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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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랫동안 읽었다. 언제 시작했는지는 어느 계절에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처음 이 낡아 보이는 책을 손에 쥔 공간은 이미 나와는 인연을 다 한 곳이 되었다. 손에 쥔 계기도 퇴색되었다. 표지의 작게 세로로 쓴 문학동네는 문학동네임을 강조한다.

'화장'을 읽기 시작했고, 다시 앞으로 와서 읽은 '배웅'은 그 간극이 몇 달인지 종잡을 수 없다. 그러다 어느날 저녁 앉아 성큼 읽고 그 기세로 이렇게 읽어내렸다. 번역서에서는 보기 힘든 후려침이 느껴진다.


숨을 들이쉬면, 날이 선 공기 한 가닥이 몸 안으로 빨려들어

공기는 한 올씩 갈자져서 몸 안으로 들어왔다.

저녁의 시간들은 물러서는 것처럼 다가왔다. 

모두 p336


해설 또한 분주하다. 

그는 받아들임에 대해 썼다.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음에 대해 썼다. 받아 들일 수 있음에 대해 썼다.

"허무는 기본적으로 성숙한 어른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p372 해설

"중년의 나이란 이 느닷없는 삶의 반전에 대책없음. 그것을 수락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p375 해설


2006년 봄에 김훈은 쓰다.

2019년 여름의 끝에 나는 읽고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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