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10주년 기념 특별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프로이트에 근간한 책이다.  그의 지형이론과 구조이론도 소개된다. 지형이론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무의식의 이야기이다. 우리의 마음이 인지하고 있는 의식 conscious,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unconscious,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있는 전의식 pre-conscious로 나누는 것이 지형이론 topographic theory 이다. 그리고 그 무의식이 사람들이 탐탐치 않아하는 성과 욕망으로 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이라는 곳에 그런것들이 가득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데, 그 것을 인지 못하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프로이트가 이 이론을 정립하고 발표했을 때 성이 자유롭지 않는 사회였고, 그 사회의 금욕주의가 영향을 많이 받은 이론 같다. 구조이론은 좀 더 멋진 말들이 나온다. 이드 di, 초자아 superego, 자아 ego의 이야기이다. 본능적인 욕망의 이드, 도덕적인 초자아, 그리고 그 둘을 타협하는 자아. 지형이론 보다는 더 많은 심리 상태와 현상을 설명해주는 것 같다. 현대 정신분석학에서는 지형이론, 구조이론을 모두를 사용한다고 한다.

경험과 사유를 많이 깊게 하는 것 같은 정식분석학을 특히 서양은 이론적으로 접근해서 정립하고, 이제는 신경학과 결합하고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항우울증 약을 먹는 것이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처방과 그 우울증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치료를 이야기한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심한 우울증을 뇌의 생화학적 균형이 무너진 병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99

"흔히 우울은 상실에 대한 반응입니다" 100


정신과 마음의 각 형태를 짧은 장으로 열거해서 초반에는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이나 사례를 갈망하게 되었지만, 중반정도부터는 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위한 '글'을 써보는 좋은 예방과 치유법을 발견했다.


"글로 써보면 그게 정말 죽음에 대한 공포인지 아니면 통제력을 잃을까 두려워함인지 그 정체가 드러납니다." 공포, 95


그리고 나를 파괴하는 '흡연, 폭음, 폭식, 약물 남용'의 중독에 대해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무의식적 욕구라는 해석은 흥미로웠다.


"건강에 해로운 일을 꾸준히 또는 충동적으로 하는 것도 일종의 자살 행위입니다" 103

"자신에게 나쁜 줄 알면서도 그러는 것은 불안을 해소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처벌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 "이를 피학증 masochism 이라고 합니다" 104


열정에서 나온 질투, 완벽을 추구하는 양가감정 ambivalence의 망설임, 긍정적 사고, 화, 분노, 일 중독자 등의 학문적 해석은 좀 더 합리적이고 수긍하게 되고 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서점에 가면 좀 새롭고 예쁘고 따뜻한 그림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듯한 심리학책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경험과 그 경험으로부터 전달하고자 하는 것들이 일반화하기는 어려워 보이기도 하고, 특정 부분에 치우쳐 편협하다고도 생각했는데, 이처럼 전문의가 쓴 책도 함께 보면 균형 있게 정신과 심리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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