를 번번이 규칙을 따르지 않아 얼굴을 붉히는 일을 만든다.

규칙에 관심 없는 것일까? 좋은 쪽으로 해석하면 커피 마시는 것은 업무 시간 내이니 회사 카드는 쓰지만, 규칙에 '신경 쓰지 않고', 팀원들 사기를 위하고 고생한 것에 대한 격려를 위해 저녁은 사비로 호탕하게 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불 안 가리고 앞을 보고 팀원을 거느리고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멋지게 일하는 것인데, 사소한 룰을 어겨 관계자들이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속이 상한다. 조금 조심하지라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누가 영수증 처리하는 사람들을 골탕 먹이고 싶어서 자기 얼굴에 침을 뱉으랴.

인재 밀도가 높아서 규칙은 창의성과 효율에 방해가 된다고 말하지만, 최고의 인재가 아니어도 우리는 규칙이 필요 없을 수 있다. '이해' 할 수 있는 어른들이 모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넷플릭스의 책에서도 '어른으로 대하라'라고 말하는데, 그건 정말 참일 인자 세 번 쓰면서 경영진이 직원을 '어른'이라고 부르는 것 정도로 보인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넷플릭스도 규칙이 없는 규칙을 오용,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서 최고의 인재가 아니어도 상식이 통하는 어른들이 모여서도 규칙 없는 규칙을 지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오용, 악용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어디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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