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타자
엠마누엘 레비나스 지음, 강영안 옮김 / 문예출판사 / 199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타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바라보기
현대를 표현하는 말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하나가 자유와 다양성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표면적으로는 다른 상대를 인정한다는 의미지만 내면에는 상대방을 내 속에 끌어들이고 있음을 전재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전쟁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자유주의 국가의 선두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이 아시아를 비롯하여 아랍권 중동의 나라에 행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집단이나 국가 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도 존재한다. 권력이나 경제력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해 행해지는 온갖 부조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바라보고 이해는 철학적 방향성과 내용을 제시하는 사상가로 엠마누엘 레비나스가 있다. 엠마누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라투아니아 출신 프랑스 철학자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구학계에서 유명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리투아니아에서 출생 우크라이나에서 성장했으며 프랑스로 유학했다. 초기 후설과 하이데거의 사상적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타자성의 철학이라는 독창적인 사상을 전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는 존재에서 존재로, 시간과 타자, 타인의 인간주의, 존재와 다른 것 또는 존재사건 저편 등이 있다.

[시간과 타자]는 자신의 존재인식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것인가가 중심주제이다. 자신을 홀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 있다. 즉 자신을 둘러싼 주변 요소를 어떻게 위치 지우고 이해할 것이며 자신과의 관계 설정을 할 것인가이다. 고독, 시간, 홀로서기 노동, 고통과 죽음, 타자 등 이러한 것들과 자신의 존재 사이의 관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각 존재들과의 관계성을 중심에 두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파악한다.

이는 아버지와 아들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홀로 아버지가 될 수 없으며 아들이 있을 때 비로소 존재가 가능해 지는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즉 타자란, 나의 존재를 위협하는 침입자가 아닌 내면의 닫힌 세계에서 밖으로의 초월을 가능하게 해주는 존재이라는 것이다. 상호 적대적이 아니라 보완하고 소통하는 존재로써 타자를 파악하고 있다.

이 책 [시간과 타자]는 레비나스의 중요 저서 중 레비나스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텍스트라고는 하지만 문장을 읽어가기가 대단히 어렵고 난해하다. 레비나스의 사상에 이해가 미천하며 저자를 처음 접하는 독자로써 부담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윤리의식의 부재, 폭력과 전쟁이 난무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올바로 이해하고 상호 인정하는 공존이 요구되는 시대정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삼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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