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잘 쓰신다.

차안에서 시간이 날 때 읽을 책으로 추천받아 읽기 시작했다. 짧은 수필들의 모음집.

표지가 그 '밤'처럼 고풍스러워 물에 취약하고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내 가방 안에서 책의 끝부분들이 무기력하게 닳는 것이 안타까웠다.

책은 뉴스를 보지는 못해서, '김기덕'을 찬양하고 있다. "~ 이다"의 단정체는 "~ 라고 생각한다"의 추정체에 비해 취약하다고 생각해 본다.

중간 중간 몇몇 인사들이 거론되고, 그 중 사진 작가분도 있어 양념이 필요한 글들에 사진이 한 두장씩 끼어있다.


초반을 지나면 가속이 붙어 저자의 생각을 동의도하고 반박도하며 잘 읽힌다. 후반부에는 공감하며 밑줄도 그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한 여자의 사랑을 얻는 일이 이제 가망 없을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감정을 기술한다는 뜻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이 시는 슬프다.

아니면, '사랑이 상실된 상태에서 나는 글을 쓰고 있네'라는 뜻으로, 다시 말해서 '내 글쓰기를 지켜줄 사랑이 없음을 이제 나는 깨달았네'라는 뜻으로 읽어야 할까. 이렇게 읽으면 이 시는 불안하다. p163


언어를 해부한다는 것은 매력적이다. 대중적인 그리고 먹인지 흰인지 색을 알 수 없는 구름에 횃불과 같은 빛을 발하는 일이니.


불안은 슬픔보다 더 끔직하다. p172


슬픔은 과거에서 더 크게 오는 것 같다. 앞일을 모를 때 오는 근심과 두려움은 불안을 더 증대 시키는 것 같다.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사소한 경험을 이 세상에 알려야 할 중요한 지식으로 여긴다는 것이며, 자신의 사소한 변화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랑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p176


세상 속에서 나는 살아가는 것이지만, 내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순결한 행복을 자신의 행복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생명력을 대견하게 여길 만한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p178


정신이 부지런한 자에게는 어디에나 희망이 있다 p212


개선해야할 것이, 고쳐야할 것이 너무 많아 그런 것들을 잊어 버릴까 걱정이 될 때, 나의 일을 나아지게하려는 노력 자체를 개선하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 그런 걱정들을 덜하려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