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들이 다 나온다.

임수정은 물론이고, 한예리, 정은채, 정유미까지.

 

영화를 왜 보느냐고 묻는다면 그때 그때 답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어떤 사람은 스토리가 궁금해서, 어떤 사람은 감독이, 영상이 좋아서 등등) 이 영화만 놓고 보자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본다고 하겠다.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특별히 감독이 그것을 배우에게  한껏 양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만큼 배우의 감정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극대화시킨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 정말 저예산이다. 동선도 없고, 고작 커피나 홍차를 마시면서 상대와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어쩌면 이런 영화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뭥미하며 어리둥절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대화에 따른 배우의 감정이다.

첫번째 나오는 한 쌍은 남녀는 사랑이 식어져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이다. 남자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답답하고, 속물스럽다. 여자는 그동안 잘 나가는 배우가 되어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났을 때 반갑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역시 긴장감은 없고, 다소 권태롭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옛정은 남아 있어 앞으로 그럭저럭 만남을 이어갈 것처럼 보인다. 

 

두번째로 테이블을 마주 앉은 사람은 막 관계를 시작하려고 하는 남녀의 떨림과 어색함이 잘 드러나있다. 특별히 둘은 어느 싯점 좋아질뻔 했는데 돌연 남자가 해외 여행을 가버리는 바람에 잠시 소원해졌다 갑자기 다시 만난 사이이기도 하다. 여자는 그동안 겪었을 감정을 상대에게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먹는다. 그때의 여자의 복잡한 심경을 감독은 잘도 포착한다.

 

세번째는 한 쌍의 남녀가 아니라 결혼을 앞둔 젊은 여자와 가짜 모녀 연기를 해야하는 어느 중년 여자와의 대화다. 처음엔 역할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오고 가지만 대화가 진행될수록 왠지 의뢰인에게서 진짜 딸같은 묘한 감정을 발산한다.

 

마지막 네번째는, 결혼을 앞둔 옛 애인에게서 결혼 후에도 밀회를 갖자는 앙큼한 제안을 거절하기까지의 대화 과정을 포착했다. 

 

대화로만 이루어져 다소 지루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속에 오고 가는 인간의 감정은 훨씬 다양하고 풍부할 수 있음을 감독의 카메라는 잘 보여주고 있다. 보고나면 네 편의 옴니버스 단편 소설을 보는 것 같고, 감독에게 왠지모를 무한 신뢰감이 느껴진다. 뭔가 색다른 형식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감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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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12-2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 영화 보러 갑니다. 큰애가 표 사 놨는데 제목을 듣고도 까먹었어요. ㅋ

그리고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박수 짝짝짝!!!

stella.K 2017-12-24 09:28   좋아요 1 | URL
ㅎㅎ 우리 나이가 그래요.
듣고 돌아서면 가물가물해 진다니까요.ㅋㅋㅋ
무슨 영환지 모르지만 재밌게 보고 오세요.

서재의 달인은 언니가 올해도 안 되셔서 아쉬워요.ㅠ
올해도 언니가 계셔서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구요, 내년에도 변함없이 좋은 글 부탁드려요.^^

프레이야 2017-12-25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지요. 성탄과 연말 따스하게 보내세요 스텔라 님 ^^

stella.K 2017-12-25 11:26   좋아요 1 | URL
아, 이 영화 보셨군요.
저는 이 영화보면서 사람이 가만히 앉아 얘기만 할 뿐인데
이렇게도 많은 마음들과 생각들이 표현되고
그 파장들이 흐르고 있었다는 게 새삼 놀랍더군요.
참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만들었어요.

프레이야님도 남은 연말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수입] Sense Of An Ending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LIONSGATE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지적이며 약간은 어렵다던 줄리언 반즈의 원작 영화가 언제 나왔었구나.

읽어 본 사람들은 작품은 다 읽었을 때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 읽게 만든다고 하던데

영화도 그럴까 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물론 또 봐도 상관은 없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잖는가?

남에게 은혜 받은 건 물에 새기고,

상처 받은 건 돌에 새기고.

이 영화는 그것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대는 어떠할까?

누군가에게 상처 준 걸 기억은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남에게 상처주고 어떻게 뻔뻔하게 잘 사냐고 이를 갈기도 하지.

그것은 전자든 후자든 인간은 이기적인 본성이 있기 때문이고

기억은 언제나 내게 유리한 쪽으로 편집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나를 좋아했던 연인이 다른 사람 그것도 친구를

좋아한다는데 화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럴 경우 사람마다 반응하는 게 조금씩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당장 마음은 아프지만 이성적이라면 사랑도 선택이니

그 선택을 존중한다며 쿨하게 보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속 주인공은 그렇게까지 쿨하지 못했다.

두 번째나 세 번째 사랑이면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첫 사랑이다.

어떻게 쿨할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게 컨셒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그렇게 봐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은 또 꼭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사랑과 우정을 오가는 것도 같다.

(아닌가? 이러면 영화도 책처럼 다시 봐야하는 걸까?)

 

어쨌든 그럴 때 주인공은 쿨하게 연인을 보내 줬어야 했다.

그래서 실제로 둘의 만남을 축하한다고 잘 해 보라고 축하 엽서를 보내려고

우표까지 붙였는데 순간 돌변해 찢어 버린다. 그리고

잔인하게도 천박한 말로 둘을 희롱하고 저주하는 말을 편지로 써서 보낸다.

 

과연 그러면 속이 후련할까?

당장은 그럴지 몰라도 훗날엔 그런 자신을 후회할 것이다.

자신의 인격이 바닥이란 걸 증명하는 꼴이고, 깨닫고 나면 오히려 더 비참할 것이다.

 

그만큼 사랑은 치명적이다.

하면 더 없이 좋지만 그 끝은 괴롭고 처절하다.

그것은 사랑의 깊이만큼 반비례한다.

그러니까 그런 편지를 써서 보냈겠지.

미성숙하기도 하고.

 

그래도 영화속 주인공이 파파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세월이 약이고, 망각 또한 약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월과 망각에 그 첫 사랑의 실패를 묻어버리지 않았다면 

괴로워서 한 시도 못 살았을 것이다. 

잃어버린 사랑과 자신의 인격이 바닥인 것을 증명한 그 행동은 잊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 많은 날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며 

그 다음에 찾아오는 사랑과 결혼 기타 등등을

어떻게 다 감당하며 살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이 영화 분명 주인공이 미성숙하고 잘못했다는 건 알겠는데

너무 주인공을 코너로 몰고 간다는 느낌이다.

여자도 내가 볼 때 그다지 성숙해 보이진 않는다. 

주인공이 싫어 떠난다면 떠난다고 이별을 정식으로 통보하고,

충분히 자신으로 인해 상심이 클 옛 애인을 다독거려 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렇게 옛 애인으로부터

잔인하고도 무지막지한 편지를 받을 이유는 없다.

물론 요즘 데이트 폭력에 비하면 약하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파파 할아버지가 된 주인공이 지난 날의

과오를 다시 만난 옛 애인에게 따져 묻고 네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가 그런 편지는 안 보냈을 거라고 자신의 잘못을 덮어 씌우고

합리화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인간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여자도 꽤 오래도록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것 같다.

그러니까 노년이 되어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그처럼 쌀쌀 맞은 거겠지.

그래도 뭐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라도 사과는 받았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복은 아닐까?

이미 말했지만, 세상에 자신이 용서를 구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뻔뻔스럽게 살아가는 중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것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영화는 보여준다.

보다보면 역시 젊음이 좋긴하다 싶기도 하다.

그 미성숙하고 덜떨어진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젊다는 이유만으로 역대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꾼들은

젊었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길 좋아했다.

노년 그 자체로는 별로 얘기가 나올 게 없거든.

산전수전을 이미 다 겪고난 훈데 뭐 그리 할 말이 있겠는가?

그래서 약간은 서글프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젊은 때 이야기를 하지

늙은 현재를 얘기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표정도 감정의 씀씀이도 젊을 때만 못하다.

뭐 그걸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

그만큼 단순해졌다는 뜻이기도 하지 않을까?

젊은 사람이 단순하면 말미잘이라고 욕을 먹지만

늙은 사람이 단순하면 초탈하다고 봐준다. 

나쁘지 않은 일이지.

주인공의 노년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 

 

누구는 원작만 못하다고 하는데

원래 원작을 능가하는 영화란 없다.

아직 원작을 읽지는 못했지만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 땐 볼만하다.

사실 이제와 말이지만, 원작과 비교하는 건 자유지만

무엇이 무엇보다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감독이야 원작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화할뿐인데

그냥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뭘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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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1-2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이 있는 작품은 원작에 비교해서 원작보다 낫다, 못하다 그런 것들로 설명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 같아요. 같은 책을 읽어도 해석이 사람마다 다르고, 느낌도 다른 것처럼 사람마다 좋다고 느끼는 점이 다른 모양이예요. 그래도 영화는 영화만의 느낌이 좋고, 책은 책을 읽을 떄의 느낌이 좋다고 하면, 두 가지에서 좋은 점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밖에 비가 오는 것처럼 살짝 눈이 내렸어요. 며칠째 낮도 아침 저녁도 참 차갑습니다.
stella.K님,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stella.K 2017-11-20 18:38   좋아요 1 | URL
그렇지요. 좋은 접점을 찾아가야죠.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은 영화 보다 책이 더 좋다잖아요.
저도 동감입니다.ㅋ

서니님도 건강하시길...!^^

2017-11-20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11-20 18:42   좋아요 1 | URL
사실 그럴 땐 난리 브루스를 떠는 게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쿨하다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게 아니죠.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사랑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주 안하면 모를까 하면 목숨 걸고 해야죠.
그러지 못해서 첫사랑들은 물에 물탄 듯 술에 술 탄듯하는가 봐요.ㅎㅎ

transient-guest 2017-11-22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가즈오 이시구로 책을 영화로 옮긴 건가요? 제목이 낯이 익어서요.. 전 아직 이 작가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고 있습니다. 두 권째 읽고 있는데, 남은 몇 권을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stella.K 2017-11-22 13:42   좋아요 1 | URL
ㅎㅎ 아뇨.줄리언 반즈여요.

저도 노벨문학상 내내 관심없다가 일본 작가라
관심 같고 한 두 권을 읽어봐야지 하고 있는데
갈수록 리뷰들이 좋다는 반응이 아니어서
지금은 주춤하고 있습니다. 다른 책도 봐야하는 것도 있고...
그래도 언젠간 읽어봐야겠죠?ㅋ

희선 2017-11-24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한 일은 잘 기억하지 못하고 남이 자신한테 잘못한 일은 잘 기억하기도 합니다 그런 건 자신한테 좋게 기억을 바꿀 수도 있겠죠 자신의 기억이 옳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야 할 텐데 싶습니다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은... 그런 생각은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나이를 더 먹으면 할 수 있을지...

나중에 잘못했다 여길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자기 감정을 어찌할 수 없으면 그런 일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stella.K 2017-11-24 19:02   좋아요 1 | URL
나이들면 현명해지는 것도 더러는 있죠.
옛날에 실수한 걸 또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근데 그러고도 순간순간 불쑥 불쑥 나 자신을 잃어버릴 때도 있으니
늘 우리는 감정을 잘 조절해야하는 것 같습니다.
아, 산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ㅠ

2017-11-2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4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4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우연히 유튜브를 뒤지다가 <공범자들>이 있는 것을 보고 냉큼 보게 되었다.

이 필름은 알다시피 지난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와 그에 대한

저항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걸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

엊그재까지만 해도 취재 현장을 함께 뛰고

방송사에서 한솥밥을 먹었을 사람들이 권력에 시녀 노릇을 하느라

남의 밥줄을 끊어놓고 나몰라라 한다. 

그러므로 혈압에 이상 있는 사람은 안 보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이걸 보면서 지금 MBC와 KBS의 장기 파업에 대해 뭐라고 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든다.

모르면 특히 KBS 같은 경우 시민들의 시청료 받으면서 왜 방송 정상화 안하나,

우린 언제까지 재방송이나 봐야하는 거냐고 볼멘 소리를 할 수도 있을텐데,

안다면 그들의 파업에 같이 동참해 주진 못할망정 돌을 던져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다보면, 방송사 간부들이 그런 말을 한단다.

늬들 없어도 방송은 돌아간다고.

해직  기자들, 우리들 없으면 안 된다는 자존심 하나로 발로 뛰는 사람들에게

그 말은 거의 인격모독은 아닐까?

 

MBC와  KBS는 공영방송이지 국영방송이 아니다.

방송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있어야지 어떻게 이 나라 권력의

시녀노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건 역시 사람의 마음이다.

이런 와중에도 오히려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논리는 단순하다. 지들이 잘못해 놓고 이제와 누구한테 뒤짚어

씌우냐며 좌빨이란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보낸 낙하산 사장들을 옹호하고 나선다.

 

이는 또 박근혜를 옹호하는 세력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그래. 나도 그러리만치 지난 정부가 깨끗하고 정직하게 국정을 잘 운영했더라면,

방송의 독립성을 오래 전부터 보장해 줬더라면 그들 편에 설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는가?

국정을 농단하고, 방송의 질을 저하시킨 그들이 전혀 책임질 의향이 없는데

내가 뭐 때문에 정부를 옹호하는 시민이 되길 자처하겠는가?

 

그래도 난 그들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비난할 생각이 없다.

우리나라는 민주국가니까.

100%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그럼 그거야 말로 공산당 독재지.

 

보면서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이 지은 죄가 참 많구나.

어떻게 개인의 권력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하고,

방송을 사유화 할 수 있을까?

이를 어찌할꼬, 한숨이 나온다.

이러고도 이 나라가 이렇게 건재할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랍기도 하다.

이 사실에 대해 자기 식의 해석을 할 사람도 있을까?

 

어쨌든 그래도 보면 좋겠다.

해직 기자들, 방송사 관계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는지 보면 좋겠다.

기자들을 가리켜 기레기들이라고 욕들 하지만,

그래도 방송의 독립성과 진실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무한 응원과 신뢰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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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10-30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한 번 형식적 민주주의의 폐해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현재 혹은 과거의 범죄를 처벌하지 않은
후과를 현재 혹은 미래에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문득 유시민 선생의 후불제 민주
주의가 떠오르네요.

stella.K 2017-10-30 15:18   좋아요 0 | URL
앗, 후불제 민주주의!
그렇군요!

저는 이거 보면서 지금 KBS 진행자들
다 옛날 사람들이 나와서 하잖아요.
그게 시위의 의미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켜야 하잖아요.
노조는 노조대로 운동하고. 협업체제로 말입니다.
근데 어쩌면 노조 운동 반대해서 늬들 아니어도
방송진행한다는 의민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니데이 2017-10-3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 너무 춥습니다.
stella.K님, 따뜻하게 입으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7-10-31 13:10   좋아요 1 | URL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려나 봅니다.
금욜날 비오고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면서요?
겨울에 먹는 따뜻한 음식들 생각하고 먹으며
또 한 겨울 나야겠죠.
서니님도 따뜻하게 보내시길...!^^

서니데이 2017-10-31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요일에 다시 비가 오면 더 추워지겠네요.
계절이 갑자기 한 달쯤 빨리 오려나요. 왜 이렇게 급하게 추위가 오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이 꼭 11월 말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stella.K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블루레이]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카미키 류노스케 목소리 / 기타 제작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신카이 마코토를 안지는 거의 10년쯤 되오는 것 같다.

아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무슨 초대권 비슷한 걸 받았는데 마침 피지못할 사정이 있어

못 가게 됐는데 간다면 양도하겠다고.

 

에니메이션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볼 기회가 그리 많지 않으니

딱히 좋아할 기회도 없었다.

그런데 뭐 때문인지 거절하면 안 될 것 같아 딱히 같이 볼 사람도 없으면서

안 되면 혼자라고 보자했다.

마침 그때 시나리오 학원을 다닐 때였고

같은 수강생중에 에니메이션 전공자가 있어

보러가지 않겠냐고 했더니 거절했다.

제깐엔 뭔가의 핑계를 댔던 것 같은데,

웬지 느낌이 내가 마음에 있어 보러가자는 뜻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

나도 오해받고 싶지 않아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그때가 딱 이맘 때였던 것 같다.

그때 본 작품이 <초속 5센티미터>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그리고 한 작품을 더 본 것 같은데 그게 뭔지 헷갈린다.

<별의 목소리>였을까,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였을까?

 

아무튼 세 편 모두 좋기는 한데 스토리가 약한 게 흠이었다.

또한 그걸 보면서 일본이 달리 애니매이션 강국이 아니로구나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았고.

우리나라야 하청 받은 거나 잘하지 뭐하나 창의적으로 잘하는 게 있나?

쓴 입맛도 다셔졌다.

 

애니매이션이면서 영상이 어찌나 사실적이던지

감독의 완벽주의가 빛을 바란다 싶었다. 

 

그날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감독은 안 나오고 감독 밑에서 일하는 조감독인가,

무슨 문하생이었나 하는 사람이 대신 나와 실망을 안겨 주었다.

 

그후에도 위에 열거한 작품들을 TV로 다시 봤는데

역시 보면서 그림은 좋은데 스토리가 약한 건 용서가 안 됐다.

아니 약하다기 보단 전달이 잘 안 된다고나 할까?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보는 사람에게 와닿지 않았는 것.

 

이 작품도 그렇지 않을까 솔직히 그리 많이 기대했던 것도 아니다.

그래도 그림이 좋으니 그거 하나 볼 맛에 본다했다.

더구나 언제나 그렇듯 SF 판타지다.

감독은 SF 판타지 넘 좋아하는 것 같다.

 

오, 근데 이번 작품은 정말 잘 만들었다.

스토리를 제대로 엮는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말하면 우리 영화 <시월애>를 연상케도 하고,

혜성이란 우주과학과 시간과 공간, 황혼, 기억상실 일본 민화 등을 

억지스럽지 않게 잘 엮었다. 

 

감독의 작품을 본지 가히 10년만의 결실 아닐까?

그동안 감독은 자신의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부단히 많은 노력을 했겠구나 싶다.

과연 노력파는 아닐까 싶었다.

 

물론 어느 감독이 노력파가 아니겠냐만,

특히 애니메이션은 작풍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

그럼 점에서 작품은 한층 더 발전되고 노련해진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솔직히 지금까지 내가 본 일련의 작품들은 좋긴한데

뭔가 넘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 작품은 백화만발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꽤 만족스러웠다.

언제고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다.

 

사람이 무슨 일이든 10년 동안 노력하면 결실을 맺는다더니

감독 역시 이를 잘 증명해 준 것 같다.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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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19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태그를 눌러 확인해 봤더니,
2009년 9월에 신카이 마코토 특별전에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한 작품만 본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나머지 모든 작품은 다 TV로 본 것이다.
아, 인간 기억의 취약함이라니...ㅠ

cyrus 2017-10-19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내 만화영화산업의 안습한 현실로 봐서는 향후 우리나라에 십 년 넘게 만화영화 제작에 종사할 수 있는 사람이 나오기가 힘들어 보여요.

stella.K 2017-10-19 18:05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다.
뭐는 좋은 시스템이겠니?
그런데 만화는 좀 더 안타깝지.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분얀데 말야.ㅠ

서니데이 2017-10-19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얼마전에 보았어요. 중간이 될 때까지는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없지 않았는데, 그래도 후반부가 재미있었어요. 후반부는 동일본대지진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참, 전에 페이퍼에 소개해주신 <색, 계>도 보았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생각을 못했지만, 보고 나서 다시 페이퍼를 읽으니, stella.K님이 쓰신 내용과 비슷하게 느낀 점이 많았어요.
오늘도 저녁이 되면서 바람이 차갑습니다.
stella.K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stella.K 2017-10-19 18:10   좋아요 1 | URL
오, <색,계>보셨습니까?
공감하신 부분이 많다니 기뻐요.

저는 신카이 마코토 이번 작품은 만족합니다.
전작이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지긴 했죠.
놀라웠습니다.
서니님도 따뜻한 저녁 시간되시길...^^

transient-guest 2017-10-20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니매이션은 구해놓기만했고 책을 읽었어요. 내용도 좋고 일본특유의 뭔가 10대때의 감성을 끌어내는 솜씨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애니매이션은 비쥬얼효과에 있어 이런 감성을 더욱 잘 끌어냈을 것 같아요.

stella.K 2017-10-20 13:2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일본 애니매이션은 정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더군요.
제가 볼 때 한국 영화 이제 노쇄의 길로 접어든 것도 같은데
지금이라도 애니에 투자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걸 안하네요.ㅠ
 

 

어제 영화 <박열>을 보았다.

최근 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좋아져 이 영화도 관심이 갔는데

글쎄..생각 보다는 별로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게 한국 영환지 일본 영환지 헷갈릴 정도로 한국어 보다는

일본어를 많이 쓰고 자막을 많이 사용했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

물론 박열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살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영환데 좀 더 친절해질 수는 없었을까? 

 

시점도 좀 아쉬웠는데,

차라리 박열의 동거녀였다던 가네코 후미코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갔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후미코에게 시점을 내어주기가 그리도 싫었나 싶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나의 예상을 빗나간 것도 있다.

즉 나는 당연 박열이 일본놈들의 등쌀에 일찌감치 죽고,

그의 삶을 후미코가 글로 남겼을 거란 생각을 했더랬다.

실제로 그녀가 쓴 <나는 나>란 책도 있지 않던가.

 

그런데 영화를 보니 오히려 후미코가 박열 보다 일찍 죽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의 선택이기도 했다.

박열은 생각 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그것도 감옥에서.

후미코가 왜 박열을 선택했는지도 별로 나타나지도 않았다.

요즘 같은 감성으로 사랑은 작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설명이 너무 없다.

 

박열을 변호해 준 일본인 변호사를 우리나라가 언젠가 훈장을

수여했다는데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몹쓸 일을 많이한 건 사실이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인정을 해 줘야지.

그런 점에서 훈장 수여는 잘한 일 같긴 하지만 좀 늦은 감이 없지않다.

 

영화가 좀 단조롭다. 

박열이란 인물을 총제적으로 드러내주지 못하고 너무 한정적으로만

보여주는 것 같다. 이를테면 재판에만 포커스를 맞혔다고나 할까?

 

게다가 좀 의도적이란 느낌도 든다.

요즘의 한일관계도 썩 편치마는 않은데

그렇다고 어디다 데고 공식적으로 욕할 수 없고

그러니 영화에 대고 욕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이긴 하지만 그도 너무 많이 쓰면

작위적이란 느낌도 든다.

과유불급이라고 적당히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야 역사적으로 한일관계에 대해선 파고 파도 끝이 없겠지만,

일본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나가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이런 계보를 잇는 영화 자꾸 만들어져야겠지만

그 생각 끝에 늘 켕기는 건 베트남이다.

물론 우리가 베트남을 침략한 적은 없지만

알게 모르게 못된 짓을 많이했다고 하던데

그 과거사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이제훈은 나무랄 때 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하지만

후미코 역의 최희서는 별로다.

일본어를 잘해서 캐스팅 했다던데,

그냥 영화 <동주>에서처럼 안전하게 나오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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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0-11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봐야겠어요 ㅎㅎ;;;

stella.K 2017-10-11 14:54   좋아요 0 | URL
동주는 좋았는데 말이죠.ㅠ

2017-10-11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11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 역사가 영화 소재로 많이 사용하다보니 영화로 역사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영화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정리된) 책을 보는 게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stella.K 2017-10-11 16:1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다.
영화 덕분에 책을 볼 사람도 많겠지만
대충 영화만 보고 안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
영화에선 다 담을 수 없는 것들도 많은데...

후애(厚愛) 2017-10-1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지요.
늦은 인사 드립니다.^^;;

날씨가 싸늘해졌어요.
감기조심 꼭 하세요.^^

stella.K 2017-10-12 13: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오늘은 공기가 어제완 많이 다르네요.
후애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고맙습니다.^^

transient-guest 2017-10-17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를 본 느낌은 선전에서 나온 클라이맥스를 이어붙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흐름이나 구성이 지루했고 몇 가지 장면의 신선함으로 영화를 끌어가기엔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입니다. 말씀처럼 박열보다는 가네코 후미코의 눈으로 영화를 가져갔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일단 영화화하기엔 그 한 순간을 지나면 박열의 삶이 너무 지리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stella.K 2017-10-17 13:30   좋아요 0 | URL
제가 영화를 허투로 보진 않았군요.ㅋ
영화를 너무 진지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감독의 영화를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이 영화에서 제동이 걸리고 말았어요.
혹시 작가주의 감독이되는 건 아닐지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