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나서 스피커를 받아 저녁 내내 스피커를 설치 했습니다. 스피커 5개 설치는 그리 어렵지 않는데 연결이 좀 문제가 있긴 했지만 일단 6개의 스피커(우퍼까지)에서 음질이 분리되는 걸 확인 했습니다. 우째우째 감으로 이리 저리 꼽아 스피커를 셋팅했죠.

인공적인 소리를 가공하는 느낌이 뭐랄까요. 요리로 치면 양념 팍팍 뿌리는 것과 같아서, 소리의 맛이 아주 감칠 나거든요. 사람은 본능적으로도 좋은 건 바로 압니다. 특히 소리는 울림이기에 그 여운이 오래가거든요. 맛의 잔여감이랄까요. 여운이라고 하죠. 오래 갑니다.게다가 가공하지 않은 본래 TV소리는 듣도 못하거든요.음향이 가늘어 카랑카랑하게 듣기 곤란하다는 거 금방 느끼니까요.

소리의 결과는?

이하 카톡 문자로 대신합니다.

(ㅎㅎㅎ 좋은 건 알아가지고.ㄷㄷㄷ)

 

 

 

 

 

 

 

마침 오늘 와이프의 정기 휴일입니다. IP TV로 제공되는 영화 한편 봤던 모양입니다. 영화관에서 들리는 음향이 돌비_입체음향_ 영화 시스템 (이걸 DTS라고 하더군요.) 이라고 하더라구요. 음질과 음의 방향등이 적절하니 입체적으로 들리고 짱짱하거든요. 음압이 피부로 와닿는듯한 소리라서요. 영화를 영화답게 보는 것. 바로 음향 효과이니까요. 일단은 저는 반쯤 성공(와이프는 대성공)

 

접속에 따른 연결이 문제가 하나 남았습니다. 보통 스마트 TV라도  TV 자체에서 5.1체널 지원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TV 본체에서 스피커로 5.1 채널로 소리를 분리, 분배해주는 신호기가 있어야 합니다. (이를 디코더라고 하더군요.)

IPTV 셋탑 박스에서 보내면 되긴 하지만 다른 음원에서 입력한 신호를 TV로 음향 출력할 때는 스피커를 사용할 수 없거든요. 예를 들면 셋탑박스를 거치지 않고 TV 신호를입력하는 스틱 PC를 사용하면 5.1채널 스피커를 이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까이꺼 누구에거 물어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왜냐? 이런거 아는 사람이 전혀 없으니까요.

다시 검색에 검색, 오로지 검색입니다. 찾아야 합니다.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찾았긴 했는데 이거 뭐 가격이 또 스피커보다 더 비쌉니다. 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그 배는 당체 뭔 배가 됩니까. 안되죠. 그럼 비슷한 다시 검색 검색...아 당체 뭐가 뭔지 오디오에 대해서 아는게 너무 없으니 ㅎㅎㅎ

국내 복합 기능이 있는 제품도 있는데 상당히 비싸고, 단순히 음을 출력하고 이걸 매게로 스피커로 송출하는 기능만 있음 되는데 워낙 비싸니. 또 검색 검색.

 

 

 

 

 

 

 

 

 

 

찾아보니 이게 딱 걸립니다. 물론, 여타 비싼 게 몇개 있던데, 아무래도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가성비를 따지게 됩니다. 전면 디스플레이를 보니 잭이 광출력용 입력단자가 두개로 보이더군요. 왠만한 디지털 TV는 광출력 단자가 다 있으니까요.입력이 될듯합니다. 출력은 6개의 전형적인 5.1체널용 출력 짹이 보입니다. 그럼 딱 이거였더군요. 이걸 찾아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 뒤졌더니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가격은 너무 비쌉니다. 그런데 중소업체 직수입용 전자 전기 제품 전문 쇼핑몰을 왠걸요. 반 가격. 그래서 질렀습니다. 국내에는 재고가 없고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니 일주일 기다려야 하더군요. 이거 오고 설치 다되면 전체적인 TV와 5.1채널 스피커 구성을 사진과 더불어 리뷰 다시 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음향공학. 이게 또 상당히 제미 있을 듯합니다. 그래서 책을 찾아 봤습니다.

 

 

 

있더군요. 알라딘 책 소개와 책 목차를 보니,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우어.ㅎㅎㅎ단어 몇개만 겨우 아는 수준이니 이거 책 본다고 될 것도 아니더군요. 소리 공학이라는 게 얼마나 또 새로운 영역일지요.(아마 이와 못지 않게 영상 공학도 상당히 광범위할듯해서.) 일단 등록만 해두기로 하고 언제 한번 기초를 쌓은 다음에 읽어 보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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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12-29 09: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셨네요. 음악 좋아하면 소리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그러다보니 전문가가 되고... 제주 갔을 때 우리 차보다 더 좋은 걸로 렌트해 타고 다녔는데 음향이 꽤 차이 나더라구요. 겨우 그것도 느껴지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설치하면 오죽할까 싶네요.

yureka01 2016-12-29 09:57   좋아요 3 | URL
의외로 사람의 귀가 간사합니다....그 느낌의 여운이 상당히 남거든요..ㅎㅎㅎㅎ
입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멀죠..입문은 하지 않을려고요.다만 궁금해서 ^^..
이러다 빠지는거라면 벌써 중독되었겠지요..^^..
감사합니다~ ㅋ

겨울호랑이 2016-12-29 11: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께서 음향전문가로 거듭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yureka01 2016-12-29 11:41   좋아요 3 | URL
ㅎㅎ 전문가는 좀 오버구요..^^..
간단한 정보였죠..
기기 상호간의 연결에도 지식이 좀 필요하더군요^^..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29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하핫~^^ 소리는 과학이죠! 푸핫! 멋지네요!

yureka01 2016-12-29 11:42   좋아요 2 | URL
크..멋진 카피 문장이네요..
침대만 과학이 아니라 소리도 과학...맞습니다~^^..ㅋ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6-12-29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네 맞습니다. 소리에 한 번 증독되면 벗어나기 정말 어렵습니다. ㅠ 제 고백입니다. ^^

yureka01 2016-12-29 12:06   좋아요 2 | URL
소리의 취향은 다운 그레이드가 안되는 것이라서요..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16-12-29 1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앙, 5.1채널이니 뭐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저 부러울다름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금요일마나 구민회관에서 공연을 하는데 주로 음악회를 하죠.
지난 여름내내 내부공사 한다고 공연도 안 하더만 가을에 재개장해서
기대하고 갔더니 의자 하나 바꾼 것 밖엔 없더군요.
스피커도 거의 작동을 안 하는지 그냥 악기 소리 밖엔 나지 않아요.
열 받아서 항의라도 해야하는 건 아닌가 한심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yureka01 2016-12-29 14:23   좋아요 2 | URL
개념은 간단합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차가 지나간다.그럼 소리도 따라서 지나가죠..
즉 소리의 입체화라고 하죠..음이 분리 되어서 각각의 스피커로 소리를 따로 내니까
입체감을 느끼는 게 되니까요..

음악회는 음향이 필수죠...악기소리를 정확하게 저체 좌석에 골고루 전달되도록 만드는 것이 음향효과인데요..
이게 빠진 단순한 악기 연주회는 소리에서 감동이 일어나기는 어렵기도 하죠..

그런데 뭔가 예산 부족의 문제가 있지않았을까 싶어요.음향 시스템은 그야말로 돈전쟁이라서요..ㄷㄷㄷㄷ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16-12-29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기기도 훌륭하지만 배우자께 칭찬받는 유레카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yureka01 2016-12-29 14:33   좋아요 2 | URL
이것도 느낌과 감각에 대한 투자 아닌가 싶습니다.
귀에게 투자는 과학인가 봅니다.ㅎㅎㅎㅎ

그래도 이런데 돈들였다고 핀잔없이,,,좋았다하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무슨 거창한 것이 아닌 소소한 것 조차.경험하지 못하고 살다 죽으면 너무 억울할 거 같아서요.

작은 투자 큰 기쁨!ㅎㅎㅎ

Conan 2016-12-29 14: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아내가 못보도록 해야겠군요~ 안그래도 귀가 예민한 사람인데 이 글 보면 바로 지르자고 할 듯^^

yureka01 2016-12-29 14:47   좋아요 3 | URL
ㅎㅎ 기백만원도 있습니다만,,이건 정말 초보용이라서 질러도 큰 타격은 없는 거니..하나 장만해도 됩니다.ㅎㅎㅎㅎ^^

2016-12-29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9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30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년에 이사하고 나서 스피커 사야지 라고 마음만 잔득 먹고  지르지를 못했습니다. 개다가 전 주인이 또 얼마나 친절??하게도 벽마다 스피커 리드 전선을 다 빼놓는 작업을 해놨더군요. 스피커를 연결만 하도록 다 준비가 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차일 피일 온갖 변명을 둘러대며 1년 넘게 쪼댔습니다. 왜 이렇게 쫄아서 지르지 못한 건지...

 

음량과 음질 좋은 건 뭐, 아주 비쌉니다만, 저야 워낙 개털이다 보니 아주 저렴한 놈으로 질렀습니다.

 

5.1체널 스피커(저가형)입니다. 참고로, 음악용은 2.1채널이 좋다고하고 영상, 영화용은 5.1채널로 권장되더군요. 물론 채널을 입력 소스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구요.

 

뭐 요즘 건강 때문에  술도 전혀 못마시고, 담배 때문에 어찌나 잔소리가  심하기도 하고 작년에 담배세 인상 때문에 열받아서 끊었죠. 뭐 용돈이야 늘 벌이가 시원찮으니 딸리긴 해도, 까이 꺼 이것도 못하고 살면 좀 억울하다랄까요.

 

음악이야 중학교 시절부터 사촌 형님의 영향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팝부터 클래식까지 좋은 곡을 많이 가르켜 주었던지요. 그때야 변변한 오디오 하나 없이 카세트 테이프로 들었지만 음질이나 음량 이런건 포기하고 살았거든요.

 

작게나마 홈 시어터 시스템이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몰론 재대로 마련할려면 이게 또 엠프와 스피커라는 게, 어찌나 고가 장비이다보니 저야 뭐 엄두가 안나지만요. 무리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능력한도에서 하고 살아야겠다군요.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찾아보면,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의 라틴어입니다. 현재의 이 순간에 충실 할 수 있는 것은 뭘까요. 이 순간에 충실할려고 질렀습니다. 가끔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게 자칫 오독하게 되면, 마약도 술도 이런 것도 다 해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짓도 하겠지만 즐김과 객기,똘기는 구분되어야하거든요. 이 순간을 충실해서 장례에 긍정성이 부각되어져야 좋은 거니까요. 술꾼들의 건배사 중에 '오늘 마시고 죽자'라고 하지만 정말 오늘 마시고 죽겠다는 놈은 바보죠.ㅎㅎㅎ 그야 지금 열심히 마시자 뭐 그런 뜻이긴 하지만, 혹시 압니까? 정말 마시고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여튼, 벌써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기대됩니다.ㅎㅎㅎ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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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2-26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스피커 장만 축하드려요^^

yureka01 2016-12-26 16:28   좋아요 3 | URL
저가 초보 입문형이라서 ^^..

stella.K 2016-12-26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잘하셨습니다. 글구 부럽습니다.
저는 그럴 돈도 자리도 없답니다.ㅠㅠㅋ

yureka01 2016-12-26 16:29   좋아요 1 | URL
일단 거실에 설치하고 영화라도 생동감있을려면 소리가 빵빵하게 해야 기분날거 같더군요..
아주 저가형이라서 부담없는 걸로 했습니다~

기억의집 2016-12-26 18: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좋으시겠어요~ 몇 달 전에 용산 갔다가 스피커 상점이 있길래 잠깐 들어갔다가 가격 보고 놀란 적 있는데 저가형이라도 제법 가격 쎄지요? 술 담배 안 하면 이 정도는 인생의 사치는 아니니,,,, 카르페디엠이 맞네요!

yureka01 2016-12-26 23:21   좋아요 2 | URL
인감의 감각기관중에서 청력이 진화가 제일 늦죠.그런지 가격에 좀 쎕니다.ㅎㅎㅎ
그런데 이 늦은 진화된 듣기가 오히려 소리에 대해 더 민감한 이유라고나 할까요..
1년 동안 기다렸습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samadhi(眞我) 2016-12-26 2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거 아주 싸게 파는 업자 알게 됐는데 알려드릴것을. 업자라기보다 싸이트지만요.

yureka01 2016-12-26 23:23   좋아요 1 | URL
워낙 저렴한 구성이었는데 먼저 알았더라면 더 싸게 ㅎㅎㅎㅎ
이미 질러 버렸어요 ㅋㅋㅋ
연말에는 음악과 함께 ^^..

samadhi(眞我) 2016-12-26 23:25   좋아요 3 | URL
싸게 잘 사셨으면 됐지요. 음악 속에서 낙낙한 시간 보내실테니.

yureka01 2016-12-26 23:40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음악이 없으면 정말 삭막할뻔한 시간이죠..ㅎㅎㅎ
비내리는 겨울 밤입니다..편안한 시간으로 젖어 드시길 ~~

쭈니 2016-12-26 2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년 넘게 망설이셨으면......
잘 하셨네요.
좋으시겠어요. ^^

yureka01 2016-12-26 23:25   좋아요 1 | URL
어떤 음악을 들어 볼까..설레이네요..ㅋㅋㅋㅋ
아마 처음 곡은
Thomas Bergersen의 RADA라는 곡으로 선곡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26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전 1만원짜리 노트북 용 스피커 ㅡㅠㅠ ;
전에 있던 스피커는 친구가 학원서 쓴다고 가져가고 ..우퍼 ~ 좋은거라던데 ㅡ노트북용이 아니어서 못쓰고 친구줬어요 . 잭을 꽂아야하는데 제 건 그게 안맞더라는 ..일반 컴퓨터에나 맞을거라고..
그래서 소박하니 휴대용 스피커 ㅡ벌써 두개째입니다. 이것도 오래됨 소리가 먹히길래 .ㅎㅎ
좋죠 ..좋은 음악 듣기에 비쌀거까진 없지만 ㅡ 그건 뭐 꿈에 가깝고요.. 축하드려요.좋은 음악이나 영화 많이 감상하시길 ~^^

yureka01 2016-12-26 23:28   좋아요 2 | URL
오케스트라의 직접 싸운드가 그립습니다..어휴...
아직 음악회는 한번도 못가봤습니다..
현장음의 감동은 뭐 ....ㅎㅎㅎㅎ
그래서 음악회 감상하는 비용이 너무 비싼 이유일까 싶었어요..

비록 아주 저렴하지만..아무래도, 영화볼때,, 실감나는 느낌...좋을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27 08:14   좋아요 2 | URL
좋은 사운드 ㅡ가 꼭 현장음은 아닌거같아요.
자기 자신이 원하는 취향에 맞는 그런 자리여야 행복감이 더 크니까 .. 저 아는 분중엔 스피커를 그냥 판자같은 걸로 만들었더라고요. 직접 만들어 쓸수도 있는 걸 그때 처음 알았네요.^^

yureka01 2016-12-27 09:01   좋아요 2 | URL
그럼요...자신이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곡을 듣는 것.^^이게 포인트!~ㅎㅎㅎㅎ

감사합니다!~

moonnight 2016-12-26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합니다.^^ 저는 그냥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 후기도 부탁드립니당^^

yureka01 2016-12-26 23:28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네 후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꼬마요정 2016-12-27 0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1년을 벼르신거라면 사시는 게 정답이지 싶습니다. ㅎㅎ

음악을 좋아하신다니, 유레카님을 좀 더 알게 되어 기쁘네요~ 음악회.. 정말 좋은데, 비싸서..으흑

3년 전이었나요, 정명훈이 서울시향에 있을 때 말러 2번을 연주했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다더라구요. 저도 말러 2번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못 가서 슬펐죠. 그래서 cd 사서 그냥 cd 플레이어에.. ^^ 그래도 좋네요.

유레카님 부럽습니다.~~^^

yureka01 2016-12-27 08:57   좋아요 1 | URL
네.음악은 상당히 고급 취향이죠..ㅎㅎㅎㅎ아무리 막귀라도 교향악의 그 울림을 음압으로 느끼면
소리가 뭔가 달리 들리거든요..ㅎㅎㅎㅎ
오디오 좋은 거 찾는 이유도 라이브로 자주 경험이 어렵기 때문에 찾는 이유겠죠..
입장표 값이 흐..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보슬비 2016-12-27 0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행복한 시간 가지신다면, 그걸로 유레카님은 진짜 ‘카르페 디엠‘의 시간을 가지시게 된거네요.
축하드려요~~ ^^

yureka01 2016-12-27 08:58   좋아요 1 | URL
네 소리도 역시 시간과 같이 흐르더군요...
비록 작은 거지만 꽝꽝 울리는 소리 듣고 싶어서 ^^..ㅋㅋ

감사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2-27 03: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 기다림끝에 득템. 최고의 행복입니다~^^ 가격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지요~~^^

yureka01 2016-12-27 08:58   좋아요 2 | URL
흐 오늘 옵니다..1년 기다렸으니까요..ㅋ

감사합니다!~

꽃보다금동 2016-12-27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피커 사셨다니 축하드려요. 저희 남편도 1년째 스피커를 노려보며 고민 중이랍니다. 스피커의 세계도 참 어렵고 복잡하더라고요. 가격도 천차만별이고요. 이번 봄에 이사하게 되면 꼭 사라고 했어요.
1년의 고민 끝에 고른 만큼 많이 느끼고 즐기시길 바라요^^

yureka01 2016-12-27 14:27   좋아요 1 | URL
오디오 세계에 공부하면,이것도 또 다른 세계가 있더군요...
스피커 엠프.각종 케이블.등등..이거 하나 하나 아이템들이 어마무시하더군요..
아는만큼 가격도 천차만별이고..ㅎㅎㅎㅎ

그래서 초보입문용~~~했습니다^^..돈많이 벌믄 그때는 또 아!!~~더 좋은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컨디션 2016-12-27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술담배 안하고(못하고?) 사는 나에게 주는 상이닷. 질러보자. 카르페디엠이여! 이런 마음으로 오디오 구축 제대로 하셨군요.^^(아니 하신 거 맞으시죠?)
근데 저는 댓글에 앞서 아주 바보같은 의문에 휩싸였습니다. 뭐냐면요. 저 거실공간, 저 스피커 설계도는 실제 유레카님의 것일까. 저 이쁜 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저 많은(6개?) 스피커인지 엠프인지 하는 것들을 다 갖추었다는 것인가. 이제 하나씩 장만해서 갖추고 말겠다는 것인가... 뭐 이런거요.ㅎㅎㅎ

yureka01 2016-12-28 08:59   좋아요 1 | URL
아 저 사진은 대충 설계도 입니다..ㅎㅎㅎㅎ
거실은 비슷합니다.(모델이야 전문모델이니 이쁠 수 밖에요...

스퍼커에 엠프 내장용이라서 스피커가 5.1체널...(음악도 물론이지만 영화용으로 )^^..
일단 어제 테스트 해보니..좀 쿵쿵 거리더군요....ㅎㅎㅎ

감사합니다.

cyrus 2016-12-27 1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는 것만으로 제 마음도 기분 좋아졌습니다. 사실 저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책을 많이 샀어요. 일단 사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ㅎㅎㅎ

올해 제 글에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yureka01 2016-12-28 09:00   좋아요 1 | URL
네..1년 동안 벼루다 벼루다 질렀던 거라서 ㅋㅋㅋ

감사합니다..사이러스님도 연말 마무리 잘 하시고..새해애도 또 가열찬 독서를 ~~~ ㅋ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12-27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드디어 스피커 장만하셨군요.
참 반갑습니다. ^^

yureka01 2016-12-28 09:01   좋아요 2 | URL
스피커가 당체 얼마나 비싼지...
완전 초보입문형이 가격대비 성능 ..가성비라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12-28 09:10   좋아요 2 | URL
오디오는 스피커로 완성되지요. 아무리 앰프 등 오디오 기기가 성능이 좋다 해도 막판에 소리를 실현하는 스피커가 살리기도 망치기도 합니다. 가성비 좋은 걸로 장만하셨기를!
참, mp3 음원으로는 오디오 성능 평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CD 아니면 LP 권합니다. ^^

yureka01 2016-12-28 09:30   좋아요 1 | URL
물론입니다..그래서 스피커부터 먼저..

이젠 디코더랑...디비디 플레이어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북프리쿠키 2016-12-27 2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시와 사진과 음악까지
유레카님은 욕심쟁이!!ㅎㅎㅎ

yureka01 2016-12-28 09:02   좋아요 2 | URL
음악이야 중학교 다닐때부터 좋아했으니..ㅎㅎㅎㅎ

감사합니다~~(돈에 욕심이 없다고 늘 핀잔 듣고 삽니다 .ㅋㅋㅋ)

transient-guest 2016-12-28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ㅎㅎ 음악도 좋고 책도 좋고 영화도 좋구요..ㅎㅎ 한 세트 잘 들여놓으시면 오래 사용하실 겁니다.ㅎ 적정한 가격이어야 하고, 반드시 너무 빠지면 안된다고 합니다.ㅎㅎ 아니면 김갑수씨처럼 버는 돈을 몽창 그리로 뽑게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오디오가 원래 비싼 취미들 중 하나잖아요.. 잘 꾸며놓으시고 사진 올려주세요..ㅎ

yureka01 2016-12-28 13:16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ㅎㅎㅎㅎ
오디오의 세계가 아작나는 취미인 거 너무나도 잘 압니다.

초보입문형이긴 한데요..^^..
네.. 언제 스피커 리뷰 한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galmA 2016-12-28 18: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다림을 적립금 삼아 지르신 게 전혀 문제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ㅎㅎ
진공 앰프 쓰는 분 댁에 가서 구경하니 외관부터 매력 폭발~ㅎㅎ 그러나 저도 고가 스피커는 언감생신^^; 책값도 벅차요ㅎ;

yureka01 2016-12-29 09:04   좋아요 0 | URL
오..진공관 앰프..이거 완전 예술이죠..ㅎㅎㅎㅎ
저도 스피커는 초저가형이라서...무리하지 않는 범위니까 질렀습니다.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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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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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별로 친하지 않는 딸아이(물론 나도 약하다.)에게 원하는 전공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그나마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을 하는 편이 낫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좋아하는 분야를 지원하는 것이 당연한데, 문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게 상당히 어렵다.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면 더더욱 금상첨화인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고 이를 발견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는 평생을 헤매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모르고 죽는 경우도 부지기 수이고 혹은 알았다 한들, 너무 늦어 버린 나머지 제대로 해볼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구체적으로 내가 정확하게 어떠하길래 좋아한다고 자신감에 차도록 표현하기도 어렵다. 자신이 하는 일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삶에 있어서 이루어 내는 완성의 기쁨이 행복하다는 이론에는 모두 이견이 없는데, 우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먹고사는 일에는 상당히 괴리가 있고, 이 괴리감에 따른 갈등과 고민은 늘 상존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금이라도 스스로 잘 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별개이며 뉘앙스도 다르다. 이게 좀 고민스러운 것이 있다면, 잘하는 것이 항상 좋아하는 것과는 같다고는 할 수 없다. 때로는 다르다. 좋아한다고 해서 잘 한다고도 말할 수 없다. 가장 괜찮은 조합이라면 물론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라면 최고겠다. 여기서 좋아하는 것을 아직 모를 때, 느낄 때까지 유보할 시간이 없을 때, 선택지는 결국 잘하는 분야로 정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기야 좋아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는 사람이라면 더 난감하다. 사람에게 있어서 취향이란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간단하게 발현되는 화학반응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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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딸아이가 영어를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진로를 영문학으로 결정짓도록 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좋아하니 잘하는 것이라 믿었다. 초등입학 전에도 학원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고 그렇게 시키면 곧잘 하며 좋은 영어 성적에 대해 학원 원장 선생님의 칭찬과 부상으로 주는 문화상품권 모으는 재미가 남달랐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는 캐나다 매니토바주에 있는 도시의 초등학교로 어학연수까지 보냈다. 연수 경비로 나의 퇴직금까지 정산해가면서 보냈다. 그래서일까 잘 하는 줄은 알았으니 진정 좋아하는 줄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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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먼저 진로를 탐색하고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에 있어서 나는 딸아이에게 폭탄을 맞았던 것처럼 충격을 받았었다. "영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싫어하는 것은 또 아니란다.) 영어를 전공으로 선택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아니 그럼 이때까지 좋아서 한 것이 아니었나? 좋아했으니까 잘 할 수 있었고 그동안 즐거워했잖아. 이제 와서 좋아한 것이 아니었다는 고백을 듣고 정색 할 수 밖에 없었다. 선생님이 좋아해 주고 칭찬 듣고 아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아빠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었을 뿐,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이랑 차이가 있다는 딸아이의 고백.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럼 싫다고 말을 했어야지. 왜 이걸 좋아하지도 않는데 좋아하는 것처럼 했는지? 싫으면 잘하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한 건데 모두 잘하는 것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망할까 봐서 미리 이야기를 할 기회를 못 잡았다는 토로였다. 아 결국 선생님과 부모의 눈치를 보고만 있었다는 결론이었다. 내가 딸아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단 한번이라도 거절하거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들어 주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스스로가 눈치를 보고 있었다고 하니 기막힐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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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아이에게 나의 환상을 만들어서 본 것이지 아이가 가진 마음의 실체를 전혀 몰랐다는 결과였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줄 알았고 잘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아이에게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했다.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했다. 진정으로 네가 좋아할 것을 찾는 일이 중요하고 그래야만 행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빠는 네가 잘하는 것을 좋아하는 걸로 착각했던 탓이 있었고, 진즉에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거나 혹은 싫어한다고 했더라면 억지로 시키고 않았다고 했다. 싫어한다고 해서 실망할 것도 없다라고도 했다.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기쁘게 할 수 있다면 동의하겠다고 했다. 어느 아빠가 자식이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겠다는 것에 반대할 리가 없다고 하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했다. 그런데 영어 공부가 좋아해서 하는 걸로 스스로 너도 그렇게 믿었던 것은 아니었나 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학원이다 외국이다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 아닌가. 아빠는 지원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아빠가 원하는 아이로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라고 반성한다고도 했다.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하도록 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어떤 좋아할 만한 것을 찾는 기회를 주지 못 했던 거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스스로가 파악할 기회를 찾는다는 것도 가능했을 것인지도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일까,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책이라도 많이 읽고 자신과 많은 생각을 하며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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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장래의 희망에 대한 학부모 참관 수업시간이었다. 아이들이 각자 장차 앞으로 하고 싶은  직업이나 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었는데 누구는 뭐를 하고 싶고 누구는 어떤 일을 하겠다고 하였다. 그 시간에 딸아이는 의외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나는 돌맹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돌멩이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는 그게 단지 엉뚱한 생각으로 웃어넘겼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다 것과 어떤 것을 꼭 해보고 싶다는 것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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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해진이 나오는 CF에서 인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라는 카피가 떠올랐다. 이게 얼마나 정확한 인생의 방편인 것인가. 우리는 하루라도 뭔가 하지 않고 있을 수가 없다. 뭐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삶이란 부단히 먹고 싸고 일 하고 놀고 뭐든 시간에 따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삶이란 동작이라는 행동이다. 유체, 유물론적 생체라는 물질은 뭔가 끊임없이 움직임이다. 심장은 한 순간도 살아있는 동안은 정지되지 않고 뛴다. 피는 계속 돌아다닌다. 이처럼 단 한순간도 위치이동과 화학적 변화는 멈추지 않음이 바로 생존이라는 것일텐데, 죽음은 정지을 의미한다. 움직임은 에너지가 들어야 하고 힘을 소비시켜야만 하는 에너지와 운동역학의 법칙이란 물리학적인 법칙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움직임이란 효과에 따른 힘겨움을 부산물로 생겨난다. 예를 들면, 운동이라도 오래 동안하면 근육에 젖산이 생기고 이를 피로함을 느끼는 원리. 또는 정신적인 노동으로 피곤함이 쌓인다든지 다 움직임에서 나온다. 힘겹다는 것은 고통의 통증도 수반된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난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인간에게 살아 있는 다음에는 전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곳이 필시 유토피아인지도 모르며 그것이 피안인지도 모른다. 현실의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죽음뿐이다. 그래 죽음. 초등학생의 어린 딸아이의 희망사항에 비록 돌멩이가 되고 싶다는 것은 어쩌면 유기체가 무기체로 될 수 없는 것의 불가능성에 대한 터무니없는 희망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돌멩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라는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바람이었던 것은 아닐까 했다. 난 왜 그때 이것을 간파하지 못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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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부모는 뭔가를 하도록 원했기에 태어나게 했고 살아가게 하는 것일 테니까. 아이를 가지고 태어나게 만들어야 할 근본적인 원인이야 다양하게 있겠지만 일단은 태어난 이상 무언가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왕 태어난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면, 차라리 뭐라도 하면서, 하는 것의 재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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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내심은 모조리 다 하기 싫었다.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단다. 진정 다 하기 싫단다. 학교도 가기도 싫었고, 군대 가서 너무 힘들어서 싫었고, 근무에 시달리고 고참에게 매일 구타로 폭행당하는 것도 너무 싫었어. 이십 년 직장 생활에서 단 하루라도 즐겁게 출근해본 적이 없는 아빠도, 소처럼 나가서 일하는 것도 싫었어. 돈을 벌어야 하는 것도 너무 싫었어. 돈 없어서 하루라도 못 사는 환경도 너무 싫었어. 그것만 싫은 줄 알아? 다른 것도 너무 하기 싫어. 저녁마다 쓰레기 버리는 것도 싫고 우리 딸내미 밥 매번 차려 주는 것도 귀찮은 적도 많았어. 정말 정말 싫었어. 때론 숨쉬기도 싫을 때가 있어.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성경 구절처럼 안 먹을 테니까 일 안 하고 싶었어. 하는 것이 다 싫어. 거실 천정에 달린 거실 등이 고장 나도 고치기가 싫었어. 매일 저녁마다 운동가는 것도 싫고 다 싫어. 지금 같아서는 산다는 것 이거 자체도 싫어. 먹는 것도 싫을 때도 많아. 배고프면 억지로 마지못해 한 끼를 때우듯 먹어야 하는 운명인 것도 싫었어. 허기져야 먹어야 할 이 존재가 비굴하리 만큼, 증오하리만치 싫은 적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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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간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많았다. 싫어한다고 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러면 좋아한다고 해서 좋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을까? 시골 가면 마당에 목줄이 걸린 강아지는 자기가 좋아서 그렇게 하루 종일 묶여 있는 채로 주는 밥이나 먹고 똥만 하고 숨만 쉬는 걸까? 강아지는 자신을 그렇게 매여 있도록 선택한 것일까? 또는 시골에 외양간에 갇혀 있는 소들은 왜 또 그렇게 하루 종일 여물을 먹고 물을 마시고 똥을 싸고 똥싼 자리에 벗어나지도 못하고 똥 자리가 잠자리가 된 것일까? 대체 누가 왜 무엇 때문에 싫어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을 해야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할까. 그럼 좋은 것은 무엇이고 싫은 것은 무엇인가? 싫은 것을 해야만 하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어쩔 수 없이 하고 사는 것이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 차라리 돌멩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무감각의 무기체가 된다고 해서 정말 좋은 걸까? 싫은 것일까? 돌멩이는 좋은 게 없단다. 그런데 반대로 싫은 것도 없단다. 좋고 싫고 가 아예 없어. 못 느끼니까. 개도 구체적으로도 소도 그게 삶이라서 싫다고 말도 못하니까. 개나 소는 싫음에 대한 저항도 못해. 그게 운명이란 것이지. 개나 소나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았어. 아프리카에 태어나는 아이가 굶어 죽어간다 한들 그 아이에게는 선택권이 없어. 우리 모두는 선택했던 것이 아니라 선택 당한 것이지. 그래서 싫은 것이란 살아있고 움직인다는 감정의 증거물이야.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다 존재하는 모든 인간의 무선택적 현상일 뿐이야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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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아예 공부도 학교도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도 했다. 단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부여받을 수 없는 형벌과도 같다고도 했다. 아빠가 싫어도 다 살아오면서 했듯이. 누구나 다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이왕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자신의 앞에 주어진 거라면, 차라리 뭐라도 해서 즐거움과 재미와 흥미를 가지고 행복한 것을 찾는 것이 오히려 더 긍정적이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왕에 말이다. 지금 당장 하기 싫어서 죽고 싶어도 만약에 아빠가 지금 죽는다면 우리 딸은 또 얼마나 아빠 때문에 슬퍼야 할 것인가? 또는 엄마는 아빠 때문에 얼마나 어려워져야 할 것인가? 이런 관계로 인해서 우리는 생을 함부로 포기해서도 안되고 자신의 삶을 저주해서도 안되는 것이고, 채임은 무한하게 피치 못하게 죽어가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벗어날 방법은 없고 다만 삶의 무게가 지워진 거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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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게  사랑이란 이렇게 미워하지 않아서 누군가를 위해서 살았던 위대한 사람들도 분명 있었길래 오늘날에 우리가 또 이렇게 싫어하지만 살아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해 주었다. 당장에 마음 같아선 다 함께 죽음만이 답이 될 수는 없는 이유와도 같은 것이니까. 죽는다고 끝날 문제였더라면 아마 세상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몰라. 싫은 것을 안 하는 것보다는 즐거움을 찾아서 재미삼아 하는 것이 유익하다면 하지 않기보다는 하는 것이 낫겠고 배고파도 비굴하게 먹기 싫어도 먹어 고통을 면하기보다는 차라리 더 맛난 것을 찾아서 먹는 행복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의 희열과 재미도 반드시 보상이 주어진다는 사실이지. 히말라야를 너무 힘들게 올라가는 사람이 정상에서 올랐던 그 쾌감은 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거야. 그래서 인간은 위대함과 추악함을 동시에 가졌거든. 숭고한 사람과 멸시의 사람의 차이는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삶은 자신의 주체로써 자아로써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싫은 것을 하라는 내키지 않는 수동성보다는 좋아할 만한 것을 하라는 즐거움의 행복한 삶이 그래서 고통스럽더라도 감내하는 능동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으니까. 출근 너무 하기 싫은 날의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괴로워도, 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빠처럼 사진 찍으러 나갈 때, 일어남이 어떻게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지. 출근하는 아침은 싫은 것을 하러 가야 하니 괴로운 것이지만 아침 일찍 사진 찍으러 나가는 일이니 같은 아침이라도 일어나는 힘겨움은 같더라도 의미는 각기 다르지. 기꺼이 감수할, 감내할 즐거움인가 짜증인가의 차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사람은 하고 싶다고 다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어한다고 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숙명이 주어진 존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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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싫어하는 것을 피하고 좋아하는 것, 아니 지금 당장은 좋아하지 않아도 앞으로 좋아할 만한 가능성이 많이 있는 것을 찾아보기를 권했다. 또는 좋아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제일 잘하는 것. 잘하지 못 해서 스트레스받지 않고 잘해서 기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자신에게 뿌듯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주는 것을 찾아내서 하는 것이 어떨까라고 주문했다. 이게 1년이 걸렸다. 공부 하나도 하지 않고 사달라는 책 전부 다 사주겠다고도 했다. 그렇게 자신이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았으나 딸아이는 실패했다. 학교 한해 늦게 가도 되고 아니라면 아예 안 가도 된다고 했지만 또 그러기는 싫다고 했다. 이런 우여곡절에 따라 결정한 것이 그나마 현재에 가장 잘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잘 할 수 있는가능성이있는 것으로 다시 영문학이었다. 마침 이 책도 영문학에 더 재미를 가미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어서 사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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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바 아니다. 지금 영어를 배워서, 영어란 언어를 사용하는 문학(영문학)을 배워서 어디다 쓸 것인지, 아니면 영어에 관련된 일에 무슨 큰 돈벌이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접어야 할 것이다. 어학 하나 배우는 투자에 비해 보상이나 대가는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고 취급도 못 받는다는 걸 잘 안다. 하기야 어디 영문학 뿐만이 아니라 문사철도 같은 처지이고 심지어는 "죄송합니다. 문과입니다"라는 걸로 표현되는 직장 절벽에 서 있다. 걱정하시 마시라. 머리가 아주 비상하게 잘 돌아가서 공부만 아주 특출난 권력자의 주구 노릇이나 해서 불명애스러운 은팔찌나 차는 놈이 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된거 아니겠나? 밥 먹고 사는 거야 다 거기서 거기인데 말이다. ​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커다란 영광으로 점철되기는 무척 어렵다. 하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추악하게 시궁창에 처막히는 것은 반대로 너무 쉽다. 한순간 실수나 오류로 삐끗하면 나락으로 빠져 버리고 만다. 그러니 부단하게 세속적인 행복 따위보다는 자신의 열정이 때로는 괴로움과 외로움으로 점철될지라도 인간의 심연에서 나오는 그 울림으로 감동의 눈물이라도 흘릴 줄만 안다면 비록 돈 벌어먹기 너무 어려운 시대이다 해도 그곳에서 행복감은 깃들여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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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는 나에게  결핍을 가르쳤다. 아비에게 느낀 결핍을 딸아이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고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연습 한번 하지 못한 어설픔과 처음이었으니 생각만큼 가뿐하기도 어려웠다. 어쩌면 무자식이 상팔자는 명언은 앞으로도 여전할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마누라는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 딸아이 낳은 거라고 했지만 난 여기에 동의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낳아서 무슨 영광 보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죄의 책임감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에게 죄 지은 것. 즉 인간으로 타고난 그 욕망의 죄가 원죄인지도 모른다. 자식은 부모의 욕망 덩어리이자 결과물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갚아야 하거든. 이른바 무한 책임이라는 의미이다. 자식에게 대를 이어 효도 받겠다거나, 조상의 대를 이어야 한다고 그 허울의 명분도 사실 욕망으로 합리화이자 욕망의 변명으로 낳았을 뿐이고, 유전자의 보장성 보험용으로 자식을 대하는 부모는 상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모든 존재의 시작은 선택권이 없으니까. 흔히 낳아 줘서 고마울 것도 없다. 욕망의 투영이겠으나 그렇다고 원망할 것도 아니다. 따진다한들 돌이킬 수 없으니 받아 들여야 할 뿐이다. 유전자를 가진 생명의 유기체가 유전자에 깃들어 있는 프로그램 거부하지도 못하고 설계되어졌으니 고마움과 원망 따위야 다 부질없는 것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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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영어에 관한 언어의 역사 이야기로 더 재미와 흥미를 돋아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책을 선물로 줬습니다.

좀 짧게 쓰지 못해서 양해 바랍니다. 쓰다보니 구질구질하게 길어졌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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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3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3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2-23 18: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렸을 때 역사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역시 취업을 생각하다보니 경제학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yureka01 2016-12-23 18:46   좋아요 4 | URL
네 ㅎㅎㅎ공감되고도 남죠..
취업이란 지상 과제의 업과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의 차이....
이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과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거 같더군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ㅎㅎㅎㅎ
어디로 보나 문과인데 이과로 갔으니.. ..
그 차이에서 오는 답답함이란 평생을 괴롭히죠...
그러나 언젠가 하고 싶은 것을 꼭 발견하고 할 수 있어서
그간에 못해본 것을 해보는 것...필요하거든요.^^.

북프리쿠키 2016-12-23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16 서재의달인 촉하드려요^^;

yureka01 2016-12-23 21: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블로그 개근했나 봐요..ㅎㅎㅎ

cyrus 2016-12-23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의 재미를 모르는 결핍 상태는 절대로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책의 지식으로 결핍을 채워주지 못하면 인터넷, 스마트폰에 의지할 겁니다.

yureka01 2016-12-23 21:06   좋아요 1 | URL
책이야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 읽지 말라 해도 보게 되겠지요...
아마 그렇게 스스로가 동기부여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16-12-23 20: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yureka01 2016-12-23 21:07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북다이제스터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구요..

2016-12-23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3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12-23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yureka01 2016-12-24 00:45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해피해피 크리스마스 만나시길 바랍니다.감사감사.

2016-12-23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6-12-23 2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햐!!!
올해도 서재의 달인이 되셨네요.
연짱 몇해를?
영혼을 팔아 책을 읽고 포스팅하시는 건 아닌지?
무언가에 변함없는 열정을 쏟을 수 있다는 것- 어찌 보면 축복입니다
유레카님을 블친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yureka01 2016-12-24 00:46   좋아요 1 | URL
사진블로그서 몇해나 블로그로 해봤으니 무덤덤하죠.그래도 개근했구나 라는 열정 가지고 살았으니 앞으로도 책하고 친하게 지내야죠....사람은 죽을 때까지 사유를 멈추면 안될 운명이니까요..감사합니다.

마르케스 찾기 2016-12-23 2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해 감사드릴 목록에 유레카님도 빠뜨릴 수 없는, 많이 감사하신 분이십니다,,
좋은 책 주신 것, 좋은 글 읽게해 주신 것, 좋은 책들 만나게 소개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그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드릴께요 ^0^
감사합니다.

yureka01 2016-12-24 00:47   좋아요 2 | URL
한해도 감사 드리고 좋은 서재 이웃이셨어요...항상 고맙고.....즐거운 성탄 되시구요..

줄리엣지 2016-12-24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16년 서재의 달인 선정을 축하드립니다^^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yureka01 2016-12-24 00:48   좋아요 2 | URL
좋은 책과 불로그글 만나게 되어서 무척 감사와 고마움...드리구요...즐거운 성탄 되시구요..

오거서 2016-12-24 01: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 드립니다. 유레카 님을 알게 되었고 글을 통해 공감하면서 크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부디 건강하시기를!

yureka01 2016-12-24 11:1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오거서님 덕분에 서재에서 좋아 하는 음악에 대해 더 관심 기울일 수 있는 기회....만나서 아주 좋았습니다..

사실 어디에서 음악을 다루는 집단 불로그는 없으니까요..ㅎㅎㅎ

즐거운 연말연시 만나시길 바랍니다.

2016-12-24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4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6-12-24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기 전공과 진로를 찾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어요. 저보고 다시 정하라고 해도 여전히 고민고민 할걸요.
제 아이도 고등학교에서 들어야할 과목을 정하려니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를 정해야하는데, 물어보니 하고 싶은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듣는 저는 절망했어요 ㅠㅠ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 얘기했죠. 그거 찾는게 쉬운게 아니라고요.
하고 싶은게 없다고 표현하는 제 아들녀석보다, 돌멩이가 되고 싶다는 따님의 표현에 저는 눈이 번쩍 뜨이는데요 (yureka!). 누가 저런 표현을 할 수 있겠어요.


yureka01 2016-12-24 11:18   좋아요 2 | URL
네 그렇더군요.어릴때부터 다양한 경험과 취향을 파악하는 게..정말 어렵더군요..
한번뿐이니 두번 재현 못하니..시행착오 없을 수가 없는 삶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행연습하고 사는 것도 아니라서 말이죠..
언젠가 살다보면 진정 좋아하는 발견.꼭 있어야 할텐데 말이죠..ㅎㅎㅎ

즐거운 성탄절 되시구요..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16-12-24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yureka01 2016-12-24 14:52   좋아요 1 | URL
후애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만드시길 바랍니다...지금 이순간.^^

꿈꾸는섬 2016-12-24 16: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로선택을 너무 빨리 결정해야한다는 부담감이 큰거 같아요. 대부분 아이들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등의 얘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그래도 따님은 좋은 아빠의 믿음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서재의 달인 축하드리고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yureka01 2016-12-24 17:09   좋아요 1 | URL
진로가 평생을 좌우하는데..진학만 급급한 현재의 교육의 전체적 시스템은 참 해묵은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학령에 따른 진로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은 사실 평생을 좌우하는 관건인데...
자본주의 시대의 교육은 그저 기능과 효율만 강조되는 듯한 인상이더군요..

꿈꾸는 섬님도 즐거운 시간 되시구요..고맙습니다!~

AgalmA 2016-12-24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 웹 바탕색이 회색이라 yureka01님 엠블렘이 왠지 더 고급스럽게 보입니다ㅎㅎ!
서재의 달인 되신 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축하드립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딸에게 보내는 인문학 편지 같았습니다. 이 글 따님 보여주셨나요? 존경 하트 뿅뿅 될 거 같아요^^

yureka01 2016-12-25 07:1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이글 딸아이에게 안보여 줄 거같습니다...언젠가 나중에 커서 보여 줄 예정입니다.흐...크리스마스 날에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2016-12-24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5 0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6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6 15: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6-12-28 13: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학교때 역사를 전공하고 로스쿨을 간 케이스인데, 도저히 역사로 먹고 살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어요. 언제나 맘은 아마추어 역사학도이고, 언젠가 은퇴하면 다시 역사를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가끔은 모두 던져버리고 싶기는 합니다. 어렵네요...생각할수록..그저 조화를 찾길 바라는 맘입니다..

yureka01 2016-12-28 13:23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쉽지가 않죠..

자신이 원하는 것과 괴리..평생을 괴롭히죠...

아 역사학..앞으로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6-12-28 15: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yureka01님 서재의 달인에 선정되어 축하합니다.
방대한 게시글을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좋은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yureka01 2016-12-28 15:53   좋아요 1 | URL
한해 열심히 소통했다는 개근상쯤 되죠^^..ㅎㅎㅎ
블로그에 글은 참 많이 쓰긴 했더라구요..리뷰는 글이 좀 길어서,
이웃분들이 좀 버겁지나 않았을까 살짝 염려가 되긴 합니다..

내년에는 좀 짧은 글을 써야 겠어요 ㅋㅋㅋ

알파벳님도 연말 마무리 화이팅입니다!~

samadhi(眞我) 2016-12-28 15: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인기짱이네요. ㅋㅋㅋ
알라딘 소모임 한번 만들어도 좋을 듯한데 다들 바쁘시겠죠?

yureka01 2016-12-28 16:23   좋아요 1 | URL
아고..모임하면 정말 좋긴 하죠..
문제는 알라디너분들이 전국구라서...거리 시간 때문에 어렵긴해요..ㅎㅎㅎ

올한해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잘 마무리되시구요..

감사합니다..

감은빛 2016-12-29 16: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실 대학 학과를 선택하는 것과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별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꼭 대학을 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고요.
저는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기에,
대학에서는 공부를 좀 해보고 싶어서,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서 갔는데,
막상 들어가서는 운동하느라고 그리 열심히 공부하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세부 분야 중에 관심있는 쪽으로는 혼자 파고 들어가긴 했어요.

얼마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한때 환경단체를 그만두고 다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한 서너달을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 적이 있어요.
그러고 나니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다른 단체를 찾아가서 일을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다시 시작하니 새로운 의욕이 생기더라구요.

yureka01 2016-12-29 17:27   좋아요 1 | URL
물론입니다. 학과의 선택이 꼭 직업으로 연결되지도 않으니까요..
문제는 이걸 일찍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해서
살면서 생기는 오류의 후유증이 생기니까요.
가급적이면 미리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빨리 잠재된 것 깨우면,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나마 감은빛님이나 저나 대학은 시험만 쳐서 들어갔으니.
요즘 아이들은 과정이 너무 복잡하더군요.
사교육들만 노났더군요..ㅎㅎㅎ

주니 2017-01-01 2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yureka01 2017-01-01 23: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글이 다소 길었어요..ㅎㅎㅎ^^..
 

 

 

당나라 때, 육긍(陸亘)이라는 대부(벼슬 이름)가 남전이라는 선사에게 물었죠.


“제가 병 속에다 거위를 키웠는데, 점차로 커져서 이젠 병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는 병도 손상시킬 수도 없고 거위도 손상시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거위를 병에서 꺼내겠습니까?”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소설.

김성동 소설가의 만다라.

이 소설에 나오는 화두이다.

 

소설에서는 각색해서 이렇게 나온다.

 

입구가 좁고 안이 넓고 깊은 병에 새한마리를 넣고 키웠는데,

이 새가 점점 자라서 병에서 나오지를 못한다.

어떻게 새를 꺼낼 수 있는가?

 

새도 다치지 않고 병도 깨트리지 않고 

꺼낼 수 있는가?라고 화두를 던진다. ​ 

 

ps: 원작은 1978년 소설이지만,

본 포스팅에 걸린 책은 개정판인데 결말이 좀 다른 걸로 압니다.

김성동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오래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아직도 머리 뜨끈하게 하죠.

 

영화, 드라마(kbs tv문학관)로도 나왔던 소설이기도 하니 유명했죠.

 

 

위 사진은 저의 만다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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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12-22 1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먹이를 주고, 마음을 주고, 생각을 주며 키운 거위가 이제는 너무나 커져버렸네요..
그 거위를 놓아주려며 병이 깨지는 아픔을 감내해야만 하겠네요..

yureka01 2016-12-22 14:12   좋아요 1 | URL
ㅎㅎ 병을 깨서도 안된다고 하고, 새를 다치게 해서도 안된다고 하니....

stella.K 2016-12-22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못 꺼냈나요?ㅠ
만다라가 새로 나왔군요? 저 중학교 땐가? 라디오에서 줄창 선전했던 걸로 아는데 한번도 못 읽어봤어요. tv에서 하는 걸 봤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암튼 표지가 예뻐 읽고 싶은 생각이 들긴하네요.ㅋ

yureka01 2016-12-22 14:14   좋아요 2 | URL
지금 2015년판 소설은 뒷부분 스토리가 약간 바뀐 걸로 나온다고 하더군요...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소설인데....문득 아침에 새를 어떻게 꺼집어 내냐 라는 뜨금없는 생각이 들어서요..
결론은 저도 모릅니다..ㅎㅎㅎㅎ

수행도 없었고 당연히 득도를 안했으니 저야 할 턱이 없지요...~^^..

겨울호랑이 2016-12-22 14: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다라가 불교의 경지를 표현한 그림이라고 하던데 맞는가 모르겠습니다.. 유레카님의 만다라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 지금은 ‘빛‘ 밖에 모르겠네요. ㅋ

yureka01 2016-12-22 15:04   좋아요 2 | URL
ㅎㅎㅎ 언제 제 사진가지고 ...논문한편 쓸 예정입니다..언제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아직 깨달음은 멀었어요...공부 많이 해야 될듯..~~^^.물론 사진도 더 많이 찍어야 하고요..

samadhi(眞我) 2016-12-22 16: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레카님 만다라는 찬란하군요. 따뜻하고 반짝거리는군요.

yureka01 2016-12-22 17:24   좋아요 1 | URL
단 한번의 만다라..재판은 없어서.....아쉽죠~ㄷㄷㄷ

samadhi(眞我) 2016-12-22 17:25   좋아요 2 | URL
단 한 번이라 더 빛나는거죠. 되새김질 하는 수밖에 없네요^^

yureka01 2016-12-22 17:29   좋아요 2 | URL
네 사진이란 딱 한번의 찰나..이게 묘미라서요..ㅎㅎㅎ

AgalmA 2016-12-22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상륭 <죽음의 한 연구>에서 마른 연못에서 물고기를 낚는다는 선문답과도 비슷하군요.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방법처럼^^
물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새를 그냥 꺼낸다^^
그래서 생각난 시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 다음
뭔가 예쁜 것을
뭔가 단순한 것을
뭔가 쓸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 위에 걸어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지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년이라도 기다려야해요
새가 빨리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해요

새가 새장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 다음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세요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말이죠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
나무의 모습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날 뜨거운 풀숲벌레 소리를 그리세요
이젠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리세요
만약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예요
그 그림이 잘못되었다는 징조죠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예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쓰세요



ㅡ자크 프레베르


yureka01 2016-12-22 23:02   좋아요 2 | URL
새를 한마리 그리고 나니,
그 새가 푸드득 날개짓하고
하늘로 날아 갔어요.

날개짓하며 날다가
깃털 하나 너플너플
흘러 떨어지고 니니
그렸던 새는 날아가고
깃털이 하나
그림속에 남았더라...

크~~~^^..

2016-12-23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3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12-23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가 저렇게 크기 전에 병을 바꾸어 주면 좋았겠지만, 그 말이 아닌거겠지요.^^;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yureka01 2016-12-23 15:38   좋아요 2 | URL
ㅎㅎㅎ 다 비유니까요...새가 상징하는 거..병이 상징하는 거...

감사합니다.서니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나는 영혼을 팔아 그림을 그린다
이목일 글.그림 / 어문학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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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혼을 팔아 그림을 그린다.

 

책의 제목 하나조차 짜릿하다. 영혼을 어떻게 팔 수 있을까? 분명 영혼은 은유적인 표현이겠다. 자신의 생명을 걸고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다. 저자는 화가이다. 뇌경색이란 투병으로 왼손을 쓸 수 없는 화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그림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거두지 않았던 화가. 그래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그림을 그린다. 그림 한 점의 감동을 위해 화가의 마지막 힘을 짜낸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영혼에 예술을 팔고,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하는 예술은 생존의 재단에 영혼을 받친다. 그림은 화가의 생명이 물감처럼 덧칠되어 있는 셈이다. 이때까지 수많은 예술가들이 있었지만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걸고 작품을 해낸 작가는 위대하다.

 

살고자 아둥바둥하며 돈 벌려고 사는 이 시대에 간혹 천재들은 곁 길로 나간다. 아니 직선의 레일 위가 아니라 엇길로 튄다. 남들이 가는 편하고 별무한 생각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무슨 가시밭길처럼 곁길로 센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창조는 가던 길만 가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다. 위대함은 답습으로는 도저히 나타낼 수 없음이라고 나타낸다. 누구는 영원히 살겠다고 석선에 동남동녀 3000을 태우고 불로초를 구하러 보냈다 해도 결국 죽어갔다. 어떤 권력의 힘도 생명의 한계를 뛰어넘지를 못 했다. 그러나 위대한 예술가는 스스로를 불살라서 영혼이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 그래서 나는 영혼을 판다라기보다는 영혼을 불사 지르는 것이라고 여긴다.

 

한 세상 살아가기 사실은 간단한 게 아닐 것이다. 이 간단하지 않는 삶에 있어서 또한, 이러 저러 산단 한들 가야 할 곳은 너무나도 단순 명료하게 정해져 있다. 누구나 다 마지막이 있는데 우린 그 마지막에 대해 무엇을 걸어야 할 것이며 또 무엇을 걸 수 있을 것인가? 살아생전 자신의 죽음에 만장기에는 어떤 문장이 써져 있어야 할 것인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은 마지막 여정의 종지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매 순간마다 알람으로 전해주고 있으니까. 나도 이제 지천명이다. 지천. 하늘을 알아야 할 나이라는 뜻이다. 아니 하늘의 명을 알아야 할 나이라는 뜻이다. 지나온 인생이 이렇게 금방이었듯 앞으로의 하늘의 명령을 받드는 시간도 분명 금방일 것이다. 아니 더 빠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하늘의 뜻에 무어라 답할 수 있어야 할까?

언어가 없던 시대에 인간의 2차적 인식 본능은 춤과 그림이었다. 춤은 단체였을 테지만, 그림은 순전히 개별적이었다.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오롯한 인식의 전유였다. 사물의 인식을 전유한다는 것이야말로 문명의 초석이자 시발점인 이유이다. 오늘날의 지식과 문명과 발전이라는 모든 키워드가 인식의 전유에서 비롯된 하나의 빅뱅과도 같은 것과 마찬가지였을 테니까. 그 가운데 그림이 자리 잡고 있다. 스페인 북부 지방의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에 그려진 동물의 그림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금방 알아차린다. 우리는 그 누군가가 그렸을 그 영혼의 만장기를 보고 있지 않는가? 무엇이라 써진 것이 아니라 무엇을 그려진, 바로 그림이기 때문이다. 즉 그림의 역사는 인식의 역사와 같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재능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을 하늘의 명. 즉, 천명이라고 부른다. 가진 재능은 곧 천명처럼 받들어 거부할 수 없는 인식의 본능처럼 나오는 것이 바로 그림이다. 그런데 여기서 재능이라는 천명과 손재주는 분명 다르다. 천명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삶을 대척하는 행위이지만 손재주는 단순히 직업적 먹고 사나이즘의 별반 다름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가를 천명을 받드는 사람, 즉 인식의 제사장으로 여기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 사무실을 갔을 때, 빈 벽에 그림 한 점 걸려 있고 없고의 차이를 나는 금방 느낀다. 미술이란 그림이 주는 일상의 작은 의미는 우리의 삶에 영혼은 조금이나마 풍요롭게 한다. 생각해보면 사무실 벽에 온통 기술적인 차트나 흐름도나 목표 그래프 성과 수치가 걸려 있다고 상상해보라. 마치 전쟁터의 전투 벙커를 닮은 작전지도처럼 보인다. 그래 갑자기 숨이 막힌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쟁의 그래프에 나의 영혼은 과연 울고 있을까 웃고 있을까? 누군가를 밟아야 하고 또 누군가에게 밟혀야 하는 치열한 수치의 경쟁 앞에서 인간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럴지도 모르지 사무실은 전쟁터이니까. 그곳에서 자신은 견뎌내야 하는 목숨의 가련함이라는 것. 그런데 한 귀퉁이에 한지로 수묵화 한 점은 어떤가? 또는 추상화 한점이라도 걸려 있다면 또 어떨까? 공간을 중화 시킨다. 진한 피빛 내음을 묽게 또는 옅게 희석시켜 내는 역할을 한다. 그림은 전투의 공간을 평화의 상상 공간으로 전이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 화가의 영혼이 말하는 것을 느끼게 한다. 다들 수고하시는데 잠시 걸러 가소서라는 전언을 그림은 말해주고 있다. 이는 어느 집을 초대받아서 갔을 때 벽에 그림 한 점이 있고 없고 차이도 이와 비슷하다. 집안에 흐르는 중력의 무게가 가벼운지 무거운지, 또는 그 집안사람들의 인식의 폭이 넓은지 좁은지 가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비록 전혀 인기 없고 흡사 쉽게 들어나지 않아서 숨겨진 것처럼 찾기도 어려운 책을 애써 찾으려 했던 이유는 한 화가의 일생에 걸친 작품의 내면을 텍스트로 읽고 싶었다. 단순히 그림만 봐서는 미처 다 알아차릴 수 없는 비하인드스토리는 늘 있기 마련이고 보면, 평론서도 아니고 그림 화보집도 아닌 책 한 권으로 조금이나마 그림을 이해하는 밑거름의 역할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흔히 일반적으로 어떤 예술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고생 시절의 음악과 미술 시간에 배운 예술이 거의 전부다. 그러니 어떤 특별한 취향이 없다면 억지로 찾아서 보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음악가의 예술에 숨겨진 일생의 이야기를 읽고 듣게 되는 음악이 그래서 달리 깊이 파고든다. 어느 화가의 일생에 걸친 일들이 어떻게 그림으로 스며들어 있는지를 느껴진다. 예술은 인식의 울림이다. 따라서 그 울림으로 자신의 삶에 한가지 떨림으로 만들어 낸다면, 그들의 인생에 걸친 영혼의 입김을 또 하나의 창조적 삶을 유도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밥만 먹고는 못사는 존재라는 것. 인식의 본능도 있다는 것. 숨겨진 삶의 입김이 마치 태초에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무의미한 흙에서 입김을 불어 넣어 생명이 깃들게 했다는 전설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창조란 그 입김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

Ps : 간혹 선물받은 책은 받고 나서 빨리 읽으려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림이 들어간 책이라서 서둘러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한 장 한 장 꼭꼭 씹어가며 음미하며 읽느라 늦었지요. 년초에 책 주신 이웃분에게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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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21 14: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많은 작품을 남기고 단명한 화가들, 그들이 그림 한 점 그리기 위해 소모한 기(氣) 자체가 물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영혼의 물감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걸 화가 스스로도 느꼈을 겁니다.

yureka01 2016-12-21 14:49   좋아요 2 | URL
어느 시인이 그러더군요..목슴처럼 시 쓰다 가는 거라고 하거든요..
아마 화가도 자신의 생명을 그림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하죠.
이렇게 자기 치열성에 있어서 예술가들이 그런 면이 있더군요.
물론 아닌 작가도 있긴하죠..

강옥 2016-12-21 2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팔 수 있는 영혼도 없는 작가들이 수두루빽빽합니다 ㅎㅎ
그들이 있기에 영혼을 팔아 예술하는 사람들이 빛나는 거겠죠.
15년동안 그림하다 때려치웠다는 분을 만났는데요
공모전에 그림 내서 상받고 전시회하고 그게 대단한 건줄 알고 살았다네요.
지나고보니 거품이더라고... 한 시절 즐겁게 잘 놀았다고,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고...
영혼까지는 아니라도 걍 내가 좋아서 하는 예술도 나름 괜찮다 싶어요.

yureka01 2016-12-22 09:03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저는 아직 공모전에 사진 하나 출품한적도 없고..상하나 받은 적도 없었는데..
아직도 사진 찍고 있습니다..그럼요..예술이야 자뻑이 없으면 영혼도 못팔아요.ㅋ

samadhi(眞我) 2016-12-22 0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술가는 불행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곤 합니다. 행복하고 평범한 생활에서는 예술이 나올 수 없다고. 내가 그래서 예술을 포기하고 너를 만난거라고 하면 우리 남편이 씩 웃으며 그냥 예술을 하지 그랬냐고 합니다. ㅋㅋㅋ

yureka01 2016-12-22 09:04   좋아요 1 | URL
ㅎㅎㅎ 우리나라 사람들의 악취미 일까요...
예술은 아주 그냥 가난해서 불행해야만 높이 쳐주는 가학성이랄까..^^..

2016-12-25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5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