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좀머 씨 이야기(리뉴얼) 열린책들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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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장자크 상페 그림


오디오북에 좀머씨 이야기가 올라왔다. 열린책들에서 2020년 4월 20일에 신판 1쇄를 낸 것이다. 아주 예전에 읽었는 것 같지만, '좀머'라는 특이한 이름만 겨우 남아있어 오디오북을 대견하게 여기며 들었다. 요즘은 오디오북을 들으면, 활자를 보며 줄을 그어야 해서 전자책을 산다. 그러다 또 그중 제대로 된 책을 보고 싶으면 종이책을 산다. 그 절차에 따라 알라딘 전자책을 샀는데,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장자크 상페의 그림이 있다. 따뜻하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상페의 책을 몇 권 보았기에 친근하고, 그것이 글에 그림을 덧붙인 것인지 그림에 글을 삽입한 것이 모를 만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좀머씨를 서술하는 화자의 말마따나, 그처럼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어린 시절의 것들을 모조리 까먹고 있었다. 냠냠.

좀머 (Sommer)는 여름이라는 뜻이란다. 'o'만 바꾸면 영어의 여름이고, 독일어 같으니 좀머라고 읽는가 보다. 외워야 할 것도 없고, 이해할 것도 없고, 메모할 것도 없이 동화처럼 좀머씨의 이야기는 읽힌다.

갈릴레오의 낙하 제2 법칙으로 전나무에서 떨어진 찰나의 시간을 표현한 것과 풍켈 선생에게 호되게 야단맞고 자살하고 싶은 충동에 떨어지는 때를 상상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과학이나 수학도 없다. 그것도 양송이 스프에 쳐주는 후추 정도로 봐줄 만하다.

은둔 고수인 쥐스킨트 자신의 외침처럼, 좀머씨가 이야기한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그냥 놔두시오!" p99

우리가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말 못 하고, 무섭고, 부끄럽고, 어른이 되어서는 그때의 주저함이나 회피를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화자는 동화처럼 한다. 그뿐이다. 더도 덜도 없이 담백하게 해버리고 만다.

단편은 참 묘하다. 읽고 나서 나의 지식이 쌓인 것도 없는 것 같고 표현 적절한 감상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전히 알 수 없는 어떤 무언가가 진하게 밀려온다.

그래서 태풍이 또 온다는 전날, 창밖에 점점 세지는 비를 보며, 밀린 일과 다급한 일들을 팽개쳐두고 이렇게 듣고 본 좀머씨 이야기에 관해 쓰고 있다.


안녕.


p.s. 오디오북으로 잘못 리뷰를 써서, 다시 올린다. ㅜㅜ 책 선택에서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구분할 수 없다. 표지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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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day1120zz 2020-09-03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머씨 이야기..오랫만에 추억이 뿜~~

초딩 2020-09-03 14:33   좋아요 0 | URL
^^ 안녕하세요.
ㅎㅎ 맞습니다. 정겨운 추억.
좋은 하루 되세요. 태풍 바람이 엄청 쎄네요. 지나갔다고하는데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