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톨스토이 고백록 현대지성 클래식 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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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옛 우화와 같이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고 그는 자살 직전까지 갔다.

나그네는 들판에서 맹수를 피해 물이 없는 마른 우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 우물 바닥에서 그를 삼키려고 입을 벌리고 있는 용을 보았다. 나그네는 우물 중간의 틈새에서 자라난 나무의 가지를 붙잡고 있었다. 그때, 낮과 밤을 의미하는 흰쥐와 검은 쥐가 나뭇가지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들에 꿀이 몇 방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혀를 내밀어 그 꿀을 핥아먹었다. 그 꿀은 현재의 쾌락을 의미한다. 맹수와 용은 죽음을 의미할 것이다.

우리라는 사람은 입자들이 일시적으로 우연히 집적된 결합체이고, 이 입자들의 상호작용과 변화가 우리 안에서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저 만들어낸다. 이러한 결합은 오직 한정된 시간 동안만 존재할 수 있다. 이 입자들의 상호 작용이 그칠 때,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칠 것이고 입자들은 모두 분해된다.

그래서 톨스토이는 삶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니힐리즘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이 인생은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실험 학문과 철학과 신앙을 연구했다. 실험 학문은 많은 지식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인생의 답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철학에서는 이미 자신과 같은 "왜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만을 가지고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만날 뿐이었다.

"삶의 의문을 풀어내서 사람들로 하여금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는,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p86

그는 어렸을 때, 신앙을 한 번 저버렸지만, 신앙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다시 신앙으로 귀화했다.

내가 신앙으로 나아가게 된 것은 신앙 없이는 내 삶 속에서 파멸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정말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p120

다른 그 어떤 곳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었고, 답을 찾지 못한다면 당장 삶을 끝내야 했기 때문에 그는 신앙에 그 답을 두었다.

그는 철학자, 신학자, 과학자들의 서적을 탐독했으나 답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농부들과의 대화에서 답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톨스토이에게 “인생은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야 하며, 결코 자신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p163

이 해결책은 부패한 교회와 국가의 당국자들을 초조하게 만들었고, 국내외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안나 카레니나를 부정했고, 전쟁과 평화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못했다. 이 삶에 대한 의문은 두 대작품 이후에 맹렬하게 일어났으며 이 책 "고백록"과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같은 작품에 녹아 있다.

톨스토이 인생 후반의 이 고뇌와 그 산출물인 책들이 많이 번역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저 위대한 러시아 문호로만 생각하기도 했다.

과학과 철학에서 답을 찾을 수 없었던 것에 굉장히 수긍하며 신앙에서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낸 것에 의아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삶의 의문을 풀어내서 사람들로 하여금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는, 유한한 것과 무한한 것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P86

내가 신앙으로 나아가게 된 것은 신앙 없이는 내 삶 속에서 파멸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정말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P120

그들은 톨스토이에게 "인생은 하느님을 섬기며 살아야 하며, 결코 자신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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