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지 않은 뜰을 거닐다 마주친 무엇하나 손길 머물지 않은 것이 없다. 이웃 어르신들의 배려로 새식구 들어와 가장자리에 자리 잡았다.

어제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본래 마음은 어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안다. 계절이 바뀌면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이 당연하다는듯 다른 목소리에 진뜩 힘이 들어 있다. 그것이 본래 제 모습이라고 용을 써도 부자연스러운건 어쩔 수 없다. 그것도 제 살 길 찾는 일이리라.

시간이 필요한 것은 시간에 맡겨두고 제 때 제 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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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망초'
한껏 펼친 꽃잎이 자신보다도 훨씬 큰 무엇이라도 다 받아들일 모양새다. 오목하게 오무려 감싸는 듯하고 잘 찾아 오라는듯 친절하게 안내선도 마련했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옅은 홍색의 색감이 참으로 좋다.


작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없지만 때론 강력한 표상이 되기도 한다. 작아서 더 주목받고 이름까지 얻는 식물들의 수줍은 미소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쥐꼬리망초는 산지나 들의 양지나 반그늘의 풀숲에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꽃은 7~9월에 연한 자홍색으로 원줄기나 가지 끝에서 핀다. 종자는 9~10월경에 달리고 잔주름이 있다. 간혹 흰색으로 된 흰쥐꼬리망초가 발견된다.


쥐꼬리망초라는 이름은 쥐꼬리는 아주 작다는 뜻으로, 열매가 꼭 쥐꼬리처럼 생겼고 보잘것없는 풀이라고 해서 망초를 붙여 얻게된 이름이다.


키가 무릎까지 자라므로 무릎꼬리풀이라고도 한다. '가련미의 극치'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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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보려고
다시 일 년
-김병기, 사계절


"짧은 시의 미학 김일로 시집 '송산하' 읽기"

'김일로', 처음 듣는 시인의 이름이다. 시집『송산하』를 펴낸 시인이라고 한다. 짧은 시가 주는 매력이 가히 세상을 뒤집을만큼 혁명적이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한 것일까. 더우기 한 발 나아가 칠언절구의 한문구절은 또 어떤가. 어렵지 않은 한자를 통해 상상의 내래를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김병기 교수의 해설 또한 원 시의 감성과 뜻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궁합도 이런 궁합이 없다. 김병기 교수가 읽어가는 김일로의 시집 '송산하'다.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一花難見日常事(일화난견일상사)

꽃 한 송이 보기도
쉽지 않은 게 
우리네 삶이련만


이런 모습으로 132편의 아름다운 마음이 실려 있다.

머리맡에 고이 모셔두고 눈 뜨는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정좌하고서 한 편의 시와 마주할 것이다. 그 정갈하고 고운 감성을 이어받아 하루를 열어간다면 그 하루가 시로 꽃 피어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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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가는 들녁은 애써 앞당기는 가을의 스산함으로 가득하다. 쑥부쟁이보다 산국의 향기가 더 가까운 것이 이제 가을도 한복판으로 들어선 것이다.

다시 비, 무겁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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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중'
꽃보다 열매에 주목한다. 하얀색에 노랑꽃술의 어울림이 자연스럽다. 이쁘지 않은 꽃이 없다지만 흔해서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 주는 의외의 즐거움이 있다.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어 있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식물 중 하나다. 달기도 하고 시기도 한 맛에 몇개씩이나 따 먹었던 맛좋은 열매였다. 찔레순과 더불어 심심찮은 간식거리였다.


'까마중'은 들의 풀밭의 양지나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모가 나며 옆으로 가지가 많이 난다. 잎은 달걀 모양으로 어긋나며, 잎 주변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거나 밋밋하다.


꽃은 5~7월에 흰색으로 피며, 감자꽃이나 가지꽃 닮았다. 크기가 매우 작고 한 줄기에 대여섯 개의 꽃이 핀다. 열매는 9~11월경에 둥글고 검은 열매가 달린다.


까마중이라는 이름은 열매가 스님의 머리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어린 스님을 '까까중'이라고도 하듯 절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이름이다.


가마중, 강태, 깜푸라지, 먹딸기, 먹때꽐이라고도 하는 까마중은 '동심', '단 하나의 진실'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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