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 - 사는 재미를 잃어버린 아저씨들의 문화 대반란
이현.홍은미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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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아저씨~ 파이팅
좁은 공간에 삑삑 거리는 소리로 정신이 없다. 그렇지만 누구하나 남의 소리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에게 열중하고 있다. 곧 70을 바라보는 사람,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을 맞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도 있지만, 한창 열심히 일할 나이 주유소, 기획사무실 사장님도 있다. 그들의 마음속에 함께하는 것은 대금소리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함께하는 동안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이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단다.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내 손에 들린 대금은 보잘 것 없는 연습용이지만 나와 늘 함께 한다. 소리를 내지 않고 있을 때라도 곁에 두는 이유는 그 대금을 통해 얻는 마음의 안정과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시대 중년 아저씨들은 산업전선에서 앞 뒤 가리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사회의 뒷자리로 물러나야 할 시간에서야 늦은 후회를 하며 자신을 위한 남은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다. 모두 늦은 출발을 아쉬워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는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책 [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를 한다. 바로 그런 우리 이웃 아저씨들의 이야기다. 하나는 자신이 진정 즐거워 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 하고 싶은 취미활동에 나선 사람들 두 번째는 겉모습의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가꿔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와 보니 [나]라는 존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밖으로 나타나는 모양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다르겠지만 기저에 흐르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시기를 맞는 사람들이 남은 인생을 새로운 모습으로 설계하는 멋진 인생이야기다.

그들은 넥타이 대신 기타를 다시 잡고 록밴드를 만들었고, 자전거로 유럽일주를 했으며, 인기 블로거가 되고, 색소폰을 불었다. 또한 패러글라이딩과 스쿠버 다이빙에 플라이 낚시와 세일링(요트)을 즐긴다. 서럽고, 외롭고, 허무한 아저씨들이지만 8명의 8가지 이야기를 통해 살펴본 그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젊다. 물론 외모와 힘에서야 2~30대 젊은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자신을 아끼고 삶에 열정적이며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젊은이들이다. 이렇게 젊은 꽃중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이를 건너뛴 매력을 발견 할 수 있다.

이 책은 또한 대머리, 똥배, 축쳐진 어께로 겉모습이 바뀐 중년 아저씨지만 자신을 가꿔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먹는 것, 입는 것에서부터 심지어 화장에 성형까지 자신을 가꾸는데 게을리 하지 말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타성에 젖은 익숙함을 떨쳐 버리고 무언가 변화를 시도하라는 이야기다. 그런 시도가 있을 때 비로써 그렇고 그런 아저씨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에게 당당함을 찾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몰론 이들은 대부분 대한민국 평균치 이상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는 건 인정한다. 경제적, 사회적 안정을 이룬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가능한 즐거움의 호사스런 누림인지도 모르지만 내면에 흐르는 바는 조건과 상황만 탓하고 있다가는 지나온 시간처럼 그렇게 훌쩍 또 시간이 지나 후회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는 경고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취미활동을 시작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까지 해 준다. 참고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부럽고 또는 호사를 누리는 사람들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지 못하는 것은 내 안에 같은 생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자기 내면을 바라볼 때 안쓰러움이 있다면 지금 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찾아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 시작이 남은 인생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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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아프리카
권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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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과정은 결코 쉼과 여유 그리고 평화를 누리는 것 만은 아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동안 겪는 모든 것이 순간순간 힘들고 고통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그 과정을 끝내고 출발한 제자리로 돌아와서도 금방 여행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여행이듯 여행에서 돌아와 현실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동안 하나 둘 간밤에 내린 눈 처럼 그렇게 삶속에 스며들 것이다.

[눈 오는 아프리카] 선입견으로는 이질적인 두 요소가 만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시작부터 예견되는 듯 한 제목이다.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젊은 소설가 권리의 신작 장편 소설이다. 저자 권리는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과정을 차분하게 밟아가는 것 같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나 생활해 가는 방식 등 젊은 사람답다는 느낌이다.

나름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의문점과 아버지가 남긴 그림들과 얽힌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 중심에 서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해 가는 한 젊은이의 성장소설 같기도 하다. 같은 또래 유석과 쇼타가 자신의 현재를 규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새롭게 만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 가며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 현안에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유석은 아버지의 그림 [야마의 자화상]의 실체에 접근해 가는 과정이며 [눈 오는 아프리카]라고 명명한 아버지의 미완의 작품을 자신의 눈으로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여행의 동반자 쇼타 역시 사라져 버린 형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한편의 여행기를 보는 듯 하다. 이 두 요소가 적절하게 이어져 흐름을 만들고 있다. 자신이 직접 여행한 곳의 느낌과 감동을 소설 속에서 고스란히 옮겨놓고 있다. 유럽과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두루 섭렵하는 여행이다. 또한 미술작품이 중요 소재이기에 젊은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함께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청춘시기 가치관의 혼란, 미술품의 위작 논쟁, 사람들의 배신과 음모, 여행, 낯선 문화와의 교류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럴까?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더디다. 그것은 여러 이야기의 혼재 속에 읽어가는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유석이 긴...여정에서 돌아온 그 자리에 무엇이 남았을까? 눈 오는 아프리카 그 하얀 캔버스를 채워갈 내용은 결국 오랜시간 많은 나라를 거쳐 낯선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겪은 그 무엇이 될 것이다. 작가가 앞으로 그려갈 그 그림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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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날
시작과 함께 대단한 책이 도착했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 史記 列傳
궁형의 치욕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기史記]는 총 1230권에 이르는 장대한 저작물로
사마천 자신은 [태사공서太史公書]라고 했다고 한다.

태사공서란
태사령 사마천의 저서란 뜻이다.

[사기]의 압권은 70편에 이르는
대하 인간드라마 [열전]이라고 할 수 있다.
선인과 악인, 인仁과 불인不仁, 사술과 충성이 서로 얽혀 움직이는
인간관계의 추적, 그것이 곧 열전을 시종일관하는 주제다.

올 여름
사마천과 친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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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함께 시작한 7월
나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낸 책들이다.
책장에 책이 쌓여가 듯 
마음속에도 자그마한 서재를 만들어 놓고
한줄이라도 세겨보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달에도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
비교할 무엇이 없기에 내 혼자 생각이다.
총 26권이다.
어디로 갔을까?
이 많은 책에 담겨져 있던 저자의 마음들은...

특별이 마음에 남는 책은

*이럴 땐 이런 책을 읽어라
*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천고의 명의들
*당신도 그림처럼
*다빈치의 인문공부


책과 함께 달리기한 느낌이 들지만
그 와중에서도 책장을 넘기는 속도를 더디게 하며
기억에 남아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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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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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 바다를 표류하다.
한반도, 역사적으로 반도 국가는 바다와 친숙한 관계를 맺어왔다. 바다를 통해 문물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갇힌 나라에서 열린 나라로 진출을 시도하기도 하면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 역시 그런 삼면이 바다인 나라다. 우리민족 역시 바다와 친숙할 텐데 바다와 관련된 기록은 쉽게 접할 수가 없다. 이유야 많겠지만 의외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주강현이라는 사람의 [관해기]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반도인 국가에서 바다의 생활과 민속, 지리, 과학, 역사, 신화, 생태 등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다를 바라보게 해 나의 시각을 새롭게 했던 소중한 기억이 있다. 우리 역사에서도 그런 기록은 분명 있을 것이기에...관련학자들의 몫이라 돌리며 앞으로를 기대해 본다.

외부 세력과의 단절을 통해 내부를 지키려는 기조를 유지했던 조선시대에 땅의 끝이라 여겼던 바다를 표류하다 낯선 땅을 방문하고 그 과정을 기록한 책이 있다. 바로 최부라는 사람의 [표해록]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과 일본 승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 그리고 최부의 표해록은 세계 3대 중국 여행기에 꼽힐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우선 최부는 어떤 사람일까? 조선시대 선비이자 문신관료로 1482년 문과에 급제했다. 1487년 추쇄경차관으로 임명되어 제주에 파견되지만 1488년 부친상을 당해 제주에서 고향 나주로 바다를 건너오다 표류해 중국 남부 해안까지 밀려갔고, 중국 강남 및 산둥 지역을 거쳐 북경을 통해 조선으로 돌아왔다.
[표해록]은 바로 최부가 이 과정을 정리해 성종임금에게 올린 일지형식의 보고서다. 이 최부의 표해록을 저자는 원문을 해석하고 설명을 덧붙여 우리에게 전한다.

최부는 42명의 일행과 함께 풍랑을 만나 배가 난파의 위험도, 해적과 대적에서도, 낯선 땅 중국에 관원들을 만나서도 조선 선비로서의 자존을 지키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높은 긍지와 당당함을 보여준다. 표류 후 조선에 돌아오기까지 135일간의 생생한 기록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이해와 더불어 동아시아의 풍습, 문물 등을 조선 사람의 눈으로 살펴본 소중한 기록이다. 더불어 높다란 신분 사회임에도 신분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사람을 위하는 선비의 자세는 물질이나 또 다른 신분적 요소로 갈등과 편견이 오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역사를 공부하는 의미 중 하나가 선조들의 소중한 경험을 오늘에 되살려 민족으로서의 자존을 높이고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희망으로 바라보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소중한 유산일지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최부의 [표해록]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기록을 찾아내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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