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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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랜 보라색 책의 표지를 꽤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한 병 철

김태환 옮김


한 명은 저자이고 한 명은 역자인데, 둘 다 한국 사람 이름이다. 내가 지금 한국에 있고, 표지가 한글이니 김태환은 한국 사람일 것이다. 한병철. 귀화한 외국인 느낌이 나는 이름은 아니다. 사실 그런 느낌의 이름이 어떤지 모른다. 표지를 들쳐보고서야 알게되었다. 한병철님은 한국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철학, 독일 문학, 카톨릭 식한을 공부하고 하이데거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따고 현재 독일 카를수르에 조형예술대 교수로 재직 중 (2012년 기준)이다. 한국 사람이 독일에서 독일어로 책을 내고, 그 책을 한글로 번역 한 것이다.


저자와 역자의 색다른 국적과 언어처럼 '피로사회'의 논지도 '긍정'과 '피로'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다룬다.


근대는 외부로부터의 억압과 착취가 있었다. 지배층, 차별, 사상, 질병 등 나와 외부와의 대립과 그로 인한 개인이 내가 세상에 대한 피로였다. 외부로부터 착취였다.

현대는 그 외부들은 점점 사라졌고, 개인이 밝은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긍정 에너지를 가득 받게 되었다.

외부의 적들은 모두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민주주의, 평등, 면역학, 그리고 자본주의. 그런 것들이 모두 나의 문제와 동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의 내부와 외부의 갈등과 마찰의 지점에서 나의 내부에 자리 잡게 되었다. 무한한 긍정은 무한 경쟁을 부추겼고, 만족이 없는 끝없는 성취는 스스로의 착취를 낳았다. 충천의 '심심함'은 '나태'로 자아비판하게 되었다. 보이지도 인지되지도 않는, 적인지 나 자신인지 분간할 수도 없는, 내부의 요소들로 스스로 착취하게 되었다. 피곤이 아닌 부정적 피로가 가득하게 되었다.

기업의 발전과 도약을 위한 멈출 수 없는 모멘텀을 우리 각자는 스스로 짊어지게 된 것이다.


한병철은 이 보라색 책에서 '피로사회'와 '우울사회'로 그것을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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