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독: 정재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김재욱 외

 

나비잠이 뭔가했더니 아기가 팔을 활짝 펴고 자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 단어는 실제로 국어사전에 나온 말이다. 혹시 이 영화도 원작이 있나 싶어 검색을 해 보았더니 같은 이름의 책은 몇 권 발견이 되지만 원작으로 보이는 책은 없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소설가이면서 대학 강사인 료코(나카야마 미호 분)와 일본 문학을 좋아해 일본에 유학해 공부하는 그녀의 제자인 찬해(김재욱 분)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찬해가 료코의 잃어버린 만년필을 찾아주면서 가까워지고 료코가 팔이 아파 구술로 소설을 불러주고 찬해는 그것을 타이핑 해 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둘은 가까워 진다. 물론 이때만해도 둘은 스승과 제자,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일뿐 그리 깊은 사이는 아니다. 이들이 결정적으로 가까워진 건 알츠하이머를 앓게된 료코가 불안한 심리를 보일 때 그런 그녀를 찬해가 달래 주면서부터다.

 

어느 날 찬해 옆에서 어린 아이처럼 곤하게 자는 료코가 양손을 베게 위에 벌리면서 자자 찬해가 그것을 한국말로는 '나비잠'이라고 또박 또박 가르쳐 준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얼마 후면 잊혀지고 헤어질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일본 특유의 영화적 감성으로 스크린에 담았다. 모르고 보면 이게 일본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이 '오겡끼데스까'로 유명한 영화 <러브 레터>의 나카야마 미호고, 배경도 일본이며 조연으로 나오는 사람도 일본 배우들이다. 하나 다른 것이 있다면 얼마 전에 종영한 드라마 <손>에서 퇴마 신부 역을 맡은 김재욱만이 한국 배우다. 그나마 그가 맡은 역할도 일본 유학생 역이다. 

 

하지만 이 영화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이다. 일본, 한국 합작 영화로 나오는데 보통은 감독이 한국 사람이라면 한국 상황에 맞게 연출했을텐데 제작을 일본에서 했던 걸까? 모든 것을 일본에 맞췄다. 

 

 

 

영화가 어찌보면 불행하고 안타깝고, 칙칙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예정된 그때가 오더라도 사랑하는 이 순간만큼은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의지도 보인다. 그러나 역시 그것에도 한계는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약간의 오해가 있긴 했지만)각자의 길을 간다.  

 

꽤 지적인 인상을 풍기면서 푸르고 밝은 이미지다. 특히 인상적인 건 일본의 집이 그렇듯 료코의 집 맨위층 다락이면서 그녀의 서재다. 거기에 적지 않은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데 어느 날 찬해에게 책을 색깔별로 맞혀 달라고 부탁한다. 그건 아마도 그녀의 병과도 관련이 있는 부탁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색깔별로 책장이 정리하니 그도 꽤 볼만하다. 그리고 그녀의 집은 나중에 동네에 기증되어 동네 도서관이 되는데 그도 꽤 괜찮겠다 싶다. 도서관이 꼭 크고 거창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요즘 동네 책방이 뜨고 있는데 동네 도서관 역시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책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좋아할만한 영화다. 

 

사람이 무엇이든 자기 전문분야가 있으면 나이들어서도 꽤 있어 보인다. 그것이 문학이나 의학이면 더 그래 보인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다.     

 

간혹, 병든 사람을 돌보다 연인관계가 되는 영화가 있다. 얼핏 줄리아 로버츠가 나왔던 우리나라 제목으론 '사랑을 위하여'란 영화가 생각난다. 나카야마 미호는 20년 전의 풋풋함은 없지만 그 나름대로 곱게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면 또 나름의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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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07 1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카야마 미호 하면 러브레터가 같이 생각나요.
이와이 슈운지 감독하고요.
다른 영화도 그동안 많았겠지만, 그만큼 많이 본 건 아닌가봐요.

오늘 아침부터 날씨가 무척 차가운데, 일요일까지 계속 추울거라고 합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12-07 18:47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러브레터 밖에는...
그래도 배우가 참 괜찮게 나이들었어요.
물론 그만큼 가꿨을 것이고,
예전처럼 풋풋한 건 아니지만 중년의 중후함이라는 게 있잖아요.

정말 춥더군요.
내일 저녁에 약속도 있는데 클났습니다.
점점 추으면 나가기가 싫더군요. 더구나 밤엔.
서니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지내세요.^^

cyrus 2018-12-08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 수 있어요. 뇌도 나이 먹어서 늙어갈수록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해요. ^^

stella.K 2018-12-08 13:41   좋아요 0 | URL
그런가? 난 전문가가 안 되봐서...ㅋㅋ
그래서 교수들도 나중에 치매 걸리고 그러는가...?ㅎ

cyrus 2018-12-09 16:17   좋아요 1 | URL
책을 많이 읽으면 두뇌 발달 능력이 둔화되는 속도가 떨어져서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하던데, 글쎄요.. ㅎㅎㅎ 저처럼 책을 너무 좋아하면 덜 움직이게 되고, 운동을 안 하게 돼요. 이런 사람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어요.. ^^;;

stella.K 2018-12-09 16:30   좋아요 0 | URL
ㅎㅎ 넌 아직 젊으니까 지금부터 잘 관리하라구.
그러다 훅간다. 순식간이야.ㅠ

푸른기침 2018-12-0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채플린의 시티라이트가 뜬금포로 떠오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몇 편 안되는 건전한 영화죠~^^
왕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네요. 감기 조심요

stella.K 2018-12-09 14:37   좋아요 0 | URL
엇, 왜 시티라이트가 떠오를까요? 의왼데요?ㅎ
가끔 푸른기침님 댓글과 포스팅을 볼 수 있어서 반갑네요.
가끔 이렇게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좋아요도 눌러주시면 더 좋겠구요.ㅋㅋ

날씨 정말 춥네요. 푸른기침님도 건강 조심하시길요.^^

페크pek0501 2018-12-0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문 분야가 있는 사람이 멋져 보여요. 그런 사람은 다른 분야에 대해 좀 모르는 게 있어도 좋게 보이더라고요. 한쪽으로만 파서 그렇구나, 하고.ㅋ

stella.K 2018-12-09 14:36   좋아요 1 | URL
그렇죠? 한 한 달전쯤이었나?
K 본부 <인간극장>에 아흔 넘은 할머니가
현역 의사로 활동하시는 걸 다룬 적이 있어요.
아직도 정정하시더군요.
어찌나 부럽던지. 문득 이 영화와 겹쳐서 그렇게 써 봤습니다.^^

카스피 2018-12-08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는 저런 옥탁방혹은 다락방이 있는 서재를 갖고 싶은것이 꿈인데 언제 만들지 참 깜깜합니다요ㅜ.ㅜ

stella.K 2018-12-09 14:38   좋아요 0 | URL
저는 서재는 고사하고 큼지막한 책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왠지 가능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ㅠ

2018-12-09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09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8-12-10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햇살은 있는데 많이 춥네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조심하세요.^^

stella.K 2018-12-10 15:12   좋아요 0 | URL
넵. 후애님도요.^^
 

 

                    

감독: 밥  야리

출연: 지오바니 리비시(에디 마이어스), 조엘리 리차드슨(헤밍웨이) 

 

 

엉뚱하게도 이 영화를 보고 있으려니 예전에 보았던 영화 <일 포스티노>가 생각이 났다.

그것은 그 각각의 영화가 어느 특정 작가의 삶을 다루고 있고, 남미나 지중해의 강렬한 햇빛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어느 평범한 일반인이 각각 그들을 존경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리라.

 

헤밍웨이 역시 정치범 비슷하게 몰려 쿠바로 망명한 것이라면 네루다와도 비슷한 상황 아닌가? 단지 좀 다르면 <일 포스티노>가 조금 더 서정적이고 네루다는 고국인 칠레로 돌아가 수상직을 수락하지만, 헤밍웨이는 영화에서 표현은 안 됐지만 어째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 그리고 네루다는 자신의 연인에게 끝까지 부드럽고 정중했지만 헤밍웨이는 그의 네 번째 부인이던가? 싸우고 폭력적이다. 헤밍웨이가 여자에게 가혹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지난 여름 <아버지는 살아 있다>란 책에 헤밍웨이의 생애에 대해 나왔는데 그게 헤밍웨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비해 아버지는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좀 특이하긴 했다. 보통 아들은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던데 헤밍웨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권총으로 자살을 했는데, 그 역시 그렇다는 것.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는 직업이 기자였다는 것과 노벨 문학상 수상자란 명예만 빼면 그야말로 저주 받은 가문의 사람이었다는 것.   

 

 

작가의 삶은 언제나 나의 관심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가문의 이력 때문일까? 저 털북숭이 푸근한 인상 좋은 노인을 마냥 그렇게만 볼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웠다.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지만 끝내 진정한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죽어간 것이 아쉽다.

 

배우가 좀 낮설다. 주인공 애드리언 스파크스란 배운데 배우 경력이 별로 없다. 하지만 저 정도면 헤밍웨이와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다.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쿠바의 풍경과 음악이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아주 많이 재밌다거나 감동적인 건 아니지만 봐 줄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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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1-28 18:17   좋아요 0 | URL
그런 얘기가 있긴 하죠. 사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쓴 나이도
죽은 나이도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저렇게 털북숭이면 꽤 나이 많은 줄 알잖아요.
늙어서 허무주의에 빠지는 것도 아닌데
그는 왜 노인성을 대표하는지 모르겠어요.
안타깝죠. 그래서 마구마구 좋아할 수도 없는.ㅠ

북프리쿠키 2018-11-28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영화도 있었군요.
네루다도 글코 이 영화도 글코,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데~.. 감성 돋는 날 택일해서 봐야겠네욤 ㅎ

stella.K 2018-11-29 15:06   좋아요 1 | URL
감성 돋는 날. ㅎㅎ
그런 날 보시면 좋죠.
쿠키님이 이런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일 포스티노가 조금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를 잃어버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가끔 가족이 들어와야할 시간에 안 들어와도 걱정을하고 불안한데 아이가 집 나가 안 들어온다는 건 생각하기조차 싫어진다. 이혼한 부부가 있고, 엄마가 차를 타고 멀리 앞서가는 것을 조그만 아이가 쫓아 오는 걸 반쯤 의식했지만 설마하며 무시했다면 그것에 대한 후회는 얼마만한 것일까? 그때 잠깐 백미러를 통해 확인만 했어도 아이를 그렇게 무참하게 잃어버리진 않았을 것이다. 가끔 우리도 그렇지 않나? 내가 의식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해야 하는 걸 무심하게 넘겨버리다 그게 잘못이란 걸 나중에 깨닫고 후회한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사람의 다각적인 이야기이다. 즉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과 그 아이를 납치한 사람의 사정을 선악의 논리로만 보지 않고 다각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아이를 납치하는 건 나쁜 일이다. 보통 그럴 때 영화나 드라마는 흔히 그 아이를 어디 먼곳으로 보내버려 인권을 유린 당하게 하거나, 아이를 매개로 돈을 챙기겠다거나 그런 나쁜 의도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아이 유괴 사건이 심심찮게 보도되지만, 중국에서 그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더 안 좋은 시각을 갖게 되는 건 왜일까? 우리나라에선 유독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가까운 일본보다 더 안 좋다. 아이가 유괴 당했으니 분명 안 좋은데 아이를 쓸 것이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일은 빈번할 것이라고 추측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한 자녀만 가질 수 있는 강력한 산아제한 국가가 아닌가.

 

그런데 우린 여기까지만 생각할뿐 그 주위 사람들에 대해서까지는 짐작조차 하지 않는다. 바로 영화는 그 지점을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영화를 보면 과연 그렇겠다 싶다. 세상엔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예를들면 사별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사별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도하지 못한다. 그런 것처럼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그렇게 많은 줄은 그런 사람들의 모임에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사는지, 그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사는지 모른다.

 

문제는 또 있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운 좋아 찾는다고 해도, 그 아이가 원래의 부모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의 답답하고 괴로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억해 보라고 종용하고 강요하는 건 아이에게 얼마나 잔인한 일이 될까? 

 

아이를 납치해서 키운 양부모도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왜 아이를 납치했는지가 분명치가 않은데, 내가 알고 있기론 그들 부부도 이미 아이 하나를 납치해 키우고 있고, 이번이 두번째다. 그런 것으로 봐 아이를 못 낳는 부부다. 그런데 이 무슨 개떡 같은 운명인가? 여자는 아이를 못 낳는 줄만 알았는데, 남편을 잃고 아이도 빼앗긴 마당에 필사의 도움을 받고 싶어 남편의 후배와 하룻밤 지냈을 뿐인데 임신이 됐다. 그때까지 자신의 결함으로 아이를 못 낳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가부장의 단적인 예를 보는  것 같다. 

 

그뿐인가? 중국 사회는 급격한 산아제한으로 아이를 낳으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아 부모 모임에서 한 부부가 결국 잃어버린 자신의 아이를 포기하고 새로 아기를 낳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축복이 아니고 오히려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 얼마나 비정 사회인가? 잃어버린 아이의 생모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미 새 남편과 살고 있는데 섹스를 극도로 거부한다. 

 

이렇게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변해 가는가를 영화는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중국 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우리나라는 이 정도는 아닐테지만 아기 하나 낳기도 당국의 허가를 맡는 것 하나만 빼놓으면 무엇이 다르겠는가? 미아 발생이 한 해 몇건이나 발생하고, 그중 찾는 비율은 어느 정돈지, 그 이후 아이와 부모는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우리도 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줘야할 것 같다. 보고나면 마음이 좀 무겁긴 하지만 문제 의식은 제대로 잘 건드려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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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22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영화인가 보지요? 요즘 워낙 국내 영화가 강세라 예전처럼 중국 혹은 홍콩영화를 보기 힘든것 같아요.

stella.K 2018-11-23 14: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 8,90년대만 하더라도 중국, 홍콩 영화가
강세였는데 말입니다. 저도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좀 신파는 아닐까 싶었는데 오늘 날의 중국 현실을
제대로 짚은 것 같더라구요. 무엇보다 감독이
<첨밀밀>로 유명한 진가신이예요.

비연 2018-11-23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내용만 봐도... 마음이 많이 아픈 영화인 듯 싶네요.

stella.K 2018-11-23 14:28   좋아요 1 | URL
마냥 아프진 않구요.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회되시면 함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서니데이 2018-11-2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중국도 한 자녀 정책이 조금 달라졌다고 들었는데, 지금도 한 자녀인 가정이 많을 거예요.
그리고 자녀가 몇 명이 되든, 아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그냥 지나가는 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거고요. 포스터를 보니까 조미가 엄마로 나오는 모양이네요.
stella.K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stella.K 2018-11-26 13:3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중국 사람들도 예전처럼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니 그런 변화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닐테지만.

조미라는 배우였습니까? 진짜 엄마는 아니구요.
아이의 생모는 따로있죠. 조미는 아이를 납치한
양모라고 해야하나? 그래요.
나름 진지하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8-11-25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잃는 건 만큼 아픈 일은 없을 듯합니다. 아픔과, 극도로 예민해지는 공포죠.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죠.

stella.K 2018-11-26 13:34   좋아요 1 | URL
그럼요. 가족이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오는 것도
아찔한 일인데 말입니다.ㅠ
 

                                    

                     

감독: 조지 클루니

 

출연: 맷 데이먼(가드너), 줄리안 무어(로즈 / 마가렛), 노아 주프(닉키) 외

 

 

이 영화의 장르를 말할 때 범죄 미스테리라고 하는데, 그 보다는 일종의 웃음기 걷은 블랙 코미디 같은 건 아닐까 싶다. 나는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들이 있는데 그 계보를 잇는다고나 할까? 물론 그 보다는 덜 잔인하고 그러면서도 미장센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영화 배우 조지 크루니가 메가폰을 잡았다.

 

 

서버비콘은 60년대 미국의 어느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가상의 동네를 이름 같다. 마릴린 먼로가 생각나는 저 블론드 머리는 백치미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백인 우월주의자를 풍자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줄리안 무어의 스타일을 보면 마론 인형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마론 인형 역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물이었겠구나 싶다. 물론 나중에 흑인 마론 인형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 역시 백인화된 흑인 아닌가? 그러고 보면 아메리칸의 상징은 백인도 흑인도 아닌 백인화된 흑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거 백인의 조상들이 흑인에게 어떻게 해 왔는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그리고 60년대는 백인의 흑인 차별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요즘 잘 생긴 사람을 두고 만찢남, 만찢녀라고 하던데, 이 영화는 그야말로 만찢영이다. 만화를 찢고 나온 영화. 정말 마론 인형이 살만한 공간을 보여준다.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옛날에 한때 그런 인형 세트를 팔기도 했었다) 사람들 역시도 딱 60년대 영화 캐릭터를 구사하고 있는데, 특히 영화에서 닉키 역을 맡은 노아 주프의 스타일을 보면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을 생각을 했을까 감탄할 정도다. 궁금하면 영화에서 확인 보라.     

 

영화는 불륜의 남녀(그것도 형부와 처제와의)가 자기들만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지를 블랙 코미디로 보여주는데 꽤 볼만하다. 게다가 요즘 미국내에선 다시 백인우월주의자가 극성을 부린다고 하던데 (역사는 돌고 돈다고 이건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지 크루니는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훌륭한 실력을 보여준다. 코엔 식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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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1-1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를 보니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것을 알겠네요.미국도 먹고살기 힘든지 자꾸 과거로 회귀하는것 같네요.

stella.K 2018-11-20 13:23   좋아요 0 | URL
미국도 예전 같지는 않죠.
이 영화 잘 만들었어요.
조지 클루니가 영화에 대해서 뭐 좀 알던데요?ㅎㅎ

2018-11-21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11-21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겠죠?
영화도 보시고...
저는 어깨가 아파 파스를 붙이고 살았어요. 물리치료 받으러 병원 가는 것보단 파스가 편한지만 이것도 피로감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고단해져요. 제 어깨가 잘 뭉쳐서 자주 풀어 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티브이 보다가 채널 돌리면 영화를 볼 기회가 생기는데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맛이란 생각이 들어요. 스텔라 님은 영화를 보고 나서 글로 정리하시는 게 저로선 신기합니다. 저는 책이라면 모를까 영화에 대해서는 쓸 수가 없겠더라고요. 장면이 너무 빨리 휙휙 지나가서요. 킥킥~~

그래서 님이 쓴 글 보고 아, 이런 영화가 있구나 하고 보고 갑니다.
다양한 글쓰기, 좋은 것 같습니다.

stella.K 2018-11-22 15:09   좋아요 0 | URL
ㅎㅎ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리고 저는 거의 메모 수준이죠.
잘 쓰는 사람들은 정말 잘 쓰더라구요.
그래도 안 쓰는 것 보단 나은 것 같아서 쓰고 있는데
안 쓴 것도 많아요.ㅋ

서니데이 2018-1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감독인 조지 클루니도 출연하나요? 어쩐지 한 번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stellla.K님, 오늘이 소설인데, 아침 기온이 많이 차가웠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오후 보내세요.^^

stella.K 2018-11-22 16:35   좋아요 1 | URL
아뇨. 감독만 했어요.
또 모르죠. 까메오로 나온 걸 제가 못 봤는지도.
영화 괜찮았어요. 약간 그로테스크한 게.

그러게요. 이제 날씨는 점점 겨울로 가려나 봅니다.
서니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감독: 래리 양

출연: 량예팅(홍시야) 왕쯔이(한총) 외 

 

언제 이 영화가 개봉했는지 모르겠다. 개봉 연도를 보니 지난 2016년이다.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봤다. 이 영화는 중국의 소설가 거수이핑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겼다. 난 아직 작가의 작품을 읽지 못 했다. 

 

사실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그렇고, 중국은 중국만의 독특한 뭔가가 있다. 뭐랄까? 단순하면서도 감정을 숨기지 않는 직설화법이라고 해야하나? 더구나 도시가 아닌 농촌을 배경으로 할수록 그런 느낌은 더 강하다. 그래서 스토리를 다룸에 있어 결코 세련됐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묘하게도 어느새 동화하게 만든다. 이 영화도 그렇다. 산과 그 마을을 배경으로 했으니 산촌이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중국의 장대한 산을 보는 건 이 영화를 보는 또 다른 묘미다.

            

         
    

이 영화는 얼핏보면 가부장의 폐해와 그 속에서 이루지 못한 한 여인의 불행을 다룬 것 같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중국의 1980년 대 그것도 산촌의 여성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살았겠는가를 단적인 예로 보여준 한편의 페미니즘으로도 보인다.

 

가부장은 말이 좋아 가부장이지 그건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더구나 배우지 못하고 의식이 깨이지 못한 남자들에겐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영화의 주인공 홍시아가 그렇다. 유년 시절은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장에서 공주로 자랐지만 그녀는 그 어린 날 산촌에 살고 있는 라홍에게 유괴되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혀가 잘리고, 커서는 그와 강제로 결혼에 성적으로도 폭력에 시달린다. 그런 남편이 한총이 놓은 오소리 덧에 걸려 목숨을 잃는 건 그녀에겐 차라리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다. 혀가 잘렸으니 말을 할 수도 없겠지만, 그걸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한총은 실수라고는 하나 어쨌든 사람을 죽였으니 경찰에 자수를 해야겠지만 뭐 때문인지 마을 사람들은 한총이 경찰서에 가는대신 홍시아를 돌봐주라고 한다. 아무리 말 못하는 장애를 지녔다고는 하나 홍시아는 말만 못했다 뿐이지 고운 여자였다. 돌봐주고 도움을 받고 하는 사이 정분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악한 남편에게 시달림을 받았다면 남자가 싫을 법도 하건만 역시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 받으란 말은 맞는 말일까? 한총이 자신에게 잘 해주니 마음이 끌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지지만 라홍이 죽은 결정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홍시아가 그렇게 한 것이다. 물론 한총은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자신이 감옥에 가려고 했지만 이렇게 밝혀진 이상 현실을 되돌릴 수는 없다.

 

물론 나중에 홍시아가 정상이 참작이 됐는지는 알길이 없다. 법대로라면 분명 홍시아는 살인자지만 그녀가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엔 분명 라홍의 죄가 있다. 영화는 중국 사회가 얼마나 남성위주인지 다시 말해 여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를 이렇게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제목이 상징하는 바는 꽤 의미있어 보인다. 그것은 여자가 울다의 은유라는 걸 영화를 보는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홍시아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어디 홍시아 하나뿐이랴? 유사이래 억압 받은 여성의 한은 산처럼 쌓여 메아리칠 것만 같다. 우리는 그 많은 여성의 한 그중 하나를 우리는 봤을 뿐이다.

 

영화가 참 인상적이다. 주인공을 맡은 량예팅은 처음 보는 배운데 연기를 제법 잘한다. 이제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는 가고 세대 교체를 한 느낌이다.  라홍이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조그만 여자 아이의 혀를 자른다는 설정은 너무 자극적이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것을 빼면 단순한 이야기인데 뭔가의 저력을 느끼게 한다. 중국 영화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잔상이 오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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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8-11-12 18:4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죠.
언제쯤 사는 것이 좋아질런지...ㅠ

중국은 그렇긴 해도 들여다 보면 들여다 볼수록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8-11-16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통해서 세상살이가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는 것,
고전을 통해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각 작품마다 개별적으로 특수성을 가지면서도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겠지요.
(너무 늦은 밤에 방문했어요, ㅋ)

stella.K 2018-11-16 11:2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니가 오신 시각에 저는 M 본부에서 하는
<문화사색>를 보려고 TV를 켜놓고 있었죠.
한 주 동안 우리나라 문화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건데
본방을 그 시간에 하더라구요.
주일 날 아침 일찍 재방도 했었는데 지금은 엉뚱한 걸 하더군요.
전 그 프로가 되게 좋더라구요. 근데 그건 TV 다시보기로는 안해요.ㅠㅋ