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드는 순간 반들반들한 표지의 타이틀과 그림이 심플하고 개구져서 좋았다. 근처에 있는 디자이너 분에게 그림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이런 그림은 정물화와 같은 일반 그림을 마스터해야 그릴 수 있다고 하셨다. 예전에 피카소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 피카소는 일반 미술 과정을 아주 어린 나이에 천재적으로 잘 해냈다고 한다. 즉, 모든 기본이 되는 과정을 마쳐야 추상화와 같은 변형 또는 발전된 형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그림들은 그래서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물에 걸린 사자를 구해주는 작은 생쥐와 사자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선녀와 나무꾼이 중후반부의 중심 소재가 된다.

동화책이긴 하나 구어체의 의성어가 (예를 들면 오오오~ 와우~~) 자주 나와 대화가 전달하려는 것을 흐린다. 이야기가 전달하려는 주제는 명징하지만, 반전과 극적인 사건들이 대부분 예상되어 평이하게 읽히는 장점은 있지만 최소한 어른인 나에게는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고 그 의도한 주제도 인상적이지는 못하다.

그런데, 그림이 나는 너무 좋다.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데, 큰 아이가 그림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어떤 책이냐고 물어보며 관심을 보이길래, 읽자마자 큰 아이에게 책을 주었다. 큰 아이의 소감이 궁금하다. 큰애가 읽는 외국서적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유아들을 위한 동화책과 성인을 위한 책 사이의 청소년 책이 많이 부족하고 그나마 눈에 보이는 책은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유아와 성인 사이의 연령대에 맞춘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림에 지면의 공간을 더 할애하고 대화는 더 함축해서 줄이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파브로 네루다의 질문의 책에서 드넓은 여백은 그 함축된 시어의 문장들을 내 마음과 머릿속에 던지는 강한 제구력에 크게 일조한 것처럼.

글을 쓰시고 그림을 그리신 전김해님이 앞으로도 더 많은 책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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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0 1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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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1 09: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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