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상사화'
특정한 꽃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여느 여름날 초등학생인 아이의 손을 답고 지리산 칠불암에 올라 한적한 경내를 거닐다 언덕바지에 핀 상사화를 만났다. 그후로 여름이 끝나는 무렵이면 칠불암과 함께 떠오르는 꽃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상사화 꽃대는 여러날 살펴도 올라오지 않더니 칠석날 아침에 불쑥 솟았다. 늦거나 빠르다는 것은 사람의 기준이다. 꽃은 제 순리대로 알어서 핀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달려 있을 때에는 꽃이 없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 다는 의미로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따지고보면 무릇 처럼 비슷한 식물이 있지만 유독 상사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상사화 피었으니 석산(꽃무릇), 개상사화, 백양꽃, 제주상사화 등이 피어날 것이고 꽃 따라 사람들 가슴에도 가을 바람처럼 그리움이 일렁일 것이다. 지금쯤 순창 강천사 계곡엔 상사화 만발하겠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 꽃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목화'
어린시절 추억과 깊은 관계가 있다. 등하교길 달달한 맛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기어이 밭 언덕을 넘었다. 딱히 먹을 것도 없었던 시절이고 맛의 강한 유혹을 알기에 솜이 귀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도 한두개씩은 따 먹으라고 허락했던 것이다. 그것이 다래다.


이웃 면소재지 인근에 목화 재배지가 있고 이 꽃이 필무렵 면민의 날 행사 겸 묵화축제를 한다. 그 곳에서 얻어와 심은 모종에서 꽃이 피었다. 1363년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씨앗을 숨겨온 다음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식물이다.


순한 꽃이 다양한 색으로 핀다. 곱다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한없이 이쁘고 정겹다. 한지에 곱게 물을 들이고 손으로 하나하나씩 조심스럽게 접어 만든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 피었다 지고 열매 맺고 그 열매의 속이 비집고 나와 눈 쌓인 것 처럼 보일 때까지 내내 눈요기감으로 충분하다. 농사짓는 것이 아니기에 꽃으로 심고 가꾼다. 다래에 얽힌 추억을 잊지 못해 집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끔 한 개씩 따 맛을 보게도 한다.


물레를 둘리고 솜을 타서 옷이나 이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자랐다. 많은 손질을 거치는 과정이 모두 정성이다. '어머니의 사랑', '당신은 기품이 높다'라는 꽃말이 이해되는 것은 당연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등대시호'
일년만에 같은 자리에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핀 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특히, 올 여름 같은 가뭄과 폭염에도 잘 견디고 그것도 높은 곳 바위틈에 살면서 꽃까지 피웠으니 수고롭게 높은 산을 올라 눈맞춤한 보람이 있다.


지난해 이슬비 속에서 빗방울을 머금고 영롱한 빛을 안고 피어 있는 신비로운 모습으로 처음으로 만났는데 올해는 가뭄과 땡볕을 견뎌낸 강인한 인상으로 만났다.


높은 산 높은 곳에 무리를 지어 자란다고 한다. 꽃의 모양이 독특하다. 등대시호는 꽃차례가 등잔의 받침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뿌리를 말린 것을 시호柴胡라 하며 약제로 쓴다는데 독특한 모양만큼이나 이름 또한 독특하다. 환경부에서 한국특산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지정번호 식-91)


다음 기회에는 조금 일찍 서둘러 꽃이 활짝 핀 상태와 마주하고 싶다. 온전하게 꽃 하나를 보자고 하면 이렇게 2~3년은 두고 살펴봐야 식생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계요등'
꽃을 보기 위해 늘 먼길을 나설 필요는 없다. 사는 곳이 어디건 꽃 없는 곳은 없기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지천으로 꽃이 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무슨 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골목 입구에 늙은 감나무 한그루 있고 그 감나무를 경계로 돌담이 남아 있다. 담쟁이덩굴이 주를 이루지만 이에질세라 덩굴로 자라며 세력을 확장시켜가는 식물이 이 계요등이다. 들고나는 때마다 눈맞춤 한다.


통모양의 꽃이 줄기 끝에 다닥다닥 붙어서 핀다. 꽃통의 윗부분은 다섯 개로 갈라지고, 꽃은 약간 주름이 잡히면서 하얗게 핀다. 안쪽은 붉은 보랏빛으로 곱게 물들어 있고, 제법 긴 털이 촘촘히 뻗쳐 있다. 이 붉은색을 보는 맛이 여간 아니다.


계요등은 닭 오줌 냄새가 나는 덩굴이란 뜻이다.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 보면 약간 구린 냄새가 나는 것에서 유래했다. 계요등의 다른 이름은 구린내나무다. 냄새 역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나에겐 기피할 만큼 싫은 냄새는 아니다.


다른 식물을 감고 자라기도 하고 땅으로 넓게 퍼지기도 하듯 환경에 잘 적응하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혜'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산오이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높은 산에 올랐다. 산 아랫동네의 더위와는 상관 없다는듯 바람은 시원하고 꽃들이 만발했다. 꽃들과 눈맞춤하며 느긋하게 걷는 이 맛이 산에 오른 수고로움을 기꺼어 감내한다.


홍자색 꽃이 꽃줄기 끝에 모여 핀다. 꽃봉우리가 아래서부터 실타래 풀리듯 위로 피어간다.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피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바위 바위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이쁘기만 하다.


오이풀이란 이름은 잎에서 오이 향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잎을 뜯어 냄새를 맡아보지만 딱히 알 수가 없다. 오이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로는 오이풀, 산오이풀, 긴오이풀, 큰오이풀, 가는오이풀, 애기오이풀 등이 있다.


산오이풀은 비교적 높은 산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남덕유산(1507m) 정상에서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