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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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상상력을 한껏 자극했던 걸리버 여행기의 소인국 이야기. 원본엔 거인국, 하늘을 나는 섬, 말의 나라가 있다고 알고만 있었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그 원본 무삭제 본을 오디오북으로도 듣고, 전자책으로도 보면서 읽었다.

어릴 때는 판타지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신랄한 풍자 소설이었다.


나는 습관과 편견의 엄청난 힘을 예시하기 위하여 이 이야기를 한다. p223


거인국으로 가서 소인의 관점에서 기이하게 봤던 거인국이, 그곳에서 오랫동안 지내며 익숙해지자, 자신의 나라에서는 항상 위로 보고 큰 소리로 말하는 등 거인국에 익숙해져 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소인국과 거인국에서는 그런 습관과 편견의 무서움을 이야기해준다.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는 인간이 현실과 동떨어진 형이상학적이고 현학적인 사유를 풍자한다. 라퓨터부터 인간 사회의 풍자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대망의 말의 나라. 인간은 과연 이성적일까? 이성적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지구상 그 어떤 생명체보다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인간이 과연 이성적인 존재냐 하는 것입니다. p496

따라서 나는 그대의 동족이 옷이라는 발명품으로 기형적인 모습을 서로 보여 주지 않는 게 다소 현명하다고 생각하네. p389


저자가 현실에서 겪었던 불합리와 부조리를 투영해서 써낸 걸리버 여행기는 상상이라는 것과 만나 그 풍자의 힘을 더 거대하게 만들어 세상에 던졌다. 그리고 말의 나라에서는 미래 사회도 비쳤다.


여기서 우리는 풍자 satire를 뜻하는 영어 단어가 라틴어 사태라 satire에서 온 것임을 상기하게 되는데 이는 여러 가지 과일이 뒤섞여 있는 식사 접시라는 뜻이다. p467

풍자는 호라티우스 풍의 부드러운 풍자와, 유벨리스 풍의 신랄한 풍자가 있습니다. p493


선입견과 편견은 인간이 여러 가지 생각할 것들을 줄여주고 더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한다. 어두운 곳은 위험한 곳처럼.

하지만, 그 자연적인 선입견과 편견이 인간에 의해 만들어질 때는 잔혹해지고 비열해지고 그 자체가 더 큰 위험이 되는 것 같다. 그것을 후이넘과 야후의 말의 나라에서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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